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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찾는 ‘사진적 눈’
[곽윤섭 기자의 '포토 인']
[89호] 2017년 09월 01일 (금) 곽윤섭 kwak1027@hani.co.kr
   
 
글·사진 곽윤섭 <한겨레> 선임기자
 
사진을 잘 찍는 전문가들은 확실히 일반인과 다른 ‘사진적 눈’을 가졌다. ‘사진적 시각’이라 부르기도 한다. 눈에 카메라 렌즈가 달렸을 리 없다. 다르게 보는 법을 알 뿐이다. 사진적 눈을 알고 나면 잘 찍을 수 있다. 그러나 사진적 눈이 뭔지 물으면 사전적 정의를 내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진적 눈을 크게 세가지로 나눠 설명하겠다.
 
첫째는 대상을 바라보는 앵글(각도)이다. 같은 것(곳)을 정면·측면·아래·위에서 바라보면 다르게 보인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문제는 잘 실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360도까지 앵글을 바꿀 필요 없이 한 발짝만 옆으로 옮기면 세상이 달라진다. 이런 질문이 나올 법하다. 최적의 앵글은 무엇인가? 찍으려는 대상마다, 때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최적의 앵글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지난번과 다른, 남과 다른 앵글을 찾자.
 
둘째는 특징을 찾아내는 사진적 눈이 있다. 앵글과 비슷해 보이지만 본질이 다르다. 널리 알려진 군맹평상(群盲評象)의 이야기가 있다. 여러 맹인들이 코끼리를 만져보고 나서 각각 “부채 같다” “뱀 같다” “기둥 같다”고 달리 말했다는 것이다. 어리석은 사람들이 자기 주관으로 대상을 평가한다는 교훈이 담긴 고사성어지만 나는 다르게 적용한다. 코끼리를 찍을 때 머리부터 꼬리까지 다 찍으면 비슷비슷한 결과물이 나오지만, 귀만 찍거나 꼬리만 찍거나 다리만 찍으면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 역시 이런 질문이 나오겠다. 코끼리의 최고 특징은 무엇인가? 그런 거 없다. 남과 다르게 특징을 잡는 것이 핵심이다.
 
셋째는 빛을 보는 사진적 눈이다. 사진은 빛이며 빛이 없으면 찍을 수 없다. 너무 일상적이라서 우리는 공기를 의식하지 못한 채 산다. 빛도 이러하다. 바깥에는 햇빛이, 실내에는 조명빛이 있으나 사람들은 좀처럼 빛을 인식하지 않는다. 빛의 중요성에 동의했다고 치면 또 묻는다. 어떻게 빛을 봐야 하는가? 대상의 표면, 가장자리를 보면 빛이 보인다. 빛을 본다는 건 밝기의 차이를 발견하는 것이다. 빛을 본다는 건 빛을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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