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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폐기물 처리 기술의 진화
[Frost&Sullivan] 음식 쓰레기 관리 산업 어디까지 왔나
[84호] 2017년 04월 01일 (토) 신은경 eunkyung.shin@frost.com
음식물 쓰레기는 전세계가 공통으로 안고 있는 골칫거리다. 이를 처리하는 비용은 물론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포함하면 피해가 적지 않다. 그만큼 식품 폐기물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각국 정부는 식품 폐기물 감량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관련 산업의 폐기물 처리 기술도 날로 진화하고 있다.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의 신은경 연구원과 함께 식품 폐기물 처리 기술의 현황과 미래에 대해 살펴본다.
 
신은경 프로스트앤드설리번 연구원
 
최근 경남 하동군은 구내식당에서 남은 음식을 직원들이 집에 가져가 재소비하는 캠페인을 펼쳤다. 전북 순창군에서도 범군민 실천 계획을 마련해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등 음식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갖가지 노력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이 해마다 늘고 식품 배출 처리비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식품 폐기는 글로벌 식량 위기와도 관련해 국제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식품 폐기물 관리의 중요성과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2015년 유엔이 채택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의 17가지 목표 중 빈곤과 기근의 근절,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기본 필요성 충족, 지속 가능한 소비와 생산, 기후변화 대응이 식품 폐기물 관리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 자료에 따르면, 해마다 전세계에서 인간의 소비를 위해 생산되는 식품의 3분의 1 정도가 손실 또는 낭비되고 있다. 이는 연간 13억t에 달한다. 우리가 실제 소비하는 것보다 많은 식량을 생산한다는 것인데, 역설적으로 2013년 기준 세계 기근 인구는 약 8억4200만 명으로 여전히 많은 사람이 굶주리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에서 발표한 식품 종류별 손실률을 살펴보면, 가공 단계에서 가장 많은 손실이 발생하는 식품은 과일, 채소 그리고 감자·당근·무 등 뿌리작물로 약 45%가 손실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곡물과 어패류는 30%, 유제품과 육류는 20%의 손실률을 보인다.
 
   
▲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오스트리아 빈 국회의사당 앞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자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렇게 낭비·손실되는 식품의 경제적 비용은 연간 1조달러(약 115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사회·환경적 영향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식품 생산에는 물, 토지, 연료, 화학제품 등의 자원이 필요하고 운송 및 저장, 마케팅 등 일련의 활동이 뒤따른다. 부패된 음식은 연간 3.3Gt(기가톤, 1Gt는 1조kg)의 메탄가스를 배출하는데, 메탄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서 6대 온실가스로 지정한 대표적 지구온난화 유발 물질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에선 앞서 언급한 사회적 비용 약 9천억달러, 환경적 비용 약 7천억달러를 경제적 비용과 합산해 연간 총 2조6천억달러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선진국의 식품 폐기물 감축 노력
식품의 가치사슬을 살펴보면, 생산·수확에서 처리·저장, 가공·포장, 유통·마케팅, 소비까지 다섯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1단계인 생산·수확 단계에선 대표적으로 과일이나 채소 등 수확 중 잘못 관리돼 변형되거나 판매자의 조건에 맞지 않게 된 식품이 주로 버려진다. 2단계에선 기생충, 질병, 부적절한 저장 방식으로 인해 식품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 가공과 포장이 이뤄지는 3단계에선 비효율적 공장 운영 등으로 잔류 작물이 생길 수 있다. 이후 제품 판매·유통 단계에서 식품판매업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생기며, 최종 소비 단계에선 소비되지 않은 음식이 폐기 처리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 손실·낭비되는 식량이 연간 각각 6억7천만t, 6억3천만t으로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식품이 손실·낭비되는 단계에서 약간의 차이를 찾아볼 수 있다.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에선 식품 가치사슬의 후반 단계인 소비자 행태에서 식품 손실이 상당 부분 발생하는 반면,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개도국에서는 가치사슬의 초기 생산 단계에서 식품이 낭비된다. 특히 쌀, 보리, 밀 등 곡물류의 재배 과정에서 대량의 잔류 곡물 폐기와 그에 따른 메탄가스 발생이 환경문제를 일으켜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식품 폐기물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정책을 수립하고 연구·개발 지원 등 주목할 만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2015년 한 해 동안 매립·소각된 식품 폐기물이 전체 폐기물의 21%를 차지하고 이 수치는 계속 늘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한 메탄가스 배출량의 20% 정도가 매립지에서 생기기 때문에 음식 폐기물 감축이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농무부와 함께 2030년까지 식품 폐기량을 50%까지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2015년 12월 미국 의회가 채택한 식품재활용법(The Food Recovery Act)은 소비되지 않은 식품을 푸드뱅크 같은 기관에 기증한 기업에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조항을 담고 있다.
 
유럽연합(EU) 또한 식품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 정책과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4년 7월 유럽연합집행위원회가 발표한 ‘순환경제 패키지’(Circular Economy Package) 법안은 식품 폐기물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 법안은 원료 및 제품의 가치를 극대화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더욱 강력한 순환경제 실현을 목표로 한다.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2015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준수하기 위한 작업으로 식품 폐기물 감축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덴마크는 소비자와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 캠페인을 하고 전국의 마트와 음식점을 중심으로 식품 폐기물 줄이기 캠페인을 적극 펼쳐, 2009년부터 5년 동안 식품 폐기물량을 해마다 25% 이상 감축하는 데 성공했다. 영국은 식품 대기업, 대형 유통업체,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2025년까지 식품 폐기물을 20%까지 줄이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이번에는 혁신적 식품 폐기물 처리 기술을 개발한 회사들을 살펴보자. 가장 대표적으로 퇴비화(composting)와 혐기성 소화(anaerobic digestion) 기술이 있다. 퇴비화는 다양한 동식물 폐기물을 하나의 분자로 변환시키는 과정에서 열과 온난화 가스를 배출하게 된다. 이런 전통적 퇴비화와 차별화한 기술을 개발한 회사가 있어 눈에 띈다. 미국 워싱턴주에 본사를 둔 음식물 쓰레기 처리업체 ‘WISErg’는 음식 찌꺼기를 분쇄해 유기농 액체 비료로 전환한다. 1단계로 분쇄된 물질은 정제시설로 옮겨져 24시간 동안 바이오 가공 탱크에서 미생물 처리를 거친다. 이후 기계적 여과를 통해 최종적으로 유기농 액체 비료 제품이 탄생한다.
 
진화하는 식품 폐기물 처리 기술
식품 폐기물을 바이오가스 에너지로 바꿔주는 혐기성 소화 방식은 도입이 점차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매사추세츠에 본사를 둔 하베스트파워(Harvest Power)는 음식 폐기물과 정원 쓰레기 등을 바이오가스로 전환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대형 테마파크인 월트디즈니월드에서 매일 100t 정도 발생하는 식품 폐기물을 바이오가스로 전환해 폐기물 매립을 최소화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친환경적 퇴비화 및 혐기성 소화 방식은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혁신으로 진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은 훼손되지 않은 음식을 활용할 수 없을 뿐아니라 소화 과정에서 에너지를 소모해 식품 폐기물 관리가 추구하는 환경적 이점을 상쇄한다. 따라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을 포장해 다시 소비하도록 하거나 액체 연료, 식품 원료, 바이오 플라스틱 등 가치 있는 제품으로 전환하는 ‘이머징 테크놀로지’(Emerging Technology·실용화가 기대되는 개발 단계 기술 -편집자)가 뜨고 있다.
 
   
▲ 2016년 6월 서울 여의도에 서 이정섭 환경부 차관(오른쪽) 등이 신형 음식물 쓰레기 처리 차량의 시연을 보고 있다. 최근 식품 폐기물 관리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스웨덴 룬드대학은 유통기한이 지나 그대로 소비할 수 없는 식품에서 식용 가능한 성분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대학이 개발한 ‘포포’(FoPo·Food Powder)는 버려지는 채소와 과일을 가루로 만들어 유통기한을 최대 두 달까지 늘렸다. 과일 성분과 맛을 유지한 가루를 물에 타서 주스로 마시거나 요구르트나 다른 식재료에 넣어 먹는다. 미국 기업인 폴리6(Poly6)은 감귤류 과일의 껍질을 이용해 천연 수지인 리모넨(limonene)을 생산한다. 이 바이오 플라스틱은 감귤 껍질이 지닌 독특한 화학적 성질에서 강도, 유연성, 내구성을 끌어냈다. 또한 인간이 섭취해도 무방한 천연 오일을 원료로 하기 때문에 인체와 환경에 무해한 제품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성공적인 식품 폐기물 관리를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가 유기적으로 작용해야 한다. 운송 단계에서 손실이 발생하지 않게 체계적 물류 기반을 갖춰야 하고, 폐기물 발생 정보를 추적하는 정보기술 기반도 필요하다. 안타깝게도 현존하는 식품 폐기물 관리 정보기술 솔루션 제공 업체는 모두 미국 회사다. 반면 개도국은 접근이 용이한 재활용센터나 저장시설이 부족한 실정이다.
 
식품 폐기물 관리가 제대로 정착하려면 이를 지원하는 정부의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데 각 이해관계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 정책 수립이 선결돼야 할 것이다.
                   
* 프로스트앤드설리번(Frost & Sullivan)은 고객 성장의 가속화를 위해 협력하는 ‘성장 파트너’로서 팀리서치(TEAM Research), 그로스 컨설팅(Growth Consulting), 그로스팀멤버십(Growth Team Membership)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이 효과적인 성장 전략을 수립·평가·실행할 수 있는 성장 위주의 문화를 창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50년 이상의 경험을 바탕으로 6대륙 40개 이상 사무소에서 1천여 개 글로벌 기업, 새로운 비즈니스 분야 및 투자계와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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