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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1시간 더 자면 소득 10% 늘어”
[Life] 아이의 잠이 부모의 경제활동에 끼치는 영향
[86호] 2017년 06월 01일 (목) 호안 코스타이폰트 등 economyinsight@hani.co.kr
영국 1만4천 가구 추적 자료 분석... 아이가 잘 자면 부모가 일 더 잘한다는 걸 실증
 
사람들의 평균 수면 시간이 지난 한 세기에 걸쳐 계속 줄었지만, 수면 부족이 경제활동과 경제 성과에 끼치는 영향은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이 글은 1만4천 가구의 자료를 바탕으로 부모의 노동 성과와 수면의 질이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추적한다. 수면의 질은 아이들이 밤에 몇 번 깨는지를 기준으로 측정했다. 연구자들은 어머니가 중간에 깨지 않고 푹 자는 시간을 늘리면 고용률, 노동시간, 가구소득, 일 만족도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제시했다. _VoxEU.org
 
호안 코스타이폰트 Joan Costa-i-Font 영국 런던정경대학 정치경제학 부교수
사라 플레슈 Sarah Fléche 영국 런던정경대 경제성과연구소 연구원
 
   
2007년 스페인의 왕세자빈 레티시아(현 왕비)가 갓 태어난 딸 소피아를 안고 있다. 부모에게는 아이가 잘 자는 것만큼 고마운 일도 드물다. 부모가 아이들 때문에 잠을 설치면 일을 제대로 하기 힘들다는 게 학자들의 연구로 입증됐다. REUTERS
 
수면 부족은 피로를 유발하고, 경제 성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 역설적이게도, 잠을 자는 것이 생산적 활동인지 아닌지 따지는 일이 지금까지 경제학 연구 분야에서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잠은 인간의 건강을 회복하는 효과가 명백하고 두뇌 유연성에 영향을 끼치며 행복감을 준다. 하지만 잠은 경제 모델에 거의 반영되지 않는다. 잠은 정서적 행복감과 차분한 지각 활동에 관여한다. 잠이 조금만 부족해도 업무 활동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게 확인된다. 사람들의 평균 수면 시간이 지난 한 세기에 걸쳐 줄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수면이 경제활동과 경제 성과에 끼치는 영향을 무시한다.
 
수면 부족을 유발하는 여러 요소가 있다. 24시간 내내 이용하는 기술, 근무 일정, 빛의 변화, 소음 등을 우선 꼽는다. 집안일 때문에 생기는 수면 부족도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양육 시간이 늘면서 아이들과 수면 주기가 달라서 발생하는 어른들의 수면 부족이 있다. 아이를 돌보는 데서 생기는 수면 부족은 결국 성인의 수면 습관을 불규칙하게 만든다. 육아에서 부모의 손발이 잘 맞는지 등 다른 변수를 통제하고 분석해보면 이 점이 특히 두드러진다.
 
경제학자들, 수면 문제 등한시
1990년 발표된 제프 비들과 대니얼 해머메시의 독창적인 논문 ‘수면과 시간 배분’은 잠자는 시간을 포함해 최적의 시간 배분 모델을 제시했다. 두 학자는 12개 나라의 자료를 분석해 유급 노동시간이 1시간 늘면 수면 시간이 대략 10분 준다는 걸 보여줬다. 수면이 임금에 끼치는 기회 비용 효과도 밝혔다. 2008년 해머메시 등의 연구는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햇빛 같은 자극이 수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조사했다.
 
수면에 영향을 끼치는 다른 경제적 영향을 꼽자면, 소득과 교육이 있다. 미국 연구자 마이클 가드너 등의 2010년 연구를 보면, 부유한 사람은 더 늦게 잠자리에 들지만 수면 효율은 더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건강 상태 등 다른 특성을 배제하고 보면 수면 장애에서 소득 차이는 중요하지 않았다.
 
다른 연구들은 주로 수면이 노동시장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미국 경제학자 마크 캠스트라 등의 2000년 연구는 잠이 주식시장 실적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분석했다. (이 연구는 서머타임 시작, 곧 시간이 1시간 빨라지는 3~4월과 서머타임 종료, 곧 1시간 늦어지는 9~10월에 미국·캐나다·영국·독일 증시 주가 지수가 평소보다 나쁘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자들은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달라지는 변화가 금융시장 관계자들의 업무에 악영향을 끼친 탓이라고 해석했다. -편집자) 2006년과 2012년에는 임금이나 소득과 수면 시간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가 나왔다. (2006년 연구는 가보르 살론타이의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미국 비교 연구다. 임금이 20% 상승하면 미국에서는 하루 수면 시간이 약 5분 줄어든 반면, 남아공에서는 3분30초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연구는 피에르 브로슈 등 캐나다 학자들이 발표한 것으로, 캐나다 경제가 침체기일 때 수면 시간이 경제가 좋을 때보다 하루 평균 22분 더 길다는 내용이다. 이는 경제가 나빠져 실업자가 늘면 사람들이 걱정 때문에 잠을 못 잘 거라는 통념에 어긋나는 결과다. -편집자)
 
수면이 생산성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분석한 연구도 있다. 2012년 발표된 덴마크 연구자 옌스 본케의 덴마크인 대상 연구가 그렇다. (본케의 연구 결과, 이른바 ‘아침형’ 사람들이 ‘저녁형’ 사람들보다 생산성이 높아 수입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특히 여성보다 남성에서 두드러졌다고 본케는 지적했다. -편집자)
 
2014년에는 미국 예일대학 마리나 안티용 등의 학자가 실업이 수면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해, 미국의 경우 실업률이 높으면 수면 시간이 더 길어지는 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5년 아이슬란드 학자 틴나 뢰이페이 아우스게이르스도티르 등이 분석한 결과로는 미국의 경기 상황과 수면 시간에 특별한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이들은 수면 시간과 임금이 반비례 관계에 있다는 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시급 노동자에게서 분명하게 나타났다. 다만, 아우스게이르스도티르 등은 자신들의 연구를 부모의 수면 상태와 아이의 수면 상태의 관계까지 확장하지 않았다.
 
우리가 연구한 것처럼 ‘도구 변수 분석’(원인과 결과를 알아보기 위해 결과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걸로 확인된 다른 변수를 추가한 뒤 원인과 결과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확인함으로써 인과관계를 검증하는 방식 -편집자)을 통해 수면의 질을 분석한 논문은 딱 하나다. 2015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제프리 슈레이더와 윌리엄스칼리지의 매슈 깁슨은 수면의 질을 분석하기 위해 해가 지는 시간을 이용했다. 두 학자는 해가 늦게 져서 수면 시간이 1시간 줄면 임금이 단기적으로 1.5% 늘고 장기적으로 5%까지 상승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이 연구는 지역을 분석 단위로 했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이 연구 결과를 각 개인에게 적용되는 걸로 해석하면 곤란하다. 일몰 시간이 같은 지역에 사는 집단 전체에 끼치는 영향일 뿐이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의 연구 방법은 자녀의 수면 시간과 자다가 깨는 횟수가 부모의 수면의 질에 끼치는 영향을 개별적으로 추적했다는 장점이 있다.
 
   
 
영국 1만4천 가구 추적 자료 분석
우리는 영국의 1만4천 가구를 자녀가 갓 태어난 때부터 25살이 될 때까지 추적 조사한 연구(코호트 연구) 결과 자료를 이용해 분석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어머니가 임신했을 때부터 추적한 자료이며, 부모와 자녀의 상세한 수면 상태와 취업 자료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자녀가 밤에 자다가 깼는지와 수면 시간, 낮잠 시간 등 상세한 수면 기록을 담고 있다. 자녀의 수면 습관과 수면의 질에 영향을 주는 환경 요소도 포함돼 있다.
 
우리는 이 기록을 부모의 주관적·객관적 수면의 질 분석 결과와 연결해 분석했다. 부모의 수면 질에는 중간에 깨지 않고 잔 시간이나 부모가 충분히 잤다고 느꼈는지 등도 포함했다. 우리가 분석한 자료의 또 다른 장점은 부모의 고용 형태와 노동시간, 직업 만족도, 수입의 장기적 변화 등 자세한 고용 상황을 담았다는 것이다.
 
자녀 1만 명을 대상으로, 자녀가 밤에 깨는 횟수가 어머니가 밖에 나가 일할 확률 그리고 가구소득과 각각 어떤 관계가 있는지 분석했다. <그림>에서 보듯, 두 경우 모두 역의 관계가 나타났다(자녀가 밤에 깨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어머니가 일할 확률이 줄고 가구소득도 준다는 뜻이다 -편집자).
 
이런 분석 결과는, 자녀의 수면 질이 부모의 수면 질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또 부모의 수면 질이 그들의 취업, 노동시간과 관련된다는 걸 뒷받침한다. 부모의 수면이 노동 성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근사치로 추정한 결과는 유의미했다. 어머니가 하루 평균 1시간을 더 자면 어머니의 고용률이 4%포인트 상승하는 걸로 나타났다. 노동시간은 7% 늘고, 가구소득은 10~11% 상승하며, 일 만족도도 1% 높아진다는 게 분석 결과다.
 
수면은 노동 성과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다. 이는 고용정책을 결정할 때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연구 결과, 부모의 수면은 자녀의 수면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고 추정할 수 있다. 우리가 아는 한, 이 논문은 자녀의 수면 질과 부모의 노동 성과가 관련돼 있다는 걸 확인한 첫 번째 연구 결과다. 자녀의 잠이 부모에게 끼치는 영향을 평균치로 표현하면 어머니와 아버지의 차이 같은 구체적인 지점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실제 아이가 밤에 자주 깨더라도 아버지에게는 영향이 덜하다. 또 어머니가 전문직에 종사할 경우 자녀가 밤에 자주 깨더라도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는다. 반면 비숙련 직종에 종사하는 어머니는 자녀가 밤에 자주 깨는 통에 수면이 부족해지면 일하는 비율이 현저하게 줄고 노동시간도 짧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번역 신기섭 편집장
 
* 상세한 논의는 논문 (http://eprints.lse.ac.uk/69530/1/dp1467.pdf)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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