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에디터 > Editor\'s Column
     
미래세대를 위해 불편해지기
[87호] 2017년 07월 01일 (토) 신기섭 marishin@hani.co.kr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2017년 6월1일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온실가스를 줄여 지구온난화를 막자는 전세계의 합의를 깨고 나온 것입니다. 그는 “파리협약이 미국에 불이익을 준다”고 했습니다. 발표가 나오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이례적인 공동성명을 내고 파리협약 이행을 다짐했습니다. 다른 나라들도 잇따라 트럼프를 비판하고 파리협약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미국 안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트럼프의 결정은 여러모로 어리석습니다. 지구가 망가지면 미국도 온전할 수 없습니다. 파리협약을 탈퇴하면 미국의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주장도 근거가 희박합니다. 전문가들은 태양열이나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가 도리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지적합니다. 오죽하면 ‘석유의 땅’ 미국 텍사스에서도 신재생에너지의 사업성에 주목하는 기업이 많다고 합니다. 이번호 90쪽 스페셜리포트에 상세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조금 다른 측면에서 한 가지를 덧붙이고 싶습니다. 미래세대 착취가 그것입니다.
 
미국이 파리협약을 탈퇴한다고 당장 지구가 급속도로 망가지지는 않을 겁니다. 어쩌면 미국은 약간의 경제적 이익을 얻을지도 모릅니다. 트럼프는 다른 나라에 빼앗겼던 것을 찾아온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 미래세대의 몫을 당겨서 누리는 것입니다. 지구가 망가지면 가장 큰 피해자는 젊은 세대, 그리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의 지구인들이 됩니다.
 
미래세대에게 돌아가야 마땅한 것을 기성세대가 미리 써버리는 일은 이뿐이 아닙니다. 농업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집니다. 세계는 농약에 의존해 농업 생산량을 늘림으로써 많은 사람을 기아에서 해방시켰습니다. 하지만 기존 농법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식욕을 만족시키기 위해 땅을 죽이고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단계에 왔습니다.
 
유기농업이 대안으로 떠오르지만, 현재 수준에서는 유기농업으로 세계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농약에 의존하는 집약적 농법에 비해 생산량이 적기 때문입니다. 현대인의 식탐, 특히 육식 위주 식습관에 변화를 주는 결단이 뒤따라야 합니다. 이번호 36쪽 커버스토리가 다루는 주제입니다.
 
미래세대의 몫을 빼앗아 희망을 죽이는 일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 하나가 부동산 투기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가장 고통스럽게 느끼는 것은 아마 일자리와 주거 문제일 겁니다. 많은 이가 내 집 마련은 꿈도 꾸지 않습니다. 햇볕이 드는 창문 하나쯤 있는 안전한 공간이면 족하다는 이를 많이 봅니다.
 
지구환경을 생각하고, 동식물과 땅을 생각하고, 여기에 더해 젊은이의 주거까지 배려하는 일은 너무 거창해 보입니다. 한 개인이 노력한다고 해결될 문제 같지도 않습니다. 사회와 경제 구조를 바꿔 해결할 일이지, 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구조를 바꾸는 건 사람입니다. 미래세대를 위해 불편을 감수하는 개인의 결단에서 시작해볼 수 있는 일입니다.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양상우 | 편집인 : 고경태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윤종훈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