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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잃은 뭉칫돈, ‘공유 자전거’에 올인?
[Special Report] 중국 자전거 공유 서비스 투자 열풍- ① 쏟아지는 투자자금
[83호] 2017년 03월 01일 (수) 리우샤오징 economyinsight@hani.co.kr
중국의 자전거 공유 서비스에 자본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 벤처투자자와 인터넷 기업들이 ‘자전거판 우버’라고 치켜세우며 자금을 쏟아부어 순식간에 산업 규모가 수십 배 팽창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뭉칫돈이 마치 불나방처럼 ‘공유 자전거’에 도박을 거는 형국이다. 업계에선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단기 투자수익에 목마른 자본이 장기 성장성은 외면한 채 공유 자전거 사업을 지나치게 부풀렸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무차별적 투자를 등에 업은 업체들의 주도권 다툼도 치열해지면서 제 살 깎아먹기 경쟁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_편집자 
 
   
 
투자처 찾지 못한 벤처캐피털·인터넷 기업들 자금 쏟아부으며 산업 규모 급팽창 
 
‘자전거판 우버’로 불리는 중국의 자전거 공유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5년 20억위안(약 3300억원)에 머물던 시장 규모가 2018년 200억위안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의 배후에는 금융자본과 대형 인터넷 기업의 무차별적 투자가 있다. 2016년 여름 창업 투자 거품이 꺼진 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본이 공유 자전거를 표적으로 삼았다. 특히 업계 선두 주자인 모바이크와 오포에 투자자가 집중적으로 몰렸다. 이에 힘입어 이들 기업은 순식간에 기업 가치가 10억달러를 돌파하며 ‘유니콘’ 칭호를 얻었다. 
 
리우샤오징 劉曉景 <차이신주간> 기자 
 
중국 베이징 하이뎬구에 위치한 허우창춘로는 중국 정보기술 업계에서 유명한 길이다. 인터넷 검색업체 바이두, 온라인 및 게임업체 텐센트, 포털사이트 넷이즈(163.com), 전자제조사 레노버 등 큰 기업 본사로 통하는 길목이기 때문이다. 이 길은 항상 교통 체증이 심각해 ‘중국 인터넷의 목구멍을 비틀고 있는 길’이라고 불린다. 2016년 하반기부터 이 길에서 자전거 공유 서비스 업체 모바이크(Mobike·摩拜)와 오포(Ofo)의 주황색 자전거와 노란색 자전거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매일 새벽 날이 밝기도 전에 두 회사 직원들은 각자의 자전거를 지하철 출구에 줄지어 세워놓는다. 
 
이 서비스는 베이징은 물론 상하이와 광저우, 선전 등 대도시 상권을 중심으로 확산됐고 ‘공유 자전거’라는 그럴듯한 이름이 붙었다. 이들은 중국 최초 공유경제 사업모델로 기업과 정부가 협력해 대학 캠퍼스와 지하철역, 버스정류장, 주거지역, 상업지역, 공공서비스 지역에 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황색’ 자전거와 ‘노란색’ 자전거의 경쟁은 3년 전 디디추싱(滴滴出行)과 콰이디(快的), 우버 등 모바일 차량 예약 서비스의 경쟁을 방불케 한다. 물론 자전거 서비스의 규모가 비교할 수 없이 작지만 2016년 한 해 동안 벤처캐피털 업계에서 대형 인터넷 기업보다 더 큰 관심을 받았다. 텐센트의 한 직원은 “모바이크와 오포는 날마다 ‘인터넷 노동자’를 태우려 경쟁하고 인터넷 기업 사장들은 모바이크와 오포를 차지하기 위해 싸웠다”고 말했다. 
 
2017년 1월4일 ‘주황색’ 자전거 모바이크가 2억1500만달러(약 25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텐센트가 핵심 투자자로 참여했고 온라인 여행 사이트 시트립(Ctrip)과 호텔 체인 화주그룹(華住集團) 등의 기업과 워버그핀커스(warburg pincus· 華平投資), 텍사스퍼시픽그룹(TPG) 등 벤처투자자가 참여했다. 투자 경쟁은 2016년 9월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이 ‘노란색’ 자전거 오포에 투자한 다음부터 시작됐다. 
  
   
▲ 중국의 자전거 공유 서비스가 금융자본과 대형 인터넷 기업의 무차별적 투자로 급성장하고 있다. 정저우의 한 대학에서 학생들이 공유 자전거 업체 오포의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 REUTERS
 
2018년 시장 규모 3조3천억원 
모바이크와 오포는 지금까지 다섯 차례 자금 조달을 진행했고 20개 이상의 투자사가 참여했다. 두 신생 기업은 규모를 확장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투면서 국제화도 앞두고 있다. 양질의 투자처가 부족한 상황에서 공유 자전거는 2016년 새로운 유망 사업으로 부상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지금까지 총 19개 공유 자전거 플랫폼이 설립됐다. 신생 기업들은 각자의 사업 논리를 내걸었다. 자전거 제조사와 협력하거나 정부 지원을 받는 기업도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매킨지 보고서를 보면 2015년 공유 자전거 시장 규모는 약 20억위안(약 3300억원)이고 2018년에는 10배 많은 200억위안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아이미디어리서치(iiMedia Research)는 공유 자전거 사용자가 2015년 246만 명에서 2018년 1026만 명으로 늘어날 걸로 예측했다.
 
2016년 여름부터 자본 투자가 위축되고 온·오프라인 연계 사업(O2O) 투자 거품이 꺼지며 투자자들이 신중해졌다. 투자자들은 공유 자전거의 사용자 경험이 좋지 않고 공급비와 자전거를 사용하지 않는 시간의 손실, 자전거 파손과 노후화를 어떻게 보완할지 의구심을 갖고 관망세를 유지했다. 대형 인터넷 기업과 자본이 공유 자전거 투자자로 나선 뒤에도 의문은 끊이지 않았다. 공유 자전거는 어떻게 이익을 실현할 것인가? 급상승한 기업 가치가 과연 합리적인가?
 
많은 공유 자전거 투자자들은 투자 이유에 대해 ‘프로젝트 추진을 부추겨 거품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일부 투자자는 ‘벤처투자의 본질은 거품에 편승해 돈을 버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디디와 콰이디의 합병처럼 모바이크와 오포 사이에서 극적인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어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자금 조달은 확실히 앞서 나갈 수 있는 전술이다. 모바이크가 2017년 벽두부터 2억1500만달러 유치를 발표하자, 오포의 반응에선 화약 냄새가 진동했다. 2016년 12월23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다이웨이 오포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계속해서 투자를 유치해왔고 조만간 새로운 자금 조달 소식을 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유 자전거는 아직까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능력과 이익을 창출할 잠재력을 확보한 기업이 적고 이제 막 시작된 경쟁이 앞으로 몇 년 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향후 서비스와 제품, 사업모델이 경쟁의 관건이 될 텐데 오포는 충분한 탄약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확실히 정상은 아니다.” 여러 투자자들은 공유 자전거 업계의 자금 조달 속도를 두고 이렇게 대답했다. 한 달에 두 번 자금 조달을 진행했고 6개월 사이에 전체 기업 가치가 10억달러에 도달해 ‘유니콘’(기업 가치가 10억달러를 넘는 스타트업 -편집자) 등급으로 격상됐다. 다른 인터넷 기업이 몇 년 걸린 일을 1년도 안 돼 달성한 것이다.
 
‘노란색’ 자전거 오포는 2014년 8월 대학 캠퍼스에서 탄생했다. 베이징대학 석사과정이던 다이웨이 CEO가 동기 4명과 함께 창업했고 지금은 전국 26개 도시 200여 대학으로 확장했다. 그는 교내에서 여러 번 자전거를 분실하자 공유 방식으로 이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포를 창업했다고 한다. 
 
   
▲ 중국의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가 자전거 공유 서비스 업체에 투자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가치가 크게 올랐다. 베이징의 텐센트 대형 광고판 아래서 배우들이 춤을 추고 있다. REUTERS
 
과열로 치달은 투자 경쟁 
‘주황색’ 자전거 모바이크는 자동차 관련 언론사에서 근무하던 후웨이웨이가 창업했다. 2015년 12월 전 중국 우버 상하이 지역 총경리 왕샤오펑이 합류해 CEO를 맡았다. 2016년 4월22일 상하이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고 같은 해 8월 베이징에 진출했다. QR코드 스캔으로 전자 자물쇠를 열 수 있고 주차용 거치대 없이 아무 곳에나 주차할 수 있는 설계로 주목받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크게 화제가 됐다.
 
두 회사는 애초 시장과 고객층이 겹치지 않았다. 그러나 인터넷 예약 택시 업체 디디추싱이 오포에 투자하면서, 전면 경쟁에 돌입해 시장 확보에 나섰다. 자본의 맹목적 투자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2016년 9월만 해도 관망세가 대세였다. 투자자들이 두 회사를 만나긴 했지만 섣불리 투자를 결정하지 않았다. 두 회사도 난감했다. 긍정적 반응이 돌아왔지만 확실하게 투자하겠다는 투자자가 적었기 때문이다.” 리우이란 비전캐피털(Vision Capital·元璟資本) 파트너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상했다.
 
9월26일 디디추싱의 오포 투자에 이어 나머지 투자자들이 신속하게 합류했고 오포의 기업 가치도 1억5천만달러에서 3억달러로 급증했다. 투자자들은 디디추싱이 오포의 사업을 중요하게 평가했고 규모가 커지면 디디추싱의 인터넷 예약 택시 애플리케이션에 신규 메뉴로 추가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오포는 보름 뒤인 10월10일 추가로 자금 조달을 추진해 1억3천만달러를 조성했다. 투자사들의 면모는 화려했다. 미국 투자회사 코츄매니지먼트(Coatue Management)와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가 먼저 참여했고, 매트릭스벤처펀드와 비전캐피털 등이 뒤따랐다. 대형 투자사들이 참여했지만 얻을 수 있는 지분은 매우 적었다. 일부 투자사는 주요 임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지분을 늘릴 수 있는지 물었다고 한다. 경쟁이 치열해 투자에 참여하지 못한 투자사도 많았다.
 
자본시장에서 훌륭한 투자처를 두고 경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처럼 경쟁이 치열하고 얼굴을 붉히는 일까지 발생한 것은 드문 사례였다. 오포에 투자하려다 실패한 한 투자자는 오포의 주주 한 명이 반대해서 투자 지분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혼자 독식하는 사업도 아닌데 고의로 우리를 막았다”며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모바이크에도 투자자가 몰렸다. 유명 달러투자기관인 치밍창업투자의 파트너 황페이화는 모바이크 초기 투자자와의 관계를 활용해 투자자를 만나지 않기로 유명한 왕샤오펑 모바이크 CEO를 직접 만나 지분을 얻어냈다. 황페이화는 “네다섯 번 만났다. 치밍창업투자 경영 파트너 간젠핑과 미국 파트너까지 함께 왕샤오펑을 만나 투자가 긴박하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발 빠른 선택과 ‘오랜 동료들’이 힘을 모은 덕분에 모바이크의 추가 자금 조달엔 호텔체인 화주그룹과 온라인 여행 사이트 시트립이 참여했다. 이들은 ‘세콰이어캐피털(Sequoia Capital·紅杉系)계 자금’과 연결되어 있다. 세콰이어캐피털차이나는 모바이크 초기 자금 조달부터 참여했고, 세콰이어캐피털의 파트너 션난펑은 화주그룹 창업자 리치와 시트립 창업자 량젠장, 시트립 회장 판민과 함께 시트립 ‘사군자’로 불리는 인물이다. 온라인 및 게임업체 텐센트는 모바이크가 초기 자금 조달을 마친 뒤 단독으로 추가 투자했다.
   
투자난 속 투자 논리
차이나르네상스파트너스(China Renaissance Partners·華興資本)의 왕리싱 총경리는 “모바이크와 오포가 2015년에 시장에 나왔더라면 2016년처럼 관심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이끄는 팀이 모바이크 자금 조달에서 재무컨설팅을 맡았고 앞으로 2년 동안 업무를 진행할 예정이다. 왕리싱 총경리는 “최근 중국의 창업투자 시장에 불어온 찬바람의 본질은 자금 부족이 아니라 가능성 있는 투자사업 부족”이라고 말했다.
 
“투자할 만한 사업이 정말 없다.” 모바이크 초기 투자자인 판다벤처펀드의 마오셩보 파트너는 “차이나르네상스파트너스가 투자 행사에서 제공한 투자사업 명단을 훑어봐도 마음 가는 대상이 없었다”면서 “이런 상태가 1년 동안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본이 냉정해진 것은 2015년 불어닥친 ‘투자 광풍’에 기인한다. 창업투자 정보기관 피데이터(Pedata·私募通)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중국 창업 시장의 규모는 1293억위안(약 21조5천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투자 건수는 3445건으로 2014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마오셩보는 “2015년 4~5월 많은 벤처캐피털이 향후 1년6개월, 2년 동안 투자할 자금을 모두 쏟아 부었다”고 말했다.
 
2015년 6월 A주(본토 중국인 전용 증시)가 폭락하자 유통시장이 혼란에 빠졌고 세계 주식시장에도 여파가 미쳤다. 그 후 투자금 회수의 길이 막히며 벤처캐피털도 신중해졌다. 창업투자사 칭커그룹이 발표한 2016년 국내 지분 투자 규모를 보면 11월 말까지 진행된 지분 투자 총액은 6683억위안으로 2015년 5254억위안을 넘어섰지만 투자 건수는 7859건으로 2015년의 8365건보다 적었다.
 
“2015년 가장 과열됐을 때는 1~2주 안에 투자를 결정해야 했다. 내가 하지 않으면 누군가 투자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결정 속도가 많이 느려졌다. 기업의 자금 조달 간격도 2~3개월에서 4~5개월로 벌어졌고 기업 가치 상승 속도의 하락세가 확실하다.” 리우이란 비전캐피털 파트너는 “돈은 여전히 넘치고 유동성도 문제없지만 심리적 요인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투자는 너무 급박하게 진행된 것이 사실이다. 조정을 거치면 속도가 완만해질 거다. 이런 단기 조정은 1~2년을 주기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황페이화 치밍창업투자 파트너는 2016년엔 양극화가 명확했다고 지적했다. 좋은 사업에만 투자가 몰렸다. 출구를 찾기 위해 방향을 전환하기도 했다. “2016년은 막막했다. 모바일 인터넷 효과는 지나갔고 상위 30위에 오른 애플리케이션은 대기업이 독점했다. 모바이크가 인터넷 시장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해 인기 애플리케이션으로 자리잡았다. 우리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방향이다.”
 
투자자들은 이를 단순한 자전거 임대 서비스가 아닌 투자 유망처로 평가했다. 모바이크에 투자한 마오셩보는 그가 투자한 사업모델이 교통 문제를 해결해줄 것으로 판단했다. 언제 어디서든 빌릴 수 있고 유지·보수 비용이 저렴하거나 무료이며 위치정보시스템(GPS)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사업모델의 특징이다. 그는 “모바이크가 이런 사업모델을 만들기 위해 개조한 자전거를 선택했다. 앞으로는 자전거가 아니라 다른 제품을 통해 이런 사업모델을 만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오포에 투자한 한 관계자는 “투자를 결정한 가장 큰 목적이 지명도였다”며 “우리 같은 신생 펀드가 투자에 합류한 것은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 財新週刊 2017년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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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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