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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전조인가, 가치투자 기회인가
[Special Report] 얼어붙은 중국 벤처캐피털- ② 거품이 걷힌 뒤에는?
[82호] 2017년 02월 01일 (수) 류샤오징 economyinsight@hani.co.kr

마땅한 투자처 없지만 시중에 돈은 넘쳐… 투자 리스크 엄격 관리하며 재도약 모색해야

중국 벤처캐피털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상황이 닷컴 거품 때나 금융위기 때와는 다르다는 것이 중국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 상황이 거품 경제 붕괴의 서막인지, 정상화 과정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마땅한 투자처를 고르기 어렵지만 시중에 돈은 넘쳐나고 있다. 엄격하게 투자 리스크를 관리하고 일관된 투자 규칙 아래 장기 투자를 이어갈 경우 오히려 거품을 걷어낼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벤처캐피털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투자 경력 20년 이상 투자가들을 만나 꽁꽁 얼어붙은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모색해봤다. 
 
류샤오징 劉曉景 <차이신주간> 기자 
 
투자자는 투자할 사업을 찾지 못하지만 시장에 돈이 부족하진 않다. 디디와 알리바바의 개미금융 서비스, 메이퇀, 우버차이나, 러TV 등 대기업은 2016년에만 196억3천만위안(약 3조3 천억원)을 조달했다. 2015년 대비 2배에서 20배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달러화 시장엔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됐지만 위안화펀드 시장은 더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다. 2014년 A주(내국인 전용) 주가가 연속 신기록을 세우자 위안화펀드가 대거 탄생했다. 위안화 시장으로 전환한 유명 벤처투자자나 신규 투자자 모두 수는 많지만 수준이 고르지 않은 출자자를 만나야 했다. 
 
“나는 위안화를 조달하지 않는다. 위안화펀드는 대부분 기간이 짧고 빨리 돈을 벌려 한다. 벤처투자는 그런 것이 아니다.” 캐피털투데이 창업자 쉬신은 처음부터 위안화 자본을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위안화를 영원히 조달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라 위안화 시장 투자자들이 성숙해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 많은 중국 기업이 상장됐고 일부 직원은 이익 실현 뒤 창업했다. 상장 효과가 부각되자 더 많은 사람이 창업에 도전했다. 특히 2015년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대중의 창업, 만중의 혁신’(大衆船業, 萬衆創新) 정책을 제시한 뒤 전국적으로 창업 열기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베이징 지역 창업자 수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고 상하이와 항저우가 20~30%, 광저우와 선전이 15~20%, 나머지 지역이 약 5%를 차지했다. 
 
   
▲ 중국 정부는 벤처캐피털 활성화를 위해 상장사의 인수·합병 등을 장려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왼쪽)과 리커창 국무원 총리가 2016년 6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REUTERS
 
A주 유통시장이 연속 최고가를 기록하자 투자수익률 기대도 상승했다. 달러펀드 운용사들은 투자와 자금조달 양방향의 수요를 무시할 수 없어 위안화펀드를 조성했다. 파트너 직급의 투자 원로들도 독립 뒤 위안화 출자자들을 찾아갔다. 훠산스창업 투자 창업파트너 장쑤양의 오랜 동료인 장전과 가오샹은 2013년 미국인터내셔널데이터그룹(IDG)에서 나와 바니안벤처캐피털을 설립해 달러펀드와 위안화펀드를 각각 3개 운용했다. 그들은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바오펑(暴風影音)과 스마트단말 관리도구 91주서우(91助手), 포털 사이트 3G포털(3G門戶), 투더우, 모바일충전 지급 서비스 선저우푸(神州付), 게임 사이트 라인콩(藍港) 투자를 주도했다. 2014년 IDG의 또 다른 투자자 마오청위도 독립해 상하이에서 윈치벤처캐피털을 설립했다. 그는 시트립과 루자, 투더우 투자에 참여했다. 
  
투자자 미성숙이 가장 큰 리스크 
오랫동안 달러펀드 투자를 담당한 파트너들은 위안화 시장에 진입한 뒤 많은 차이점을 발견했다. 그중에서도 투자자의 미성숙한 모습이 가장 큰 근심거리였다. 2014년 한 포럼에 참석한 장전이 발표를 마치고 내려오자 누군가 그에게 명함을 건네면서 상품 발행을 도와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때 막 위안화펀드 시장에 진입한 그는 “나 혼자 외계인인 것 같았다. 그 사람에게 나는 벤처투자자고 상품을 발행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장전은 곧 상품 발행의 뜻을 알았다. 벤처캐피털이 투자처를 발굴해 출자자에게 전용 펀드를 판매하는 것을 의미했다. 이런 상품 발행 대상이 업계에서 말하는 순자산 600만위안(약 100만 달러) 이상을 보유한 ‘우량 개인투자자’였다. 하지만 아무리 우량한 개인투자자도 창업투자 시장에선 ‘개미’다. “창업투자는 일반 투자나 자금조달과 다르다. 원금을 보장받을 수 없고 손실이 발생하면 고스란히 감수해야 한다. 성숙한 시장은 위험을 감당할 능력이 있어야 진입할 수 있다.” 장전이 말했다. 
 
현재 중국 내 대다수 자금은 보험사 운용 자산과 정부 주도로 조성한 투자펀드와 창업펀드인데 정부 자금을 벤처캐피털에 투자하려면 여러 제한이 따른다. 벤처캐피털의 자본금이나 규모, 등록 지역은 물론 자금 투자처를 한정하는 경우도 있어 벤처캐피털의 출자금 모집에 영향을 준다. 이런 현실에 대해 장전은 “위안화 자금을 모집하려면 새로운 균형을 찾아야 한다. 벤처캐피털이 투자자의 구조화를 바라면서도 현실을 고려해 우량 개인투자자들에게 열린 통로를 막지 못한다. 사실 외국 벤처캐피털도 개인투자자에게서 투자금을 모집한다”고 말했다. 
 
지난 2년 동안 사모시장의 자금조달 규모가 급증하자 우량 개인투자자를 겨냥한 전용 펀드 조성이 점점 보편화했다. 윈치벤처캐피털 창업파트너 마오청위는 잘 알려진 첫 사례가 페이스북이라고 했다. 페이스북이 상장 전 투자자를 모집하자 한 투자은행이 고객을 대상으로 전용 펀드를 모집했다. 자금조달을 통해 7 천만~8천만달러를 조달했고 기업가치가 10억달러에 이르자 상장을 추진했다. 사모시장에선 수백억달러 규모의 전용 펀드를 조성할 기회가 거의 없었지만 최근 변화가 생겨 유명 기업들은 기업가치가 100억달러를 초과하거나 심지어 300억달러를 넘어설 때까지 기다렸다 상장을 추진했다. 페이스북을 시작으로 우버를 포함한 많은 기업이 우량 개인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했고, 이제는 보편적 현상으로 굳었다. 우버는 아직 상장하지 않았지만 사모시장에서 기업가치가 600억달러에 육박한다. 
 
미국 시장에서 전용 펀드는 창업 후기 사업인 프리(Pre)-IPO(기업공개 전 투자자들로부터 일정 자금을 받는 것 -편집자) 단계에서 출현한다. 투자 기간이 짧고 회수 요건이 낮은 편이다. 이것도 몇 년 사이에 나타난 변화인데 아직 성패를 판단하기 어렵다. 반면 중국 시장의 전용 펀드는 정책을 이용하려는 의도가 뚜렷하다. 신싼반(新三板·중국 중소 벤처기업 중심의 장외 주식시장 -편집자) 펀드나 홍콩 증시에 상장했다 귀국을 준비하는 레드칩귀향펀드, A주인수합병펀드가 2015년 상반기에 폭발적으로 늘었다. 
 
일부 신싼반 펀드는 투자 기간이 매우 짧게 설계됐다. 하지만 신싼반은 유동성이 낮고, 발행과 유통 사이에 낀 시장이다. 그래서 투자금을 순조롭게 회수할지 장담하기 어렵다. 만약 펀드 결산 시점이 다가와도 회수하지 못하면 투자자들이 대량으로 자금을 빼가는 위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펀드의 투자금 모집은 더 복잡했다. 출자자를 등에 업은 기관은 외부에서 자금을 모집해 각종 전용 펀드에 참여했고, 유명 기관의 브랜드를 빌려 외부에서 자금을 모집하기도 했다. “투자기관은 규칙이 있어야 한다. 잘못하면 펀드를 조성할 때부터 투자자에 대한 약속을 위반하게 된다.” 장전의 말이다. 
 
개인 투자자는 보통 전문 투자 지식이 부족하고 수익률과 유동성에만 주목해 환매수 약정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일부 기관 은 구조화 상품(Structured Products)에서 일정 연한이 지난 뒤 상장할 수 없을 경우 특정 상장사 또는 기업 창업자가 환매해 원금을 보장한다는 약속을 한다. 하지만 상장사 주식을 담보로 제공할 경우 유동성이 커서 주가가 하락하면 주식을 모두 매각해도 약속한 지분을 환매할 수 없게 된다. 
 
최근 극단적 현상이 새로 나타났다. 같은 계열의 인터넷 금융 기관이 한쪽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다른 한쪽에서 담보를 제공하는 일이다. 이 경우 개인 투자자는 진상을 파악하기 힘들다. 모든 지분 구조를 해부해야 발견할 수 있다. 
 
시장 변화에 따라 당국은 감독을 강화했다. 2016년 5월 국내 A주 시장에서 우회 상장을 노린 ‘셸(Shell) 기업’ 주가가 급상승 하자 증권감독위원회는 관련 사례를 면밀하게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중국 테마주를 사들여 상장을 폐지하는 사유화 움직임이 중단됐고 단기 차익을 노리던 개미투자자와 중국 테마주 기업들은 진퇴양난의 처지가 됐다. 게다가 증권감독위원회는 A주 상장사가 업종이 다른 게임이나 인터넷금융, 엔터테인먼트, 증강현실(VR) 기업과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홍콩 등에서 중국 복귀를 준비하던 기업 주식이 가장 먼저 충격을 받았다. 2016년 5월부터 최근까지 최소 6개 기업이 사유화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이 하루만 늦게 발표됐다면 중국 최대 라이브 플랫폼 YY의 사유화는 최종 계약을 체결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니 차라리 잘된 일이다. 돌아와도 상장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YY의 사유화에 참여했던 한 투자자가 말했다. 
 
이들 기업의 사유화를 위해 개미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한 각종 전용 펀드는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해 돈을 돌려주거나 새 투자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전용 펀드에 참여하지 않은 벤처캐피털들은 한숨 돌릴 수 있었다. 2014년 한 ‘중국 테마주’ 기업이 사유화를 준비했고 오랫동안 친분이 있던 그 기업 창업자가 장전에게 지분을 원하는지 물었다고 한다. 바니안벤처캐피털의 파트너 셋은 논의 결과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장전은 “평가 결과 투기성이 강했다. 수익률 역시 우리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 2년 동안 수익률 3배로는 부족했다. 바니안벤처캐피털은 5배 이상의 수익률을 추구했다. 물론 장기 투자다”라고 말했다. 
 
마오청위는 투자자 2명의 요청으로 윈치벤처캐피털도 최대 사유화 프로젝트 치후360에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치후360은 자금조달과 위안화 반출 등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뒤 마침내 중국에 돌아왔고 현재 사업 분할 과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일정표는 알 수 없다. 
 
   
▲ 주가 폭락으로 창업투자 열풍이 가라앉기는 했지만 시중에 자금이 넘치는 만큼 2000년 닷컴 거품 때와 상황이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강세장을 상징하는 황소상이 홍콩증권거래소 앞에 놓여 있다. REUTERS
 
투자 규칙 지키면 실패 확률 낮아 
“우리는 처음부터 인내심을 갖고 회수 기회를 기다리도록 투자자를 설득했다. 한동안 성사되기 힘들 것으로 판단했을 때는 투자자에게 성공하지 못할 경우 돈을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마오청위는 사유화에 너무 큰 환상을 갖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 게다가 수익성이 낮고 규모가 작은 사유화 프로젝트를 겨냥해 전용 펀드를 조성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 마오청위는 장기 투자를 추구하는 벤처캐피털은 펀드 규모를 키워 운영 보수를 챙기는 일에 열중하는 대신 중장기 사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중국 정부도 벤처캐피털 활성화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주가가 추가로 폭락할 경우 상장사의 인수·합병, 자사주 매입 등을 장려하는 증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수 있다. 
 
대다수 투자자들이 투자 위험 관리와 장기 투자를 강조했다. 쉬신이 이끄는 캐피털투데이는 환매 제한 기간이 28년인 펀드도 있다. 마오청위는 달러 사모시장의 통계 결과 벤처투자는 회수 시간이 가장 길고 수익률은 높은 편인데, 위안화 시장 투자자들은 그만큼 오래 기다리지 못한다고 했다. “최근에야 7~8년, 10년 이상인 펀드가 늘었고 시장이 성숙해지고 있지만 벤처캐피털이 시장을 교육해야 한다.” 
 
투자자 처지에선 우량 기업에 투자하려면 투자 규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포커를 치는 것과 같아서 규칙이 있어야 한다. 물론 규칙이 너무 복잡해도 곤란하고 취사선택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시장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법칙이 있다면, 한 가지 기준에 따라 오랜 기간 지속하는 것이 수시로 규칙을 바꾸는 것보다 실패 확률이 낮다는 법칙이다.” 장쑤양은 자신의 규칙은 간단하다고 소개했다. 잘 아는 일만 참여하고 자산 실사 요건을 갖추지 못한 프로젝트는 되도록 참여하지 않고 A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사유화 프로젝트는 절대 참여하지 않는 것이다. 
 
투자 분야를 확정하는 것도 벤처캐피털의 중요한 임무다. 쉬신은 여러 해 동안 인터넷과 소매, 소비재 분야에만 투자했다. 성공 사례 뒤에 가려진 실패 사례도 많다. 쉬신은 투자 실패에 대해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이유는 업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전에 특정 기업인에게 호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쉬신 역시 투자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어떤 분야든 창업자 20명을 만나본 뒤 투자 여부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혁신’에 투자하는 이들은 원칙을 지키면서도 현재 상황에 안주하지 않으려면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투자한 분야에 대한 선입견을 갖지 말아야 한다고 스스로 경고한다. 늘 자신과 싸워야 한다. 경험하고 이해한 분야가 늘수록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 경험 때문에 눈이 가려질 수도 있다.” 바니안벤처캐피털 가오샹의 말이다. 
 
더 안정적인 방법은 시장의 기복과 상관없이 투자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창업투자 시장은 몇 년에 한 번씩 주기가 있다. “많을 때는 50~60건 이상 투자하고 적을 때는 2~3건만 투자할 경우 아무리 창업 초기에 투자해도 펀드의 전체 수익률은 영향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 통계 자료를 살펴본 마오청위가 말했다. “펀드는 포도주처럼 특정 연도에 조성된 것의 실적이 좋은 편이다. 1985년 이후 통계를 보면 시장이 주기 바닥에 있을 때 조성한 펀드의 실적이 좋았다.” 
 
“투자자는 때때로 심리상담사와 비슷하다. 상대가 흥분했을 때는 찬물을 끼얹고 의기소침했을 때는 격려해야 한다.” 가오샹은 경제주기에 대처하는 투자자의 자세를 이렇게 정리했다. 
 
ⓒ 財新週刊 2016년 42호 
VC過冬方法論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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