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이슈 > 이슈
     
항공보다 싸고 선박보다 빠른 ‘물류 혁신’
[Issue] 세력 키워가는 중국〜유럽 화물열차 ①
[88호] 2017년 08월 01일 (화) 쑨리차오 등 economyinsight@hani.co.kr
중국 28개 도시에서 유럽 11개국 29개 도시 연결... 주요 화물 운송수단으로 거듭나
 
중국과 유럽을 잇는 화물열차가 운행 횟수를 크게 늘리며 주요 화물 운송수단으로 거듭나고 있다. 열차로 중국에서 유럽으로 화물을 수송하면 항공보다 가격은 싸고 선박보다 소요시간은 단축된다. 중국〜유럽 화물열차는 2011년 충칭과 독일의 서부 도시 뒤스부르크를 연결하는 ‘충칭〜신장〜유럽’ 노선을 시작으로, 현재 중국 내 28개 도시에서 출발해 11개국 29개 도시를 연결한다. 2017년 1분기에만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5% 늘어난 593편이 운행됐다. 현재는 지역경제 성장에 주목한 자치정부의 보조금으로 운영되지만, 정기 운행 횟수를 늘리며 차츰 보조금 없이 운영할 기틀이 마련되고 있다.
 
쑨리차오 孫麗朝
루빙양 路炳陽 <차이신주간> 기자
 
   
중국과 유럽을 잇는 화물열차는 중국 내 28개 도시와 유럽 11개국 29개 도시를 연결한다. 2017년 4월 영국 에식스에서 영국과 중국 저장성 이우 지역을 잇는 화물열차의 출발 기념식이 열렸다. REUTERS
 
2017년 6월6일 오전 9시58분 볼보 자동차를 가득 실은 화물열차가 중국 헤이룽장성 다칭시를 떠나 벨기에로 향했다. 열차에는 컨테이너 하나에 자동차 3대씩 총 123대가 실렸다. 다칭에 있는 볼보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였다. 현재 볼보자동차그룹은 중국과 유럽을 오가는 화물 열차를 운영하는 하얼빈유럽국제물류유한공사(哈歐國際物流有限公司ㆍ이하 하얼빈국제물류)와 3년 기한의 운송계약을 협상하고 있다. 계약이 순조롭게 체결되면 해마다 전용 화물 열차 100여 편이 다칭에서 유럽으로 향할 것이다.
 
멍칭원 하얼빈국제물류 총경리는 “화물열차로 운송하면 항공보다 운임이 싸고 해운보다 시간을 25일 이상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철도가 해운보다 30% 이상 비용이 비싸지만 열차는 출발과 도착 시간을 정확하게 통제할 수 있다. 볼보자동차의 마음을 움직인 중요한 이유였다. 판다이웨이 볼보아태지역 물류담당 부사장은 1년 전 헤이룽장성에서 유럽으로 운행하는 화물열차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중국에서 생산한 고가 세단 S90의 해외 수출을 고민하던 때였다.
 
중국〜유럽 화물열차는 중국 내륙도시 충칭에서 시작됐다. 2009년 휼렛패커드(HP)가 생산기지를 충칭으로 정하고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하면서 중국과 유럽을 이어주는 철도수송을 다시 시작해, 해운보다 빠르고 항공보다 저렴한 방법으로 제품을 유럽에 운송하기 원했다. HP와 충칭시 정부 관계자는 협상 테이블에서 지도를 꺼내 충칭에서 독일에 이르는 노선을 그렸고, 이는 첫 중국〜유럽 화물열차인 ‘충칭〜신장〜유럽’ 노선의 초안이 됐다.
 
2011년 3월19일 ‘충칭〜신장〜유럽’ 노선 화물열차가 HP의 전자제품을 싣고 16일을 달려 독일 뒤스부르크에 도착했다. 충칭은 이제 세계 최대 노트북 생산기지로 성장했다. 전세계에서 판매되는 노트북 3대 중 1대는 충칭에서 만들어진 제품이다. 안정적인 수출 물류 노선이 한 도시의 산업 집적을 촉진하는 효과를 보여주는 사례다.
 
‘충칭〜신장〜유럽’ 노선이 성공하자 다른 도시들도 뒤를 따랐다. 중국철도총공사(中國鐵路總公司, CREC) 통계에 따르면 2017년 1분기에 중국〜유럽 화물열차가 총 593편 운행돼 전년 동기 대비 175% 늘었다. 열차의 출발지는 청두와 정저우, 우한, 이우 등 28개 중국 도시다. 2014년 철도총공사는 각 노선의 명칭을 ‘중국〜유럽 화물열차’로 통일하고 구체적인 노선을 병기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중국〜유럽 화물열차(청두〜우치)’로 표기한다.
 
   
 
날로 확대되는 중국〜유럽 화물열차 이용
철도총공사는 2017년 5월26일 청두〜신장〜유럽 화물열차의 누적 운행 횟수가 4천 회를 돌파했고 국내 28개 도시에서 출발한 열차가 11개국 29개 도시를 연결하고 총 51개 노선이 운행돼 서부와 중부, 동부 등 3개 수송로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중국철도컨테이너운수유한책임공사(中鐵集裝箱運輸有限責任公司, CRCT) 상하이지사 관계자는 중국〜유럽 화물열차 이용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 1월부터 4월까지 양쯔강삼각주 지역에서 유럽으로 출발한 화물열차가 95회에 걸쳐 컨테이너 8850개를 수송해 전년 동기 대비 375% 늘었다. 양쯔강삼각주 지역으로 돌아오는 회송열차에 적재한 화물 유형도 다양해지고 화물의 가치도 높아졌다. 초기에는 유럽산 포도주와 올리브유, 스페인 햄 하몽 등 소비재가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바이오의약, 육아용품, 음료, 태양광 부품, 세탁기 부품, 주방가구 등 다양한 화물을 수송한다.
 
국제물류회사 관계자들은 중국〜유럽 화물열차가 알려지고 고객사의 인정을 받으면서 시장점유율도 상승했다고 전했다. 특히 러시아와 유럽 중부 지역은 바다로 연결되는 항구가 없고 공항시설이 부족해 철도수송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중국〜유럽 화물열차는 대부분 현지 지방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으로 운영되고 시장 규칙에 따른 운영이란 목표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지방정부도 재정이 넉넉하지 않지만 중국〜유럽 화물열차가 지역 경제성장에 가져올 가치에 주목해 물류회사와 화주에게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유럽 화물열차의 운행 효율을 높이고 시장의 제약을 해결하려면 철도 분야 ‘큰형님’인 철도총공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총공사는 여러 차례 회의를 소집해 중국〜유럽 화물열차의 운행을 통합하고 표준화를 실현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철도화물운송장을 이용한 무역금융 등 업계의 숙원을 해결하지 못했고 각 지역 운영회사의 전폭적인 신뢰도 얻지 못한 상태다.
 
청두와 정저우, 우한이 충칭의 뒤를 이어 현지에서 출발해 유럽에 이르는 ‘청두〜유럽’ ‘정저우〜신장〜유럽’ ‘우한〜신장〜유럽’ 화물열차 노선을 개통했다. 우한유럽국제물류유한공사(漢歐國際物流有限公司)는 우한〜신장〜유럽 노선의 운영 회사다. 이 회사 관계자는 내륙지역 도시들이 적극적으로 노선을 개통했다고 전했다. 국제철도복합운송을 통해 항구가 없어 수출입 교역을 연해도시에 의존해야 했고 산업과 무역집적도가 낮은 한계를 극복하려는 의도였다.
 
내륙지역 도시들이 선수를 치자 일부 동부지역 도시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소상품 집산지인 저장성 이우시도 2014년 11월 중국〜유럽 화물열차를 개통했다. 샤먼과 광저우에서 출발하는 열차도 2015년 8월과 2016년 8월 개통됐다.
 
일부 중국〜유럽 화물열차의 영향력은 일본과 한국까지 확장됐다. 지난시 철도국은 칭다오항과 자오저우 화물터미널을 오가는 컨테이너운반열차를 개통했다. 일본과 한국에서 생산한 에어컨과 냉장고 등 전자제품이 칭다오항에 도착하면 컨테이너열차로 환적해 자오저우에 도착하고 다시 중국〜유럽 화물열차에 올라 서쪽으로 4천km를 달리면 카자흐스탄의 최대 도시 알마티에 도착한다.
 
현재 중국〜유럽 화물열차를 운영하는 회사는 3가지 방식으로 설립됐다. 첫 번째는 국유 또는 국유회사 소유의 기업이 운영회사를 설립한 유형이다. 두 번째 유형은 중국철도총공사와 지방정부가 노선 주변 국가의 철도회사와 공동 설립한 합자회사다. 충칭〜신장〜유럽 열차의 운영회사는 중국철도총공사, 러시아, 카자흐스탄철도회사, 충칭교통운수그룹(重慶交運集團)의 합자로 설립됐다. 이 형태는 주변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세 번째는 민영기업이 독자 개발하고 주도하는 유형이다. 이우의 중국〜유럽 화물열차는 이우톈멍실업투자유한공사(義烏天盟事業投資有限公司)가 운영한다.
 
운영회사의 기업 유형이 어떠하든지 그 배후에 있는 지방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다. 지원 방식은 다양한데 화물운송량에 따라 보조금을 주거나 소속 국유기업에 일정 금액을 지원한다. 개통 초기에는 모든 노선이 적자였다. 수송 화물을 모집하기 위해 지방정부는 보조금을 지급해 운송비를 낮췄고 이것은 논란을 불렀다.
 
지방정부 재정 지원으로 길 열어
“유럽으로 가는 열차를 어떻게 운영하고 고객을 발굴할지 아무도 몰랐다. 해운 화물을 빼앗아오려고 해운 가격에 맞춰 고객사에 견적을 냈다.” 우한〜유럽 열차 운영회사 관계자는 “그때는 지방정부의 자금이 절실했다. 일부 지역에선 정부 보조금이 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열차가 정기 운영되자 철도와 해운, 항공수송으로 향하는 화물이 고정됐다. 화물 공급원이 안정되자 물류비도 절감됐고 정부가 제공하던 보조금도 줄었다. 언젠가는 보조금 지급을 전면 중단하고 시장 규칙에 따라 운영될 것이다.
 
대형 물류회사 영업직원인 장훙은 고객사의 수요에 따라 차별화된 운송 방식을 설계한다. 정저우와 하얼빈에서 열차가 개통되자 고객사에 철도수송을 적극 추천했다. “지금은 지역마다 고객사에 제시하는 견적이 비슷하다. 특수한 상황도 있다. 이우에서 출발하는 열차는 유럽으로 갈 때 화물이 많지만 돌아올 때는 너무 적어서 회송열차의 운송비를 아주 낮게 책정한다. 고객의 반응을 보면 비용은 여러 고려사항 중 하나일 뿐이다. 출발 장소와 시간, 이용 기간이나 친숙 정도를 비용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방정부도 이런 현실을 파악했고 운행 초기에 보인 가격경쟁은 사라졌다.
 
중국〜유럽 화물열차가 중국과 유럽 지역의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낮다. 철도총공사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중국과 유럽의 육상화물 운송량은 7천만t 수준이었지만 해운 운송량은 2억t이 넘었다. 2016년 중국〜유럽 화물열차를 포함한 철도 운송량은 4200만t에 불과했다.
 
철도총공사 관계자는 “중국과 유럽을 오가는 화물은 대부분 중국에서 유럽으로 수출하는 화물이고 유럽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화물은 정밀계측기와 기계, 고급 의류 등 소량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중국 물류회사는 해외 지사가 많지 않아 화물 수주 능력이 부족하다.
 
중국〜유럽 화물열차 운영회사 관계자들은 철도총공사가 각 지역 열차에 제시하는 운임이 일괄적이지 않고 물량이 많을수록 운임을 낮게 책정해 규모의 효과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물류회사 직원 장훙은 중국〜유럽 화물철도를 이용하는 화물은 두 유형이라고 했다. 해운을 이용하던 화물이 운송 기간 단축을 위해 바꾼 유형과, 항공수송을 이용하던 고부가가치 제품이 비용을 고려해 바꾼 유형이다. 일부 화물전세기는 허가 과정이 복잡해서 신속함이 생명인 항공수송의 강점을 발휘하지 못한 것도 원인이다.
 
ⓒ 財新週刊 2017년 24호
中歐班列整合開局
번역 유인영 위원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양상우 | 편집인 : 고경태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윤종훈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