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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자본 유출이 ‘발등의 불’
[Cover Story] ‘미국 독주 시대’ 후발국의 운명- ② 신흥시장이 직면한 난제들
[83호] 2017년 03월 01일 (수) 왕리웨이 economyinsight@hani.co.kr

터키, 멕시코, 남아공, 인도 등 부담 커… 중국은 ‘자본 통제’가 최대 논란거리 

미국이 2016년 말 금리를 인상하면서 신흥국 환율이 크게 흔들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 방향도 신흥국들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2017년 신흥국들이 직면한 최대 과제는 자본 유출에 어떻게 대처하느냐다. 특히 압박이 큰 나라로 터키,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등이 꼽힌다. 중국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강하다. 중국의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해법들이 제기되고 있다. 당분간은 자본 통제가 필요악이라는 지적이 있는 반면 자본 통제를 우려해 아예 외국자본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 급격한 정책 변화 없이 내부 문제를 해소하는 한편 경제성장도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왕리웨이 王力为 <차이신주간> 기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016년 12월14일 금리를 인상한 이후 달러를 제외한 주요 통화가치가 크게 하락했고 역내외 위안화 환율이 압박을 받았다. 특히 신흥국에선 계속해서 충격파가 확산됐다. FOMC는 2017년 금리 인상 횟수를 세 차례로 늘리겠다는 신호를 보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경제정책에 대한 전망이 더해져 전세계에 중대한 영향을 가져왔다. “중국 등 신흥시장의 자본 유출 압박이 상승한 것도 그 결과다.” 위용딩 사회과학원 학부위원은 “미국 금리 인상이 급진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트럼프 정부 정책에 대한 전망이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을 상승시켰다”고 말했다. 인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인민은행이 2년 전부터 미국 금리 인상의 영향을 논의했고 세계 각국도 어느 정도 예상하고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투자자들은 준비가 부족해서 공황 상태가 빚어졌다”고 지적했다. 
 
자본 유출 압박에 대응하는 것은 2017년 신흥시장이 직면한 주요 도전이다. 하지밍 골드만삭스 개인자산관리 중국지역 부사장 겸 투자전략책임자는 이렇게 말했다. “중국이 선택할 수 있는 정책은 많지 않다. 더 유연한 환율을 채택하지 않으면 자본 계정을 완전히 막지 않은 상황에선 통화정책의 독립성이 제한을 받게 된다.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확보하려면 자본 통제를 강화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 미국이 2016년 말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추가 인상을 예고하면서 신흥국의 자본 유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2016년 12월 금리 인상 발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REUTERS
 
신흥국, 자본 유출 압박 직면 
미국 금리 인상과 트럼프 정부 출범이 맞물려 촉발된 최근 달러 강세의 영향은 신흥시장에 환율과 자본 이동, 외채 부담, 정책방향 등 다양한 경로로 나타났다. 진중샤 국제통화기금(IMF) 중국이사는 “미국은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태이고 트럼프 당선자의 정책은 사실상 한 단계 높은 부양정책이라서 달러는 일정 수준 과매수(오버슈팅)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흥시장이 달러 강세를 낮게 평가해선 안 된다. 달러가 이미 정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하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50년 동안 달러 강세가 두 번 있었는데 남미 채무위기와 아시아 금융위기 때였다. 1970년대 말부터 7년 동안 달러가 강세를 보여 달러지수(주요국 통화와 비교한 달러의 상대적 가치 - 편집자)가 90% 이상 상승했고 이는 남미 채무위기를 불렀다. 또 1995년 시작된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가 50% 가깝게 절상 됐는데 7년 동안 강세가 지속되자 아시아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이번 달러 강세는 5년째 지속되고 있으며, 달러 가치는 40% 가깝게 상승했다. 지속 기간과 상승 폭이 예전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금리 인상 등 다른 요인이 작용해 영향의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 이미 국제자본이 미국으로 흘러가기 시작했고 이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다. 중청신국제신용평가(中誠信國際信用評級, CCXI)는 신흥국이 다시 자국 통화 절하와 자본 유출, 외채 상환 부담을 겪게 될 것이며 어려운 상황이 어쩌면 오래 지속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향후 전망이 각국 통화별로 엇갈려서, 경제성장률과 충격에 대처하는 능력도 나라별로 나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거 신흥국 경제가 취약한 건 잘못된 정책 탓이었지만 지금은 대다수 국가의 환율이 과거처럼 경직되지 않고 자산가격 거품도 심각하지 않아서 전반적으로 건전하다. 다만 최근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환율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등 내부적으로 취약한 국가는 리스크가 더 클 것이다.” 하지밍 골드만삭스 투자전략책임자의 말이다. 
 
중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채 비중이 다른 국가에 비해 높지 않지만 단기 외채가 기업과 개인에 집중되어 있어 환율 전망의 영향을 받기 쉽다. 게다가 전반적인 채무비율과 기업부채 비율이 높다. 이 때문에 미국의 금리 인상이 중국의 채무 부담과 통화정책에 영향을 끼쳐 실질적 시장금리 인상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밍 투자전략책임자는 “중국은 내부의 문제점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금리 인상은 기존 취약성을 단지 확대시킨 것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주민 전 IMF 부총재는 “남미와 아시아 위기 때에 비해 신흥시장이 달러 강세에 대응하는 관리능력이 늘었고 시장구조도 크게 개선됐다”며 “하지만 중국은 아시아 금융위기 때 충격이 크지 않았다는 걸 핑계 삼아 타성에 젖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1998년에는 중국이 겪은 직접적 충격이 무역 분야에 한정됐지만 이젠 무역과 자본 이동, 국제시장의 연관성이 높아져 상황이 훨씬 복잡하다. 
 
조너선 가너 모건스탠리 아시아 및 신흥시장 투자전략책임자는 중국에 대해 낙관적으로 판단한다. 그는 중국이 무역흑자를 유지하고 있어서 위안화보다는 터키와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통화에 가해질 부담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우거 화룡증권(華龍證券)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중국의 상황이 비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유럽과 미국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아 다소 혼란스럽지만, 중국은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많이 해소됐다고 판단했다. 특히 50개월 넘도록 약세였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증가세로 돌아섰고 거시적 측면에서 큰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주민 전 IMF 부총재는 달러 변동이 중국에 가져오는 영향은 자본 이동을 통해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중국 기업의 은행 간 외환거래도 변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무역 규모가 급증하면서 은행 간 외환거래의 영향이 무역거래와 자본 이동의 영향보다 결코 작지 않다고 말했다. 
 
진중샤 IMF 중국이사는 “최근 PPI가 증가세로 돌아섰고 실질 금리(명목금리-물가상승률)가 하락해 국내 기업의 채무 부담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소개한 인민은행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상이 중국 자본 이동에 불리하게 작용해 자금이 미국으로 돌아가겠지만 그 영향은 상대적인 것이다. 자본이 영원히 한쪽으로만 흘러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 대해서도 무조건 낙관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의 통화정책이 따로 놀더라도 심각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며 “변동은 주로 무역과 자본 흐름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의 독주 시대가 예고되는 가운데, 이에 맞선 중국의 대응이 최대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중국 베이징 인민은행 본부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REUTERS
 
가장 큰 도전은 위안화 환율 
미국 금리 인상이 중국에 제기하는 가장 큰 도전은 환율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릴 거라는 예측이 퍼지면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오래전부터 압박을 받아왔다. 게다가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시장에서는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위안화 절상을 유도할 것이란 우려도 생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선 과정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2016년에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이미 6% 절하됐고 외환보유액은 최고점이던 3조9900억달러에서 3조500억달러로 줄었다.(2017년 1월엔 외환보유액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3조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편집자) 진중샤 IMF 중국이사는 “달러 강세의 현실을 직시하고 흐름에 따라가는 것이 최선이다. 독단적으로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 최근 나타난 달러 대비 위안화 절하는 외부 요인으로 인한 매우 건전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진중샤 이사는 “미국이 지난 몇 년 동안 추진한 양적 완화는 ‘달러 쓰나미’와 같았다”면서 “위안화 환율이 한때 1달러대 6위안에 근접했던 것도 달러의 과도한 절하가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린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쓰나미가 물러가면 위안화 환율의 변동폭이 생각보다 커질 것이다. 큰 흐름을 따르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말했다. 
 
위안화 환율 전망을 안정시키는 데 정책의 주안점을 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2016년 11월 이후 위안화는 다른 신흥국 통화에 비해 절하 폭이 크지 않았다. 11월 달러지수가 3% 상승했고 세계 주요 통화가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멕시코 페소와 말레이시아 링깃, 브라질 헤알,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의 달러 대비 환율은 각각 8.31%, 6.10%, 5.67%, 4.40% 절하됐다. 그러나 위안화는 달러 대비 절하 폭이 1.69%였다.
 
위용딩 사회과학원 학부위원은 위안화가 충분히 절하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상황에서 환율 전망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 반문했다. 지난 1년 동안 때에 따라 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위안화 절하 기대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지금의 점진적 평가절하로 절하 기대감을 없앨 순 없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은 자본 이동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우거 화룡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자본 통제 강화가 정상적인 해외자산 분산 수요에는 영향을 주겠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그나마 덜 나쁜 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위용딩 사회과학원 학부위원은 지금의 자본 통제가 ‘필요악’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자본 통제 강화도 장기 대책은 아니다. 최근 자본 통제 논의가 잦아지자 일부 외국자본이 철수하지 못할 것을 염려해 아예 중국에 진입하지 않고 있다. “다른 사람이 돈을 가져올 땐 싫다고 말할 수 있지만 돈을 가지고 나가는 것을 막으면 국가 전체의 투자 환경과 개방 이미지가 훼손된다. 이로 인한 손실은 오랫동안 회복할 수 없다.” 진중샤 이사는 사람들이 IMF 위기 후 자본 통제로 자본 유출에 대응하는 방법에 대한 환상을 갖게 됐고 환율의 유연한 조정이 중요함을 잊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 의한 환율 결정이 최종 방향이 되어야 한다. 이는 모든 국가가 장점과 단점을 평가한 후 선택한 것이다. 이는 통화 조작이란 비난에 대응하는 근본 방안이다.” 
  
통화정책의 어려움 
전환 과정에 있는 중국의 통화정책은 가격안정과 경제성장 촉진, 취업 촉진, 국제수지 균형 유지, 금융개혁과 개방, 금융시장 육성 등 여러 목표를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환율과 자본 이동이 통화정책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떠올랐다. 
 
외국환평형기금이 감소하고 때에 따라 은행 간 유동성이 축소되고 경제성장률 둔화 압력이 끊이지 않자 시장에서는 지급준비율 인하 등 완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위안화 절하 압력과 부동산 등 자산 거품을 우려한 인민은행은 움직이지 않았다. 흥업증권(興業證券)은 2017년에 위안화가 외부 압박에 따라 절하되긴 힘들고 절하 기대감이나 자본 유출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 금리를 내리기도 어렵다며 인민은행의 통화정책이 약간의 긴축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7년 통화정책에 대해 앞서 소개한 인민은행 관계자는 중·미 두 나라의 통화정책이 한층 더 엇갈리게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미국이 금리인상 속도를 높이더라도 중국은 완화 속도를 높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인민은행의 공개시장조작은 ‘시장조작 횟수 감소와 장기 유동성 공급’이라는 정책 목표를 유지해 금리 인상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를 보였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유동성이 축소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2016년 11월 하순부터 은행 간 시장의 유동성이 축소되자 통화시장 금리와 채권수익률이 동반 상승했다. 12월15일 화룡증권(華龍證券)과 오광증권(五廣證券)이 금융채를 기한 내에 결제하지 않아 기술적 요인에 의한 채무불이행이 발생했고 그 충격으로 채권시장에 ‘재난 수준’의 조정이 진행됐다. 
 
12월15일 인민은행이 공개시장조작에 나서 1450억위안을 투입했다. 앞서 소개한 인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상승한 것은 연말과 설 연휴를 앞둔 계절적 요인에 따른 것이고 자본 유출로 인한 유동성 축소도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금융기관의 준비가 부족했으며 돌발사건의 충격까지 더해져 시장심리가 취약해졌고 단기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유동성 통제에 대해 그는 최대한 완만하게 처리해 과도한 유동성 리스크가 신용 리스크로 번지는 걸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2017년 지급준비율 인하를 제약하는 요소가 약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소개한 인민은행 관계자는 “2016년에 일정 규모의 자본이 유출되면서 유동성 긴축을 유발했다. 자본 유출이 지속되거나 규모가 커지면 지급준비율을 인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밍밍 중신증권 고정수익담당 수석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는 상황에서 인민은행이 변동환율로 바꾸거나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우거 화룡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환율 안정을 위해 미국을 따라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성장 촉진과 물가안정이 인민은행의 기본 목표인데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이제 막 상승세로 돌아섰고 국내 물가가 안정적인 때에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무모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통화정책을 긴축 쪽으로 약간 조정하고 경제지표를 관찰한 후 정책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소개한 인민은행 관계자는 국내 경제 목표를 중심에 두되 통화정책은 안정을 유지하고 각종 변수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財新週刊 2016년 49호 
新興市場遇難題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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