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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꺼리는 사이클의 나라
[집중기획] 친환경 역행하는 프랑스- ② 자전거 이용 늘릴 수 있을까?
[88호] 2017년 08월 01일 (화) 앙투안 드 라비냥 economyinsight@hani.co.kr
자전거 출퇴근 비중 3%로 유럽 꼴찌... 정부 차원의 체계적 정책 마련 시급
 
프랑스 국민은 세계 최고 권위의 사이클 대회 ‘투르드프랑스’에 열광하지만, 정작 자신은 자전거 타기를 꺼린다. 프랑스의 자전거 출퇴근 비중은 3% 정도로 유럽에서 가장 낮다. 그래서 국민 건강과 환경보호를 위해 자전거 이용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스트라스부르 등 일부 도시는 자치정부의 노력에 힘입어 자전거 이용률이 프랑스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돈다. 자전거 전용도로 확장 등 인프라 구축에 힘쓴 결과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앙투안 드 라비냥 Antoine de Ravignan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17년 6월 프랑스 북부 르투케에서 부인 브리지트 트로뉴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있다. 프랑스에서 자전거 이용률이 높아지려면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REUTERS
 
7월, 바캉스, 파스티스(pastis·마르세유의 대표적 식전주) 한잔, 그리고 투르드프랑스(Tour de France·매년 7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도로 자전거 대회 -편집자). 프랑스의 유명한 사회학자 롤랑 바르트는 투르드프랑스를 현대판 그리스 신화로 여겼다. 호메로스의 걸작 서사시 <오디세이>처럼 투르드프랑스도 역경으로 가득 찬 대항해로 본 것이다.
 
오디세우스와 그 부하들이 지옥의 문에 다가가던 순간처럼, 투르드프랑스의 ‘영웅’(물론 약물의 힘을 빌렸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겠지만)들이 가파른 산길을 올라 까마득한 고개를 향할 때 인간계를 넘어 신들의 세계를 엿보게 된다.
 
해가 갈수록 투르드프랑스의 자전거가 그렇게 상상과 환상의 세계를 일주하게 된 것도 아마 이곳 우리가 발 딛고 선 현실 세계에서 여전히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환경재단 ‘파브리크 에콜로지크’(Fabrique Ecologique)가 정부의 적극적인 자전거 이용 촉진 정책을 촉구했다.
 
프랑스에서 자전거 출퇴근은 모든 교통수단 중 고작 3%를 차지한다. 여러 지자체가 자전거 이용을 촉진하려 했고 성과도 있었지만, 2017년 1월 프랑스 통계청(INSEE)이 발표한 가장 최근 자료에 따르면 자전거 이용률은 거의 변화가 없다. 2015년 취업자의 2%가 자전거로 출퇴근했고 무려 71%가 자동차를 이용했다. 집과 직장의 거리가, 자전거 출퇴근에 적합한 걸로 평가되는 5km 미만인 경우도 자동차 출퇴근의 비중은 압도적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4~5km 구간에서 자전거 이용은 3%이지만 자동차 출퇴근은 74%다. 2km 미만 구간에서도 자동차 비중은 60%가 넘는 반면 자전거 이용은 4%로 약 1%포인트 많을 뿐이다.
 
프랑스 자전거 출퇴근 비중 3%
자전거 이용률은 도시의 인구밀도가 높을수록 증가한다. 그러나 스트라스부르, 그르노블, 보르도를 제외하면 인구 10만 명 이상 도시에서 자전거 이용률은 고작 7.3%에 불과하다. 심지어 파리의 자전거 출퇴근 비중은 4.2%로 베를린(13%), 암스테르담(22%), 코펜하겐(31%)에 많이 못 미친다. 결국 유럽의 다른 대도시를 기준으로 판단할 때, 프랑스 도시에서 자전거 이용률을 높일 여지가 있는 셈이다.
 
북유럽 국가 도시들과의 격차를 단순히 나라 특성상 ‘원래 그렇다’는 식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1970년 대말까지만 해도 유럽 어디나 상황은 거의 비슷했다. 제2차 세계대전 전까지 매우 높았던 자전거 이용률이 끝없이 떨어졌다. 자동차 대수가 급증하고 도시가 마구 개발되면서부터다. 북유럽 국가들은 1970년대 두 차례 오일쇼크를 거치면서 자전거 이용 촉진 정책을 펼쳤다. 소비사회에 대한 반성의 결과물이기도 했다. 바로 이것이 지금의 결과를 낳았다. 그나마 스트라스부르를 필두로 몇몇 프랑스 도시에서 자전거 이용률이 전국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데, 이는 지자체 수준에서 적극적으로 자전거 이용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지자체 차원에서 자전거 이용을 늘리기 위해 여러 정책을 실시하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정책이다. 이는 규제와 예산 지원 측면 모두를 포함한다. 2017년 5월5일 에너지전환위원회(CNTE)는 정부가 2030년까지 자전거 이용률 12.5%를 달성하기 위해 도보 이동과 자전거 이용 촉진 전략을 도입하도록 권고했다. 12.5%라는 목표치는 2015년 제정된 에너지전환법 제40조에 근거해 작성된 정책 자료인 ‘청정 이동수단 개발 전략’에도 등장하지만, 현재는 순전히 수치로만 존재할 뿐이다.
 
   
제104회 투르드프랑스에 참여한 선수들이 2017년 7월13일 프랑스 남서부 포 인근의 산악지대를 무리지어 질주하고 있다. 프랑스는 세계 최고 권위의 사이클 대회인 투르드프랑스 개최국이지만, 정작 프랑스 국민은 자전거를 잘 타지 않는다. REUTERS
 
자동차 운전자에 최적화된 도로교통법
에너지전환위는 다음의 원칙을 권고했다. △자동차 운전자 위주의 현행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 우선 정책을 실시하고 △자동차 전용도로나 사유지에 가로막혀 끊어지는 주행로의 연속성을 유지하며 △인도와 광장에 늘어선 오토바이와 차도에 주차한 자동차 때문에 협소해진 공공 공간의 공동 이용을 권장하고 △이동수단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다. 특히 이동수단의 불평등은 사회적 불평등 및 건강 문제와 관련이 깊다.
 
‘도보 및 자전거 이용촉진 부처간 협력위원회’의 실비 바눈은 정책은 있었으나 전략이 없었다고 설명한다. “자전거 이용을 권장하기 위해 여러 조처를 마련했지만 하나로 아우를 전략이 없다보니 효과에 한계가 있었다. 정부가 4대 원칙을 인정하고 적용한다면 그 효과는 강력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움직임이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귀결될까? 현행 도로교통 법은 자동차 운전자에게 최적화돼 있다. 따라서 법을 개정해 자전거 이용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를 제거해야 한다. 프랑스 국민이 자전거 이용을 꺼리는 건 날씨 다음으로 중요한 이유가 ‘교통사고 두려움’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동수단의 불평등 해소는 도시정비계획 및 주택 정책의 재검토로 이어질 것이다. 출퇴근 거리를 줄여야 도보 이동과 자전거 이용률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지나치게 자동차 운전자에게 유리한 세금 혜택과 공공투자를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의 편익을 고려해 균형의 추가 어느 정도 맞도록 조정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이상과 너무도 동떨어져 있다. 기업이 직원에게 제공하는 이동수단 지원금은 자전거를 이용할 때 1km당 25센트(약 320원, 1센트는 100분의 1유로)이다. 지난 정부에서 도입됐는데, 자전거 이용자에게 지원금을 주는 것 자체가 진일보한 정책이다. 하지만 의무사항이 아니라 선택사항이다. 공공기관에선 의무사항이긴 하나, 시행되려면 총리의 재가 절차가 남아 있다.
 
게다가 자전거 이용으로 발생한 비용의 소득공제 가능 금액이 연간 최대 200유로(약 25만9천원)에 불과하다. 자동차의 경우, 이것저것 다 합치면 연간 수천유로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자전거 이용촉진 부처간 협업위원회’는 2013년 이미 자동차 운전자에게 제공되는 혜택이 자동차 구매·유지 비용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자동차 보조금은 주행거리에 비례하기 때문에 출퇴근 거리가 먼 운전자가 유리하다. 보조금은 부유층에게 중대형 자동차 구매욕을 부추기는 효과도 있다.
 
자전거를 타면 개인의 건강은 물론 공중보건에도 유익하다. 경제나 환경 면에서도 이득이다. 많은 보고서가 자전거 이용의 이점을 다룬다. 그렇다면 도보 이동과 자전거 이용을 촉진하기 위한 자전거와 자동차 간 재정보조금 재조정이 새 정부의 정책 사항일까? 2017년 6월 르투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찍혔다. 이는 어쩌면 하나의 징조일지 모른다.
 

스트라스부르는 어떻게 자전거 천국이 됐나
‘자전거의 천국, 스트라스부르’. 통계청이 2015년 스트라스부르의 자전거 출퇴근 이용률 수치를 소개하며 붙인 제목이다. 스트라스부르에선 취업자의 16%가 출퇴근 때 자전거를 이용한다. 이는 그르노블의 15.2%, 보르도의 11.8%보다 높은 수치다. 스트라스부르의 높은 자전거 이용률은 자전거도로망 규모와 관련 있다. 스트라스부르의 자전거도로 총연장은 1997년 260km에서 오늘날 560km로 2배 이상 늘었다. 스트라스부르에서 최초의 자전거 촉진 정책은 1978년 도입됐다. 가장 최근 버전은 2011년 도입됐는데, 2030년까지 교통수단 중 자전거의 비중을 지금의 2배 수준으로 늘린다는 야심찬 계획을 담았다. 가장 최근의 ‘가계-이동’ 조사에 따르면, 2009년 스트라스부르의 모든 교통수단을 통틀어 자전거의 비중은 8%, 자동차는 46%였다. 또 도보 이동이 33%, 대중교통수단 이용은 13%였다. 스트라스부르 시의회 교통혁신분과위원회의 장바티스트 제르네 의원은 이 추세가 계속됐다고 가정하면 2015년 자전거의 비중은 12%를 넘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자전거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시는 중앙정부가 새로 도입한 보행자 및 자전거 이용자 중심의 각종 규제를 활용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일례로 2015년부터 각 지자체는 제한속도 30km/h 구역을 관내 곳곳에 설치해야 한다. 또한 버스전용차선을 자전거 이용자에게 개방했다. 스트라스부르는 정부 정책을 최대한 이용하면서도 자체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2017년 5월 ‘자전거우선도로’를 개통한 것이다. 이는 네덜란드와 독일이 시행하는 제도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스트라스부르 자전거우선도로의 약 300m 구간에서 자전거가 자동차에 우선한다. 10월에는 자전거우선도로가 2곳 더 생길 예정이다.
 
시 당국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인프라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자전거고속도로’를 건설할 예정이다. 자전거고속도로가 건설되면, 런던의 자전거고속도로 건설 예에서 알 수 있듯이 도심과 외곽 부심을 자전거도로망으로 연결하게 된다. ‘벨로스트라스’(Velostras·vélo는 프랑스어로 자전거를 뜻한다 -편집자)로 명명된 이 자전거고속도로망은 도심에서 외곽까지 3개의 원이 밖으로 뻗어나가며 바퀴살처럼 연결된 형태로 건설될 것이다. 벨로스트라스는 상당 부분 기존 자전거도로 구간을 정비·연결하는 방식으로 구축될 예정인데, 완공되면 총연장이 130km에 달한다. 도심-외곽뿐만 아니라 외곽에서 외곽으로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일이 더욱 용이해질 것이다. 도심의 교통 혼잡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다.
 
스트라스부르의 자전거 이용률이 높다지만, 시 전체가 그런 것은 아니다. 도심에선 많은 사람이 자전거를 이용하지만, 주거 지역과 외곽에선 교통수단 중 자전거의 비중이 전국 평균을 간신히 웃도는 3%에 불과하다. 스트라스부르 도시개발국에 따르면, 격차는 사회학적 요인과 불균등 도시개발로 설명할 수 있다. 우선 안전하다고 느끼는 정도가 같지 않다. 자전거전용도로가 어느 정도 구축돼 있다고 해서 사고의 두려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자전거 이용자 수도 중요하다. 차도에 자전거가 많을수록 자동차 운전자가 더 주의 깊게 운전한다는 뜻이다.
 
스트라스부르의 자전거 이용 촉진 정책 목표 중 하나는 자전거 도난 방지 장치를 연간 1200개 이상 새로 구비하고, 주차장에 설치하는 자전거 거치대를 늘리는 것이다. 자전거타기운동 시민단체 ‘이륜차 67’의 대표 파비앙 마송은 “더 많은 사람이 자전거를 이용하게 하려면 빈번한 자전거 도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한 해에 잃어버리는 자전거는 약 40만 대에 달하며, 도난 장소도 집과 일터를 가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스트라스부르는 야심찬 목표만큼 그것을 실현할 재원이 충분할까? 장바티스트 제르네 의원은 독립된 자전거 예산이 없다고 했다. 2015년 1천만유로(약 130억원), 2016년 300만유로의 도시재정비 예산이 도로확충예산에 포함됐을 뿐이다. 이 상황에서 스트라스부르의 자전거 정책 목표가 달성될 수 있을까? 제르네 의원은 단기간에 목표를 이루기엔 무리가 따른다고 했다.
 
더구나 자전거 정책은 인프라 구축이 전부가 아니다. 스트라스부르 주민 중 절반은 한 달에 적어도 한 번은 자전거를 탄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이륜차 67’은 어른을 위한 자전거 학교를 운영하면서 자전거 구매 요령까지 알려준다. 도심보다는 도시 외곽 주민들이 이 프로그램의 수혜자다. 마송 대표에 따르면, 자전거 교육이야말로 진정한 자전거 문화를 발전시키는 조건이지만 현재 자전거 촉진 정책에 바로 이 점이 부족하다. 차라리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 스트라스부르는 2017년 안에 도보 이동과 자전거 이용 촉진 전략을 새로 확정해야 한다. 자전거 교육이 핵심적 전략 중 하나가 돼야 한다.
 
베네딕트 바이스 Bénédicte Weiss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 Alternatives Economiques 2017년 7·8월 합본호(제370호)
Vélo: comment remettre la France en selle?
번역 박현준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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