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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인구 먹여살릴 식량이 부족하다
[Issue] 식량 위기 ‘경보음’ 울린 중국
[83호] 2017년 03월 01일 (수) 장마르크 쇼메 economyinsight@hani.co.kr

물 부족 심각하고 도시화로 경작 가능 토지도 줄어… 정부, 수입 확대 등 농업정책 변화 시도

중국이 식량 위기에 몰리고 있다. 식량 걱정 없던 대국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지금은 식량 안보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농업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던 정부 정책이 이젠 부메랑이 돼 식량 위기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물 부족이 심각하고 환경오염으로 수자원의 질도 크게 나빠졌다. 급속하게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경작 가능 토지도 크게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생산성 위주의 농업정책에서 벗어나 생산능력 회복을 위한 장기 농업정책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농민들이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순응할지는 미지수다.
 
장마르크 쇼메 Jean-Marc Chaumet 
프랑스가축연구소 농경제학자
 
   
▲ 물 부족이 심각하고 환경오염으로 수자원의 질도 나빠지면서 중국의 농업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다. 한 남성이 극심한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산시성 황허강 주위를 걷고 있다. REUTERS
중국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빈곤선(중위소득의 50%) 아래에 사는 인구의 비율을 줄이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먹여살리는 게 가능했던 나라다. 그러면서도 세계의 농업 균형에 큰 부담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10여 년 동안 나타난 대규모 이농현상과 고도성장은 중국인의 식생활과 농업 생산양식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도시화와 가계의 구매력 향상에 힘입어 육류, 유제품, 달걀 같은 동물성 단백질 수요가 급속도로 늘었다. 1990년대 초 이후 중국의 1인당 동물성 단백질 소비는 2배나 증가했다.
 
소비구조가 변하자 2003년부터 중국의 농산물 수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그중에서도 사료 수입이 크게 늘었다. 이때부터 중국은 농산물 및 식료품 순수입국이 되었고, 세계시장에서 거래되는 농산물의 양과 가격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이제 관건은 중국이 현재 천연자원 부존량을 감안할 때 식량 수입의존도를 높이지 않고도 국내 식량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다. 지금까지 중국이 추진해온 농업정책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농업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핵심이었다. 특히 쌀과 밀, 그리고 이 두 작물보다 중요도가 다소 떨어지긴 하지만 옥수수가 전략 작물로 당국의 집중 관리 대상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중국의 생산력 지상주의는 엄청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근본 문제는 중국의 농업모델 자체가 현재의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중국 농업의 생산잠재력은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중국의 자원이 양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고, 둘째는 중국의 현 농업 생산방식이 자원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 농업은 점점 더 심화하는 수자원 제약으로 발전의 한계를 경험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 농업은 이미 수자원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곡물과 기타 작물의 70%가 관개(작물의 생육에 필요한 물과 알맞은 토양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물을 인공적으로 농지에 공급해주는 일 -편집자) 농지에서 경작되고 있다. 2015년 조사에서 관개 농지 규모는 6500만ha로 중국 총 경작지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물 부족 문제는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갈수록 깊어지는 물 부족 문제
첫째, 이용 가능한 수자원의 양이 부족하다. 물론 중국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수자원이 풍부한 나라지만 1인당 연간 물 소비량은 세계 평균의 3분의 1에 그친다. 특히 수자원 분포가 지리적으로 고르지 못하다는 것이 문제다. 양쯔강 이북 지역에 경작 가능 토지의 3분의 2가 몰려 있고 인구의 40%가 거주하며, 이 지역에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50%를 생산한다. 하지만 이 지역 수자원은 전체 수자원량의 20%에 불과하다. 현재 이 지역 지하수층은 고갈돼가고, 장차 강수량도 기후온난화 여파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다. 또한 한정된 수자원의 이용을 둘러싸고 부문 간 경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1949년 97%에 이르던 농업의 수자원 점유율이 2011년 63%까지 떨어지긴 했지만, 농업은 여전히 물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분야다. 이런 가운데 제조업과 가계 부문의 물 사용량은 1970년대 말 이후 4배나 증가했다.
 
둘째, 수요관리에 문제가 있다. 지금까지 중국 정부는 공급 차원에서 물 부족 문제를 접근해왔다. 즉, 수자원 확보와 이용 경로 구축을 목적으로 해마다 수리시설 공사를 늘렸다. 그러나 수도관 유수 때문에 중국 관개시설의 효율은 평균적으로 선진국 수준보다 40~50%나 낮다. 그나마 최근에 당국이 수요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좀더 수자원을 절약할 수 있는 관개기술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한 바 있다. 또한 당국은 사용자의 수자원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수도요금 체계를 바꾸는 중이다.
 
셋째, 수자원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 2014년 중국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오염 때문에 이용이 제한되는 지하수가 전체 지하수 부존량의 60%를 넘어섰다. 그리고 관개 농지의 6%에 이르는 400만ha 이상 토지가 오염된 물을 공급받고 있다. 그런데 이 토지의 3분의 2는 북부 지방에 집중돼 있다. 오염된 물로 관개를 하면 수확량이 줄고 토지도 오염된다. 수자원 오염에는 도시와 산업도 책임이 있지만 살충제와 비료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농업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중국은 농약과 비료 소비량이 세계 1위다.
  
   
 
 
도시화에 따른 경작지 감소  
중국은 수자원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토지 문제도 심각하다. 중국은 넓은 영토에 비해 경작 가능 토지가 적은 편이다. 2012년 중국의 경작 가능 토지는 영토의 13%인 1억2100만ha다. 이를 총인구로 나눈 1인당 경작 가능 토지는 0.1ha로 프랑스의 4분의 1 수준이며, 세계 평균인 0.24ha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다시 말해 중국은 세계 경작 가능 토지의 8%만으로 세계 인구의 19%를 먹여살려야 하는 셈이다. 그 어느 때보다 중국은 ‘사람은 많은데 먹여살릴 땅은 부족한’ 국가가 된 것이다.
 
특히 최근 10여 년 동안 경작 가능 토지가 줄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1997~2010년 중국은 지반 침하로 약화된 농지를 초지나 삼림 지역으로 전환하는 대대적인 녹지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퇴경환림(退耕還林·Grain for Green) 정책이다. 이 정책은 심각한 지력 감퇴 문제를 해결하고자 도입되었다. 그런데 퇴경환림 정책을 시행하면서 약 900만ha의 경작지가 사라졌다. 이 시기에 도시화와 산업화도 경작지 감소를 크게 재촉했다. 실제로 1997~2008년 도시화와 산업화로 사라진 경작지는 약 250만ha에 이른다. 특히 일반적으로 도시 주변의 토지가 가장 비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렇게 사라진 토지는 중국으로선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다.
 
이런 토지 분배 상태의 변화는 종종 토지 강제수용과 다를 바 없는 결과를 가져왔고 토지를 수용당한 농민은 낮은 액수의 보상금에 만족해야 했다. 이는 또한 주기적으로 중국 농촌을 뒤흔드는 농민 폭동의 원인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는 강력한 도시화 압력에도 경작지 면적을 1억2천만ha 이상으로 유지하려 노력한다. 공식적으로 1억2천만ha는 정부가 식량 안보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마지노선이다.
 
그런데 경작지 면적도 면적이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경작지의 질이 저하하면서 당국의 걱정을 사고 있다. 사실 상당한 규모의 토지가 과도한 비료 사용과 산업화·도시화로 인한 오염 때문에 지력이 쇠했다. 2013년 중국 정부는 농지의 3%에 해당하는 330만ha가 더 이상 경작이 불가능할 정도로 오염되었다고 발표했다. 또한 이듬해 공개된 한 공식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영토의 16%와 경작지의 19%가 카드뮴, 니켈, 비소에 대한 정부의 환경오염 기준치를 넘어섰다. 이 보고서는 새로운 토지 오염 주범으로 동물 배설물을 지적했는데, 농업 관련 질소 폐기물의 40%와 황 폐기물의 60%가 동물 배설물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특히 보고서는 동물 배설물로 인한 토지 오염 현상에 대규모 농장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 중국 정부는 농업 생산능력 회복을 위해 유전자조작농산물(GMO) 상업화를 허가하는 등 새로운 농업정책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허베이성의 들녁에서 농부들이 벼를 수확하고 있다. REUTERS
 
식량 안보 위한 새 농업정책 
이러한 환경문제를 인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3년 주석 취임 뒤 생산력 지상주의 농업정책을 탈피해 식량 안보와 국내 생산능력 회복을 위한 장기 농업정책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시진핑 주석은 공식 연설에서 더 이상 수확량 증대를 독려하지 않고 오히려 국내 수급 균형을 위해 적절한 수준에서 수입에 의존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중국은 제13차 5개년 계획(2016~2020)에서 청정기술을 이용한 ‘환경 관리체계’의 도입과 토지 보호를 우선순위에 두며 농업정책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새로운 농업정책에서 토지는 유지가 필요한 자본으로 간주되며, 당국도 여러 차례 관련 발언을 했다. 예컨대 지금처럼 풍년이 계속되는 시기에는 토지 이용이 예전보다 줄게 될 것이다. 중국은 옥수수 경작지를 줄일 계획이다. 현재 옥수수 비축량은 사상 최고치에 이른 상황이다. 정부는 특히 화학비료 사용 감소와 지력 회복을 위해 휴경지에 채소 경작을 권장하는 윤작 방식을 보급할 계획이다. 윤작 전환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20년까지 300만ha의 경작지를 좀더 다양한 작물 재배에 이용할 것이다. 참고로 이 지역들은 국토 정비 계획상 ‘영구 농지’로 분류돼 도시 개발과 사회기간시설 건설이 제한될 것이다.
 
그리고 5개년 계획에 명시된 이 목표들을 보완하기 위해 2015년 3대 특별 계획이 도입되었다. 첫 번째는 지속 가능한 농업발전계획이다. 이 계획의 목표는 스프링클러 관개 같은 수자원 절약 관개기술을 확대하는 것이다. 현재 스프링클러 관개를 도입한 농지는 전체 관개 농지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정부는 2030년까지 관개 농지의 75%에 스프링클러 관개시설을 보급할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라 2030년부터 관개에 사용되는 수자원량을 2013년 대비 10% 높은 수준에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2013년 1.3%였던 비료·농약 살포 증가율을 1%로 줄이고 2020년부터 아예 0%까지 낮출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화학비료를 최대한 동물 배설물과 작물 잔존물로 대체하고 재활용하는 방안이 권장되고 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계획은 수자원 및 토지 오염 방지 대책이다. 정부는 2020년까지 전국 주요 7대 강의 수질을 개선하고, 향후 10년 동안 도시 수자원 중 90% 이상의 수질을 개선할 계획이다. 또한 2020년까지 오염 농지의 90%를, 2025년까지는 95%를 이용 가능한 수준으로 회복시킬 예정이다.
 
2013년 상하이 근처 황푸강과 쓰촨성, 젠시 지역에서 돼지 수천 마리 사체가 발견돼 중국 사회를 경악시킨 뒤 축산업의 환경오염을 통제하기 위해 각종 규제가 도입되었다. 예로 인구 밀집 지역이나 식수원 근처에 돼지·가금류 사육이 금지됐고 농장에서 자원의 재활용이 장려되었다.
 
중국 정부는 유전자조작농산물(GMO)도 상황 타개책의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 2016년 8월 농업 당국은 몇 년 동안 이어진 GMO 도입 실익과 영향에 대한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마침내 대규모 경작용 GMO의 상업화를 허가했다. 이때까지는 면화, 토마토, 피망, 파파야, 피튜니아, 포플러나무만 공식적으로 GMO 경작이 허가됐다. 농업 당국은 GMO 옥수수와 콩에 대한 연구의 1차 목표를 가뭄, 병충해, 냉해에 견딜 수 있는 작물을 개발하는 데 둘 것이라고 단언했다.
 
중국의 농업정책 전환은 곡물 생산량과 비축량이 최고치에 이른 시기에 시작되었다. 이는 정부가 식량 안보를 위협하지 않으면서도 국내 농업 생산에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정책 시행의 시기 선택은 탁월했지만 심각한 수준에 이른 중국의 천연자원 상태를 고려할 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또한 정책 시행 과정에서 지방 당국과 농민들의 저항에 부딪칠 수 있다. 따라서 중앙정부가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기 위해 엄격한 수단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 정부는 중국의 식량 수입의존도가 더 심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마지막 패를 내놓았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17년 2월호(제365호)
La Chine face au péril alimentaire 
번역 민지은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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