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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항공산업, 독자 기술로 ‘이륙’
[집중기획] 중국산 중형 여객기 시대- ① 첫 비행 성공의 의미는?
[87호] 2017년 07월 01일 (토) 위다웨이 economyinsight@hani.co.kr

중국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첫 번째 중형 여객기 C919가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2008년 개발에 착수한 지 9년 만이다. 2년여 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시험비행을 마치고 정식 취항을 하면 중국은 미국 보잉사와 유럽 에어버스가 양분해온 세계 여객기 시장의 새로운 도전자가 될 수 있다. 고속철도 분야에서 후발 주자인 중국이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단기간에 입지를 다진 것처럼 여객기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_편집자

비행제어장치 등 핵심 기술 자체 개발... 엔진, 통신항법장치 등은 여전히 수입 의존
 
중국이 독자 개발한 중형 여객기 C919가 첫 비행에 성공함으로써 중국의 여객기 개발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가 세워졌다. C919의 첫 비행 성공은 중국의 민간 항공산업이 중형 여객기 제작의 핵심 기술력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록 엔진과 통신항법장치 등 일부 부품은 수입에 의존했지만, 핵심 기술인 제어논리(로직)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제작사 내부에선 “조립 기술이 보잉이나 에어버스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이신주간>은 C919를 첫 ‘국산 대형 여객기’로 묘사했으나,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최대 168석인 좌석 규모로 볼 때 중형에 속한다고 지적한다.
 
위다웨이 于達維 <차이신주간> 기자
 
   
중국이 독자 개발한 첫 번째 중형 여객기 C919가 2017년 5월5일 상하이 푸둥국제공항에서 이륙하고 있다. REUTERS
 
2017년 5월5일 오후 3시19분, 하늘과 대지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초록색으로 도색된 여객기가 중국 상하이 푸둥국제공항 제4활주로에 안정적으로 착륙했다.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지난 9년 동안 연구한 중국상용항공기유한책임공사(中國商用飛機有限責任公司·COMAC)의 대형(좌석 수 등을 감안하면 중형에 속하지만 <차이신주간>은 대형으로 묘사 -편집자) 여객기 C919가 첫 비행에 성공해 반세기 넘게 꿈꿔온 중국 항공산업의 숙원을 이룬 것이다.
 
C919는 중국 최초로 국제 표준에 맞춰 개발한 여객기로, 항공운수 시장에서 가장 비중이 큰 150석 규모 단일통로 여객기 시장을 겨냥했다. 좌석은 비즈니스석과 이코노미석을 혼합 배치하면 158석, 이코노미석만 배치하면 168석 규모이다. 표준 항속거리는 4075km, 최대 항속거리는 5555km다.
 
중국의 대형 여객기 사업은 2008년 7월 시작됐다. 외부의 회의적인 시각과 사업이 지연되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C919가 첫 비행에 성공함으로써 중국 민간 여객기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대형 여객기는 ‘현대산업의 꽃’으로 불린다. C919의 첫 비행 성공은 중국의 민간 항공산업이 핵심 능력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중국이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여객기를 개발하고 국제 항공운수 시장에서 주력 기종과 경쟁하는 대형 여객기를 보유하게 됐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제 중국은 국제 표준 여객기 개발을 시작으로 다양한 유형과 등급, 용도의 여객기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데 가장 어렵지만 중요한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비록 엔진과 통신항법장치, 비행데이터 기록장치, 착륙장치 등 핵심 부품은 외국 공급사에 의존해야 하지만 여객기 전체의 설계와 부품, 시스템 통합은 중국이 지식재산권을 갖고 있다. 우광휘 C919 총설계사가 말했다. “C919 여객기에는 수백만 개의 연결 부위가 있다. 이는 간단하게 이어붙이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객기 설계 방안에 따라 연결해야 한다. 이것이 핵심 지식재산이다.”
 
더 중요한 건, C919 여객기 제작 경험을 통해 중국이 민항기 개발과 설계, 제조, 인증표준, 제조공법 등 핵심 기술력을 갖추게 됐다는 점이다. 엔진이나 항공전자장치 등 탑재 장비는 외국에서 매입할 수 있지만 핵심 기술력은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자산이다. 이는 중국 항공산업이 미래로 도약하고 지속적으로 발전하도록 이끌어줄 것이다.
 
중앙날개부터 꼬리날개까지, 엔진부터 방향타까지 항공기 한 대에는 수백 개의 비행 관련 제어장치가 있다. 조종사의 의지가 항공기의 비행 상태로 전환되고, 조종사가 자기 몸을 움직이는 것처럼 자유롭게 항공기를 조종하는 것은 항공산업 종사자들이 추구하는 목표다. 항공기 조종 방식이 기계식에서 전자식인 ‘플라이-바이-와이어’(FBW)로 바뀌면서 이 목표에 한결 가까워졌다. 컴퓨터 시스템이 조종사와 항공기가 일심동체가 되도록 돕기 때문이다.
 
핵심은 전자식 제어논리
C919가 채택한 전자식 비행제어장치 FBW는 조종사가 기계 조작으로 항공기를 조종하던 옛 방식을 바꿔놨다. 일련의 복잡한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항공기를 조종해 항공기의 안정성과 안락함을 개선했다. 알고리즘이 비행 품질을 보장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중요한 핵심 분야다. 많은 국가가 이 기술의 수출이나 이전을 제한한다. 항공기 제조사가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핵심 기술이다.
 
미국의 자동제어기기 회사 허니웰(Honeywell)의 중국연구센터 항공우주엔지니어기술부 쉬쥔 총경리는 “제어논리는 항공기를 제어하는 일련의 이론으로 항공기 제조사의 필수 기술”이라고 말했다. “항공기 종류마다 외형·구조·배치가 달라 각각의 제어논리가 필요하다. 항공기 한 대에도 상황마다 다른 제어논리가 있어야 어떤 상황이든 정확하게 조종해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다.”
 
C919에는 통합형 전자식 비행제어논리가 적용됐다. 이 논리는 보잉 787 항공기 적용 기술을 기반으로 삼되 목적에 맞춰 최적화한 것이다. COMAC 제어논리기술팀은 통합형 전자식 비행제어장치를 비행시험을 통해 검증해야 했다. 검증 과정에서 수집한 데이터는 기술 개선에 사용된다. 왕레이 COMAC 공력설계연구부 조종안정성 및 제어논리실 설계책임자는 항공기 제어시스템을 항공기의 뇌, 제어논리를 항공기의 생각에 비유했다. “제어논리는 항공기의 생각 방식과 지능 수준을 반영하고 기계인 항공기를 생명체로 바꿔주는 일을 한다.” 전자식 제어논리는 항공기 제어장치의 역할과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시켜 비행 성능을 개선하고 항공기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높여준다. 쉬쥔 총경리는 “COMAC 제어논리팀은 이 분야에서 매우 탁월하다”고 말했다.
 
사업 초기만 해도 대형 민항기의 FBW 비행제어장치와 능동제어기술(ACT)은 중국 항공산업에서 백지상태였다. 반면 외국 경쟁사들은 이 기술을 성숙하게 운용하는 단계였다. 예를 들어 에어버스 A320 은 세계 최초로 FBW 비행제어장치를 장착한 민항기다. 이 비행제어장치는 메인 비행제어장치에 컴퓨터 7대를 탑재해 조종사가 항공기를 제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제어논리 기술은 대형 항공기의 핵심 기술로 분류되고 군용기와 여객기에 두루 통용된다. 그래서 이 기술은 미국 정부가 수출과 기술 이전을 금지한 첨단 기술 목록에 핵무기 기술 다음 항목으로 올라 있다. COMAC 관계자는 “국내외 협력사들과 해당 기술 도입 방안을 협상했을 때 상대방이 10억위안(약 1660억원)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왕레이 설계책임자는 “기술 도입 가격이 너무 높은데다 제어논리는 핵심 기술이기 때문에 COMAC가 직접 개발하기로 결심했다”며 “국내 최초의 시도였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참고 자료나 자문할 전문가가 적어 백지상태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항공기의 특성을 파악하려 모의시험을 진행했다. 기능의 정확성을 확인해 공급사에 전달했고, 비행조종 컴퓨터에서 해당 알고리즘을 실현하도록 만들었다.”
 
평균 30살 전후인 팀원 20~30명은 5년도 지나지 않아 이 난제를 해결했다. 첫 시험비행 전까지 제어논리팀은 내부적으로 활주 시험이나 앞바퀴를 들어올리는 이륙 직전 시험을 포함해 수많은 시험비행 연습을 했다. 국내외 조종사 30여 명을 초청해 시험비행 연습을 참관하도록 했다. 이는 조종사의 조작과 항공기의 반응이 다를 때 발생하는 사고를 막기 위해서다.
 
2017년 3월1일부터 4월23일까지 약 두 달 동안 제어논리의 안정적 운영을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수시로 활주 시험의 안정성을 점검했고, 4월23일 앞바퀴를 들어올리는 이륙 직전 시험을 앞두고 시험 방법을 집중 논의했다. 항공기와 조종사가 더욱 긴밀하게 반응하도록 제어논리에 인공지능(AI)과 딥러닝(Deep Learning·컴퓨터가 사람 두뇌처럼 생각하고 배울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 -편집자) 기술을 접목할 수 있냐는 질문에 왕레이 설계책임자는 “아직까지 딥러닝을 도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항기는 항공기의 안전과 신뢰성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왕레이 책임자는 “군용기를 개발하는 일부 연구사업은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6년 6월20일 오후, 종합항공전자시험실 모의 조타실 앞에 COMAC 상하이항공기설계연구원 각 부서와 시험비행센터, 고객서비스센터의 주요 직원들이 모였다. 이들은 3개 부서 합동시험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 4시 정각이 되자 우광휘 C919 총설계사가 모의조타실에 앉아 모의 시험비행을 체험했다. 조종사들이 가속장치를 밀어 40노트(kn, 1kn=1.852km/h), 90노트, 140노트까지 속도가 오르자 모니터에 보이는 C919 여객기가 기수를 들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이때 모니터링 화면에선 방향타와 보조날개 등이 조종사의 조작에 따라 움직였다. 항공기가 예정된 고도에 올라 이륙장치가 접히자 모의 시험비행 참석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이는 3개 연구부서의 합동시험이 진전된 것을 의미했고 다음 개발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항공기 전체를 통합해 진행한 합동시험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것이다. 리센핑 C919 부총설계사는 “항공기 기종마다 연구와 제작 단계에서 대량의 시스템통합 시험을 해야 하는데 기종마다 독립된 시험실을 갖춰야 한다. 시험실의 통합 수준과 시뮬레이션 수준이 시험의 검증 수준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과거 항공기 연구·개발 과정에선 각 시스템과 개발 단계의 검증 작업이 분리돼 있어 항공기 전체를 대상으로 각 시스템이 설계 목표에 부합하는지를 검증하지 않았다. 시험비행의 위험과 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보잉과 에어버스 등 주요 항공기 제조사들은 수십 년간 누적한 경험을 종합해 시험실을 마련함으로써 모의시험 능력을 향상시켰다.
 
   
중국은 중대형 여객기 제작의 핵심 기술인 제어논리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중국 상용항공기유한책임공사(COMAC) 연구진이 C919 동체를 조립하고 있다. REUTERS
 
스마트 기술을 이용한 기체 조립
보잉은 777 기종을 개발하기 전까지 시험비행용 항공기를 통해 시스템통합 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항공기가 상업운항을 시작한 뒤에도 크고 작은 설계 변경과 수정이 이어졌다. 보잉은 777 기종 첫 항공기를 고객사에 인도한 순간부터 안전 운항을 보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통합시험실을 만들었다. 승객용 의자가 없는 항공기 형태의 시험실에 비행시험 장비를 갖췄다. 1993년부터 이를 실천했고, 1년 뒤 777 기종의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보잉의 시스템통합 시험실은 예비 시험비행의 항공기 구실을 했고, 시간당 시험비용이 실제 시험비용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에어버스는 A380과 A350 기종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시스템통합 시험 플랫폼을 ‘0호 항공기’라고 불렀다. 완벽한 시스템통합 시험은 물론 비행조작 시험과 승무원 교육까지 진행했고 모의 시험비행도 가능했다. 지금은 더 높은 수준의 지상시험 검증 단계까지 발전해 시스템통합 시험플랫폼은 신규 항공기 개발의 필수로 정착했다. COMAC 민항기 시험비행센터의 리린 책임자는 “대형 여객기가 스마트화·디지털화 추세를 보이면서 시스템 기능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항공기의 기능과 적합성을 검증하기 위해 COMAC는 보잉과 에어버스의 경험을 참고해 합동시험을 진행했다. 리센핑 C919 부총설계사는 “앞으로 공중에서 진행하는 시험비행을 줄이고 지상 시험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기 제조는 조립이 전체 업무량의 40~50%를 차지한다. 항공기 조립은 대량의 부품을 도면과 기술 조건에 따라 조합하고 연결하는 과정이다. 항공기 한 대를 만들려면 항공기의 강성(剛性)을 검증해야 하지만 제조 과정에선 유연성이 필요하다. C919의 조립 공정은 수동이나 반자동화 단계를 뛰어넘어 유연화·디지털화 조립 단계에 진입했다.
 
1990년대부터 항공 제품에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고 모의 설계 기술이 발전하면서 주요국 항공기 제조사들은 ‘항공기 유연조립기술’이란 개념을 제시했다. 전통 제조기법에 디지털 기술과 정보기술을 도입해 ‘자동화 조립’이란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낸 것이다. 항공기 유연조립기술은 디지털 장비로 조립 위치와 간격을 조절하고, 디지털 측정 장비를 통해 온라인으로 검사해 항공기의 자동화 조립을 실현한다.
 
2008년 C919 개발 사업을 시작한 뒤 COMAC는 기체 구조 조립 절차의 디지털화, 자동화, 스마트 설계를 실현했다. C919의 수평꼬리날개·중앙날개·중앙동체 조립을 위해 자동화, 디지털·스마트 기술을 이용한 기체 조립 작업장을 구축했다. C919 조립 작업장의 수평꼬리날개·중앙날개·중앙동체와 기체 전체를 맞추는 조립라인에는 자동화설비와 유연조립장비를 갖췄다. 하지만 항공기의 구조적 특성 때문에 천공과 접착제 도포를 포함한 일부 구조물의 조립은 수동으로 진행해야 한다. COMAC 품질관리부 치엔첸첸 부부장은 “C919의 조립 기술은 보잉이나 에어버스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정성적’ 분석을 통해 부품의 좋고 나쁨을 판단했지만 지금은 디지털 제어가 많아져서 부품을 수치 중심의 ‘정량적’ 분석으로 판단해 오차 측정이 미크론(1mm의 1천분의 1) 단위까지 도달해 이후 작업에 도움을 준다.”
 
ⓒ 財新週刊 2017년 19호
大飛機的時代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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