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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인기 식어 성장세 급제동
[Business] 중국 인터넷 생방송 새판짜기 ①
[89호] 2017년 09월 01일 (금) 저우치쥔 economyinsight@hani.co.kr
쇼 형식 인터넷 생방송 업체 상당수 도태 가능성... SNS와 결합해 돌파구 마련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던 중국 인터넷 생방송 업계가 전환점을 맞았다. 우후죽순 난립하던 인터넷 생방송 채널이 대형화로 재편되고 인기를 주도한 BJ(1인 방송인)에 대한 이용자의 관심도 식었다. 전문가들은 BJ의 개인기에 기대 시청률을 유지하는 쇼 형식의 인터넷 생방송 업체 상당수가 도태될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는 인터넷 방송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결합해 새로운 수익 창출에 나섰다. 하지만 인터넷 대기업이 투자에 참여한 일부 채널을 제외하고 대부분 SNS 기반을 갖추지 못해 쉽지는 않다.
 
저우치쥔 周淇雋 <차이신주간> 기자
 
   
고속성장하던 중국 인터넷 생방송 업계가 최근 새판짜기에 들어갔다. 한 중국인 BJ(1인 방송인)가 2016년 10월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사드정국 대중국 마케팅 방안’ 기자간담회에서 실시간 방송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6년에는 영업부서 없이 제품 개발과 영업팀만 운영했다. 중요한 콘텐츠는 왕 교장이 이끄는 팀에서 개발했다.” 베이징 왕징에서 만난 실시간 인터넷 방송업체 판다즈보의 장쥐위안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말했다. 그가 말한 ‘왕 교장’은 왕젠린 완다그룹(萬達集團) 회장의 아들 왕쓰충을 말한다. 왕쓰충은 오랫동안 e스포츠를 지원하고 투자했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그를 ‘e스포츠 교장’이라 부른다.
 
2015년 9월 왕쓰충은 판다즈보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했다. 판다즈보는 왕쓰충의 인맥과 e스포츠에서 다진 기반을 이용해 인터넷 생방송 업계에 안착했다. 회사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왕쓰충은 판다즈보의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2016년 자본이 대거 몰려들며 빠르게 성장한 인터넷 생방송 업계는 최근 성장통을 겪고 있다.
 
“사람들은 왕쓰충이 회사를 키워 상장하면 그만이라고 말하지만 자본의 인정을 받으려면 실적을 유지해야 한다.” 장쥐위안 COO는 e스포츠 기반으로 성장하기 힘든 현실을 파악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한 모모즈보(陌陌直播)와 이즈보(一直播)가 인터넷 방송 업계에서 앞서가는 것을 보고서도 인터넷 생방송 플랫폼들은 SNS 카드를 꺼내 들지 못했다. SNS 기반을 구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즈보 공동 창업자 레이타오는 “2017년 하반기부터 새로운 경쟁자가 업계에 진입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2017년 들어 ‘얼짱’ BJ(1인 방송인)를 내세운 방송은 인기가 시들해졌고 이들에 기대 시청률을 유지한 상당수 업체가 시장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생방송들은 감독 당국의 압박 속에 음란 방송 논란에도 휩싸였다.
 
2017년 6월 중순 텐센트 나우즈보(NOW直播)가 인터넷 생방송에 진출한다고 선언했다. 인위 텐센트 부총재는 “인터넷 생방송이 광고와 게임, 전자상거래의 뒤를 이어 인터넷 업계 제4의 ‘현금화’ 수단이 됐다”고 말했다. 우후죽순 들어선 인터넷 생방송 업체들은 이제 업계 진입을 노리는 대기업의 인수 대상으로 전락할 위험에 직면했다. 이들은 누구도 복제할 수 없는 콘텐츠를 확보하진 못했지만 현금 흐름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인터넷 업계 제4의 현금화 수단
“행복한 집은 대부분 비슷하지만 불행한 집은 저마다 사연이 있기 마련이다.”(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첫 구절 -편집자) 업계 관계자가 인터넷 생방송 업체 잉커(映客)가 인수된 상황을 탄식하며 말했다. 잉커는 인터넷 생방송이 본격 성장하기 시작한 2015년 5월 설립됐다. 2016년 한 해 동안 인터넷 생방송 플랫폼들은 치열한 자금 조달 경쟁을 벌였고 잉커는 남다른 스토리를 만들려 노력했다. 그 스토리에는 잉커의 창업자 펑유성이 만든 중국 최초의 모바일 동영상 기반 인터넷 생방송 플랫폼도 포함돼 있다.
 
잉커는 2016년 상반기 세 차례 연속 자금 조달에 성공해 기업가치가 30억위안(약 5150억원)까지 뛰었다. 동시에 세력을 확장해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횟수가 급증했다. CEC캐피털(易凱資本)이 2016년 3월 발표한 보고서는 새롭게 탄생한 인터넷 생방송 플랫폼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잉커의 뒤를 따라갔다고 지적했다. 저마다 자본의 힘으로 새로운 BJ를 발굴하고 강력한 마케팅을 동원해 앱 다운로드 수를 늘렸다.
 
그러다 2016년 9월 게임개발사 쿤룬이 잉커의 지분 3%를 2억1천만위안(약 360억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잉커의 기업가치가 70억위안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쿤룬은 9개월 만에 17배의 수익률을 거둬 인터넷 생방송 업계의 투자 성공신화로 남았다. 이어 2017년 5월9일 PR마케팅업체 쉬안야궈지(宣亞國際)가 잉커의 운영사 베이징미라이우네트워크과학기술유한공사의 지분 50%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6월20일에는 쉬안야궈지가 펑유성 등 잉커의 공동창업자가 보유한 지분 48.25%를 인수했다고 공개했다. 최종 거래가격은 밝히지 않았다. 쉬안야궈지가 최종적으로 제시한 가격은 주식시장에서 인터넷 생방송 플랫폼의 가치 평가 기준이 될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인터넷 생방송 업계에서는 잉커와 비슷한 성공신화가 이어졌다. 자본이 물밀듯 들어왔고 유명 인터넷 생방송 플랫폼의 경우 최종 ‘필살기’를 보여줄 단계에 진입했다. 왕쓰충이 이끄는 판다즈보 역시 10억위안(약 172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흥업증권(興業證券) 산하 흥업증권캐피털(興證資本)이 주요 투자자였고 한푸캐피털(漢富資本)과 워컨캐피털(沃肯資本), 라이트하우스캐피털(Lighthouse Capital), 창디캐피털(昌迪資本), 브라이트스톤투자(Bright Stone Investment)가 투자에 참여했다. 자금 조달이 끝난 뒤 판다즈보의 기업가치는 약 50억위안(약 8600억원)으로 뛰었다.
 
“모두 왕쓰충 얼굴을 보고 투자했다. 적어도 투자금 회수를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판다즈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가 말했다. 판다즈보의 재무컨설팅을 맡은 라이트하우스캐피털의 정쉬안러 CEO는 투자에 참여한 증권사 명단을 보면 판다즈보가 국내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데 구체적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시장에서 소문이 파다한 상장 가능성에 대해 장쥐위안 COO는 “상장은 회사의 주요 비전 가운데 하나”라며 “다만 지금은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고 기본적으로 전략적 투자 유치보다 재무적 투자 유치에 가깝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지분 거래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잉커를 관찰해온 업계 관계자는 “일부 투자자는 이익을 실현하기 원하지만 내부적으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하반기에는 최종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의 아들 왕쓰충이 이끄는 인터넷 생방송 업체 판다즈보는 막강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세를 키우고 있다. 왕쓰충(가운데)이 2017년 6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울트라 차이나 뮤직 페스티벌’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갈수록 인기 시들해지는 BJ
“인터넷 생방송이 영원히 인기를 유지할 순 없다. 앞으로 내 이름의 의류 브랜드를 만들 계획이다.” 2017년 5월 최고 BJ를 뽑는 잉커 벚꽃여신대회(櫻花女神盛典)에서 여신으로 등극한 BJ 엘리사(一粒沙)는 대회 기간 동안 수입이 100만위안(약 1억7천만원)을 넘었다. 하지만 그는 이제 인터넷 생방송이 시들해졌다며 “방송에서 할 말도 없다”고 했다. 벚꽃여신대회를 통해 엘리사가 확보한 잉퍄오(映票·시청자가 보내주는 포인트. 1잉퍄오는 0.1위안 -편집자)는 5천만에서 8천만으로 늘었다. 하지만 그는 경연대회가 끝난 뒤 쉬고 싶다고 했다. 인터넷 생방송 채널의 ‘유효 팬’이 줄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텐센트 산하 펭귄인텔리전스(企鵝智酷)가 2017년 2월 조사한 내용을 보면, 인터넷 생방송 시청을 중단한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콘텐츠에 흥미가 없어졌다”고 응답했다. 겉으로는 전자상거래와 e스포츠, 예능, 주식을 아우른 종합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지향하지만 실제로는 여성 BJ의 노래와 춤이 중심인 쇼 형식이 대부분이다. 지난 1년 동안 BJ에게 수익을 안겨준 ‘물주’는 일반 이용자가 아니었다. 인터넷 생방송 플랫폼에선 시청자가 보내주는 포인트가 BJ의 수익과 직결된다. 통 크게 포인트를 준 ‘큰손’은 대부분 광고주였다. 잉커는 ‘큰손’이 많기로 유명하다. 5억 개 넘는 잉퍄오를 보유한 BJ 란다런에게 가장 많은 잉퍄오를 보낸 사용자 명단을 보면 기업인 출신이 많다. 이들은 모두 100만위안 넘는 금액을 지출했다.
 
인터넷 생방송 업계를 주목해온 장커 타이허캐피털(泰合資本) 총경리는 “2017년 들어 노래와 춤을 보여주는 쇼 형식의 생방송에 대한 투자가 신중해졌지만 인터넷 생방송을 SNS에 접목하면 시너지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가 인터넷 생방송 분야에서 약진하자 SNS는 인터넷 생방송 업계의 새로운 수익 실현 도구로 떠올랐다. 웨이보와 이샤과학기술(一下科技)이 함께 시작한 ‘이즈보’는 모바일 인터넷 생방송 시장에 진입한 뒤 순이익이 크게 올랐다.
 
인터넷 생방송 업계는 눈앞에서 SNS의 위력을 목격했지만 단기간에 SNS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못했다. 장쥐위안 COO는 “남들은 조롱박을 다 꿰었는데 나 혼자 첫 조롱박을 꿰는 셈”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생방송 플랫폼은 SNS를 이용한 생방송의 성공 가능성을 잘 알고 있지만 웨이보 같은 기반이 없다는 게 문제다. SNS를 통한 트래픽을 확보하지 못하자 각 플랫폼은 대량의 트래픽을 창출하는 인터넷 대기업으로 눈을 돌렸다. 현재 실적이 괜찮은 인터넷 생방송 플랫폼은 대부분 인터넷 대기업의 지원을 받고 있다.
 
ⓒ 財新週刊 2017년 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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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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