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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든 모나리자 누구를 향하는가
[곽윤섭 기자의 '포토 인']
[88호] 2017년 08월 01일 (화) 곽윤섭 kwak1027@hani.co.kr
   
 
글·사진 곽윤섭 <한겨레> 선임기자
 
전유(appropriation)는 동의 없이 뭔가를 도용하거나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문화적 전유’는 문화상품, 예술품 등에서 이미지나 구호 같은 것을 빌려와 그 의미를 변화시키는 과정이다.
 
카리브해 자메이카 태생의 문화이론가 스튜어트 홀은 문화적 이미지나 예술작품을 해독·생산하는 방식을 세 범주로 나누었다. 첫째는 지배적-헤게모니적 해독이다. 여기서 수용자(독자·관객·시청자 등)는 헤게모니적 입장과 동일시된다. 머잖은 과거, 밤 9시 뉴스에 나온 모든 것을 믿었던 시절이 있었음을 상기하라. 둘째는 교섭적 해독이다. 예술품이나 문화적 이미지의 지배적 의미와 타협하고 절충해 수용한다. 반반이다. 셋째는 저항적 해독이다. 이 수용자는 정반대 입장을 취한다. 이미지나 예술품이 가진 이데올로기에 동의하지 않거나 아예 거부해버린다. 늘 그렇지는 않지만 전유는 저항적 생산이나 해독의 형태를 취한다.
 
수수께끼 같은 신비스러운 미소로 유명한 모나리자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예술작품 중 하나다. 또한 1919년 마르셀 뒤샹이 모나리자에 콧수염을 그렸던 것처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전유되는 예술작품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지난봄 핀란드 헬싱키의 캄피 채플 근처 광장에서 이 모나리자를 만났다. 무슨 영문인지 자동소총을 들고 있다. 현재 프랑스 루브르미술관에 있는 모나리자는 100여 년 전 도난사건으로 유명해졌다. 당시 화가 피카소도 도난 혐의자 대상에 올라 조사를 받았다. 그 뒤 여러 이유로 앙심을 품은 관객이 모나리자에 돌을 던지고 강한 산을 뿌리고 붉은색 스프레이를 분사하고 머그컵을 던지기도 했다.
 
소총 든 모나리자는 자신을 지키려 저러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애초에 다빈치가 일부러 중성적 이미지로 모나리자를 그렸던 것이 남성우월주의 비판이란 가설을 믿는다면, 요즘 구설에 오르는 몇몇 인사에게 한 방 날리고 싶은 것으로 짐작해 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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