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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봄을 위한 당신만의 여정
[곽윤섭 기자의 '포토 인']
[85호] 2017년 05월 01일 (월) 곽윤섭 <한겨레>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 <한겨레> 선임기자 곽윤섭
여행을 가면 우리는 뭘 하는가? 좀더 넓게 생각하면 여행이란 무엇인가?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과 존 스타인벡이 쓴 <찰리와 함께한 여행>을 읽었다. 그들이 여행지에서 본 것이 궁금한 게 아니라 여행의 본질에 대해 알고 싶었다. 좌충우돌하는 빌 브라이슨이나 미국의 이면을 살펴본 존 스타인벡의 경험에서 조금씩 도움을 받았다.
 
난생처음 쿠바를 여행한 지 1년이 지났다. 비교적 마음 맞는 사람 10여 명이 함께 갔다.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는 것부터 현지에서 이동, 숙소와 식당에서 함께했다. 쿠바가 처음이라 볼 것이 많았고 모든 것이 새로웠다. “아, 이게 여행인가?”
 
‘올드카’ 투어를 하고 쿠바 곳곳에서 체 게바라, 카스트로, 헤밍웨이 같은 아이콘을 목격하고 처음 접한 음식을 맛보고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에서 생음악을 듣는 것 모두 좋았다. 그런데 일행과 대부분 함께 시간을 보내니 나만의 기억이라고 하긴 힘들었다. 깃발을 쫓아다니는 패키지 여행이 아니었는데도 그랬다.
 
다행히 대부분 사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 거의 매일 2시간 정도 혼자 다닐 수 있었다. 한 포인트에서 2명 이상이 동시에 낚싯대를 드리우는 경우가 없는 것처럼 셔터 누르는 것도 마찬가지다. 한 포인트에서 누가 사진을 찍으려 한다면 그 자리는 피하는 것이 경험자의 미덕이자 노하우다. 같은 사진을 동시에 찍는 것은 우스꽝스럽다. 그러니 나의 촬영 목적은 1차적으로 ‘다른 일행이 안 찍을 것 같은 사진찍기’가 되었다. 그래도 나중에 보니 사진이 비슷비슷했다. 이것도 아닌 모양이다.
 
이 사진은 가로세로로 긴 나라인 쿠바의 가운데쯤 있는 트리니다드에서 찍었다. 스페인 식민지배를 받은 쿠바에서도 아바나, 산티아고데쿠바와 더불어 가장 오래된 도시에 속한다. 해가 넘어가기 시작한 오후, 저 멀리서 한 여행자가 편하게 앉아 있는 게 보였다. 책을 읽고 있었다. 그 순간 깨달음이 왔다. 여행지에서 책 읽는 그 순간만큼은 그곳에 간 다른 누구도 절대 공유할 수 없는 그만의 시간이다. 여행 갈 때 책 한 권 들고 가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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