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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대항마인가, 창업주 허풍인가
[Focus] 중국 러에코의 무모한 미래 경영- ② 커지는 경영능력 우려 목소리
[84호] 2017년 04월 01일 (토) 안리민 등 economyinsight@hani.co.kr
테슬라 뛰어넘을 고급 전기차 겨냥... 제조공장도 없는 현실에 업계 시선 싸늘
 
일각에선 ‘테슬라의 대항마’라고 치켜세우지만 업계 전반의 전망은 낙관적이지 못하다. 다른 계열사들의 자금난이 심각하고 아직 제조공장도 갖추지 못해 언제 양산에 나설지 불투명하다. 회사 내부에서도 창업주의 욕심에서 비롯된 무모한 도전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안리민 安麗敏 친민 覃敏 왕샤오칭 王曉慶 <차이신주간> 기자
리쩡신 李增新 <차이신주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특파원
 
매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는 미래 기술을 선보이는 무대다. 러에코의 전략적 협력 파트너인 미국의 전기차 제조업체 패러데이퓨처(Faraday Future, 이하 패러데이)는 CES에서 신차를 발표했다. 러에코는 대규모 취재단을 이끌고 패러데이의 전기차 FF91 데뷔 무대를 관람했다. 신차 발표회에서는 핵심 기술인 가속 성능과 자율주차가 강조됐다.
 
패러데이는 FF91과 벤틀리 벤테이가(Bentayga), 페라리 488, 테슬라 모델X의 가속 시간을 비교하고 FF91이 가장 뛰어나다고 뽐냈다. 그러나 자웨팅 회장이 안면 인식을 통한 자율주차를 시도했지만 조명 간섭 탓에 시스템이 반응하지 않았다.
 
가속 시간 외에 패러데이가 발표한 기술지표는 주로 동력 성능에 집중됐다. 최고 출력이 783KW(1050마력), 최대 토크(엔진의 회전력이 가장 강할 때의 힘)는 1800뉴턴미터(Nm), 배터리 용량은 130KWh, 항속거리가 유럽 연비(NEDC) 기준 700km에 달한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안전 성능은 언급하지 않았고, 사전 예약을 시작했지만 판매가격도 공개하지 않았다. “동력 관련 성능은 매우 뛰어나서 슈퍼카 수준이다.” 인청량 상하이교통대학 자동차엔지니어링연구소 부원장은 “이런 지표는 FF91의 순간 동력 성능을 증명할 수 있지만 최고 시속과 최대 토크의 지속 시간을 알 수 없어 지속적인 고출력 에너지 공급 능력을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FF91 발표회가 끝난 뒤 국외 언론매체는 동력 성능을 긍정 평가했지만 양산 시기와 자금 문제 해결 방안에는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엔지니어링 단계의 시제작 차량(ET·Engineering Trial)이지 양산용 차량으로 볼 수 없다.” 중국의 한 자동차기업 연구원은 자동차 제조사 관계자들의 보편적 의견이라며 이렇게 전했다. 그는 “엔지니어링 수준에서 양산 단계까지는 거리가 멀다”면서 “이어서 금형을 제작해 만든 부속품으로 조립한 소량 시제품 차량(PT·Productional Trial)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실제 양산까지 적어도 18개월이 걸린다”고 말했다. 제조사마다 절차가 다르지만 대략의 주기는 비슷해서 두 단계를 모두 거친 뒤 생산 시작 단계부터 양산용 차량이라고 말할 수 있다.
 
미국 경제 전문 사이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016년 12월24일 FF91 발표회 직전에 패러데이 임원 두 명이 회사를 떠났다고 보도했다. 조지 서머 상품 마케팅 담당 부사장과 마르코 마티아치 브랜드 책임자다. 해당 보도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마티아치가 패러데이를 떠나기 직전 자웨팅 회장에게 준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CES에서 신차를 발표하는 것이 불안하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다.
 
   
▲ 미국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패러데이퓨처의 리처드 김 부회장(왼쪽)과 자웨팅 러에코 회장(가운데) 등이 전기차 FF91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자금난을 겪는 러에코가 언제 FF91을 양산할지 불투명하다. REUTERS
 
기술 탄탄하지만 자금조달이 관건
신차 양산 가능성도 문제지만, 생산 공장을 착공도 하지 못한 상황은 더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2017년 1월4일 닉 샘프슨 패러데이 기술책임자는 공장 착공과 관련해 토지 정리 작업 위주인 1기 공정이 끝났고 곧 2기 공정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전 예약을 받은 FF91은 외주 생산 방식이 아니어서 18개월 안에 공장을 완공하고 생산해야 한다.
 
신차 발표회 다음날 <차이신주간> 취재진은 미국 네바다주 사막에 위치한 패러데이 공장을 찾았다. 울타리가 둘러쳐진 공장 부지 안으로 조립식 건물이 보였고 공사용 차량과 장비는 작동을 멈춘 상태였다. 대규모 공사를 앞둔 분위기는 아니었다. 자웨팅 회장은 기다릴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는 “300만 대 규모로 양산을 하려면 전통 자동차 제조사는 1천억~1500억위안을 투입해야 하지만 러스자동차는 3분의 1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자동차 사업부문에 투자금 300억~500억위안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미 지출한 부분을 빼면 150억~350억위안이 부족하다.
 
패러데이와 러에코는 둘의 관계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고 자웨팅 회장이 주요 투자자라고만 밝혔다. 자웨팅 회장은 “러에코의 비상장 자회사와 자동차 사업 부문의 자금이 일정 부분 관련된다”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기업등록처에 문의한 결과 ‘Chaoying Deng’이라는 인물이 패러데이의 법정 서비스대리수신인이었다. 회사의 법률 문서를 수령하는 대리인을 말한다. 비즈니스 인맥 사이트 링크트인(Linkedin) 자료에 따르면 ‘Chaoying Deng’은 러에코의 영화제작사 러비전픽처스 미국지사 사장이다. 패러데이의 기업 소재지는 로스앤젤레스시 피게로아 스트리트 18455번지다. 미국 경제지 <포천>은 해당 건물이 2014년 3분기 1325만달러(약 150억원)에 러에코에 매각됐다고 보도했다.
 
둘의 실질 관계를 고려하면 FF91의 실적이 러스자동차의 자금조달에 직접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펑보 PWC 컨설팅 파트너는 FF91이 발표한 기술지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러에코와 패러데이의 기술팀은 화려한 면모를 갖췄다. 다만 자금 문제로 고전할텐데 적어도 3년은 더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자웨팅 회장은 연구·개발, 설비 및 부속품 구매, 공장 건설에 가장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현지의 1천 명 넘는 연구·개발팀의 한 달 급여로 약 2천만달러(약 230억원), 1년 연구·개발비로 2억~3억달러(약 2300억~3400억원)가 소요된다.
 
한 자동차 제조사 기술책임자는 실제 양산을 시작하기 전에 대규모 시험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온과 한랭, 고원지대 등 극한의 조건에서 시험하는 것은 물론 몇백만km를 주행하는 내구성 실험도 포함된다. 그는 이때부터 본격 자금이 드는 단계라고 표현했다. 연구·개발 단계에선 수공이나 다른 방법으로 부속품을 만들어 차량을 조립하지만 시제품 단계부터는 협력업체가 금형을 만들어 부속품을 소량 생산하고 수백 대에서 1천 대 규모로 차량을 만든다.
 
“생산량이 일정 수량 이하면 협력업체가 금형을 만들어 부속품을 공급하기 어렵다. 이 경우 많은 기술개발비를 줘야 한다.” 이 관계자는 공급업체 수준에 따라 기술개발비가 달라지지만 보통 1억위안(약 166억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했다. 부속품 구매비는 별도로 계산한다.
 
대규모 생산단계에 진입하려면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설비를 구매해야 한다. 중국에서 자동차 생산기지 한 곳을 건설하는 데 적어도 몇십억위안(몇천억원)을 들여야 한다. 패러데이는 미국 공장 설립에 10억달러(약 1조1500억원)를 투입했다고 밝혔고, 러스자동차는 저장성 더칭시에 위치한 공장에 200억위안을 투입했고 1기 공정에 110억위안을 들여 총 300억위안(약 5조1천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소모했다고 밝혔다.
 
한 러에코 직원은 현재 국내에서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를 찾고 있지만 자금이 문제라고 전했다. 생산을 위해 거액을 들여야 하지만 판매 단계에선 당분간 현금 수익을 거두기 힘들어 보인다. 2016년 1월6일 패러데이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 계정을 통해 36시간 동안 FF91의 사전 예약으로 6만4124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1대당 예약금이 5천달러이므로 36시간 만에 3억2천만달러(약 3680억원)가 들어왔다는 계산이 나온다.
 
러에코의 자금 위기는 패러데이에도 영향을 끼쳤다. 미국 네바다주 패러데이 공장에선 공급업체에 대금 지급을 연체해 조업이 중단되는 등 나쁜 소식이 들려왔다. 닉 샘프슨 패러데이 기술책임자는 <BBC> 인터뷰에서 “회사가 재무 문제로 위기에 직면했고 FF91의 CES 신차 발표회를 위해 공장 건설을 중단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는 패러데이의 자금 회전에 대한 의혹과 우려를 불렀다.
 
   
▲ 러에코는 전기자동차 업계 선두주자인 테슬라를 뛰어넘어 미국의 고급 자동차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목표다. 경기도 하남시 테슬라 매장 앞을 지나가는 남성. REUTERS
 
테슬라 뛰어넘는 고급 자동차 겨냥
자웨팅 회장은 2017년 1월15일 자금조달 발표회에서 “러에코의 목표는 시가총액 1천억달러 규모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패러데이는 테슬라를 경쟁 상대로 지목했지만 테슬라를 뛰어넘어 페라리와 벤틀리 등 고급 자동차 브랜드도 겨냥하고 있다. 패러데이는 19세기 전자기 학자 마이클 패러데이의 이름에서 회사명을 지었고,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를 개발해 시장에 진입한 뒤 중저가 시장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테슬라가 최초로 내놓은 제품이 전기스포츠카 로드스터(Roadster)였다. 자동차 판매도 테슬라처럼 사전예약제를 선택했다.
 
닉 샘프슨 기술책임자와 대그 렉혼 글로벌 생산 담당 수석 부사장, 톰 웨스너 글로벌 공급 담당 부사장 등 임원 여러명이 테슬라 출신이다. 패러데이는 FF91 발표회 현장에서 테슬라의 모델S와 모델X를 지목해 가속 시간을 비교했고 공개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직 테슬라차이나 직원은 지금 상황에서 러스자동차가 테슬라와 경쟁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13년 전 설립된 테슬라는 2016년 3분기에 모델S 판매 실적 덕분에 2010년 나스닥 상장 뒤 두번째로 분기별 순이익을 기록했다.
 
그전까지 13분기 연속 적자였다. 미국의 일부 주에서만 신에너지 자동차에 보조금을 지급하지만 이마저도 소비자 개인에게 직접 지급해 한때 대당 2만달러(약 2300만원) 가까운 적자를 냈다. 미국 시장을 겨냥한 패러데이가 충분한 자금을 투입하면서 오랜 시간을 견뎌내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테슬라는 성장 과정에서 여러 차례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 2009년 모델S의 양산 문제로 고전할 때 다임러가 5천만달러를 투자해 테슬라의 지분 10%를 인수했다. 다임러는 테슬라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테슬라가 벤츠 자동차에 배터리를 제공한다.
 
2010년 1월에는 미국 에너지국이 테슬라에 4억6500만달러(약 5300억원)의 대출을 제공했다. 같은 해 4월 테슬라는 4200만달러(약 480억원)의 헐값으로 GM과 도요타의 합작공장을 인수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는 자서전에서 “미국 에너지국의 대출과 GM-도요타 합작공장이 없었다면 테슬라가 이처럼 빠르게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찍부터 유명해졌지만 테슬라의 처지도 여전히 녹록지 않다. 월가 투자자인 양칭훙은 “테슬라의 유통 주식 40%가 공매도된 것은 회사 자체의 경영 요인 외에 전기차 기업 가치에 대한 자본시장의 논란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자웨팅 회장은 러에코가 테슬라와 달리 인터넷 분야에서 강점을 지녔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전기차, 스마트, 인터넷이 자동차 산업의 큰 흐름이 될 것”이라며 “전기차를 제외한 3개 항목은 러에코의 강점이고 이는 다른 자동차 기업이 갖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미국 투자자들은 자웨팅 회장의 마케팅 전략이 뛰어나고 호소력이 강하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미국 자동차업계는 보수적이고 오랜 기간 유명 브랜드가 독점하고 있어 기술적 배경이 전혀 없는 낯선 중국인이 진입하기 쉽지 않다. 머스크는 적어도 신기술에 열광하는 면모를 갖고 있어 투자자들에게 다가설 수 있었다. 러에코의 자동차 사업을 이해하는 한 국외투자자는 CES에서 러스자동차 전시장은 매우 화려했지만 이런 전략만으로 미국 투자자를 설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자웨팅 회장과 러에코의 신용 문제에 주목했다. “재무 상황이 불안정하고 핵심 기술이 명확하지 않은데다 자웨팅 회장이 주식시장에서 개인 지분을 매각해 무이자로 회사에 빌려주는 행태는 투자자의 이익을 침해할 위험이 있다. 이 역시 러에코의 자동차 사업이 국외투자자를 끌어들이지 못하는 원인이다.”
 
ⓒ 財新週刊 2017년 4호
智能車之夢: 狂人造車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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