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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기류에 휩싸인 에어프랑스
[Business] 기로에 선 에어프랑스의 재도약 전략
[86호] 2017년 06월 01일 (목) 쥐스탱 들레핀 economyinsight@hani.co.kr
저가·중동계 항공사에 밀려 고전... 저비용 자회사 추진하자 직원들 반발
 
에어프랑스가 심각한 난기류에 휩싸였다. 2017년 들어 경영진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며 수차례 파업이 이어졌다. 기업 실적 면에선 저가항공과 중동계 항공사의 이중 공세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급기야 막대한 매출 감소를 감수하면서까지 중동과 아시아의 적자 항로를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에어프랑스는 저비용 자회사 ‘부스트’를 설립해 위기 타개에 나섰다. 이른바 ‘부스트(Boost) 프로젝트’다. 문제는 이 프로젝트에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부스트 프로젝트가 실패할 경우 에어프랑스의 생존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쥐스탱 들레핀 Justin Délepine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에어프랑스가 저가항공과 중동계 항공사의 공세에 직원들의 파업마저 이어지면서 사면초가에 몰렸다. 에어프랑스의 보잉777 항공기가 프랑스 샤를드골공항을 이륙하고 있다. REUTERS
 
2017년 3월 초부터 에어프랑스 직원들의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정비사, 승무원 등 직무를 가리지 않고 모두 파업에 참여했다. 이쯤 되니 직원들의 경영진 불신이 또다시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갈등의 씨앗은 에어프랑스의 비용 감축 전략, 그리고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 이하 저가항공)와 중동계 항공사의 공세라는 이중고에 맞선 새로운 자회사 설립 프로젝트와 관련이 깊다.
 
에마뉘엘 콤브 파리1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20년 동안 에어프랑스가 세 번에 걸쳐 급격한 경쟁 환경 변화를 정면으로 겪어야 했고 지금도 겪고 있다고 평가한다. 저가항공 출현, 중동계 항공사의 공세, 그리고 오늘날 저가항공의 장거리 취항이 에어프랑스가 맞닥뜨린 변화다. 사실 에어프랑스-KLM그룹(2003년 에어프랑스와 네덜란드 항공사 KLM이 합병해 탄생 -편집자)은 대부분의 시장에서 저가항공과 중동 항공사에 밀려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에어프랑스는 새로운 경영 모델을 구축하려 안간힘을 쓴다.
 
항공여객운송 산업에서 저가항공의 도약은 더 이상 새로울 것 없는 현상이다. 2016년 저가항공은 전세계적으로 ‘탑승객 10억 명 돌파’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유엔 전문기구인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발표에 따르면, 2016년 저가항공은 세계 정기 운항 여객의 28%와 유럽 정기 운항 여객의 거의 절반을 점유했다. 저가항공이 놀라운 성공을 거둔 이유는 최저가 항공편을 제공하는 데 적합한 경영 모델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저가항공 항공권은 최소한의 기본 서비스만 포함돼 가격이 싸다. 여기에 기내식 등 다양한 유료 서비스가 추가된다. 이 모든 것은 저가항공 생산 시스템의 최적 운용과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다.
 
   
에어프랑스는 자회사 ‘부스트’를 세워 저가항공에 맞선다는 계획이지만, 직원들의 거센 반발로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다. 유럽의 대표 저가항공인 라이언에어와 이지젯의 항공기가 영국 맨체스터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REUTERS
 
엄격한 관리와 비용 감축
에마뉘엘 콤브의 표현을 빌리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철저하게 비용을 줄여서 만들어낸 결과”다. 저가항공은 단일 좌석 등급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고 기내 선택 사항도 거의 없다. 항공기는 지상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비용도 늘어난다. 지상 대기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가항공은 항공기가 붐비는 주요 공항보다 신속한 회항이 가능한 중간 규모 공항에 취항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 결과 더 많은 항공편을 운항할 수 있다. 더구나 일반 항공사와 달리 대부분의 저가항공은 단일 기종을 운항하기 때문에 항공기 정비나 조종사 교육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2014년 기준 아일랜드 저가항공 라이언에어(Ryanair) 보유 항공기 305대는 모두 단일 기종이었다. 반면 에어프랑스는 같은 해 항공기 380대를 보유했고 보유 기종 수는 11종이었다.
 
저가항공 성공의 비밀은 법의 사각지대를 활용해 인건비와 세금을 최대한 절약하는 능력과도 관련이 깊다. 그 결과 에어프랑스는 여전히 인건비가 총비용의 3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유럽 지역 저가항공 이지젯(easyJet)은 연료비가 총비용의 29%로 비중이 가장 크며 인건비는 15%에도 못 미친다.
 
에마뉘엘 콤브에 따르면, 저가항공은 이미 유럽의 중·단거리 운항 시장에서 승리했다. 라이언에어와 이지젯이 유럽 중단거리 운항 시장을 양분한 저가항공이고, 이제 세 번째 승자가 누가 되느냐만 남았을 뿐이다. 기존 항공사들도 비용 삭감 모델을 기반으로 운영하지만 그렇다고 저가항공의 경영 방식을 완전히 적용한 것은 아니다. 대신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법으로 저가항공의 부상에 대응했다. 예로 에어프랑스와 독일 루프트한자는 각각 2007년과 2008년 저가항공 자회사 트란사비아(Transavia)와 유로윙스(Eurowings)를 설립했다. 영국항공(BA)은 스페인의 저가항공 부엘링(Vueling)을 인수했다.
 
 
저가항공은 변신을 거듭하면서 중·단거리 운항뿐 아니라 장거리 시장에도 진출했다. 에어카라이브의 자회사 프렌치블루(French Blue)와 노르웨이 저가항공 노르웨지안(Norwegian)은 유럽과 미주 대륙을 연결하는 대서양 항로에 투자했다. 특히 노르웨지안은 기존 파리∼뉴욕·로스앤젤레스·포트로더데일(미국 플로리다주 남부 도시 -편집자) 3개 노선에 여름부터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를 추가해 총 4개 장거리 운항 노선을 운용할 예정이다.
 
장거리 운항 부문에서는 저가항공뿐 아니라 중동 항공사들의 공세도 엄청나다. 중동 항공사들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장거리 운항 시장에 역량을 집중했는데, 중동은 2016년 가장 큰 폭으로 항공 여객이 증가한 지역이다. 2016년 중동 지역 항공 여객 증가율은 11.2%로, 4.3%를 기록한 유럽보다 월등히 높았다. 세계 평균인 6.3%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중동 항공사인 에미리트항공, 카타르항공, 에티하드항공의 성장에는 이른바 ‘허브’ 전략이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허브 전략은 모든 승객이 하나의 경유지를 통과하게 만드는 것이다. 예로, 에미리트항공은 두바이를, 에티하드항공은 아부다비를 허브로 활용한다. 이를 통해 두 항공사는 세계 수많은 도시를 하나의 경유지를 거쳐 연결하는 항공편을 제공할 수 있다.
 
두바이나 아부다비가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중앙 지점에 위치한 것도 허브 전략의 성공에 기여했다. 그 결과 중동 항공사들은 아시아 지역 여객 운송 급증의 최대 수혜자가 되었다. 예로 카타르 도하행 승객의 85%는 도하가 최종 목적지가 아닌 경유지였고, 두바이행 승객의 66%, 아부다비행 승객의 75%가 경유자였다. 중동 항공사들의 성장은 주로 국제 노선에서 뚜렷했다. 이 항공사들의 국내시장 규모가 작다는 것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다.
 
중동 항공사들의 강력한 공세에 밀린 에어프랑스-KLM그룹은 이 지역 몇몇 적자 노선을 폐쇄했다. 결국 아부다비, 도하, 두바이, 제다, 마드라스, 하노이, 프놈펜, 쿠알라룸푸르 노선이 폐쇄됐다. 에어프랑스 경영진에 따르면 적자 노선 폐쇄는 해마다 10억유로(약 1조2300억원)의 잠재 매출액이 사라지는 결과를 낳았다. 10억유로는 에어프랑스 장거리 운항 매출액의 10%에 해당한다.
 
   
 
저비용 자회사 ‘부스트’ 설립
이 모든 변화는 에어프랑스의 재정 지표에 심각한 영향을 줬다. 에어프랑스는 2008~2014년 거의 해마다 손실을 기록했는데, 2013년에는 손실액이 18억유로(약 2조2천억원)에 달했다. 2015년 재정 지표가 흑자로 돌아서면서 상황이 반짝 나아지긴 했지만 이는 대규모 구조조정이란 희생의 결과였다. 2012년 추진된 이른바 ‘트랜스폼’(Transform) 계획은 5천 명 이상 감원해 기업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 목표였다. 에어프랑스는 경쟁 압박이 심하다. 그래서 저가항공을 설립해 상황의 반전을 노리려 한다. 이것이 바로 ‘부스트(Boost) 프로젝트’의 목표다.
 
부스트의 첫 번째 중·단거리 운항은 2017년 10월로 예정돼 있다. 부스트는 에어프랑스의 최다 적자 유럽 노선의 15~20%를 담당하는데, 이를 통해 적자 노선을 회생시키거나 적어도 파리를 허브로 육성하려 한다. 어떤 허브가 그 역할을 다하고 장거리 운항의 수익성이 보장되려면 최대한 많은 여객이나 화물이 허브를 경유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부스트의 첫 번째 장거리 운항은 2018년 여름으로 예정돼 있다. 에어프랑스는 동남아시아와 동아프리카, 중동 지역에 부스트 노선을 집중하려 한다. 이 지역은 에미리트항공을 비롯한 중동 항공사들의 본거지로 부스트는 중동 항공사와 일전을 피할 수 없다.
 
부스트는 정확히 말해 저가항공이 아니다. 그러나 가격경쟁력 향상을 위해 단위비용, 즉 승객 한 명당 비용을 10% 정도 줄일 계획이다. 비용 감축 방법은 기내 좌석 수를 늘리고 에어프랑스의 별도 조직을 통해 승무원 인력을 ‘헐값’에 고용하는 것이다. 부스트 경영진의 목표는 승무원 임금비용을 모기업 에어프랑스보다 40% 이상 낮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승무원 보수, 승무원 수, 휴식 시간, 노동조직 등 전반적인 분야에서 감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에어프랑스 최대 승무원노조인 전국승무원자율노조연맹(UNSA-PNC)의 프랑수아즈 레돌피 사무총장은 새 회사가 모기업 에어프랑스 노사가 맺은 협약을 무위로 돌려버리는 트로이의 목마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한다. “부스트는 우리 모두를 죽일 것이다. 에어프랑스 경영진은 직원을 두 범주로 구별해 그룹 내에서 일종의 소셜덤핑(Social Dumping·일반적으로 국제 수준보다 현저히 낮은 임금을 유지함으로써 절감된 원가의 제품을 국외시장에서 저렴하게 판매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편집자)을 도모하고 있다. 이제 젊은이와 경력자가 같은 일을 하며 내부적으로 경쟁할 것이다.” 더구나 에어프랑스는 승무원 충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레돌피 사무총장은 “에어프랑스 승무원의 평균나이가 43살”이라며 “7년 동안 신규 채용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공 서열 때문에 임금비용도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부스트의 조종사들도 지상근무 인력과 마찬가지로 에어프랑스 직원이다. 경영진은 부스트의 조종사뿐만 아니라 모든 조종사에게 약 3%의 생산성 증가를 요구하고 있다. 생산성을 향상시켜 부스트의 항공권 가격을 낮추겠다는 뜻이다. 베로니크 다몽 전국민간여객기조종사노조의 에어프랑스 지부 사무총장은 “임금 인상 없는 생산성 향상은 결국 임금 삭감과 다름없다”고 단언한다.
 
물론 노조가 새로운 회사의 설립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많은 직원이 경영진이 의도하는 변화가 과연 어떤 성격인지 의혹의 눈초리를 보낸다. 여전히 모호한 부분이 많은 부스트 설립 계획을 경영진이 명확히 설명해주기를 바란다. 부스트 설립 계획은 새 이사회가 구성되면 좀더 명확해질 것이다. 어쨌든 부스트 설립을 통해 에어프랑스 경영진은 중동 항공사로 넘어간 시장지배력을 되찾아 오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이를 위해 에어프랑스가 꺼내든 무기는 바로 파리다. 파리는 비즈니스와 관광의 국제 중심지로, 중동 지역의 어떤 도시도 파리에 견줄 수 없다. 다만 이 전략이 실패하면 세계적 거대 기업 에어프랑스-KLM의 생존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소셜덤핑의 대명사 ‘라이언에어’
몽펠리에 비즈니스스쿨의 마케팅 전략 교수이자 항공운송산업 전문가인 폴 시앙바레토 교수에 따르면, 저가항공사들은 비용을 최대한 감축하기 위해 소셜덤핑과 조세덤핑에 의존한다. 라이언에어가 대표적이다. 일단 조세 측면에서 라이언에어는 아일랜드에 등록된 법인이어서 매우 낮은 법인세를 아일랜드 조세 당국에 낸다. 인건비 측면에선, 프랑스 법원은 벌써 몇 차례 라이언에어가 아일랜드 노동계약을 적용해 채용한 직원들을 프랑스에서 일하게 했고 이는 법에서 금지한 ‘미신고 노동’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프랑스 사회보장 및 가족수당 할당금 징수조합’(URSSAF)은 라이언에어가 ‘미신고 노동’ 방식으로 최근 4년 동안 680만유로(약 83억5천만원)의 사회보장부담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추정한다.
 
중동 항공사들의 불공정 경쟁
중동 항공사들의 성공은 정부 지원에 기반을 두고 있다. 유럽 항공사들은 중동 항공사를 견제할 목적으로 당국에 대대적인 로비를 벌이고 있는데, 유럽 항공사들이 내세우는 근거도 중동 항공사가 정부 지원을 받는다는 것이다. 미국의 3대 항공사가 진행한 관련 연구에 따르면, 중동 항공사들은 지난 10년 동안 다양한 형태의 보조금을 423억달러(약 47조8천억원)나 받았다. 에미리트항공은 정부 지원이 중동 국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반박하며, 에어프랑스도 1990년대 파산 직전에 프랑스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한 적 있다고 맞섰다.
 
Alternatives Economiques 2017년 5월호(제3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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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박현준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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