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6번째로 생활비 수준이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앙골라의 수도 루안다가 생활비 수준이 가장 높고 홍콩이 2위를 차지했다.

 

세계적 인사·조직 컨설팅 기업인 머서(MERCER)가 2017년 3월 기준 세계 209개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실시한 해외 주재원들의 생활비 조사에 따르면, 서울은 2016년 15위에서 9계단 뛰어올라 6번째로 돈이 많이 드는 도시였다. 머서는 해마다 전세계 도시를 대상으로 주택·교통·음식 등을 포함한 200개 이상 항목을 비교 조사해 생활비 순위를 발표한다. 기업들은 해외 파견 직원들의 체재비와 급여를 정할 때 이 조사를 참고 자료로 활용한다.

 

세부 결과를 보면 루안다와 홍콩에 이어 일본 도쿄가 2016년에 비해 2계단 오른 3위를 차지했고, 스위스 취리히는 1계단 내려앉아 4위였다. 5위는 싱가포르로 2016년보다 1계단 하락했다. 이밖에 스위스 제네바, 중국 상하이, 미국 뉴욕, 스위스 베른이 생활비 수준이 높은 도시 10위 안에 들었다. 돈이 가장 적게 드는 도시는 튀니지 수도 튀니스로 전년보다 6계단 하락했다.

 

머서는 “서울의 순위가 뛴 것은 원화가치가 상승했기 때문”이라며 “2016년 상위 15위권 안에 속한 도시의 국가통화 가운데 원화의 환율 인상폭이 가장 컸다”고 밝혔다. 홍콩은 높은 주택 임대료로 해마다 상위권을 차지했고, 도쿄는 임대료 상승과 엔화 강세로 순위가 2계단 올랐다고 머서는 분석했다. 반면 중국은 위안화가 평가절하되면서 상하이(8위)를 비롯해 베이징(11위), 선전(12위) 등 대부분 순위가 하락했다. 영국 도시들 역시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의 영향으로 파운드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면서 2016년보다 순위가 크게 주저앉았다. 런던(29위), 애버딘(146위), 버밍엄(147위)은 2016년보다 각각 12계단, 61계단, 51계단 하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도 유로화 환율이 약세를 보인 탓에 2016년 88위에서 117위로 떨어졌다.

 

뉴욕, 런던, 홍콩, 싱가포르, 도쿄, 베이징,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서울 등 8개 도시를 따로 뽑아 비교한 품목별 조사를 보면, 영화관람료는 런던이 19.96달러(약 2만2550원)로 가장 비쌌고 서울은 8.75달러로 가장 쌌다. 아파트 월임대료(침실 2개 기준)는 홍콩(6830.28달러·약 770만원), 뉴욕(5천달러), 도쿄(4249.46달러), 런던(3995.18달러), 서울(3497.50달러) 순이었다. 식빵(1kg) 가격은 서울이 8.74달러로 가장 높았고, 런던(2달러)이 가장 낮았다. 생수(1l) 역시 런던이 0.56달러로 가장 쌌고, 가장 비싼 곳은 뉴욕(2.39달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