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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구입도 온·오프 결합 시대
[Frost&Sullivan] 자동차 판매 유통경로의 진화
[82호] 2017년 02월 01일 (수) 홍성훈 sunghoon.hong@frost.com

오프라인 매장에 의존해온 자동차 판매 방식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전통적 오프라인 영업망과 판매직원으로 구성된 자동차산업의 유통구조는 이제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방식으로 재편될 것이다. 자동차 업체들은 소셜커머스에 이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까지 판매 유통경로를 다양화하며 소비자와 접점을 늘리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홍성훈 프로스트앤드설리번 연구원과 함께 자동차산업의 유통경로 진화를 알아본다.

홍성훈 프로스트앤드설리번 연구원
 
오프라인 유통의 마지노선으로 불리던 자동차의 온라인 유통 시대가 열리고 있다. 기업들은 더 나은 고객 구매 경험을 제공하려는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2016년 8월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가 재규어의 5천만원대 세단인 XE 20대를 12% 할인 가격으로 예약 판매할 때 3시간 만에 모두 품절됐다. 비록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와 공식 딜러사의 반발로 불안감을 느낀 구매자들이 예약을 취소함에 따라 실제 판매된 차는 1대에 그쳤지만, 이는 온라인 구매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 아우디가 온라인 유통망 확대를 위해 만든 쇼륨 ‘아우디시티’는 가장 성공적인 온·오프라인 결합 매장으로 꼽힌다. 2017년 1월10일 영국 런던의 아우디시티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REUTERS
 
같은 해 9월 한국지엠은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옥션’과 제휴해 쉐보레 ‘더 뉴 아베오’ 10대를 한정판매 했다. 이는 본사 및 공식 딜러와 확실히 협의되지 않아 해프닝에 그친 티켓몬스터의 경우와 다르게, 국내 최초로 차량 제조 본사와 직접 협약을 맺어 성사된 공식적 자동차 온라인 판매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온라인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옥션을 통해 구매하는 고객은 옥션에서 사용 가능한 ‘스마일캐시’ 500만원을 경품으로 받을 수 있어 사실상 500만원 할인 혜택이라고 할 수 있다. 1천만원대 중반인 차량 가격을 감안하면, 옥션에서 구매하는 소비자는 차량 가격의 25%가 넘는 파격적인 금액을 경품으로 받는 셈이다. 이 이벤트는 한정판매 시작 1분 만에 ‘완판’되는 기염을 통했다. 불과 10대밖에 되지 않는 소형차지만 분명 자동차 온라인 판매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외에 2016년 10월 르노삼성자동차는 신규 스포츠실용차(SUV)인 QM6 출시에 맞춰 고객이 직접 온라인 쇼룸에서 차량 견적을 내고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는 e-커머스 시스템을 국내 자동차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또한 2016년 시작된 미국의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모델3 온라인 예약 접수는 국내 온라인 유통의 가능성을 새롭게 확인시켜준 것으로 평가받는다.
  
자동차 대리점과 영업사원의 반발
여러 실험이 벌어지지만, 자동차 제조와 판매를 모두 맡고 있는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은 아직까지 기존 영업망과 판매직원들의 네트워크 조직에 기반한 전통적 영업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로 인한 가격 출혈경쟁과 이에 따른 판매 체계의 이익 하락을 고려해 많은 기업이 온라인 카페 및 동호회 등을 통한 영업활동도 금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혹 TV 홈쇼핑에서 자동차를 판매하지만 이는 홍보 차원에서 딜러들과 협의해 제한적으로 진행됐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유통경로를 다양화하는 데 가장 큰 문제점은 자동차 대리점과 영업사원의 반발을 들 수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전국에 770여 개 직영 대리점, 한국GM과 르노삼성도 각각 300여 개 대리점을 보유하고 있다. 2만5천여 명에 달하는 국산 자동차 판매사원들은 자칫 일자리를 잃을까 걱정해 온라인 자동차 판매에 강력 반발하는 모습이다. 앞서 언급한 GM도 쉐보레 아베오 온라인 판매와 관련해 노조가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GM은 “일회성 이벤트로서 효과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지만, 한국GM판매노조는 “한국 자동차산업에 발암물질을 투여하는 행위”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 국내에서도 온라인 자동차 판매가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테슬라는 오프라인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으나 온라인 주문을 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기존 자동차 브랜드들과 비교했을 때 후발 주자인 테슬라는 압도적인 인프라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금이 요구되는 딜러망 구축보다 온라인 판매모델을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다. 테슬라는 아예 처음부터 오프라인 매장은 직영으로 소수만 운영한다. 매장은 판매 목적이 아닌 전시·체험 공간으로 운영하면서 주력 판매경로를 온라인으로 하고 있다.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의 분석에 의하면 2009년에는 주유소를 제외한 모든 소매 판매 가운데 4%가량이 온라인에서 이뤄졌으나 2011년 11%, 2013년 15%로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이런 유통경로 변화는 출판·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활발히 이뤄졌고, 실제 관련 산업 내 주요 기업들은 매출의 50% 이상을 온라인에서 거두고 있다. 
 
   
▲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온·오프라인 결합을 위해 오프라인 매장의 변화를 꾀하는 가운데, 렉서스는 카페와 유사한 형태의 스토어를 일본 도쿄에 열었다. 도쿄의 렉서스 매장에서 점원이 음식을 나르고 있다. REUTERS
 
아우디 디지털 매장의 성공
자동차산업 측면에서 보면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은 2020년까지 전체 자동차 판매의 5%가량이 온라인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테슬라의 예를 제외하더라도 전통적 자동차 제조사들 역시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포드의 영국법인 포드UK는 웹사이트에서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다. 루마니아의 자동차회사 다치아는 온라인 플랫폼 판매에 집중해 유럽 시장에서 큰 성장을 거뒀다.
 
그렇다면 오프라인 매장은 설 곳이 없을까? 그렇지는 않다.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끊김없이 연결하는 고객 구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몇몇 자동차 제조사가 온라인 판매에 전략 방향을 집중하는 사이, BMW나 다임러 등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에 플래그십스토어(대형 단독 매장)와 체험스토어를 열었다. 렉서스는 카페와 유사한 형태의 스토어를 일본 도쿄에 열었다. 
 
기업들의 활동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아우디다. 아우디는 ‘디지털을 통한 구매 경험 향상’이란 비전을 실행하는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로 런던과 중국 베이징에 ‘아우디시티’란 디지털 쇼룸을 운영하고 있다. 런던 그린파크에 위치한 아우디 쇼룸은 420m² 규모로 네 종류의 차량 모델만을 전시하고 있다. 이는 영국 내 아우디 딜러 매장 가운데 가장 작은 규모다. 이 매장은 오픈 첫해에 5만 명의 방문객을 맞았고 매주 평균 7대를 파는 등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고객이 매장을 찾으면 아우디의 고객관리 매니저가 이들을 맞이해 고객의 입맛에 따라 수백 가지 옵션을 결정하도록 도와주고 이를 실제 크기의 영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디지털 기술과 합쳐진 이런 판매 접근은 매장 내 자동차 판매를 60~70% 향상시키고, 과거 아우디 차량을 구매한 적이 없던 신규 고객의 유입을 늘렸다. 구매 고객은 디지털로 구현된 실제 크기의 화면으로 자신의 차량에 들어갈 모든 옵션 사항을 검토할 수 있다.
 
아우디의 사례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2013년 상반기 런던의 아우디시티 스토어를 통해 자동차를 구매한 고객 중 50% 정도가 가상공간에 구현된 자동차의 이미지를 본 뒤 실제 시승 없이 자동차를 구매했다는 점이다. 주택과 함께 개인의 구매 상품 가운데 일반적으로 가장 비싼 물품 중 하나인 자동차를 실제 운전이나 물리적 접촉 없이 구매했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우나, 적어도 상당수 아우디 고객들은 이를 중요하게 생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도시 내 매장들의 특징은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통합해 끊임없이 고객과 소통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15∼50대 정도의 자동차를 전시하는 전통적 매장과 달리, 이들 매장은 단지 3~4대만 전시해놓고 있다. 하지만 무제한의 가상공간에서 실물 크기의 디스플레이로 자동차의 전체 라인업은 물론, 과거와 미래의 모델과 수백 가지 옵션을 적용해서 볼 수 있게 한다. 가상 시스템은 고객이 주문할 자동차를 가상 환경에서 운전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진화될 것이다.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은 전세계 약 100개의 도시에서 플래그십스토어가 10년 내에 운영될 것으로 전망한다. 도시의 새로운 매장은 기존 판매점보다 훨씬 많은 방문자와 특별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원스톱 매장’으로 거듭날 것이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객이 신규로 자동차를 구입하기 위해 쇼룸을 찾는 평균 횟수가 4회에서 1.4회로 줄고 있다. 이제 고객들은 매장을 방문하기 전 웹사이트에서 시승기 등 평가 자료를 읽는다. 또한 소셜미디어 등 커뮤니티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대부분 습득한다. 이 시점에서 자동차 판매원은 더 이상 정보 제공자이기보다는 제품 경험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고객 행동 변화에 맞춰 자동차 제조사와 딜러들은 협업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통합적 고객 경험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 프로스트앤드설리번(Frost & Sullivan)은 고객 성장의 가속화를 위해 협력하는 ‘성장 파트너’로서 팀리서치(TEAM Research), 그로스컨설팅(Growth Consulting), 그로스팀멤버십(Growth Team Membership)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이 효과적인 성장 전략을 수립·평가·실행할 수 있는 성장 위주의 문화를 창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50년 이상의 경험을 바탕으로 6대륙 40개 이상 사무소에서 1천여 개 글로벌 기업, 새로운 비즈니스 분야 및 투자계와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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