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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휩쓰는 부유한 중국 환자들
[Business] 급증하는 중국인들의 국외 치료
[83호] 2017년 03월 01일 (수) 리옌 economyinsight@hani.co.kr
외국 의료기관 중개업체 성행… 미국은 암환자, 유럽은 심장질환자, 일본은 건강검진자 몰려 
 
선진국 병원에 부유한 중국인들이 밀려들고 있다. 돈 많은 중국인들이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국외로 눈을 돌리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규제에 막혀 외국 유수 병원이 중국에 쉽게 진출하지 못하는 것도 중국인들이 국외 의료기관을 찾는 이유다. 이미 미국은 암치료, 일본은 정밀 건강검진, 영국은 심장수술, 한국은 미용성형 식으로 중국 환자들의 의료 네트워크가 형성됐다. 치료를 위해 거금을 쏟아붓는 중국인 환자들은 외국 병원으로선 ‘우량 고객’이다. 자연스럽게 중국 환자들을 외국 병원과 연결해주는 중개업체가 성행하고, 선진국 병원들도 중국인 환자 유치에 나섰다. 
 
리옌 李妍 <차이신주간> 기자 
 
미국 휴스턴과 보스턴이 중국인의 집결지로 떠올랐다. 더 좋은 치료법을 찾아 대양을 가로질러 날아간 사람들이다. 미국 텍사스주 최대 도시 휴스턴에 위치한 엠디앤더슨 암센터는 세계적으로 암치료의 ‘최고 법정’으로 불린다. 수백 명의 중국인 환자가 이곳을 마지막 희망으로 선택했다.
 
유방암 환자 팡뤄(36)는 두 달 전 중국에서 유방암 확진을 받았다. 베이징에 있는 종합병원 여러 곳에서 ‘반드시 절제수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팡뤄는 확진 후 닷새 만에 휴스턴으로 날아갔다. 엠디앤더슨 암센터는 그에게 절제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고 화학치료가 출산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먼저 난자를 채취해 냉동한 뒤 치료를 마치고 시험관시술을 하는 치료법을 제시했다. 희망을 발견한 팡뤄는 울음을 터트렸다.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는 하버드의과 대학 부속병원이 모여 있다. 앞선 연구개발 능력과 임상시험 자원을 기반으로 미국 신약의 절반 이상이 이곳에서 탄생한다. 중국 환자들은 신약을 찾아 이곳에 온다. 중국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폐암 말기 환자는 이곳에서 2년을 더 살았다. 아직 시판되지 않은 신약의 임상시험에 적극 참여한 그는 “앞으로 2년만 버티면 암을 극복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중국 환자들이 세계 최우수 병원을 찾아가는 이유는 중국의 부유층이 늘기도 했지만 중국 의료시스템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기 때문이다. 유방암의 경우 서구 지역에선 유방 보존율이 40% 이상이지만 중국에서는 5~10%에 불과하다. 중국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30.9%이지만 미국에선 66%이다. 치료를 위해 국외로 나가는 환자의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시장 규모를 1천억달러(약 115조원)로 추산한다.
 
국제 사업을 개척하려는 외국 병원들에 현금을 싸들고 원정에 나선 중국 환자들은 ‘우수 고객’이다. 미국은 암치료, 일본은 정밀 건강검진, 영국은 심장수술, 한국은 미용성형, 타이는 시험관시술, 스위스는 태반주사 식으로 세계 각국에 중국 환자들의 의료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고 있다. 
 
   
▲ 중국 베이징 종양병원의 간호사가 암환자의 약물치료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의 암 치료율이 선진국보다 턱없이 낮은 탓에 부유한 환자들은 국외 진료를 선택한다. REUTERS
 
중국 환자는 걸어다니는 ‘현금 보따리’
팡뤄는 미국에서 치료비로 100만위안(약 1억7천만원) 가까운 돈을 지출했다. 국내에서 치료했으면 20만위안이면 충분했을 것이다. 미국의 평균 의료비가 중국보다 4배 정도 비싸고 똑같은 항암치료제 가격도 중국보다 6배 이상 높지만 메이오클리닉 국제진료부 책임자 멜리사 굿윈은 중국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중동인 다음으로 많다고 전했다.
 
미국 사립병원이 자국 환자를 치료하면 의료비 기준과 보험회사의 이중 제약을 받지만 외국 환자는 비용을 자유롭게 책정할 수 있어 모든 수익이 병원으로 돌아온다. 중국 환자들은 대부분 중증질환을 앓고 있어 치료비가 비싸고 상당수가 민간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현금으로 지불한다. 이들은 의료와 서비스 품질을 중요하게 여기고 충성도와 개발잠재력이 높아 최적의 현금 흐름을 가져오는 환자다.
 
중국 국내에서는 표준화된 치료 방안을 따르는데 미국의 암치료는 ‘정밀 맞춤형 치료’ 시대에 진입했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맞춤약을 결정하는 것은 암치료의 필수 절차다. 중국에서는 유전자 검사가 아직 보급되지 않았고 환자 특성을 겨냥한 맞춤약은 정확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중증질환 위주의국외 의료서비스 중개업체 세인트루시아컨설팅의 차이창 최고경영자(CEO)는 “회사가 서비스를 제공한 중국인 환자 1천여 명 가운데 70%는 미국에서 치료 방법을 변경했고 오진을 바로잡은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미국 병원은 또 ‘환자중심제’를 시행해 전문가팀을 구성한다. 예를 들어 폐암환자를 위해 내과 의사와 폐질환 전문의, 종양 전문의, 방사선과 의사, 재활의학과 의사는 물론 영양사와 사회복지사로 구성된 전문가팀이 환자 수요에 맞춘 치료 방안을 논의한다.
 
한 침샘암 환자는 지난 1년 동안 중국 국내 병원 3곳에서 갑상샘암으로 진단받아 6개월 동안 치료받고 갑상샘 절제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증상이 악화돼 결국 엠디앤더슨 암센터를 찾아왔고 침샘암 진단을 받았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맞춤약을 찾아 치료한 뒤 병세가 호전됐다.
 
신약을 찾아 국경을 넘는 환자도 많다. 중국은 신약 허가 속도가 느려 암 관련 신약의 시판이 서구보다 5~8년 정도 늦다. 2016년 6월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허가한 종양치료제 72종 가운데 중국에 나온 약은 30%에 불과하다. 신약을 얻기 위해 환자들은 불법 구매 대행을 감행하거나 미국에 머물며 기다린다. 차이창 CEO는 “단도직입적으로 항암제인 PD-1이 필요한데 미국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하는지 알려달라는 환자도 있다”고 전했다. 
 
   
양성자·중성자 치료와 다빈치수술로봇 등을 찾아 외국으로 향하는 사람들도 있다. 미국에선 20~30년 전부터 종양에 직접 도달할 수 있는 양성자·중성자 치료시스템이 발달해 성숙한 사용 단계에 진입했고 작은 절개창으로 복잡한 외과 수술을 하는 다빈치수술로봇도 대형 병원에 보급됐다. 중국에선 최초의 양성자·중성자 치료센터가 2015년 상하이에 설립됐고 다빈치수술로봇도 최근 대량 도입됐다.
일본은 미국 다음으로 중국 환자들이 많이 선택하는 목적지다. 일본의 의료비는 선진국 가운데 낮은 편에 속해 평균 비용이 미국의 3분의 1이고 일부 의료 항목은 중국보다 저렴하다. 일본에서 양성자·중성자 치료를 받으면 15만위안(약 2500만원)이 필요한데 상하이에 있는 센터에선 27만6천위안을 내야 한다.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은 일본에서 한 상자에 1만위안이면 사지만 중국에선 2만6천위안이다.

중국 진출한 외국계 병원들
주로 일본 의료서비스를 중개하는 호프노아는 중산층을 겨냥했다. 창립자 왕강 CEO는 일본으로 향하는 중국 환자가 다양하다고 소개했다. 암이 가장 많지만 비중이 50% 미만이고 심장병과 C형 간염, 뇌신경외과 환자의 비중이 늘었고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이즈)와 뇌전증(간질), 난치병 환자도 증가한다고 전했다.
 
도쿄에 있는 간켄아리아케병원은 일본 최고 암치료센터다. “우리는 공립 병원이고 외국 환자에겐 국내 환자의 두 배에 해당하는 비용을 받는다.” 병원 국제부 담당자는 중국 환자가 서구나 동남아 환자 수를 넘어 국제부 환자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소개했다.
 
심장이나 신경 등 중증질환을 치료하려는 환자들은 영국·독일로 치료 지역을 넓히고 있다. 스위스는 태반주사 등 미용치료를 받으러 떠나는 중국 부유층 여성들의 목적지가 됐고 한국·타이·싱가포르·인도에선 미용성형과 백신, 시험관시술, 건강검진, 요양 등 가벼운 의료서비스를 찾는다.
 
인구가 많은 중국은 외국 병원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눈독 들이는 시장이지만 정책적 제한으로 진입이 쉽지 않다. 대만계 병원이 가장 먼저 중국에 진출했다. 2005년 대만 최대 체인형 병원인 창겅병원(長庚醫院)이 샤먼시 하이창구 정부와 손잡고 샤먼에 첫 번째 분원 설립을 허가받았다. 창사의 왕왕병원(旺旺醫院)과 쿤산의 종런칭병원(宗仁卿醫院), 난징의 밍지병원(明基醫院)과도 동시에 합작을 추진했다. 10여 년이 지났지만 이들 대만계 병원은 대만에서 거둔 성공을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4년 7월 외국자본이 독자로 병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등 7개 지역에 한정한 조처다. 허가권한을 성(省)정부에 위임했지만 의료설비 구입 허가와 의료보험과의 연계, 의사 자격 등 관련 정책의 세칙을 마련하지 않아 외국 병원이 중국에 진출하려면 이중삼중의 ‘유리문’에 부딪친다.
 
미국의 최우수 병원들도 중국 진출을 시도했지만 사업은 지지부진했다. 2015년 1월 메이오클리닉(환자 중심 서비스와 정밀 검사로 유명한 미국 미네소타주 병원 -편집자)이 힐하우스캐피털(Hillhouse Capital·高齡資本)과 공동으로 훼이메이클리닉(惠美醫療)을 설립했다. 훼이메이클리닉은 중국 환자를 메이오클리닉으로 이송하거나 원격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훼이메이클리닉은 유나이티드패밀리병원, 암캐어 등 외국계 민영 병원과 교육·관리 등 세부 프로젝트 협력에 합의했지만 환자 이송 서비스는 생각처럼 쉽게 진행되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국내 병원들이 자발적으로 환자를 보내려 하지 않고 훼이메이클리닉은 메이오클리닉으로만 환자를 이송하기 때문에 수십 개 최상급 외국 병원과 연계된 중개업체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하버드의대 협력의료기관인 PHS (Partners HealthCare System)는 상하이 최대 규모의 합작병원인 자회이국제병원(嘉惠國際醫院)에 투자해 암센터와 불임센터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자회이국제병원은 투자 방식과 업무 방향 등을 조정한 뒤 2017년 공식 개업해 PHS의 원격의료와 환자 이송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 서울의 한 성형외과에서 중국인 여성이 쌍꺼풀 수술을 받고 있다. 한국은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미용 성형수술 방문국이다. REUTERS
 
환자 ‘송출’하는 중개업체 급성장
PHS는 베이징 퉁저우와 선전, 우루무치에서도 협력 사업을 진행했지만 퉁저우 사업은 10년이 지나도록 허가를 받지 못했다. 2016년 5월 부동산 기업 타이허그룹(泰禾集團)의 대주주 타이허투자(泰禾投資)와 PHS 국제부가 협력해 국제적인 종합병원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투자 규모와 위치 등 세부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에서 적당한 협력 파트너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 최상위 병원 국제부 담당자는 “중국의 여러 상업기관과 접촉해 병원 설립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최상위 병원은 지난 100년 동안 쌓아온 브랜드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서 브랜드 사용과 병원 이념 관련 요구사항이 엄격하지만 중국 업체들은 브랜드를 남용해 서둘러 돈을 벌어들일 생각만 하기 때문에 가치관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3년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그룹은 100억위안을 투자해 광둥성 광저우와 선전에 국제 병원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협력 상대방은 미국 하버드대 부속 브리검 여성병원이었다. 쉬자인 헝다그룹 이사회 총재가 하버드대학을 방문하고 브리검 여성병원 책임자가 중국을 방문해 병원 부지를 알아본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업계가 술렁였다. 그런데 브리검 여성병원은 헝다그룹이 초기 단계부터 적극 홍보에 나선 것에 불만을 표시하고 협력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환자를 ‘송출’하는 중개업체가 가파르게 성장했다. 대다수 외국 병원은 개인 환자의 예약을 받지 않는다. 중증환자의 경우 진료기록을 번역해서 전송해야 하고 만성질환이나 미용성형 환자들도 타국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병원을 찾아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중개업체는 이 부분을 파고들었다.
 
세인트루시아컨설팅은 중국의 중증질환 환자와 미국의 전문병원을 연계해주는 전형적인 중개업체다. 차이창 CEO는 “환자와 병원을 연계하고 환자에게 진료기록 번역과 병원과 의료진 선별, 전체 의료 과정에 동행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비용이 고가여서 기본 가입비가 10만위안(약 1700만원) 이상이고 고급 서비스는 100만위안이 넘는다고 한다. 차이창 CEO는 “우량 고객은 저렴한 서비스가 아닌 완벽한 서비스를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 병원에서 중개업체 서비스는 의료 과정에 개입할 수 없다. 병원도 특정 중개업체와 배타적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다. 중개업체를 통해 내원한 환자를 동등하게 대우하고 특정 중개업체 환자 들을 신속하게 진료하는 특혜가 없다. 중개업체가 사실상 ‘약자’인 셈이다.
 
하지만 상업적 의료기관에서는 중개업체가 가격을 협상할 수 있다. 미국의 체인형 시험관시술 클리닉인 HRC퍼틸리티(HRC fertility)에서는 중개업체가 수수료를 받는다. 로스앤젤레스에는 시험관 시술 클리닉 수십 곳이 있는데 중국 중개업체가 100여 곳이다. 특히 중국이 두 자녀 출산을 허용한 이후로스앤젤레스의 시험관시술 클리닉을 찾는 중국인이 늘었다.
 
타이와 한국, 싱가포르, 인도에서 중개업체는 가격 협상은 물론 의료 과정에 개입해 병원에 우량 고객 전용 서비스나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요구한다. 타이에서 시험관시술을 받은 한 환자는 “방콕 ALL불임센터에 있을 때 중개업체 직원이 병원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았고 환자 역시 마음대로 의사를 고르고 언제든 의사를 만날 수 있어 무척 편했다”고 말했다.
 
세인트루시아컨설팅과 호프노아는 2016년에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환자가 몇십명에 불과해 계속 투자금을 쏟아부어야 했다. 3~5년 동안 경험을 쌓은 후 국외 의료서비스도 진화하기 시작했다. 암과 중증질환에 집중하던 세인트루시아컨설팅은 의료서비스 분야를 확대하고 미국은 물론 영국과 독일로 치료 지역을 넓히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차이창 CEO는 “영국의 의료비가 미국의 절반 수준이고 치료 범위도 신경계통 질환과 면역계통 질환, 당뇨병, 고혈압 관리로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루친차오 세인트루시아컨설팅 이사는 “고가 서비스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가격대의 서비스를 개발해 문턱을 낮출 생각”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의료중개 서비스 CYCARES는 개인용 컴퓨터와 모바일을 통해 ‘중개인’ 역할을 하고 있다. 외국 의료기관이 해당 사이트에 가입하도록 유도하고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한다. 위탁터(WE DOCTOR)와 하오디에프(Haodf), 지우이160(就醫160) 등 모바일 의료기관은 대부분 비슷한 전략으로 외국 병원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출구 역할을 한다.
 
2016년 9월 메이지아해외의료(美家海外醫療)는 신리청병원(新里程醫院)을 인수해 신리청메이지아(新里程美家)로 이름을 바꿨다. 궈량 CEO는 “원격의료 비용이 보통 3만위안 이상인데 1만~2만위안으로 내려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격의료는 사실상 2차 진료 의견을 구하는 과정이다. 중국 정부 규정에 따라 원격의료는 병원 사이에서만 할 수 있고 중개업체가 주도하는 원격의료는 검사 결과를 제공하지 못한다. 이들이 제공하는 ‘자문의견’은 처방이나 진료 방안이 될 수 없다. 국외 전문가가 치료 방법을 제시하더라도 그대로 치료해주는 국내 병원을 찾기 힘들다. 차이창 CEO는 “세인트루시아컨설팅이 시작한 원격의료 서비스는 가격이 낮지만 고객만족도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신리청메이지아는 중안보험과 협력해 원격 화상진료 상품을 내놨다. 건강한 사람이 해마다 보험료 100위안(약 1만7천원) 수준의 보험상품에 가입하면 원격으로 외국 전문가의 화상진료를 받을 수 있다. 궈량 CEO는 “앞으로 보험사와 함께 외국에 직접 가서 진료받을 수 있는 보험상품을 개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진행하는 조기 암검진 등 새로운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왕강 호프노아 CEO는 건강검진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이고 주로 기업에 판매한다고 말했다. 여러 국외 의료서비스 기관들은 건강검진 비용이 높지 않아 돈 되는 사업은 아니지만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 규모를 늘리고 ‘재방문’ 고객을 창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세인트루시아컨설팅과 호프노아처럼 종합 서비스 제공 업체는 고정자산 투자를 늘리기 시작했다. 국내 대도시와 국외 각 지역에 사무소를 개설한 한편 사무실과 차량 등 고정자산 매입을 늘렸다. 호프노아는 일본 병원과 협력을 강화하고 의료진에게 매월 적지 않은 임금을 주고 있다. 왕강 CEO는 “등급별로 비용을 차등 지불하고 구체적인 사업을 진행하면 추가로 지불한다”고 말했다.
 
   
▲ 미국의 최고급 병원들은 중국의 의료 자문 서비스 업체들과 협약해 중국인 환자들을 유치하고 있다. 미국 병원 평가 순위 톱5에 드는 존스홉킨스병원. REUTERS
 
중국 의료기관도 국외 서비스 ‘눈독’
국외 의료서비스의 최대 ‘금광’은 부가서비스가 아닌 의료서비스 자체다. 2016년 3월 중신산업기금(中信産業基金)은 신리청병원그룹의 최대 주주가 됐다. 최초로 국외 의료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중국 국내 의료그룹이다. 그전에도 여러 병원이 외국 병원과 기술 협력 및 환자 이송을 추진했지만 특정 진료과목에 한정됐다. 중개업체에 비해 병원은 고객 확보가 유리하다. 신리청병원그룹은 종양학과 위주로 진료 방향을 정하고 전국 각지에 네트워크를 형성해 뤄양 둥팡병원(東方醫院)과 중신중심병원(中信中心醫院) 등 지역 병원과 연계하고 있다.
 
린양린 신리청병원그룹 CEO는 “병원에서 국외 진료를 원하는 환자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1만 병상을 갖추고 해마다 연인원 2천만 명 이상 진료할 경우 1%만 국외 진료로 전환한다고 해도 고객이 1만 명이 넘는 셈이다. 현재 국내 다국적 의료기관이 1년에 국외로 송출하는 환자는 수백 명에 머문다”고 말했다.
 
신리청과 메이지아가 합병한 후 국제의료부를 확충해 2017년부터 10개 국내 병원에 국제의료부를 만들 계획이다. 린양린 CEO는 신리청메이지아가 추구하는 궁극 목표는 평생 의료서비스라면서 환자가 국내 병원에서 검사와 치료를 받는 동시에 원격의료로 외국 의료기관에서 2차 진료 의견을 얻도록 할 계획이다. 환자가 외국 병원으로 옮기길 원하면 모든 수속과 숙식서비스를 제공하고 국외에서 치료를 마친 후 국내로 돌아오면 후속 치료를 제공하고 외국 병원의 지침대로 진료할 수 있다.
 
세인트루시아컨설팅도 국내에 국제의료진단센터를 개설해 의료 과정에 개입하는 방안을 고려했다. 그러나 차이창 CEO는 “국내외 의료를 통합하려면 더 많은 환자를 국내에서 진료할지 외국으로 보낼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린양린 CEO는 의사가 무조건 환자를 국외로 이송하도록 유도해선 안 되고 의사가 외국 전문가와 공동으로 진료하고 기술 교류를 통해 이익 창출을 독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 병원과 협력해 의료산업의 가치사슬을 확장하고 의료진 수준을 향상시키며 기술·관리 수준을 높이는 것이 진정한 목적이어야 할 것이다.
 
ⓒ 財新週刊 2017년 1호
到國外看病去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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