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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넘치는 돈 “이젠 미용산업!”
[Business] 중국 의료미용 산업 호황의 함정 ①
[87호] 2017년 07월 01일 (토) 리옌 economyinsight@hani.co.kr

투자자 몰리며 5년간 해마다 30% 이상 성장... 양질의 투자처 없이 인수가만 높아져

중국 의료미용 산업에 자본이 대거 몰리고 있다. 높은 매출총이익률에 매력을 느낀 투자자가 자금을 쏟아부어 최근 5년간 해마다 30% 이상 고성장을 했다. 관련 포털 사이트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시술비용 할부금융 서비스까지 등장해 성장을 촉진했다. 업계에선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높은 영업비용 탓에 순이익률이 턱없이 낮다. 가족기업이 의료미용 산업을 지배하는 상황에서 좋은 투자처를 찾기 힘든 자본이 단기 수익을 노리며 산업을 지나치게 부풀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리옌 李妍 <차이신주간> 기자
 
   
중국 의료미용 산업에 자본이 대거 몰리는 가운데 양질의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인수가만 높아지고 있다. 상하이의 성형외과에서 성형수술을 받는 여성. REUTERS
 
열흘 만에 예뻐질 수 있다면 얼마나 투자할 수 있을까? 베이징 시내 대표 쇼핑가인 싼리툰에는 화한(華韓), 메이롄천(美聯臣), 이싱(藝興), 스싼바(史三八) 등 10여 개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 의료미용 기관이 모여 있다. “싼리툰 거리에선 히알루론산 냄새가 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히알루론산은 성형용 필러(Filler·주름이나 함몰된 부위 등을 개선하기 위해 주입하는 물질 -편집자)의 주성분이다. 의료미용은 꿈을 이뤄주는 공장처럼 인생 역전을 선사해 젊은 도시 여성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의료미용은 중독성이 강하다. “일단 들어오면 열에 아홉은 지갑을 연다.” 한 체인형 성형외과 책임자는 대다수 여성이 한번 시술을 받으면 평생 반복하고 시술 횟수와 소비액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특히 1990년 이후 태어난 젊은 여성들은 인터넷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왕훙’(網紅·인터넷에서 인기 있는 사람을 뜻하는 왕뤄훙런(網絡紅人)의 줄임말 -편집자)을 추종하면서 유력 소비군으로 등장해 의료미용 산업의 성장을 이끌었다.
 
2016년 중국 의료미용 산업은 시장 규모가 1천억위안(약 16조6천억원)을 돌파했고 최근 5년 동안 매년 30% 이상 높은 성장률을 유지했다. 한국과 일본, 미국 등 의료미용 시장이 성숙한 국가에 비해 중국은 잠재력이 크다. 인구가 많고 중산층이 두꺼워진데다, 대학생들의 소비 형태도 달라졌다. 이들은 할부나 신용카드 결제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미용 전문 포털 사이트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시술비용 대출 또는 할부금융 서비스도 등장해 의료미용 산업의 성장 ‘촉진제’를 주사했다.
 
의료미용 시장은 아직까지 대형 병원이 독점하는 형태가 아니다. 신싼반(新三板·장외시장)에 상장한 화한성형외과, 리두성형외과(麗都整形), 리메이캉(麗美康)도 연매출이 6억위안(약 1천억원)을 넘지 않는다. 최근 시장이 분산된 점을 노린 자본 투자가 몰렸다.
 
2015년부터 세쿼이아캐피털(Sequoia Capital)과 매트릭스파트너스(Matrix Partners), IDG캐피털, SAIF파트너스(賽富資本), 푸싱그룹(FOSUN) 등 재무 투자자들이 의료미용 애플리케이션(앱)과 의료미용기기 제조사, 병원의 지분을 매입했다. 부동산개발사인 쑤닝환치우(SUNING)와 여성의류 제조사 랑즈(LANCY), 수산물 가공업체 하오당자(好當家) 등 상장사들도 의료미용 분야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자본력을 동원해 한국과 중국의 의료미용 자원을 연결했고, 전국 체인망을 구축해 의료미용 제국을 건설하려는 야심을 키우고 있다.
 
의료미용 80% 이상이 가족기업
투자기관들은 평균 60%를 넘기는 매출총이익률의 유혹을 거부하지 못했다. 그러나 서둘러 의료미용 산업에 투자한 다음에야 높은 영업비용 때문에 순이익률은 20% 미만인 현실을 발견했다. 게다가 인수 뒤 준법 감시 기준이 높아지면서 개인소득세와 기업소득세 미납으로 인한 대손이 끊임없이 발견됐고 결국 비명을 지르며 함정에 빠졌다.
 
2016년 7월 전력·가전 분야 대기업인 AUX(奧克斯)가 의료미용에 진출했다. 한메이성형외과 지분 70%를 인수해 상하이와 항저우, 충칭에 있는 지점을 인수했다. 이 회사는 체인형 성형외과 형태를 추진하고 있다. 5년 동안 150억위안(약 2조5천억원)을 투자해 병원을 150개로 확장하고 전국적인 의료미용 브랜드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4개월 뒤 지난시에 있는 AUX성형외과가 문을 닫았고 고객과 직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의료미용 업계는 ‘푸톈계’(푸톈 출신 집단으로 중국 민영병원의 80% 장악 -편집자)가 주도하고 80% 이상이 가족기업이다. 린궈량이 지배주주인 화한성형과 천진슈 가문 소유의 메이라이그룹(美萊集團), 천궈슝이 법인대표인 이싱성형, 황더펑 가문 소유의 메이롄천이 대표 사례다.
 
의료미용 산업에서 10여 년 동안 승승장구한 ‘푸톈계’ 원로들은 자금이 부족하지 않았다. 기회를 노리던 투자기관들로서는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업계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메이라이그룹은 연매출액이 30억위안(약 5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이 그룹은 지분의 98%를 천진슈 개인이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당분간 자금조달 계획이 없다.” 후다즈 메이라이그룹 인터넷사업부 부총경리는 메이라이가 현재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 1선 대도시 진출을 마쳤고 2선 도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30여 지역에 체인점을 거느린 이 회사의 목표는 ‘최고의 의료미용 병원’이다.
 
“수만m2 규모의 독립된 건물에서 현지 최고의 의료진이 모여 우수한 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후다즈 부총경리는 확장을 서두르고 있지만 자금회전에 문제가 없다며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2선 도시에서도 1년 이내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혈연관계로 묶인 푸톈계 주주집단은 외부인을 반기지 않았다. “그들은 공개적으로 자금을 조달하지 않는다. 자금이 필요하면 내부에서 빌려 지분 구조가 복잡해졌고 외부 투자자가 진입하기 힘들다.” 첸팅즈 징쉬창업투자(Prosperico Venture) 파트너는 규모가 큰 성형외과는 모두 푸톈계라고 했다. 푸톈계 병원 한 곳을 인수하려면 주주 수십 명의 이익관계에 순응해야 한다. 반면 규모가 작은 병원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지 않았다. 이런 상황 때문에 의료미용 분야에서 좋은 투자처는 매우 적은데 투자하려는 사람은 많아서 인수가격이 과도하게 올랐다.
 
   
쑤닝환치우와 랑즈 등 일부 상장사들은 자본력을 동원해 전국 의료미용 체인망을 구축했다. 베이징의 쑤닝 전자매장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REUTERS
 
이익률은 높지만 순이익은 낮아
쑤닝환치우의 메이롄천 인수가 대표 사례다. 체인형 성형외과 메이롄천의 베이징·탕산·스자좡·우시 지점은 지분 구조가 비슷해서 베이징우저우투자유한공사(北京五洲投資有限公司)와 훙다의원관리유한공사(弘大醫院管理有限公司), 황더신·황차이잉·황진슝·황광뱌오·양궈셴·천칭 등 10여 명의 개인투자자로 구성됐다. 푸톈계 병원에선 개인투자자들이 모여 투자단을 구성한 사례가 많다.
 
인수금 2억1800만위안(약 360억원)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한 것은 드문 일이었다. “푸톈계 사람들은 회사를 매각하고 끝내지, 자본 투자를 받지 않는다. 푸톈계 투자자와 임원 대다수가 이미 떠났다.” 쑨창민 메이롄천 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메이롄천이 전형적인 가족기업이라고 소개했다. 전문경영인을 영입했지만 현대적 기업으로 전환하지 못했고 경영 실적이 부진했다. “베이징과 스좌좡 지점은 약간 흑자였지만 탕산과 우시 지점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메이얼성형외과(伊美爾整形)는 이례적으로 자본에 문호를 개방해 CDH투자와 쥔롄루이즈창업투자(君聯睿智創業投資中心), 징훙훼진투자자문유한책임공사(景鴻匯金投資咨詢有限責任公司)가 투자자로 나섰다. 투자 대상이 적다보니 이메이얼의 기업 가치가 급상승했고 일부 주식을 매각해 여러 차례 자금을 조달했지만, 실질 지배주주인 왕융안의 지분이 여전히 60%에 이른다.
 
이메이얼은 자금조달 과정에서 일종의 환매 조건을 약속했다. 의료미용 업계의 관행이었다. 왕융안은 2011년에도 순이익 5천만위안(약 83억원)을 달성하지 못해 투자자들에게 지분 1.5%를 내준 바 있다. 2016년 4월에는 2021년까지 기업공개(IPO)를 완료하지 못하면 투자자 지분을 전액 되사겠다는 대담한 조건을 내걸었다. 2016년 10월11일 이메이얼은 최단기간에 신싼반에 상장하는 기록을 세웠지만 상장 뒤 87일 만에 상장폐지됐다.
 
마둥셩 이메이얼그룹 부총경리는 “애초 준법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신싼반에 상장했다”고 말했다. 주주 가운데 대형 펀드사가 있어 상장해야 지속적인 자금조달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금조달과 인수·합병, 확장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정보공시의 제약에서 벗어나기 위해 상장을 폐지했다.
 
의료미용 산업은 메출총이익률은 높지만 순이익은 낮은 ‘기형적인 산업’이다. 신싼반 상장사인 리두성형과 화한성형, 룽언의료(榮恩醫療)는 매출총이익률이 50% 이상이지만 순이익률은 15% 미만이고 가장 낮은 기업은 7%에 불과했다. 상장하지 않은 중소형 의료기관은 양극화가 명확하다. 한 의료미용 투자자가 말했다. “흑자기업과 현상유지, 적자기업 비율이 각각 3분의 1을 차지했다. 실적이 양호한 기업만 추려서 분석한 것이기 때문에 전체 의료미용 분야에서 돈을 버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
 
ⓒ 財新週刊 2017년 20호
醫美連鎖繁榮陷阱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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