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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힘에 대처하는 지혜
Editor’s Letter
[83호] 2017년 03월 01일 (수) 신기섭 편집장 marishin@hani.co.kr

일론 머스크라는 이름을 아십니까? 아신다면, 무엇이 연상되십니까? 혹시 그가 세운 전기 자동차 회사 테슬라인가요? 저는 그가 만든 로켓 회사 스페이스엑스가 먼저 떠오릅니다. 

스페이스엑스가 2017년 2월19일 우주정거장에 갈 화물 수송선 ‘드래건’을 발사했습니다. 이제 민간 우주사업도 신기하지 않지만, 이 회사의 발사체 로켓 팰컨9는 얘기가 좀 다릅니다. 팰컨9는 지구의 중력을 뚫고 올라가 드래건을 우주정거장으로 보낸 뒤 8분 만에 돌아왔습니다. 길쭉한 로켓이 머리를 하늘로 향한 채 땅으로 불을 내뿜으며 사뿐히 내려앉는 착륙 장면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인터넷에 공개된 착륙 동영상을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스페이스엑스의 로켓이 지구로 무사히 귀환한 건 처음이 아닙니다만, 이번엔 완벽하게 착지했습니다. 
 
인간의 우주선 발사 시도는 무엇보다 중력과 싸우는 일입니다. 첫 번째 성과는 지구에서 떠나지 못하게 잡는 힘을 뿌리치고 우주로 날아간 것입니다. 스페이스엑스는 두 번째 싸움, 곧 물체를 사납게 끌어내리는 힘에 맞서 안전하게 내려오는 과제를 한 단계 발전시켰습니다. 처음의 귀환 방식은 우주인이 탑승한 작은 캡슐이 공기 마찰을 버티며 바다로 내려오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어 우주왕복선이 등장했습니다. 일반 항공기처럼 활주로에 내리는 방식입니다. 이제 로켓이 마지막에 하늘을 향해 선 채 땅에 내리게 하는 데까지 왔습니다. 
 
여기까지 오기 위해 과학자들이 얼마나 분투했을지 상상도 하기 어렵습니다. 중력은 두 물체의 질량의 곱에 비례하는 힘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거대한 지구에 비하면 티끌 같은 로켓이 둘 사이의 힘을 감당하기는 참으로 힘듭니다. 로켓이 이 힘에 굴복하지 않게 하려면, 먼저 안전한 길을 찾고 그 길을 따라 로켓을 정밀하게 유도해야 합니다. 그러니 로켓의 착륙 모습보다 더 아름다운 건 거대한 힘에 대처하는 방법을 찾아낸 인간 집단의 노력일 것입니다. 오랜 기간 수많은 사람이 힘을 보탠 집단적 노력 말입니다. 
 
자연현상을 사회현상에 바로 대입하는 건 어리석은 짓입니다만, 자연을 탐구하는 인간의 노력에서 영감을 얻는 건 문제가 없을 겁니다. 
 
우리가 직면한 ‘거대한 힘’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국제 관계를 보면 폭주기관차처럼 내달리려는 미국이 있겠고, 한국 사회로 눈을 돌리면 고집불통의 기득권 세력이나 갖가지 차별이 있겠습니다. 빈곤의 굴레도 막강합니다. 제아무리 견고해 보여도, ‘피도 눈물도 없는’ 자연의 법칙보다는 쉬운 상대입니다. 거대한 장벽 앞에 선 막막함을 느끼는 분은 저 과학자들을 떠올려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위안과 희망을 얻으시면 좋겠습니다. 지혜를 보탤 친구나 동료까지 찾으시면 더 바랄 게 없구요. 
 
 
 
바로잡을 것이 있습니다.
2017년 2월호 6쪽 목차에 오류가 있었습니다. 102쪽이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기회 얻은 중국의 과제’이고 106쪽이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 국경 밀수 현장’이라고 나갔으나, 이는 순서가 바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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