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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알짜 브랜드 사냥에 나서다
[Interview] 테리 폰 비브라 알리바바그룹 유럽 지사장 ①
[87호] 2017년 07월 01일 (토) 주자네 아만 economyinsight@hani.co.kr
독일 등 유럽의 우수 제품을 중국 소비자 안방으로 전달... “수요에 최대한 부응하는 것이 임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그룹은 독일에 유럽 지사를 두고 있다. 이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슈피겔>이 유럽 지사장 테리 폰 비브라(Terry von Bibra)를 만났다. 비브라는 “알리바바 유럽 지사는 독일에서 스타트업에 불과하다”며 몸을 한껏 낮췄다. 알리바바 유럽 지사는 유럽의 가성비 높은 브랜드를 발굴해 중국 소비자에게 연결해주는 사업을 추진한다.
 
주자네 아만 Susanne Amann
지모네 잘덴 Simone Salden
베른하르트 찬트 Bernhard Zand <슈피겔> 기자
 
독일 뮌헨 님펜부르크 거리 4번지에는 기차역에서 걸음으로 15분쯤 떨어진 곳에 현대적 오피스빌딩이있다. 건물 밖 입주 회사 명판에 여러 회사의 이름이 보이지만 그중 ‘알리바바 유럽 지사’는 없었다. 하지만 이 건물 5층에 알리바바의 유럽 지사가 들어와 있다. 18년 전 마윈이 창립한 중국 기업 알리바바는 거래량으로 따지면 최근 몇 년 사이 세계에서 가장 큰 전자상거래 업체로 성장했다. 테리 폰 비브라(53)는 2013년부터 알리바바그룹의 유럽 사업부를 이끌고 있다. 목표는 알리바바의 유럽 교두보 확보다. 그는 독일 등 유럽의 기업을 중국 시장으로 끌어들이려 노력하고 있다.
 
   
알리바바그룹 유럽 지사장 테리 폰 비브라. 그의 임무는 알리바바의 유럽 교두보 확보다. 알리바바그룹 제공
사무실 문패가 없다. 알리바바가 이곳에 입주한 것을 숨기려는 건가.
아니다. 1층 로비에 회사 명판이 걸려 있다. 이곳은 서비스 사무실에 가깝다. 처음 시작할 때 직원이 2~3명뿐이었다. 아직 이곳의 모든 것이 임시다. 제대로 사무실이 갖춰지면 회사 명판을 건물 밖에 내걸 것이다.
 
놀랍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독일과 유럽에 그저 ‘임시’로 발을 붙인다는 건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것은 맞지만, 유럽의 알리바바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우리는 이제 막 시작했다.
 
2016년 알리바바는 111억달러(약 12조4875억원)의 세전수익을 달성했고, 매일 5700만 개의 택배를 관리한다. 아마존과 이베이의 택배를 합한 것보다 몇 배나 많다. 스타트업이라고 말하긴 어렵지 않나.
그 택배를 독일로 보내는 것은 아니다. 독일에선 이제 막 거래를 시작했을 뿐이다. 독일 기업이 상품을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판매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어떤 제품과 기업을 생각하고 있나.
일차적으로 우리는 WMF(주방 브랜드)·아우디(자동차 브랜드)·헨켈(생활용품 브랜드)등과 같이 중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어떻게 자사의 다양한 사업과 브랜드를 자리매김할지 정확히 알지 못하거나 유통·물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협력한다. 우리를 찾아와 “중국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 도와달라”고 하는 업체도 있다. 주로 중소기업인데 이들은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싶지만 그걸 해내기 위한 배경 지식도 직원도 없다.
 
독일 소비자의 이야기는 없다.
독일 소비자는 현재 우리 관심의 초점에서 벗어나 있다. 중국 상품에 관심 있는 사람은 본사의 알리익스프레스 플랫폼을 통해 주문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추진하는 중점 사업은 독일 제품을 중국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중국인은 왜 그렇게 독일 제품을 좋아할까.
세계에서 가장 높이 평가받는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자동차와 냉장고 등 일상용품의 높은 품질을 당연하게 누리며 자란 독일인에게는 놀라운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일이다. 중국에선 지난 몇 년 사이 새로운 생활 표준이 생겼다. 재산이 있고 우수한 품질을 원하는 중산층이 나타났다.
 
고급 제품의 선호는 이해하지만, 중국인들은 알리바바를 통해 데엠(DM·독일 마트 -편집자) 자체 브랜드 발레아(Balea)의 베이비로션을 비싼 가격에 구입한다.
독일산 제품은 엄청난 명성을 누리고 있다. 중국인은 자녀를 위한 물건, 피부용품, 옷가지에 매우 신경 쓴다.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족을 위해 좋은 물건 구입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서구권 의류 브랜드 상품은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된다.
놀랍게도 수많은 제품이 중국에서 생산되지만 브랜드와 품질 검사, 디자인은 독일과 연결된다.
 
고객의 소비 욕구도 알리바바가 성공한 이유 중 하나다. 중국 중산층은 현재 약 3억 명으로, 몇 년 뒤 5억 명으로 늘어날 것이다. 저축률은 38%다. 독일의 저축률은 10%대에 불과하다. 중국의 가계는 지출할 돈을 충분히 갖고 있다. 독일 소비자와 달리 중국 소비자는 쇼핑할 때 주로 스마트폰을 이용한다. 독일의 온라인 매출 중 모바일 기기로 이뤄지는 거래량은 약 3분의 1인데 비해, 중국의 모바일 거래량은 거의 70%다. 중국인들은 유럽인보다 가방이나 신발 브랜드와 본인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브랜드는 착용자가 어떤 집단에 속해 있다고 생각하는지 보여준다. 중국인들은 ‘소비중독자’다. 몇십 년 전만 해도 모두 같은 자전거를 타고, 같은 옷을 입고, 심지어 많은 여성이 같은 색으로 머리카락을 염색하던 중국 사회였지만, 현대 중국인들은 액세서리로 자신의 성공을 과시한다.
 
   
2016년 11월11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알리바바 광군제 마감 뒤 하루 매출 1207억위안(약 20조원)이 찍힌 전광판을 배경으로 직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중국은 소비 중독에 빠져 있다. REUTERS
 
중국 고객의 성향이 독일 고객과 많이 다른가.
현재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시장 구매자는 4억 명이 넘는다. 전형적인 고객 성향을 말하기는 힘들다. 하나 확실한 차이점은 있다. 중국인은 품질에 대해 독일인보다 훨씬 높은 기대치가 있고, 기능성과 편의성을 중시한다. 그리고 매혹적인 일인데 중국인은 구매 과정 전반에 독일인보다 훨씬 큰 의미를 둔다.
 
무슨 뜻인가.
중국 소비자는 독일 소비자보다 알리바바 인터넷 사이트에서 훨씬 많은 시간을 보낸다. 독일에선 상품의 주요 정보를 알아본 뒤 구입한다. 중국에선 여러 쪽에 달하는 구매 후기를 읽고, 다른 구매자들의 평가와 추가 정보를 오랫동안 찾는다. 고객은 상품뿐 아니라 뒷이야기도 소비하려 한다. 이 회사의 역사는 얼마나 되나? 어느 지역 출신인가? 창업자 가족 사진은 있는가? 슈바르츠발트(독일 서남부의 산맥 -편집자)는 무엇이고 어떻게 생겼나?
 
그것은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이다.
중국인들은 다르게 받아들인다. 그들은 스스로 브랜드를 발견하고 싶어한다. 아니면 최소한 그 기분을 느끼려 한다. 중국 소비자는 유럽을 여행한 친구들로부터 어떤 상품에 대해 듣고, 인터넷에서 그 상품 정보를 많이 알아낸다. 그들은 이런 마케팅에 독일 소비자만큼 민감하다.
 
중국인들은 절약하는 소비자다. ‘최저가 사냥’은 국민적 게임이나 마찬가지다. 많은 일상 대화가 어디에서 뉴질랜드산 버터, 독일산 치약, 이탈리아산 실크스카프를 싸게 샀는지로 시작한다. 유럽이나 미국과 달리 중국에선 소매유통 시장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 다양한 물품을 갖춘 전문 상점은 대도시에만 있다. 이 때문에 중국에선 주로 타오바오(Taobao·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오픈마켓 플랫폼 -편집자), 프리미엄 앱 티몰(TMall·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인터넷 종합쇼핑몰 -편집자) 등 셀카봉에서 개인용 비행기까지 말 그대로 모든 것을 주문하는 모바일 인터넷 플랫폼이 있다. 이는 식품 구입에도 해당된다. 산둥성의 신선한 사과와 일본산 버찌 등 최고급 식품도 인터넷으로 구입하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알리바바와 제이디닷컴(JD.com) 등 거대 전자상거래 기업들은 중국 전역에 효율적인 유통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그래서 주문 당일에 받을 수 있는 제품이 많다.
 
독일 제조업체는 정보를 너무 많이 공개하면 중국에서 유사 상품을 만들어낼까봐 두려워한다. 이유 있는 두려움인가.
우리가 흔히 직면하는 두려움이다. 충분히 그럴 만하다. 기업에 상표권은 가장 소중한 것이다. 그럼에도 문제를 단순히 외면한 채 “나는 중국에 안 가”라고 말하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것은 실수다. 자사 제품을 중국 시장에 판매하지 않아도 이미 중국 시장에 짝퉁 제품이 나돌 수 있다.
 
알리바바는 짝퉁 제품 유통을 막기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는다.
세계 어떤 기업보다 짝퉁 제품이 나도는 것을 막기 위해 힘쓰고 있다. 우리가 취하는 모든 조처를 말하지 않을 뿐이다. 예를 들면, 알리바바는 알고리즘의 도움을 받아 어떤 지역에서 짝퉁 제품이 많이 생산되는지 알아낼 수 있다. 그리고 해당 지역 관청에 신고한다. 신고를 받은 관청은 지역을 조사하고, 경우에 따라 짝퉁 공장의 문을 닫게 할 수도 있다. 빅데이터 덕분에 짝퉁 제품을 알아볼 방법이 과거보다 훨씬 더 많다.
 
무슨 뜻인가.
컴퓨터를 이용해 알리바바 인터넷 사이트에서 판매되는 모든 상품을 검색하고 있다. 이 툴을 기업에도 제공한다. 이를 사용하면 수동 검색보다 훨씬 많은 결과를 찾을 수 있다. 우리가 개발한 프로그램은 매우 우수해서, 짝퉁 제품을 신고 건보다 16배나 많이 유통망에서 제외할 수 있다.
 
그럼에도 알리바바에서 신고된 짝퉁 제품이 사라지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비판이 많다.
해당 상품이 정말 짝퉁 제품인지 확인해야 한다. 판매자는 알리바바 인증을 받을 수도 있다. 그 뒤 인증 판매자가 짝퉁 제품을 신고하면 우리는 즉시 유통망에서 제외한다. 이 방법은 훨씬 신속하게 이뤄진다.
 
알리바바가 소비자뿐만 아니라 판매자에 대해서도 거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말인가. 알리바바가 보유한 정보량이 어마하다.
데이터는 기업에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이 될 것이다. 고객 데이터는 기업에 고객이 어떻게 생겼고, 어떤 희망을 갖고 있고, 누구를 위해 어떤 제품을 개발해야 하는지만 알려주는 게 아니다. 기업도 제품 판매 동향을 측정할 수 있다. 특히 어떻게, 몇시에, 어떤 장소에서, 어떤 날씨에, 스모그가 낀 날 아니면 비가 오는 날에, 집 아니면 지하철에서, 베이징 혹은 상하이에서 그들의 제품이 판매됐는지 알 수 있다.
 
무섭다.
매우 독일적인 태도다.
 
최소한 데이터가 고객을 마음대로 조종하기 쉽게 해주는 것은 사실 아닌가? 알리바바는 이미 몇 년 전 단 하루에 약 180억달러(약 20조2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쇼핑의 날인 ‘싱글데이’(중국에서 11월11일은 광군제(光棍節)로 불리며, 광군은 중국어로 혼자인 사람을 뜻하는데 숫자 1의 모습이 외롭게 홀로 있는 사람 모습처럼 보인다는 데서 유래 -편집자)를 만들어냈다.
그것을 ‘조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수요를 충족했을 뿐이다.
 
수요를 만들어낸 것이 알리바바 아닌가.
수요는 인간의 희망과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다. 이 수요에 최대한 부응하는 것이 우리 임무다. 이것이 상거래의 원칙이다.
 
ⓒ Der Spiegel 2017년 20호
“Wir fangen erst an”
번역 황수경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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