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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 장어, 참치, 연어 모두 길러 먹는다
[국내이슈] 한국 수산업계 어류 양식 르네상스
[84호] 2017년 04월 01일 (토) 김규원 부편집장 che@hani.co.kr
대표 생선들 잇따라 양식, 방류에 성공... 수입 대체 효과 클 듯
 
한국의 대표 생선들이 잇따라 양식, 방류, 회귀 등에 성공했다. 세계 최초로 완전양식에 성공한 명태는 방류 뒤 회귀까지 확인돼 자원 회복을 기대하게 한다. 명태는 1990년대 이후 씨가 마른 상태다. 대표적 보양식으로 꼽히는 뱀장어(민물장어)도 완전양식에 성공해 수입 대체 효과가 예상된다. 고급 어종인 참다랑어는 양식 성공 뒤 산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어도 부분양식에 성공해 이미 시장에 출시됐다. 앞으로 우리 바다에서 키운 대표 생선들을 맛볼 수 있게 됐다.
 
김규원 부편집장
 
2016년은 한국의 수산 양식 분야에서 획기적인 해였다. 한국인들이 가장 즐겨 먹는 물고기인 명태, 뱀장어, 연어, 참다랑어 등의 양식과 방류 등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특히 명태, 뱀장어, 참다랑어의 양식은 세계 최고 수준에 올랐다.
 
수입량 1위, 국내 소비량 2위인 명태(1위는 오징어)는 2016년 세계 최초로 완전 양식과 방류, 회귀에 성공했다. 그동안 명태 양식은 일본이 한국보다 앞서 있었으나 이번에 한국이 일본 수준을 넘어섰다. 완전양식이란 인공 상태에서 물고기의 생애주기 전체를 양식하는 데 성공한 것을 말한다. 인공적으로 얻은 명태 알을 어미로 키운 뒤 여기서 다시 알을 얻으면 완전양식 성공이다.
 
해양수산부는 2017년 2월 “2016년 6월 강원도 속초 앞바다에 표지를 달아 방류한 양식 명태 1천 마리 가운데 390번 명태가 2월25일 속초 남쪽의 양양 수산항 앞바다에서 다시 잡혔다. 방류한 명태가 우리 바다에 정착해 살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시 잡힌 명태는 길이 39cm, 무게 407g으로 8개월 전 방류했을 때보다 몸길이는 10cm, 무게는 216g이 더 커진 상태였다. 앞서 2017년 1월에는 가장 먼저 2015년 12월 강원도 고성에서 방류한 15~20cm 크기의 명태 1만5천 마리 가운데 2마리가 속초에서 잡혔다. 이 명태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확인됐다.
 
방류한 명태가 다시 잡힌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고성과 속초, 양양 등 동해 남한쪽 해역이 여전히 명태가 살 수 있는 환경이라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후 명태 어획량이 급감한 것은 남획과 수온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추정돼왔다. 남획이 이유라면 방류를 통해 명태 자원의 회복이 가능하지만, 수온 변화가 이유라면 우리 바다에서는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다. 그래서 2015년과 2016년 명태를 방류할 때 어렵게 키운 새끼 명태를 방류해 북한이나 일본, 러시아에 좋은 일 해주는 것 아니냐는 회의론도 있었다.
 
앞서 해수부는 2016년 10월 명태의 완전양식도 성공했다. 해수부는 2014년부터 ‘명태 살리기 사업’을 시작해 2015년 자연산 명태로부터 얻은 알로 수정과 부화, 양식에 성공했다. 이 가운데 200마리를 산란을 위한 어미로 키웠는데, 이 명태들이 자라 낳은 알 10만 개 가운데 3만 개가 부화해 새끼 명태가 된 것이다. 명태 양식은 일본이 먼저 시작했으나, 완전양식에 성공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 2015년 인공수정란을 얻는 데 성공한 참다랑어는 이제 국내 다양한 바다 환경에서 양식 준비에 들어갔다. 참다랑어는 고급 양식 어종으로 한국 수산물 수출에서 단연 1위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제주수산연구소의 가두리에서 양식하는 참다랑어.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세계 최고 수준의 양식 기술
명태는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고 가장 많이 소비하는 대표적 생선이기 때문에 명태의 완전양식과 방류, 회귀의 성공은 의미가 크다. 1990년대 이후 동해안에서 자연산 명태가 거의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이렇듯 방류를 통해 동해의 명태 어획량이 매년 5만t 정도로 회복된다면 4800억원의 수입 대체 효과가 있다. 남은 것은 새끼 명태 방류량과 회귀량을 늘리는 일이다. 명태 양식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방류를 통해 자연산 명태를 회복하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뱀장어(민물장어)는 일본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역시 완전양식에 성공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2008년 뱀장어 양식을 시작해 2012년 인공으로 실뱀장어를 키워냈다. 이 실뱀장어를 4년 더 키워 어미 뱀장어를 만들었고, 2016년 5월 이 어미 뱀장어로부터 2세대 실뱀장어 10만 마리를 얻는 데 성공했다. 뱀장어는 민물에 살다가 수천km 떨어진 바다로 나가 알을 낳는데, 양식이 매우 까다롭다. 바다에서 다시 민물로 돌아오는 데 1~3년, 어미가 되는 데 최소 4년 이상 걸리는 등 생애주기가 길기 때문이다.
 
뱀장어는 국내 양식 어류 가운데 넙치(광어)에 이어 생산량 2위다. 뱀장어 양식 규모는 2016년 기준 9904t, 2733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그동안 뱀장어 양식은 자연산 실뱀장어를 잡아 키우는 부분양식에 머물러 있었다. 자연산 실뱀장어의 어획량은 불안정하고 부족해 매년 수요량의 60~90%를 중국 등지에서 수입해왔다.
 
뱀장어 양식이 본격화하면 매년 20t, 500억원 실뱀장어 수입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수 있게 된다. 또 매년 4조원에 이르는 세계 실뱀장어 시장에도 뛰어들 수 있다. 전세계 뱀장어 시장 규모는 20만t 가량인데, 중국이 80%가량 생산하고, 일본이 70%를 소비한다. 특히 동아시아 뱀장어는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거래협약’(CITES)의 제한 품종으로 등록될 가능성이 있어 양식 기술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이미 2013년 자연산 유럽 실뱀장어의 국가 간 거래가 금지됐다.
 
뱀장어는 완전양식에 성공했으나, 대량 생산에 이르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뱀장어는 생애주기가 길어 실뱀장어의 생산까지 비교적 긴 시간이 걸리는데다 초기 생존율도 낮기 때문이다. 수산과학원 이정용 해양수산연구관은 “실뱀장어의 대량 생산을 위해서는 어미의 성숙 유도, 채란, 부화, 먹이 등을 포함한 전체 사육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015년 일본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인공수정란을 얻는 데 성공한 참다랑어는 현재 산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산과학원은 2016년 5월 제주도 서귀포 제주수산연구소에서 주로 키우던 어미 참다랑어 170여 마리 가운데 5년짜리(60kg) 55마리를 전남 여수 거문도로 옮겼다. 거문도에선 이미 7년짜리(80~100kg) 9마리를 키우고 있다. 앞서 수산과학원은 경남 통영의 경남수산자원연구소에도 41마리를 분양해 현재 5년짜리(70kg) 24마리가 생존해 있다. 어미 참다랑어 200여 마리는 제주 추자도와 서귀포, 여수 금오도 등지에서 낚시나 그물로 잡은 새끼들을 키운 것이다. 이렇게 양식 장소를 여러 곳으로 분산하는 이유는 산란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수산과학원 지승철 해양수산연구사는 “2015년 거문도에서 어미 참다랑어가 30만 개 정도의 알을 낳았는데, 2016년에는 산란이 이뤄지지 않았다. 양식에서 가장 중요한 산란을 위해 참다랑어에게 다양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산과학원은 사육시설도 대폭 확충했다. 제주엔 지름 7m짜리 새끼용 수조를 6개, 지름 36m짜리 어미용 수중 가두리 1개, 지름 18m짜리 새끼용 내파성 가두리 1개 등을 추가로 확보했다. 또 수정란을 확보할 경우 이를 분양할 양식업체들도 선정해 시설을 갖추도록 했다. 현재 10여 개 업체가 참다랑어 양식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어린 참다랑어를 잡아 어른으로 키운 뒤 시장에 내놓는 부분양식도 추진한다. 이는 자연산 참다랑어를 일정 기간 양식을 거쳐 더 크고 기름지게 만드는 것으로, 지중해 나라들이 많이 하는 양식 방법이다.
 
참다랑어는 다랑어류 가운데서도 가장 고급 어종인데, 전세계 어획량이 2000년엔 7만8천t에서 2013년 1만2천t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에 양식량은 3천t에서 2만3천t으로 급증했다. 참다랑어를 포함한 다랑어의 비중은 국내 수산업에서도 크다. 2015년 참다랑어를 포함한 다랑어류의 수출은 22만t, 4억9천만달러로 양과 금액에서 단연 1위였다.
 
수입액 3위의 연어도 2016년 11월부터 양식업체인 동해에스티에프에서 양식한 3만 마리, 100t이 처음 시장에 나왔다. 동해에스티에프의 김상욱 이사는 “활어나 냉장의 형태로 판매됐는데 주로 횟감이나 초밥, 샐러드 등에 사용됐다. 횟집에서 담백하고 쫄깃하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14년 캐나다에서 연어알을 수입해 부화시킨 뒤 2015년부터 강원도 고성 앞바다에서 13만여 마리를 2~5kg으로 키웠다. 이번 연어 양식은 수온 조절이나 태풍 피해 방지가 가능한 부침식 가두리를 사용해 성공했다.
 
   
▲ 양식업체인 동해에스티에프는 2016년 11월 100t가량의 양식 은연어를 처음 시장에 내놓았다. 앞으로의 과제는 은연어 양식을 자동 시스템화하고 가장 많이 소비되는 대서양 연어의 양식에 성공하는 것이다. 2016년 11월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에 출하된 양식 은연어. 연합뉴스
 
어족 회복 위해 ‘첨연어’도 방류
동해에스티에프는 가장 보편적으로 소비되는 대서양 연어의 양식도 시도하고 있다. 2015년 노르웨이에서 수정란 2만여 개를 들여와 경북 상주의 육상 양식장에서 70g까지 키웠다. 이 양식이 성공한다면 2018~2019년께는 국내 양식 대서양 연어도 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이밖에 한국이 고향인 ‘첨연어’도 있다. 첨연어는 상대적으로 상품성이 떨어지지만, 자원 회복 차원에서 1960년대부터 꾸준히 새끼를 방류하고 있다. 2010년대 들어 매년 1천만~2천만 마리를 방류했으며, 이에 따라 첨연어 어획량도 2015년 488t까지 크게 늘어났다. 첨연어는 은연어나 대서양 연어처럼 상품화하는 것이 큰 과제다.
 
연어 양식은 아직 알이나 수정란을 외국에서 수입하는 단계로 부분양식에 그친다. 수산과학원 전제천 양식관리과장은 “양식 어종도 은연어보다는 더 보편적인 대서양 연어를 양식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대서양 연어는 번식 능력이 제한된 수정란만 수입할 수 있어 양식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연어는 명태처럼 찬물 어종으로 양식이 가능한 해역이 제한돼 있고 가두리 등 사육 시스템, 선별기 등 출하 시스템을 갖춰야 해 초기 비용이 많이 든다는 문제점이 있다.
 
도움말: 국립수산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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