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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여행 평정, 오프라인으로 진격
[Focus]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시트립의 미래 ①
[89호] 2017년 09월 01일 (금) 저우치쥔 외 economyinsight@hani.co.kr
경쟁사 잇따른 인수로 온라인에서 타의 추종 불허... 오프라인으로 세력 확대
 
중국 온라인 여행사 시트립(Ctrip)은 중국인들이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브랜드다. 중국 온라인 여행 산업에서 시트립의 시장점유율은 40%를 웃돈다. 시트립은 적극적인 인수·합병과 제휴로 회사 규모를 키웠다.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중국 내외 경쟁사들을 잇따라 집어삼켰다. 시트립은 이제 오프라인으로 세력을 확대하려 한다.
 
저우치쥔 周淇雋 류샤오징 劉曉景 <차이신주간> 기자
 
   
중국 온라인 여행업계 1위 시트립은 이제 오프라인으로 세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컴퓨터 화면의 시트립 로고. 연합뉴스
 
중국의 3대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알리바바·바이두와 비슷한 시기에 설립된 시트립(Ctrip)은 지난 18년 동안 온라인 여행사 외길을 걸어왔다. 4년 전 경쟁사인 취날과 이룽이 시작한 가격경쟁에 휩싸이자 창업자 량젠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그는 자본을 동원해 가격경쟁에 대응하고 회사 조직을 개혁해 내우외환을 평정했고, 시트립은 승리했다.
 
이룽과 취날을 합병한 뒤 시트립은 온라인 종합여행사 분야에서 독보적 존재가 됐다. 빅데이터 조사기관 빅데이터리서치(BigData Research)가 2017년 3월 발표한 2016년 중국 온라인 여행 산업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시트립의 시장점유율은 43.6%다. 뒤를 이어 투뉴, 알리바바의 페이주, 퉁청이 각각 22.7%, 13.4%, 11.1%를 차지했다. 중국관광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여행사 선호도 순위에서도 시트립이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여행업계의 황금기는 이제 시작이다.” 쑨제 시트립 최고경영자(CEO)는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시트립은 호텔과 항공권 예약 분야에서 표준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 취날은 가격 비교 플랫폼 역할로 복귀했고 저가 호텔부터 특급 호텔까지 시트립과 이룽, 취날이 차등적 가격 체계를 형성했다. 여행상품 서비스도 안정적으로 성장해 분리 상장할 가능성이 있다.
 
2017년 5월10일 시트립은 2017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당기 매출이 61억위안(약 1조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늘었고 순이익은 8200만위안(약 140억원)이었다. 전년 같은 기간에는 16억위안 적자였다.
 
시트립의 목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12년부터 내부적으로 이른바 ‘작은 호랑이 프로젝트’를 추진해 혁신적 상품을 개발하고 독립 사업단위를 구성해 단위별 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임명했다. 고속버스 승차권 예약과 렌터카 서비스, 맞춤형 여행상품 등 새로운 상품이 이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했다.
 
량젠장 회장이 지적한 것처럼, 시트립은 순수한 인터넷기업이 아니라 인터넷을 대대적으로 활용하는 여행사다. 이제 남은 대상은 복잡한 오프라인 시장과 호텔, 항공 등 전통 여행 자원을 장악한 대형 여행사다. 온라인 여행 업계도 시트립의 행보에 신속히 대응했다. 중국의 최대 O2O(온·오프라인 연계) 기업인 메이퇀뎬핑(美團點評)은 메이퇀호텔여행(美團酒旅)을 출범해 저가 호텔 예약 서비스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알리바바의 페이주는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를 비롯해 알리바바의 서비스를 사용하는 젊은 사용자를 공략해 플랫폼 규모를 늘렸다. 퉁청과 투뉴 등 일부 온라인 업체는 3선·4선 지방도시에 영업점을 개설하고 현지 여행사들이 장악한 시장에 진입했다.
 
쑨마오화 시트립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시트립의 역사를 사계절에 비유했다. 1999년 창업 뒤 2003년 상장할 때까지는 봄이었고, 2003∼2008년 뚜렷한 경쟁 상대가 없던 시절이 여름이었다면, 2008∼2011년은 평화로운 수확기였다. 이때부터 상당히 높은 수준의 이익을 거뒀다. 2011∼2013년 시트립은 힘든 시기를 보냈다. 모바일 인터넷이 부상하면서 퉁청·투뉴·이룽·취날이 무섭게 성장했고, 보조금을 지급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렸지만 시트립은 모바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낙오됐다.
 
   
량젠장 시트립 창업자는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경쟁사를 잇따라 인수해 업계를 평정했다. 량젠장 창업자가 2016년 4월 허난성 정저우에서 열린 ‘차이나 그린컴퍼니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량젠장 회장 ‘세기의 결정’
이룽과 취날이 가격경쟁을 시작하자 회사 재무 상황을 중요하게 생각하던 시트립 경영진은 갈등했고, 판민 전임 사장은 가격 할인과 보조금 지급에 동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결정적 시기에 량젠장 회장은 적자가 발생하더라도 정면으로 부딪치자고 결정했다.
 
2012년 하반기부터 미국에 있던 량젠장 회장이 회사를 원격 경영해 모바일 기술과 대응 방법을 개발했다. 쑨제 CEO는 이것을 ‘세기의 결정’이라고 표현했다. 자금을 투입해 가격경쟁에 뛰어드는 한편, 주요 호텔과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출장을 자주 다니는 직장인 사이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쌓고 특급 호텔 자원을 확보한 것이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량젠장 회장은 혁신 능력 부족을 절감해 독립 사업부에 더 많은 자율권과 권한을 위임했다. 쑨제 CEO의 말이다. “우리는 각 사업부에 그들 스스로 실적을 개선하도록 지시했다. 미국 월가에서 실적을 평가하는 기준대로 그들을 평가하자 활력이 생겼다.”
 
2014년 4분기 온라인 종합여행사의 가격경쟁이 절정에 달해 시트립과 취날은 각각 적자 규모가 2억2400만위안, 6억7500만위안을 기록했다. 쑨제 CEO는 이룽과 취날을 합병하기 위한 협상에 참여했다.
 
시트립을 위기에서 구해준 전략은 모두 량젠장 회장의 머리에서 나왔다. 온·오프라인 여행업계를 막론하고 그의 일화는 많은 사람이 즐겨 인용했다. “워낙 이성적인 사람인데 경제학을 공부한 다음부터는 더욱 이성적이 돼서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쑨마오화 COO는 웃으면서 말했다.
 
량젠장 회장은 자본을 동원해 ‘가격 전쟁’을 끝냈다. 2015년 5월 시트립은 보타오그룹과 손잡고 이룽의 지배주주인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Expedia)로부터 이룽 지분 63.7%를 인수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취날의 대주주 바이두와 주식 교환에 합의했다. 거래 완료 후 바이두는 시트립의 의결권 25%를 확보했고 시트립은 취날의 의결권 45%를 확보했다. 2016년 이룽과 취날은 사유화(상장기업이 발행 주식을 되사들여 상장 폐지 절차를 밟는 것 -편집자)를 진행했다.
 
대세가 확정되자 2016년 11월16일 쑨제가 신임 CEO에 취임하고 량젠장 창업자는 회장으로 자리를 옮겨 회사의 혁신과 국제화, 기술, 투자, 전략적 동맹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행업 전문 리서치회사 징뤼그룹의 웨이장런 사장은 시트립이 1위 자리를 회복한 것은 오프라인에서 여행 자원을 확보하고 안정적이고 집행력이 우수한 직원과 탄탄한 기반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트립은 인력·재력·물력을 모두 갖췄지만 특히 사람 관리 능력이 탁월하다. 경쟁사보다 경영 수준이 높다.”
 
시트립은 가장 중요한 여행 자원인 호텔과 항공사가 구축한 ‘장벽’에 부딪혔다. 협상 능력이 있는 호텔은 온라인 여행사를 통한 모객 비중을 최대한 억제한다. 양대 호텔 그룹인 BTG호텔과 화주는 직접판매 비율이 80%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출장을 위한 비즈니스 여행을 제외하면 3선·4선 지방도시에 진출하지 못했다. 메이퇀호텔여행과 페이주는 모회사의 기반을 이용해 시트립의 핵심 사업인 호텔과 항공권 분야에서 세력을 확장했다.
 
시트립은 먼저 내부 조직을 정비해 취날을 가격비교 플랫폼 역할로 복귀시켰다. 그리고 영국의 항공권 최저가 가격비교 예약 사이트 스카이스캐너(Sky Scanner)를 인수해 해외시장에서 시너지효과를 발휘했다. 민박 사업은 분리해 중국 최대 숙박 공유 서비스 업체 투자(途家)에 넘겼다. 대형 호텔 체인 외에 개별 고급 호텔도 확보했다. 2016년 11월3일 시트립은 청두 신화국제반점(新華國際飯店)과 선전 장성대주점(長城大酒店), 난징 고남도반점(古南都飯店) 등 고급 호텔 수천 곳과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 달 전에도 난징 현무반점(玄武飯店)과 톈진 우의빈관(友誼賓館) 등 호텔 수천 곳과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호텔·항공권 분야 세력 확장
항공권 분야에서는 자원을 제공하는 항공사와 협상할 때 온라인 여행업체가 을의 처지가 된다. 2015년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국제항공과 동방항공, 남방항공 등 3대 항공사에 앞으로 3년 동안 항공권의 직접판매 비율을 50%까지 끌어올리고 예약수수료 지출을 2014년 기준 50%까지 줄이도록 지시했다. 이를 계기로 항공권 예약 시장이 재편됐고 중소형 예약 대행 회사는 문을 닫았다. 과열 경쟁을 억제하는 효과를 생각하면 항공권 판매 자격이 있는 시트립으로서는 악재가 아니었다. 시트립 관계자는 “항공권 예약 서비스는 이윤이 발생하지 않지만 보험과 공항 라운지 이용권, 공항 택시 이용권 등 부가서비스를 통해 이윤을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시트립도 적극 항공사 자원을 개발했다. 2016년 7월5일 동방항공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자 30억위안(약 5100억원)을 투자해 지분 3.22%를 인수함으로써 동방항공의 4대 주주가 됐다. 시트립은 다른 온라인 여행 플랫폼에도 지분 투자를 시도했다. 5천만달러를 투자해 투뉴의 지분을 매입했고 퉁청에 2억달러를 투자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길을 만들었다.
 
저가 호텔 예약 서비스는 호텔이나 온라인 종합여행 플랫폼 모두 이익률이 낮다. 그런데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시장점유율 때문이다. 페이주와 메이퇀호텔여행은 특급 호텔과의 협력 소식을 수시로 전했다.
 
차이용위안 페이주 부사장은 “순수하게 주문량만 보면 중국 국내에서 시트립이 단연 최고다. 다른 플랫폼은 시트립을 따라갈 수 없다”고 말했다. “특급 호텔이 페이주와 협력하길 원한다. 각자 지향하는 위치가 다르고 소비자와 호텔에 제공하는 가치가 다르다. 페이주는 직접판매를 고집하고 특급 호텔 회원 시스템과 연계해 호텔이 직접 페이주 플랫폼에 입점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시트립은 인터넷기업이 따라할 수 없는 장벽을 구축했다. 바로 ‘인력’이다. 서비스산업에 속하는 여행업에서 콜센터로 시작한 시트립은 오래전부터 1만 명 넘는 고객서비스팀을 구성했다. 세부 분야에서는 일부 경쟁사가 존재하지만 온라인 시장에서 시트립은 확고한 강점이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에선 규모가 더 큰 강호가 기다리고 있다.
 
ⓒ 財新週刊 2017년 28호
攜程下一程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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