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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차가 온다
[Frost & Sullivan의 세계시장 동향] 이동수단에 혁명을 부를 ‘비행자동차’
[87호] 2017년 07월 01일 (토) 강은주 eunju.kang@frost.com
도로를 달리다 급하면 비행기로 변신하는 자동차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교통체증 때 한번쯤 떠올렸을 생각이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의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항공기 제조사를 선두로 완성차 업체도 앞다퉈 기술 개발에 나서면서 이르면 2025년 상용화가 기대된다. 하지만 개발에 성공해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사소한 사고라도 치명적인 만큼 안전성이 우선 보장돼야 한다. 비싼 가격도 문제다. 강은주 프로스트앤드설리번 연구원과 함께 ‘비행자동차’ 산업의 현황과 미래에 대해 알아본다.
 
강은주 프로스트앤드설리번 연구원
 
   
에어버스가 2017년 3월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서 자동차로 주행하다가 드론으로 변신할 수 있는 드론카 ‘팝업’(Pop.UP)을 공개했다. REUTERS
 
최근 몇 년간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화두가 된 것은 결함 없는 자율주행이었다. 하지만 이동성에서 더 혁신적인 수단이 곧 나올 것이다. 바로 어릴 적 과학영화에서 보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다. 1세기 동안 인간의 호기심 안에서만 존재하던 비행자동차가 현실이 되는 것이다.
 
비행자동차의 역사는 19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3살 월도 워터맨이 제작한 오토플레인(Autoplane)이 시초라 할 수 있다. 공중 상승에는 성공했으나 비행에는 실패했고, 제1차 세계대전 발발로 개발이 중단됐다. 그 뒤 1937년 애로바일(Arrowbile)이 하늘을 나는 데 성공했다. 1966년 수직 상승이 가능한 ‘Moller XM-2Skycar’가 나왔다. 이렇듯 과거에도 꾸준한 비행자동차 개발 시도가 있었으나 핵심 기술이 없어 모두 실패했다. 하지만 최근 네덜란드 정부의 지원을 받은 네덜란드 항공기업 PAL-V가 2017년 2월 상용 비행차 리버티 90대를 사전 판매하는 등 기술 발전이 마침내 비행자동차의 상용화를 현실로 만들었다.
 
2017년 현재 개발되고 있는 비행자동차 형태는 네 가지로 분류된다. 도로주행이 가능한 기체, 도로주행 가능 자이로콥터, 사람 탑승이 가능한 드론, 호버바이크(공중부양 가능 모터사이클)다. 10개 이상의 기업이 2025년까지 비행자동차 시판을 목표로 개발에 힘쓰고 있다. 대표 회사는 앞선 언급한 PAL-V와 테라푸지아(Terrafugia), 에어로모빌(AeroMobil), 이항(Ehang) 등이다.
 
그렇다면 비행자동차와 헬리콥터의 궁극적인 차이점은 무엇일까. 바로 운행 용이성과 목적이다. 헬기는 별도의 장기간 교육과 운행용 선착장이 필수인 데 비해, 비행자동차는 보통 1~2인승으로 이동 거리가 짧고 자동차처럼 운행이 쉽다. 에어로엑스(Aero-x), 말로이호버바이크(Malloy Hoverbike) 같은 모델은 10만달러(약 1억1300만원) 이하로 구입이 가능하다. 헬리콥터는 프로펠러 때문에 소음이 발생하고 연료 사용량이 많지만, 비행자동차는 그런 문제에서 자유롭다.
 
   
항공기 제조사와 완성차 업체들이 ‘비행자동차’ 개발에 나서면서 이르면 2025년 비행자동차의 상용화가 기대된다. 2017년 2월 처음 상용 비행차를 사전 판매한 네덜란드 항공기업 PAL-V의 비행차 A1. EPA 연합뉴스
 
2025년까지 비행자동차 출시 목표
현재 비행자동차 산업은 초기 단계로, 많은 기업이 2025년 시판을 목표로 다양한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는 2017년 말까지 테스트를 완료한다는 계획 아래 날개 4개와 로터(회전날개) 8개를 장착한 바하나(Vahana)를 개발 중이다. 도시 내 대중교통 수단으로 활용될 시티에어버스(City Airbus) 모델 역시 장기적으로 연구 중이다. 우버도 비행자동차 택시 서비스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다. 구글은 비행자동차 스타트업인 키티호크(Kitty Hawk)와 지에어로(Zee.Aero)에 투자했다. 중국 드론 제조사인 이항은 사람 탑승이 가능한 드론 제품의 최종 테스트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에어로모빌과 테라푸지아는 시제품을 개발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에선 재학생을 대상으로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2024년 개발을 목표로 연구 중이다. 이렇듯 다양한 업계에서 비행자동차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완성차 업계 역시 비행자동차 고안에 힘쓴다. 아우디는 오징어 모양을 본떠 수륙 및 비행이 가능한 칼라마로(Calamaro) 모델을 개발 중이며, 모터사이클과 비행 기능을 결합한 샤크(Shark)도 개발하고 있다. 도요타는 후면 범퍼에 프로펠러를 장착한 에어로카(Aerocar)로 특허를 냈다. BMW는 1인 탑승이 가능하고 향후 레저용으로 사용될 파리오(Pario) 30과 앞면에 프로펠러를 달고 좌석 아래 운행 기능을 장착한 호버바이크를 개발 중이다. 폴크스바겐은 지면 위 약 60cm에서 운행이 가능한 호버카를 개발하고 있다. 닛산, 제너럴모터스, 혼다 등이 미래 이동 수단 솔루션을 연구하며 비행자동차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완성차 업계는 비행자동차 개발에 소극적이다.
 
비행자동차의 소비자는 다양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용 이동수단으로 일반인에게 확산되기 앞서 자금 여력이 충분한 자산가들이 구매할 것이다. 농업·건설·오일·가스·에너지·물류 회사의 감시·보안, 놀이공원 서비스 제공, 여행, 병원 혹은 구급대의 응급 이동, 군부대·경찰 등 정부 서비스, 택시 서비스 등에 이용될 듯 하다. 따라서 다양한 사업모델이 생겨날 것이다.
 
비행자동차에 대한 요구는 단순히 기술 발전 때문만은 아니다. 세계 각국의 메가시티코리더(100km 이내 도시를 합친 인구 2500만 이상의 거대 생활지구)가 형성되면서 교통체증은 만성적 문제이다. 미국에선 운전자가 한 해 교통체증 때문에 낭비하는 시간이 평균 42시간이고 약 72l의 기름이 증발한다. 또한 60만 명이 출퇴근을 위해 매일 90분 혹은 80km를 운전한다. 도시 집중 국가에서 이 현상은 더 심각하다. 연간 교통체증 때문에 낭비되는 시간이 타이 방콕과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선 232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 219시간, 터키 이스탄불 178시간이다. 불필요한 연료 소비로 비용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환경문제도 비행자동차의 필요성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앞으로 교통체증과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이 계속될 것이다. 또한 차량이 증가해 도로의 차량 수용량이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는데, 비행자동차는 이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꼽힌다.
 
비행자동차 시장은 선례가 없어 관련 법규와 규제 자체가 없다. 따라서 비행자동차 운행을 위해 제조사들은 정부와 협의해 규제를 만든다. 테라푸지아는 2016년 미국 연방항공청(FAA)에서 중량 및 속도 제한 면제를 받아 경량 스포츠 항공기로 인증받았다. 이항은 미국 네바다주정부와 협약해 주 내에서 여객용 드론 184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이항은 2017년 7월 두바이 도로교통청과 서비스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슬로바키아 항공기업인 에어로모빌은 슬로바키아 민간 항공국에서 허가받았다. 아직 개별 업체가 해당 정부의 승인을 받는 수준으로, 상용화 전까지 규제를 마련해야 활성화될 것이다.
 
최첨단 과학기술의 집약체
비행자동차에는 여러 위험이 존재한다. 손쉽게 테러 대상이 될 수 있고, 운전 미숙으로 민간 항공기와 충돌할 수도 있다. 고층 건물과 충돌할 위험도 있다. 도로 위 교통사고는 경미할 수 있으나, 상공 사고는 치명적이다. 운행 시스템이 해커의 공격을 받을 수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문제 때문에 비행자동차의 안전 운행을 위해 자동화와 사이버 보안, 그리고 인공지능(AI) 기술이 필수적으로 접목돼야 한다. 사고 위험뿐 아니라 완전히 상업화 되기 전 해결해야 할 문제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일부 기종은 도로와 상공 운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도로교통법과 비행법을 모두 준수해야 한다. 프로펠러 장착 기체의 경우 프로펠러와 엔진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큰 문제가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 엔진이나 배터리 고장, 추락 위험에 대비해 보조배터리와 추락 방지시설, 낙하산 등도 갖춰야 한다.
 
이 문제를 보완하고 비행자동차를 성공으로 이끄는 주요 기술로 수직 이착륙(VTOL·Vertical take-off and landing), 경량화 소재, 자율비행, 인공지능, 저소음 동력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VTOL과 자율비행 기술은 이착륙시 발생하는 문제를 완화하고 인간의 부주의로 일어나는 사고를 예방하는 데 중요한 몫을 할 것이다.
 
VTOL은 이륙을 위해 활주로에서 동력을 가속할 필요 없이 땅에서 공중으로 수직 상승하는 것을 말한다. 이 기술이 없으면 활주로가 필요하기 때문에 운행의 제약과 연료 효율성 면에서 매력이 떨어진다. 사람이 수동 조작하려면 운행 자격이 필요한데, 이는 시장 제한의 원인이 된다. 또한 수동 조작은 피로·긴장·부주의에 따른 사고 위험이 있어 이를 예방하기 위해 생체인식과 자율비행이 필수적이다. 세계 최초로 시판되는 PAL-V 리버티는 VTOL 기술이 적용되지 않아 약 200m의 활주로가 필요하다.
 
현재 기술 개발 단계로 볼 때 상용화는 2030년 이후가 될 것이다. 상용화되더라도 구매 능력이 없으면 이용할 수 없다. 그러나 인공지능, 생체인식, 자율비행 등 최첨단 과학기술의 집약체를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다. 교통체증을 완화하고 친환경적이며 안전한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비행자동차 시대가 오기를 기다린다.
 
* 프로스트앤드설리번(Frost & Sullivan)은 고객 성장의 가속화를 위해 협력하는 ‘성장 파트너’로서 팀리서치(TEAM Research), 그로스 컨설팅(Growth Consulting), 그로스팀멤버십(Growth Team Membership)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이 효과적인 성장 전략을 수립·평가·실행할 수 있는 성장 위주의 문화를 창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50년 이상의 경험을 바탕으로 6대륙 40개 이상 사무소에서 1천여 개 글로벌 기업, 새로운 비즈니스 분야 및 투자계와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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