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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인간은 공동운명체”
[Cover Story] 달콤쌉싸름한 4차 산업혁명의 현장- ② 장다이리 쿠트스마트그룹 회장
[89호] 2017년 09월 01일 (금) 김정필 부편집장 fermata@hani.co.kr
공장 완전 자동화가 목표... 로봇이 넘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은 존재
 
대만 컴퓨터 제조기업 에이서(Acer) 창업자 스탠시는 1990년대 초 ‘미소곡선’ 이론을 제시했다. 중간 단계인 제조 공정보다 처음과 마지막 연구·개발(R&D)과 브랜드 마케팅, 소매 단계의 부가가치가 더 높아 이익을 대부분 가져간다는 주장이다. 쿠트스마트그룹 창업자 장다이리(張代理·61) 회장은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구축해 제조업자가 직접 고객과 접촉하는 생산공정을 창조함으로써 스탠시의 이론을 구시대 유물로 만들었다. 장 회장은 보따리상부터 시작해 30년 넘게 의류업계에 몸담았다. 그는 복잡다단한 의상 제작 과정을 표준화 모듈로 분해해 공정을 자동화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제조업의 미래는 쿠트스마트에 있다고 말하는 그는 스마트팩토리를 제조업 일반으로 널리 보급하기 위해 다른 제조업에 컨설팅하는 업무도 병행한다. 장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인간만이 처리할 수 있는 업무는 로봇에 침해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칭다오(중국)=김정필 부편집장
 
   
장다이리 쿠트스마트그룹 회장은 의류업계에서 30년 외길을 걸어온 인물이다. 그는 스마트팩토리 도입을 통해 경영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김정필 부편집장
 
언제, 어떻게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하게 됐나.
처음 시스템을 구축한 시기는 2003년이다. 당시 기업 사정이 굉장히 안 좋았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 장기적으로 변화가 필요했다. 항상 그렇지만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어렵기 때문에 가치 있는 것이다.
 
스마트팩토리 설비 투자 비용은 얼마인가.
2003년부터 14년 동안 지속적으로 시스템을 보완하고 업그레이드했다. 지금까지 투자금은 수백억원이지만 기간을 따지면 금액 자체는 얼마 안 된다.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사고와 마인드다. 혁신은 마라톤과 같다. 돈보다 기업의 미래를 위해 장기적으로 부단히 변혁을 진행했다.
 
스마트팩토리의 장점은 무엇인가.
기업 경쟁력이 뛰어나게 높아졌다. 공장 자동화 시스템과 효율성 제고로 개성 만점인 옷의 주문 제작이 가능해졌다. 쿠트 제품은 고객이 구매를 진행하면 수요에 따라 제작한다. 과거가 계획경제였다면 미래는 수요경제로 바뀌어야 한다. 이것은 중국보다 한국이 더 잘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낭비, 즉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재고가 없다고 들었다.
그것은 아주 중요하다. 재고가 없다는 건 ‘수요에 따라 공급한다’는 순기능을 의미하기 때문에 곤란을 극복해 경영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이 된다. ‘재고 제로’는 기업 발전의 필요조건이다. 재고를 없앰으로써 전통적 제조업에 본보기가 되고 새로운 성장동력의 길을 열어줄 수 있다.
 
조직구조는 어떻게 바뀌었나.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은 조직구조 모델과 직원들의 사고방식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임원진이 있어 인건비가 높은데 우리는 이를 절감할 수 있다. 고정된 부서와 결재 임원이 없기 때문이다. 모든 조직은 소비자의 수요와 목표, 데이터에 따라 자동으로 움직인다. 기업 내부 정보는 네트워크로 모두 직원에게 공유된다. 특정 데이터가 네트워크에 들어오면 관련 직원이 알아서 움직이도록 돼 있다. 이 조직구조 모델은 스마트팩토리로 가는 기본 전제 조건이다. 다른 기업들은 생각만 하지 우리처럼 실제 적용한 사례는 드물다. 공장을 취재하며 목격한 것은 물리적 모습이고, 중요한 부분은 직원들의 마인드다. 스마트팩토리에 맞춰 일하려면 사고방식이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
 
의류산업은 대표적인 수공(手工) 제조업이다. 공장이 스마트화한 것은 상징적 의미가 있다. 휴대전화 등 다른 제조업도 이런 시스템으로 개인 맞춤 생산이 가능하다고 보나.
맞춤 정장 생산과 함께 우리의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적용하도록 다른 기업에 컨설팅하는 업무도 한다. 이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전체 제조업에 적용 가능하다. 수치로 간단히 설명하겠다. 과거 전통적 공장에서는 생산라인 하나에 6개 반이 모여 있었다. 반마다 조장 1명, 패턴을 그리는 패턴수 12명, 별도 생산주임이 있다. 한 생산라인의 직원 350명을 이끄는 데 관리자만 15명이다. 현재는 6개 생산라인에 관리자가 12명밖에 없다.
 
스마트팩토리 도입 전후로 매출, 생산성 등이 어떻게 달라졌나.
눈에 띄는 부분은 인원 감축이다. 스마트화로 인건비를 크게 절약했다. 하루 근무시간은 과거 8시간에서 6시간으로 줄었다. 반면 급여는 20~30% 인상됐다. 시스템 도입 뒤 해마다 100%의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다. 향후 10년 동안 매년 50% 이상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기업은 효율성과 생산성이 중요하다. 2018년에는 기업공개를 하고 주식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직원들에게 무엇을 강조하나.
직원들의 인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일반적인 기업의 경우 관리자가 직원에게 명령하고 통보하는 방식으로 굴러간다. 우리는 그것을 없앴다. 직원들은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에 맞춰 스스로 필요한 대로 움직이되 서로 원하는 부분을 잘 조율해간다. 직원 사이 차별도 없다. 직원들은 스스로 자기관리를 한다. 쉽게 말하면 가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회사를 자기 집이라고 느끼면 알아서 행동한다. 당연히 효율도 높고 문제가 안 생긴다. 직원들이 ‘회사는 나의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주인의식이 생긴다.
 
스마트팩토리를 통한 C2M(Customer to Manufacture)을 구현하고 있다. 이 시스템이 궁극적으로 보여줄 제조업 공장의 미래는 무엇인가.
미래 기업들은 독립적 존재로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내가 구상하는 미래 제조업 기업은 스마트팩토리를 플랫폼으로 구축한 생태계에서 발전해갈 것이다. 그래야 생존할 수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우리처럼 수요에 따라 제작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제조업에선 소비자의 개성에 부응하는 주문 제작이 중요하다. 둘째, 가치 창출을 위해 새로운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낡은 시스템을 바꿔 재창조하는 플랫폼을 도입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쿠트는 이런 진보를 이끌어갈 것이다.
 
한국은 이제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걸음마를 떼고 있다. 자본력이 있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동력이 약하다. 조언을 해준다면.
오히려 중소기업이야말로 혁신이 중요하다. 희망을 갖고 발전을 진행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시스템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전체 설비를 개조할 필요는 없다. 단지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소프트웨어의 변화로, 낮은 원가로 시대에 어울리는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는 생각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완전 대체는 불가능하다. 사람이 없다고 반드시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목표는 이윤 최대화다. 이것은 명확하다. 다만 기업 발전의 목표에는 소속 직원 삶의 발전도 포함돼야 한다. 기업의 혁신이 필요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부는 어떤 지원을 해야 하나.
사실 정부는 변화를 이끄는 역할을 한다. 법인세 인하 등 변화의 환경적 요인을 기업에 제공한다. 하지만 정부가 모든 것을 해줄 수는 없다. 정부 지원을 받아 기업이 발전한다는 마인드는 잘못됐다. 기업의 발전은 기업이 스스로 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인간이 없는 완전한 공장 자동화가 가능한가.
분명 그럴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인공지능 로봇의 스마트팩토리는 완성도를 갖추다보면 완전 자동화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 있고 로봇이 하는 일이 있다는 사실이다. 로봇과 인간이 더불어 발전해나가야 한다. 공장에 사람이 없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원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관심이 많았나.
사실 정보통신기술을 잘 모른다. 이것은 도구에 불과하다. 시대 흐름에 맞춰 이용 가능한 자원을 융합하는 마인드가 중요하다. 지금은 휴대전화 등 이용 가능 자원이 많다. 참 좋은 시대다. 내가 가진 전통적 제조업 기술을, 정보통신·빅데이터와 융합해 활용한 것뿐이다.
 
어떤 기업문화를 만들고 싶은가.
쿠트의 경영철학은 ‘인류의 진보를 이룩하는 100년 기업’ ‘과학적 경영 마인드로 가치 창출’이다. 나는 직원을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직원 스스로 회사를 관리·운영토록 돕는 존재다.
 
한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은.
쿠트는 소비자의 수요에 부응해 제품을 주문·제작하는 기업이다. 시장 수요를 파악해 움직이기 때문에 현재는 유럽 시장 공략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당연히 한국 시장에 수요가 생기면 언제든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 어차피 오늘날 비즈니스는 글로벌화로 나아가야 한다. 쿠트의 생산성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수요가 있으면 어느 곳이든 간다.
 
취재 섭외 지원: KOTRA 칭다오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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