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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과 전쟁’ 선포한 프랑스
[Environment] 프랑스, 10년 만에 최악의 대기오염
[84호] 2017년 04월 01일 (토) 나이리 나아페티앙 economyinsight@hani.co.kr
배기가스와 주택 난방 등 오염물질 극심... 친환경 이동 수단 구축과 난방시설 정비 절실
 
프랑스 수도권인 일드프랑스 지역이 극심한 겨울철 대기오염에 몸살을 앓았다. 차량 배기가스와 겨울철 난방시설에다 바람이 적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대기오염 농도가 기준치를 빈번히 초과했다. 환경 전문가들은 대기오염을 줄이려면 차량 2부제 등 교통 규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문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자전거 등 친환경 이동 수단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인프라를 구축하고 오래된 주택의 난방시설을 정비하는 작업이 근본 대책이다.
 
나이리 나아페티앙 Naïri Nahapétian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대도시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려면 차량 2부제 같은 교통 규제도 중요하지만 주택 난방, 공장 매연, 농업 폐기물 배출 등 프랑스 전역에서 지속적으로 대기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들에 대한 근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10년 만에 최악의 겨울철 대기오염을 겪은 프랑스의 환경단체 니콜라윌로 재단 대변인 드니 부아쟁의 설명이다. 예로 파리 시민들은 겨울철에 바람이 없는 고기압권이 형성될 때마다 대기 중 오염물질이 아래로 쌓이는 현상 때문에 큰 불편을 겪는다.
 
파리시 대기오염의 주범은 자동차 배기가스다. 프랑스 남동부의 소도시 그르노블도 대기오염에서 예외는 아니지만, 이 곳에서 미세먼지 배출의 주범은 무엇보다 나무보일러 난방이다. 나무보일러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는 그르노블 전체 미세먼지 배출량의 40%를 넘는다. 또 많은 공장지대와 농업 지역의 주민들이 독성 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
 
대기오염은 공중보건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연간 4만2천 명이 대기오염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으로 조기 사망한다. 프랑스 회계감사원은 대기오염 때문에 생긴 질병 관리 비용을 연간 200억유로(약 24조2천억원)에서 300억유로(약 36조3천억원)로 추정한다. 상원에 제출된 한 보고서는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대기오염 문제로 연간 1천억유로(약 121조원)의 비용을 치른다고 밝혔다.
 
프랑스 회계감사원은 그나마 1990년 이후 대기오염 물질 배출이 꾸준히 줄었다고 평가한다. 이에 대해 대기 상태 측정을 인가받은 단체들의 연합인 아트모프랑스(Atmo-France) 사무국의 베르나르 가르니에는 대기오염 물질 배출이 감소한 이유를 산업구조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변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조 공정이 발전했고 오염물질 필터의 성능이 향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대기오염 경보가 빈번한 것도 그만큼 대기오염 상태를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경보는 대기오염 물질이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 기준치를 넘어설 때 발령된다. 보건기구 기준에 따르면 입자 크기 10미크론(μm, 1μm=0.001mm) 미만의 미세먼지(PM10)가 50mg/m³을 초과할 때 경보가 발령된다. (대기오염 경보가 발령되면 자가용 이용이 제한되는 대신 버스, 전철,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편집자) 물론 대기 중 미세먼지 양이 보건기구 기준치 미만이라고 해도 꼭 대기 상태가 좋다는 뜻은 아니다.
 
   
▲ 프랑스 수도권 지역이 극심한 겨울철 대기오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2016년 12월 파리 시내 에펠탑 부근 하늘이 대기오염으로 뿌옇다. REUTERS
 
질소산화물의 54%가 도로교통 탓
현재 프랑스의 미세먼지 및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치는 유럽연합(EU) 기준치를 초과한다. 사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15년 4월 프랑스 정부가 파리, 리옹, 그르노블, 마르세유, 마르티니크, 라발레 드라르브, 니스, 툴롱, 두에·베튄·발랑시엔 지역 등 10여개 주요 대도시의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조처를 신속히 마련하지 않는다면 프랑스 정부를 유럽재판소에 제소하겠다는 의견서를 발송한 바 있다.
 
더구나 3대 오염물질인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오존을 비롯한 12개 규제 대상 오염물질 외에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여러 독성 물질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암모니아(NH3)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하다. 암모니아는 주로 농업 부문에서 배출되는데, 질소비료 살포 과정에서 대기 중으로 흩어지거나 축산 농가에서 배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농약을 뿌릴 때도 일부가 대기 중으로 흩어지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프랑스 정부는 그동안 일시적 대기오염 악화와 본질적 대기오염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실시해왔다. 특히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교통 부문에 대한 조처를 취했다. 프랑스 인구의 3분의 1은 자동차 배출 미세먼지에 일상적으로 노출되며, 질소산화물 배출의 54%도 도로교통에서 비롯될 정도로 대기오염에서 교통 부문의 책임이 크다. 이런 상황은 프랑스에서 디젤 차량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기도 하다. 드니 부아쟁 대변인에 따르면, 디젤 차량 비중이 높은 이유는 1980년대 정부가 디젤 차량 소비 촉진을 목적으로 기업과 가계에 세제 혜택을 줬기 때문이다. 1990년 디젤 자가용은 전체 자가용의 16%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62%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집권 사회당 정부는 디젤 차량 감세 혜택을 줄이기 시작했다. 2014년 고급 휘발유의 1l당 유류세는 디젤유보다 20.7센트(약 250원, 1센트는 0.01유로) 더 많았지만, 2015년에는 휘발유와 디젤유의 유류세 격차가 18센트였으며, 2016년에는 15.2센트까지 줄었다. 이제 대선이 끝나고 새 대통령이 선출되면 유류세 정책 기조가 계속 유지될지 두고 볼 일이다.
 
정부는 전기자동차 구입을 촉진하기 위해 각종 세금 혜택을 도입했지만 전기차 가격은 여전히 매우 높다. 또한 서민들이 낡은 구형 디젤 차량을 포기하고 시판된 지 오래되지 않은 중고 휘발유 차량을 구입하도록 유인 체계를 마련했지만 그 정도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리고 제2의 ‘디젤 게이트’(독일 폴크스바겐이 디젤 차량 소프트웨어를 조작해 당국의 배출량 검사를 통과한 사건 -편집자)를 피하려면 신형 자동차 배출 기준과 배출물질 검사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디젤 차량을 크게 줄이고 전기차나 휘발유차 비중을 늘리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2020년까지 파리에서 디젤 차량을 완전히 퇴출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시 당국은 디젤 차량 보유 가계를 추가 지원할 방침이다.
 
대기오염 경보 발령 때 실행되는 차량 2부제는 대기오염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기오염 측정 업체 에어파리프(Airparif)는 파리에서 차량 2부제가 적용됐을 때 교통량과 미세먼지 배출, 질소산화물 배출이 각각 18%, 6%, 10% 줄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차량 2부제는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차량과 적게 배출하는 차량을 구분하지 않고 동일하게 다룬다는 단점이 있다. 몇몇 도시에선 차량을 오염물질 배출 정도에 따라 등급을 나누는 ‘크리트에어’(Crit’Air) 등급 시스템을 도입했다. 차량에 크리트에어 스티커를 부착해 해당 차량의 오염물질 배출 등급을 표시하는 것이다.
  
   
 
 
나무보일러와 벽난로의 미세먼지
대기오염 경보가 발령되면 번호판 끝자리 홀짝수 기준이 아닌, 크리트에어 등급을 기준으로 오염물질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차량의 운행을 제한할 수 있다. 프랑스 환경·에너지관리청(ADEME)에 따르면, 크리트에어 시스템을 도입하면 미세먼지 배출을 12%까지, 질소산화물 배출은 10%까지 줄일 수 있다.
 
장기적으로 도시 대기오염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동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드니 부아쟁은 “이제 도시에서 대형 디젤 차량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며 “사람들은 가볍고 작은 경차를 임대하거나 공유하는 방식으로 차량을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니콜라윌로 재단은 사람들이 하루 24시간 중 95%의 시간 동안 서 있는 자가용보다 운행 시간이 훨씬 더 많은 택시, 공유 차량, 버스, 미니버스 같은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도록 유인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자동차의 이용 자체를 줄여야 한다. 대중교통 이용과 자전거나 걷기 같은 ‘적극적 이동 방식’을 권장하는 것이다. 부아쟁의 설명에 따르면, 전기자전거는 효율성이 높은 이동 수단이지만 프랑스에서 자전거 이용률은 여전히 매우 낮은 편이다. 부아쟁은 자전거 이용을 촉진하려면 전용도로를 확충하고 자전거 이용 보상 체계(고용인이 업무와 관련해 이동해야 할 때 고용주가 현금 또는 수당으로 보상하는 것 -편집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스트라스부르는 자전거 이용률이 프랑스에서 가장 높은 대도시 축에 든다. 스트라스부르 부시장이자 환경정책 담당관 알랭 쥔드는 “스트라스부르가 열등반의 우등생이나 다름없다”며 “스트라스부르의 자전거 이용률은 14%로 코펜하겐의 45%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 프랑스 평균인 2~4%보다는 훨씬 높다”고 설명한다. 1982년 말에는 스트라스부르의 자전거 전용도로가 30km를 약간 넘는 정도였지만 현재는 650km까지 늘었다. 여기엔 대중교통 확대가 큰 역할을 했다. 스트라스부르에선 버스든 전차든 교통 인프라를 새로 건설하려면 반드시 자전거 전용도로를 같이 만들어야 한다.
 
효율적인 교통 정책은 결국 국토 정비 측면까지 고려한 것이다. 특히 프랑스의 대다수 도시들이 공통으로 겪는 스프롤 현상(Sprawl Phenomena·도시의 급격한 팽창에 따라 시가지가 교외 지역으로 무질서하게 확대되는 현상 -편집자)에 대처할 수 있는 교통 정책이 필요하다. 알랭 쥔드 부시장은 우리 스스로 더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과거 스트라스부르 시가지는 산업단지가 있는 라인강변을 등지고 있었다. 이제 시 당국은 스트라스부르 시가지가 농촌으로 무질서하게 확대되는 것을 놔두지 않고 라인강 둔치를 정비해 라인강 쪽으로 도시 경계가 확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대기오염은 단지 이동 방식만의 문제가 아니다. 프랑스의 많은 지역에선 도로교통보다 오래된 나무보일러와 벽난로가 미세먼지 배출의 주범이다. 최소한 별 5개짜리 ‘플람 베르트’(Flamme Verte·환경 단체가 특정 기준을 만족하는 나무보일러에 부여하는 환경인증 -편집자) 라벨이 부착된 난로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일반 벽난로의 30분의 1 수준이다.
 
다른 대안은 공동 나무보일러를 개발하는 것이다. 최근 스트라스부르에선 8천 가구의 난방을 책임지면서도 미세먼지량은 개별 벽난로 3개가 배출하는 양과 비슷한 발전소가 완공됐다. 그러나 자동차를 디젤에서 전기차로 바꾼다 해도 사람들이 이동 방식 자체를 바꾸지 않는 한 도로교통으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처럼, 나무보일러를 좀더 성능이 좋은 보일러로 바꾼다고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문제의 핵심을 파악해야 한다. 보일러 교체보다 주택의 단열 설비 효율을 높이는 게 좀더 근본적 해법이 될 것이다.
 
   
▲ 환경 전문가들은 대기오염을 줄이려면 자전거 등 친환경 교통수단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2017년 1월 파리 시민들이 자전거로 출근하고 있다. REUTERS
 

정말 독일 화력발전소 매연이 문제인가?
“이게 다 독일 때문이다!” 최근 파리 상공을 뒤덮은 미세먼지가 독일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된 것이 프랑스까지 날아오기 때문이란 주장이 퍼지고 있다. 이는 싱크탱크 이코노클라스트(Econoclastes) 같은 자칭 전문가들이 만들어내고 대기오염 경보가 발령될 때마다 자가용 이용이 금지되는 것에 불만을 품은 파리의 자가용 이용자들이 퍼뜨리는 주장이다. 독일의 원자력발전소 퇴출 프로젝트 시행 과정에서 화력발전소의 전력 생산이 늘어남에 따라, 독일 화력발전소의 미세먼지 배출이 수도권인 일드프랑스 지역 대기오염 악화의 주범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니콜라윌로 재단 대변인 드니 부아쟁은 독일 화력발전소의 미세먼지가 프랑스까지 날아올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최근 자주 발령된 파리 대기오염 경보는 국외적 요인이 아닌 국내적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17년 3월호(제366호)
Pollution de l’air: aux grands maux les grands remàdes
번역 박현준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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