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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쓰레기, 쪼그라드는 처리시설
[Environment] 불법 생활쓰레기로 신음하는 양쯔강 ②
[88호] 2017년 08월 01일 (화) 거밍닝 등 economyinsight@hani.co.kr
매립장 포화상태에서 처리 비용만 치솟아... 지역 간 이동 처리 제도적 장치 마련돼야
 
생활쓰레기는 급증하는 반면 처리 능력이 이를 따라오지 못하자 처리 비용이 치솟고 있다. 그마저 쓰레기 소각 발전소나 현지 정부 관계자와 개인적 친분이 있어야 쓰레기 처리를 맡길 수 있다. 일부 쓰레기 매립장은 포화상태에서 쓰레기를 계속 쌓아올려 인근 주민들이 악취로 신음한다. 전문가들은 각 지역이 처한 환경에 맞춰 쓰레기를 타 지역에 이동 처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거밍닝 葛明寧
주량타오 朱亮韜
위안쑤원 苑蘇文 <차이신주간> 기자
 
톈순쓰레기운반서비스유한공사(天順運服務有限公司·이하 톈순공사)와 촹제환경위생설비유한공사(創潔環衛設備有限公司·이하 촹제공사)는 하이옌현과 하이닝시의 생활쓰레기 외부 반출 사업을 수주한 뒤 중개업자를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하청을 맡겼다. 두 회사가 확보한 ‘거래처’는 일부 중복됐다.
 
자싱시 각 지역에선 업무 유형이 비슷한 쓰레기 운반업체가 영업하는데 주로 소각장에 생활쓰레기를 운반하고 이익을 얻는다. 각자의 인맥을 동원해 업체 사이에 재하청을 주고 처리 비용을 나누기도 한다. 쓰레기가 마지막 단계인 소각 발전소에 들어가기 전까지 이 과정이 반복된다.
 
그들이 관련 부처에 제출한 서류에는 생활쓰레기 소각 발전소의 ‘접수증서’와 영업허가증이 포함돼 있다. 접수증서는 서식이 다양하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증빙서류를 확인한 결과 소각 발전소의 반입 한도가 기재돼 있지 않았고 구체적인 쓰레기 처리 비용도 명시돼 있지 않았다. 이 증서를 통해 두 회사가 쓰레기를 처리할 ‘거래처’를 뒀다는 걸 증명한다는 설명만 있다.
 
안후이성 출신 쓰레기 중개업자가 상황을 설명했다. “안후이성 쓰레기 소각 업계의 처리용량으로는 갈수록 늘어나는 타 지역 쓰레기 처리 수요에 부응할 수 없다. 쓰레기 처리를 위탁하는 기업이 많고 거래가 불투명해 가격 변동이 심하고, 소각 발전소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중국에선 생활쓰레기 처리시설이 부족해지면서 정부 관계자와 친분이 있어야 쓰레기 매립장이나 소각 발전소에 쓰레기 처리를 맡길 수 있다. 쑤저우의 쓰레기 매립장에 생활쓰레기가 가득 쌓여 있다. REUTERS
 
정부 관계자와 친분 있어야 쓰레기 소각
이 중개업자는 해상운송은 고속도로보다 비용이 적게 들지만 시간이 많이 걸려 저장성에서 안후이성까지 일주일 넘게 걸린다고 말했다. 운송 과정에서 시세가 변해 정작 쓰레기가 항구에 도착하면 소각 발전소에서 반입을 거절하는 경우도 있다. 복잡하게 얽힌 인맥도 업계에 영향을 줬다. 처음 시작할 때는 쓰레기 중개업자가 직접 소각 발전소에 연락했지만, 시간이 흐르자 여러 사람이 같은 소각 발전소를 찾아왔다. 가격경쟁이 치열해졌지만 소각 발전소 또는 현지 정부 관계자와 친분이 있어야 쓰레기 처리를 맡길 수 있다. 개인적 친분이 중요해지자 전체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불안정성이 커졌다. 그 결과 생활쓰레기를 가득 실은 화물선이 한 여름에 하역하지 못해 양쯔강을 표류하고, 선주는 1천t 넘는 생활쓰레기의 악취를 견뎌야 하는 상황이다.
 
2016년 7월 상하이에서 배출한 건축쓰레기와 생활쓰레기를 타이후 호숫가에 몰래 버린 사건이 일어났다. 총 2만t 넘는 규모다. 이 사건은 2017년 5월 재판이 진행됐고 접수증서는 중요한 단서가 됐다. 쑤저우시 검찰은 현지 계독소(戒毒所·마약 중독자 재활원) 이름으로 작성한 ‘토목공사접수증’ 여러 건이 연관됐다고 밝혔다. 첫 번째 문서에는 계독소 직인이 찍혔다. 그 뒤 쓰레기 운반업체가 동의를 받지 않은 채 다른 토목공사접수증을 만들었고, 첫 번째 문서 내용에 ‘건축쓰레기 약 8만m3’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이 계독소가 건축쓰레기 접수에 동의한다는 ‘증서’가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타고 전파되자 상하이에서 쓰레기를 가득 실은 선박이 몰려들었다.
 
사건의 진상이 밝혀졌지만 장쑤성과 저장성 지역의 지하 쓰레기 운반 시장은 여전히 활력을 띠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쓰레기 중개업자들은 소각 발전소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저장성 출신 중개업자는 “믿지 못하겠다면 쓰레기 운반 차량을 추적해 공장 입구에 도착하면 동영상을 찍어 보여주겠다. 회사 윗분을 불러 내륙 공장을 방문해도 좋다. 그래도 못 믿겠나?”라고 말했다.
 
상하이와 저장성의 쓰레기 운송업계에서 잇달아 사고가 발생하자 선박 항로가 막혔다. 안후이성 출신 중개업자는 고속도로를 통해 생활쓰레기를 반출할 수는 있지만 해상운송은 꿈도 못 꾼다고 했다. 우선 양쯔강 유역을 운항하는 선박들은 이런 일을 원하지 않고 수문마다 심사가 엄격해서 쓰레기를 통과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외부로 운반하는 통로가 막히자 하이닝시는 하루 500t의 쓰레기를 현지 황완진 첸장촌에 있는 쓰레기 매립장으로 보냈다. 매립장은 매립 가능 용량을 초과한 상태여서 쓰레기 더미 위로 쌓을 수밖에 없었다.
 
하이옌현도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다. 일부를 자싱시 난후구에 있는 쓰레기 소각장으로 보내고 대다수 쓰레기를 간푸진에 위치한 거라오산 응급 쓰레기 매립장으로 운반했다. 원래 채석장이었다가 버려진 땅인데 10년 전부터 채석장에서 남긴 웅덩이에 쓰레기를 매립했다. 2012년까지 하이옌현의 모든 생활쓰레기는 이 곳에 매립했다. 2012년 이후에는 린현 핑후에 있는 쓰레기 소각장에서 처리하고 거라오산 매립지는 한동안 ‘응급’ 용도로만 활용했다.
 
쓰레기 증가 속도는 정부의 상상을 초월했다. 핑후 소각장은 처리용량이 한정돼 하이옌현에서 배출한 쓰레기를 감당할 수 없었고, 2015년부터 생활쓰레기를 부두로 보내 성 밖으로 운반했다. 양쯔강에서 사고가 난 뒤 하이옌현 생활쓰레기의 최종 운명은 원점으로 돌아왔다.
 
2017년 3월16일 방문한 거라오산 매립장은 축구장 크기의 매립지에 생활쓰레기가 매립되지 않고 높게 층층이 쌓여 있었다. 매립장 중간에 파란 비닐막을 덮어 악취 확산을 막았다. 한 쓰레기 운반차 기사는 비닐막을 씌우지 않은 부분을 가리키며 그 부분은 올해부터 쌓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매립장 관리인은 하이옌현 현지 여성이었다. 그는 매일 6시간씩 근무하며 드나드는 차량의 무게를 측정하고 총량을 계산했다. 이곳에서 쓰레기를 처리하는 방법을 묻자 그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부가 방법을 생각할 것이다.” 그는 한 손으로 사무실을 날아다니는 파리를 내쫓으며 말했다.
 
마을 주민은 매립장에 불만이 많았다. 덥고 바람이 부는 날이면 주변 지역에 쓰레기 썩는 냄새가 진동한다고 호소했다. 한 주민이 말했다. “바람이 남쪽으로 불면 남쪽에 있는 마을이 괴롭고 북쪽으로 불면 북쪽 마을 사람들이 괴롭다. 아이들까지 냄새가 지독하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산다.”
 
   
전문가들은 지역 간 협력을 통해 각 지역 환경에 맞춰 쓰레기를 이동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베이징의 쓰레기 소각 발전소. REUTERS
 
지역 간 쓰레기 이동 더 활발해져야
거라오산 쓰레기 매립장의 용량이 한계에 이르자 하이옌현은 일부 쓰레기를 항저우 린안시의 소각장으로 보내 처리했다. 항저우에 사는 한 트럭 기사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쓰레기 12t을 싣고 거라오산과 린안시를 두 번 왕복했다. 쓰레기의 원거리 운반 처리를 현지 정부가 허가하더라도 쓰레기 소각장마다 처리용량이 포화상태인 것도 문제다.
 
류친 뤼저우발전소 총경리는 반문했다. “우후시 기업인 우리가 현지에서 배출한 쓰레기도 다 처리하지 못하면서 다른 지역 쓰레기까지 받을 수 있겠나?” 우후시의 유일한 쓰레기 소각 발전소인 뤼저우발전소는 이미 우후시에서 배출한 쓰레기를 처리하기에도 어려운 실정이다. 우후시 환경미화부서는 일부 생활쓰레기를 이미 폐기된 우후시 쓰레기 매립장으로 보낸다.
 
안후이성 화이난시 서부 쓰레기 발전소 관계자는 안후이성의 쓰레기 소각용량은 처음부터 부족했고 일시적으로 처리용량이 남아도는 것처럼 보인 것은 농촌 지역에서 배출한 생활쓰레기를 수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쓰레기 처리시설의 처리용량과 쓰레기 배출 규모는 경쟁적으로 늘었다. 류친 총경리는 “우후시에 2400t 규모의 쓰레기 소각장 2기를 짓고 있는데 뤼저우발전소의 정상적인 처리용량과 합하면 4450t이 된다”고 말했다. 현재 우후시의 생활쓰레기 배출량은 하루 평균 2500t이다. 2017년 말까지 2기 소각장을 가동하면 단기간 내 처리용량에 여유가 생긴다.
 
두 쓰레기 소각장은 각각 국내 유명 쓰레기 소각업체가 운영한다. 그때가 되면 한쪽 소각장은 처리 물량이 부족해질 텐데 합법적인 방법으로 타 지역 쓰레기를 반입하도록 허가해도 되지 않을까? 이 질문에 류친 총경리는 “항상 고민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류친 총경리는 만약 허용된다면 타 지역 쓰레기를 거부하지 않을 생각이다. “올해 말까지 처리용량이 2400t인 2기 쓰레기 소각장이 가동되면 소각 물량이 부족할 것이다. 자싱과 상하이에서는 쓰레기를 다 처리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는데 가져와서 소각하면 좋지 않겠나? 물론 그 과정에서 공장은 오염물질 배출총량을 지키고 정부는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류친 총경리는 환경보호국에 타 지역 쓰레기를 처리하겠다고 신고하면 분명 동의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현지에서 말하는 신고와 허가는 사실상 제한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다른 지역 쓰레기를 반입해 소각하는 등 쓰레기의 지역적 이동이 정부의 조율과 감독 아래 이뤄진다면 무단 투기는 최대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 간 강도 높은 협력이 필요하다.” 류친 총경리는 과거 유럽으로 출장 갔을 때 영국의 쓰레기를 스웨덴에 보내 소각하고 그 분진을 노르웨이로 가져가 매립하는 사례를 봤다고 말했다. “각 지역 환경에 따라 선택한 최선의 환경보호 방법일 것이다.”
 
ⓒ 財新週刊 2017년 22호
把萬噸垃圾倒在長江口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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