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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 이어 ‘신 소매유통’ 뜬다
[Business] 중국 전통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변신
[86호] 2017년 06월 01일 (목) 천멍판 economyinsight@hani.co.kr
‘온·오프라인·물류 융합’ 유통 지각변동... 오프라인 업체 반격 예고
 
‘신(新) 소매유통’이란 트렌드의 등장이 중국 소매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제시한 개념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물류를 융합한 새로운 소매유통 모델이다. 침체에 허덕이던 오프라인 유통업이 신 소매유통을 발판 삼아 되살아날 조짐을 보인다.
 
천멍판 陳夢凡 <차이신주간> 기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오프라인 소매유통의 거두인 바이롄그룹과 손잡고 온·오프라인 융합 소매유통 구축에 나섰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앞줄 가운데)이 2016년 10월 항저우의 알리바바 본사에서 ‘글로벌 쇼핑 페스티벌’ 오픈을 축하하고 있다. REUTERS
 
오랜 기간 침체를 겪은 오프라인 소매유통 업계가 마침내 ‘신(新) 소매유통’의 새로운 흐름 속에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신 소매유통’은 2016년 하반기에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제시한 개념이다. 오프라인 소매유통의 최대 경쟁자인 마윈 회장은 순수 전자상거래 시대가 곧 끝나고 현대적 물류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온·오프라인 융합의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알리바바는 오프라인 소매유통과 손잡았고 새로운 협력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시장은 들썩였다. 2017년 2월20일 알리바바는 오프라인 소매유통의 거두 바이롄그룹(百聯集團)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바이롄그룹 산하 상장사 바이롄주식유한공사의 주가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2016년 말 알리바바가 체인형 쇼핑센터 싼장거우우(三江購物)의 지분을 인수하자 싼장거우우의 주가가 17일 만에 310% 상승했다. ‘신 소매유통’ 개념이 흥행하자 오랫동안 침묵을 지켰던 전통 소매유통 업계가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2017년 1월부터 2월까지 전국 100개 주요 유통업체의 매출이 2.2% 늘어 전년 같은 기간보다 7.8%포인트 상승했다. 하이퉁증권(海通證券)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1월부터 2월까지 주요 백화점의 매출이 2~8% 늘어나 2016년 같은 기간보다 호전됐고, 대형마트의 점포 증가율도 2%를 기록했다. 편의점과 신선식품 마트의 증가세가 대형마트를 앞질렀다. 궈타이민안(國泰民安), 톈펑(天風) 등 여러 증권사의 연구보고서 역시 중국 오프라인 소매유통 업체가 ‘점진적 회복세’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지난 몇년 동안 매장 문을 닫거나 브랜드를 철수하고 실적이 하락한 현상은 전통 소매유통의 쇠락을 보여줬다. 임대료 상승과 전자상거래의 충격은 표면적 원인이고 상품 공급망을 장악하지 못하고 소비자에게 다가가지 못한 것이 문제의 근원이다. 인터넷 ‘사용자’가 점차 주요 소비 계층이 되자 소비자의 구매 습관이 변했고 체험과 편의성 요구가 상승했다. 소비자의 수요를 파악해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 전통 소매유통 업계의 하락세는 지속될 것이다.
 
전통 소매유통 업계에서 ‘사업 전환’은 새로운 주제가 아니다. 초기에는 전통 소매유통 업체들이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구축하고 모바일결제를 도입하는 방어적 자세로 대응했지만 지금은 회원관리와 상품관리, 혁신적 업무 개발 등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사업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소매유통 업체 관계자들은 전자상거래를 통한 실적 개선이 최종 목표가 아니라고 한다. 오프라인 매장에 인터넷을 접목하고 온·오프라인 고객 흐름을 통합해 고객과 소통하는 것이 마지막 목표다.
 
소매유통의 성공 키워드 ‘사람·상품·장소’
2017년 3월 초 중국프랜차이즈경영협회에서 주최한 ‘소매유통디지털혁신회의’에서 페이량 중국프랜차이즈경영협회 사무국장은 중국 소매유통이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 시작 단계에서 최적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고 했다. “대다수 소매유통 업체는 지원부서보다 일선 업무에서 디지털 기술을 도입했고 공급망보다 마케팅의 디지털화 수준이 높다.” 회의에 참석한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전자상거래 기업 책임자들은 각자 시도했던 경험을 공유했다. 서로 시작은 달랐지만 결국 ‘사람, 상품, 장소’로 귀결됐다.
 
애플리케이션(앱)과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통해 회원정보를 디지털화하고 자체 공급망을 구축해 상품을 관리하며 오프라인 매장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판매 형태를 시도했다. 장융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도 오프라인 소매유통이 주목했던 회원 시스템과 브랜드, 상품관리, 매장관리는 결국 사람·상품·장소 세 개념으로 압축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전자상거래의 충격을 받은 소매유통의 형편이 좋아지지는 않았다. 오프라인이 가치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모든 오프라인 기업이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류쓰쥔 톈거우왕(天狗網) 사장은 국제 전자상거래 플랫폼 둔황왕(敦煌網)의 공동 창업자다. 부동산 재벌 완다그룹(萬達集團)에서 전자상거래 사업을 담당했고,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닷컴(京東商場) 부사장을 했다. 그는 2014년 오프라인 소매 유통이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국내 최대 유통업체 다상그룹(大商集團)을 선택했고 그룹의 온라인 사업인 톈거우왕을 맡았다.
 
류쓰쥔 사장은 당시의 선택을 ‘재창업’에 비유했다. 그가 다상그룹 관계자와 처음 만난 날, 그룹 부사장 가운데 한 명이 “다상그룹은 2천만 명 넘는 회원카드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잘 활용하면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류쓰쥔 사장은 회원자료를 이용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통 유통업체들이 확보한 회원 이름과 전화번호만으로 고객을 정확하게 분별할 수 없다.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방법으로는 고객과 진정한 연동과 소통이 불가능하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회원정보에 대해 진부한 생각을 갖는 것은 다상그룹만이 아니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회원을 핵심 자산으로 간주해 적게는 10만 명, 많으면 수천만 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고객 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위챗과 웨이보 등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지만 고객과 연결할 접점을 찾지 못했고 고객도 적극 참여하지 않았다.
 
2015년 류쓰쥔 사장은 QR코드(바코드보다 많은 정보를 저장한 격자무늬 코드 -편집자)와 모바일결제를 통해 회원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했다. 백화점과 마트의 현장 자원을 이용해 상품 QR코드를 읽고 모바일결제를 도입해 완벽한 회원정보를 수집했다. 그다음 톈거우 앱에서 고객과 소통을 실현했다.
 
전통 유통업계에서 백화점은 임대인 역할에 불과하고 대리점이나 브랜드가 직접 매장에 상품을 공급한다. 이 때문에 공급망까지 상품 정보화를 확장하기 어렵다. 언젠가는 가능하겠지만 그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릴 수는 없었다. 다상그룹은 상품이 매장에 들어오면 직원이 직접 제품 라벨을 읽고 정보를 보충해 QR코드를 만들었다. 결국 QR코드가 고객과 이어주는 접점이 되었고 QR코드를 통해 매장에서 상품을 관리할 수 있었다. 매장 직원은 고객에게 QR코드를 스캔하도록 권유했다. 그렇게 하면 스마트폰으로 결제할 수 있고 고객정보가 자동으로 저장됐다. 고객이 옷을 입어본 뒤 치수가 맞지 않거나 가격이 부담스럽다고 생각하면 가격할인 정보를 제공했다.
 
류쓰쥔 사장이 생각하는 톈거우 앱의 핵심 기능은 매장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매장 직원이 앱을 통해 고객과 연결하고 오프라인 쇼핑 환경을 온라인으로 옮겨 매장의 효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런 연결 구도가 형성되면 고객 불만이나 환불도 앱에서 해결할 수 있다.” 톈거우는 지금까지 회원 740만 명을 확보했고, 2017년 2월 한 달 동안 211만 명이 거래했다.
 
기업마다 회원관리 방법이 다르다. 왕푸징백화점그룹(王府井百貨集團)은 앱을 개발하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하는 다른 포털을 이용해 회원정보를 수집했다. 2016년 8월부터 왕푸징그룹은 매장마다 위챗 서비스 계정을 만들어 독립적으로 운영했다. 현재 왕푸징그룹은 100만 명 넘는 위챗 구독자(팔로어)를 확보했다.
 
왕푸징그룹은 위챗과 협력해 할인쿠폰을 이용해 결제 즉시 회원으로 가입하는 마케팅을 추진했다. 위챗페이로 결제한 사용자의 80%가 회원으로 등록했다. 류창신 왕푸징그룹 부사장은 “위챗은 사용자가 인터넷에 접속할 때 쓰는 주요 앱이고 검색 포털 바이두의 지도 서비스 등 다른 앱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푸징그룹의 온라인 회원은 150만 명에 이른다. 겉으로는 팔로어와 등록회원, 소비자로 회원 시스템이 구성된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 회원 등급을 구분해 등급별로 다른 정보를 발송한다.”
 
   
2017년 1~2월 중국 주요 백화점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최대 8% 느는 등 전통적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매출이 회복세로 돌아섰다. 상하이 왕푸징백화점 의류매장에서 고객들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REUTERS
 
국제전자상거래 통한 상품관리
최근 3년 동안 중국에선 외국 상품의 직접 구매가 늘었고 수요도 증가했다. 더욱 중요한 점은, 기업이 자체적으로 수입상품 공급망을 구축해 재고를 관리하고 상품을 운영해 온·오프라인의 동기화를 실현한 것이다. 허페이백화점그룹은 선전의 한 국제전자상거래 회사와 협력해 ‘수입상품 직접판매센터’를 세웠다. 현재 오프라인 매장 4곳이 문을 열었고, 연말까지 2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화장품과 유아용품, 생활용품, 식품으로 구성된 매장을 운영하는데 소비자가 매장을 찾지 않고 온라인에서 주문하면 매장에서 상품을 배송한다.
 
장퉁샹 허페이백화점 부총경리는 “수입상품 직접 판매를 도입해 고객 한 명당 평균매출인 객단가와 영업면적 대비 매출이 크게 늘었다. 특히 젊은 고객이 많아져 고객 구조가 개선됐다”고 밝혔다. 회사에서 운영하는 앱은 반년 사이 회원이 40만명으로 늘었다. 장퉁샹 부총경리는 국제 전자상거래를 시작으로 백화점의 기존 회원을 온라인 사용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인타이백화점(銀泰百貨)도 수입상품 전문 쇼핑몰 초이스시쉬안(Choice西選)을 통해 알리바바의 티몰(Tmall) 국제사업부와 협력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했다. 2016년 말 인타이와 알리바바는 가구용품점 ‘하우스셀렉션’(House Selection·生活選集)을 개장했다. 매장 안 모든 상품에 QR코드를 부착해 소비자가 QR코드를 읽은 뒤 티몰이나 인타이 공식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재고를 통합 관리해 소비자는 온라인에서 주문한 뒤 매장에서 제품을 찾을 수 있다.
 
인타이와 알리바바는 위치정보 기반 매장 서비스 앱 ‘먀오제’를 내놓은 바 있다. 쇼핑센터에서 필요한 모든 정보를 검색하고 주차와 음식점 대기, 영화관 입장권 구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먀오제 전담팀은 해산됐다. 사용자가 오프라인에서 소비할 때는 별도 앱이 필요하지 않았다. 온라인 사용 환경 밖에서 사용자를 붙잡으려면 사용자의 또 다른 수요를 찾아야 했다.
 
이는 신선식품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었다. 징둥닷컴은 자체 배송 시스템을 이용하고 오프라인 마트와 통합해 신선식품 전자상거래 시장을 확장했다. 택배회사 다다(達達)와 징둥닷컴이 합자해 설립한 신다다(新達達)는 근거리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오프라인 연계(O2O) 플랫폼이다. 월마트와 융후이슈퍼마켓(永輝超市) 외에 전국 마트 4만 개와 협력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콰이자치 신다다 CEO는 “징둥닷컴과 협력한 뒤 대형마트의 신규 매출 기여도가 3~5% 증가했고, 규모가 작은 점포의 기여도는 10~20% 늘었다”고 말했다.
 
   
인타이백화점과 알리바바가 함께 연 가구용품점 ‘하우스셀렉션’을 통해 소비자는 알리바바에서 주문한 제품을 매장에서 받을 수 있다. 베이징의 가구 매장에서 제품을 보는 고객. REUTERS
 
인수·합병으로 영역 확장
새로운 소매유통을 지향하는 허마(盒馬)는 알리바바의 신선식품마트 사업부서다. 오프라인 마트나 신선식품 전문 전자상거래와 달리 허마는 온·오프라인을 동시에 운영해 공급망과 창고, 물류를 관리하고 매장 내에서 식음료와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허우이 허마 창업자는 징둥물류에서 징둥닷컴의 O2O 사업을 주도했다. 편의점 커디(可的)에서 근무한 경험은 물류와 공급망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허우이 창업자는 “허마가 상품 품목을 다양하게 구성해 각 소비군의 수요에 부합하려 한다”고 말했다. 허마 앱을 통해 매장 상품은 물론 창고에 보관 중이거나 맞춤 제작한 상품도 주문할 수 있다.
 
완제품과 반제품을 포함한 식음료 서비스는 이익률이 높아 회사 업무의 중심이 됐고 소비자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허우이 창업자는 ‘운영’을 강조했다. 허마 매장에서 대규모 체험행사를 열어 소비자 참여도를 높였고 ‘충성고객’을 확보했다.
 
융후이슈퍼마켓에서 선보인 차오지우종(超級物種)도 허마와 비슷한 개념이다. 차오지우종은 연어전문점 구이위공방과 제과점 마이즈공방, 소고기전문점 허니우공방 등 자체 브랜드를 도입해 앱을 개발하고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통 소매유통 업체들은 이미 확보한 회원관리와 사업을 혁신하는 한편, 오프라인에서도 규모를 확장하고 있다. 류춘지 왕푸징그룹 전자상거래 부문 부총경리는 “인수·합병을 통해 단순한 백화점 사업에서 쇼핑센터와 아웃렛, 슈퍼마켓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미 왕푸징그룹은 51억2300만위안(약 8300억원)을 투자해 유통그룹 벨몬트 지분 100%를 인수했다.
 
벨몬트는 사이텍아웃렛과 춘톈백화점(春天百貨) 등의 브랜드를 보유해 베이징과 샤먼, 구이양에 백화점 10개와 아웃렛 2개를 두고 있다. 왕푸징그룹은 산시 지역에서 백화점 5곳을 운영하는 카이위안상예(開元商業)의 지분 인수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오프라인 소매유통사가 새로운 시도를 해서 긍정적 성과를 거뒀지만, 업계 종사자들의 걱정은 끊이지 않았다. 20여 년 계속된 관성과 복잡한 공급망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다. 류쓰쥔 사장도 여전히 비관적이다.
 
ⓒ 財新週刊 2017년 13호
老零轉型見起色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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