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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력 못 키우면 강소기업도 없다
[Cover Story] 불확실 시대 생존 가이드- ② 중소기업 맞춤형 대응 전략은?
[81호] 2017년 01월 01일 (일) 이현호 hhlee@sedaily.co.kr

내실경영, 기술혁신, 지식재산 경쟁력 강화 등 체력 보강 위한 패러다임 전환 요구 

2017년 불확실성 시대에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중소기업 전문가들은 경영 위기를 타개할 대안으로 △내실경영 △기술혁신 △지식재산 경쟁력 강화 △거래처 다변화 △온라인 중심 판로 확대, 다섯 가지 대응 전략을 꼽았다. 이런 자구 노력과 함께 근본적 중소기업 체력 보강을 위해서는 정부의 중소기업 맞춤형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를 냈다. 
 
이현호 <서울경제> 산업부 기자 
 
선박용 조명등 시장은 한국이 세계 1위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전세계 바다에 떠다니는 선박 3척 가운데 1척은 한국 강소기업인 대양전기공업의 조명등이 설치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77년 5월 설립 이후 40여 년간 선박 조명등을 연구하며 쌓아온 기술력 덕분이다. 물론 대양전기공업도 설립 초기 제품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던 평범한 중소기업에 불과했다. 하지만 수입에만 의존하다가는 지속 가능 경영이 어렵다는 판단하에 생산기술의 국산화를 추진했다. 그 과정에서 일본과 독일 업체의 강한 견제를 받으며 난관에 봉착했지만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1988년 부설기술연구소를 설립했고 매년 매출액의 8~10%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하는 등 신제품 개발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전체 임직원 가운데 20%가 연구 인력이고, 정부의 각종 선박 관련 국책연구와 개발 과제에도 참여하는 노력을 통해 이제는 선박 선진국인 일본과 독일의 제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위치에 올라섰다. 
 
대양전기공업의 성공 패러다임은 기술혁신을 위해 회사의 역량을 집중한 것이다. 이를 통해 지속 성장 기반을 다졌다. 비단 대양전기공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이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려면 꾸준한 혁신을 통해 내외 자생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혁신기술 개발을 통한 제품 경쟁력 강화, 원가절감을 통한 내실경영, 특허 같은 지식재산 역량 확충, 새 거래처의 다변화, 수출 판로 확대 등의 대응 전략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2017년 새해 경영계획 짜기에 돌입한 국내 중소기업계에 이런 대응 전략은 당장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앞날이 그야말로 첩첩산중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들로서는 녹록지 않은 경영 여건에 걱정이 앞선다. 
  
   
▲ 2017년 불확실성 시대에 중소기업이 살아남으려면 기술혁신을 통한 수출 거래처 다변화가 요구된다. 2016년 11월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6 중소기업 수출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한 중소기업 직원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체질 개선은 선택 아닌 필수 
중소기업 전문가들은 새해 경영 전략의 최우선 목표로 원가 절감 등을 통한 ‘내실경영’을 꼽았다. 대내외 악재가 산적한 경제 환경 속에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장기 전략을 세우고 신기술 창출과 신시장 개척에 나서는 지혜가 필요하지만, 이에 앞서 기업 체질을 개선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체질 개선에 가장 효과가 있는 방법은 기업의 전사적 원가 절감 전략을 세우는 것인데, 인력 감축이나 조직 변화 등 외형적 변화 없이 기초체력을 길러 기업 스스로 내실경영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청 차장을 지낸 정영태 한국기업혁신진흥원 이사장은 “기업의 내부 환경을 점검해 비용 절감 효과를 얻고 절감된 비용을 다른 부문에 투자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기업들은 국제시장에서 가격이 결정되는 유가와 원자재 가격을 비롯해 미국 같은 선진국의 시장금리에 개입할 여지가 없기 때문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자 원가절감 등 내실 경영을 통해 체질을 개선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지속 성장의 핵심 과제로 기술혁신을 지목했다. 과거 한국은 제조업을 대표하는 ‘메이드 인 코리아’를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오늘날에는 중소기업에 특화된 기술 기반 최첨단 산업과 장인 특화 산업, 창조산업 등 ‘크리에이티드 인 코리아’로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거대 내수시장을 통한 가격·품질 경쟁력을 갖춘 중국의 역습과 엔저 현상으로 인해 한국은 더 이상 모방과 추격 모델로는 성장할 수 없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을 상대할 혁신적 기술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양봉환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장은 “중소기업이 가장 먼저 예민하게 느껴야 하는 것이 세계경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절박함이 없으면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할 수 없고, 특히 기술 경쟁력에서 밀리면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며 “이를 위해 중소기업 스스로 꾸준한 기술 개발과 혁신 역량을 쌓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신제품 개발과 여기에 적합한 기술 개발 공정 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지식재산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해외 진출 과정의 사전 대비책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채 제품을 수출했다가 경쟁사로부터 소송을 당하는 사례가 최근 몇 년 사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허와 지식재산 전략을 통해 안정적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지식재산권 분쟁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체제를 갖춰야 성공적 해외 진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당부다.
 
이정섭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소업계가 추진 중인 ‘중소기업 특허공제’는 중소기업이 평소 약간의 돈을 매월 납입해 특허소송이나 해외에서 특허를 출원할 때 필요한 비용을 먼저 지원하고 나중에 장기 분할 상환하도록 해주는 일종의 공적 부조 제도로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 관심이 필요하지만 아직은 미흡하기 짝이 없다”며 “지식재산은 중소기업 스스로 나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와 국회가 지금보다 더욱 앞장서 중소기업의 지식재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 방안을 다각도로 마련하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정적 수익을 내려면 새로운 거래처 다변화도 모색해야 한다. 내수와 수출 부진, 투자 위축은 2017년까지 이어질 상황이고, 출구가 없는 어두운 터널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이럴 때는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 거래처를 발굴해 수익 안정성을 확보할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특히 거래처 다변화는 거래처 각각의 상황 변화에 신속히 대처해 경영 안정을 꾀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요구되는 대응 전략이다. IBK경제연구소 중소기업팀 이민재 과장은 이렇게 말했다. “2017년 중소기업 경기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난국이다. 중소기업 경영을 가장 위협하는 요인은 부실 대기업 구조조정 여파와 정치적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금용비용 부담 증가 등이 될 것이다. 국내 수출 중소기업은 장기적 투자와 아베노믹스 덕분에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일본과 저가 경쟁을 하는 한편 기술력이 점차 향상되는 중국의 공세까지 견뎌야 하는, 그야말로 샌드위치 신세다. 동남아시아 등 새로운 수출 활로를 모색하는 등 거래처를 다변화하고 단순한 진출에 그치지 않고 수출 물량을 꾸준히 늘려 수익 안정성을 모색해야 한다.” 
 
빠른 정보기술(IT) 환경 구축으로 급성장하는 온라인 시장을 통한 판로 확대 모색도 중소기업에는 또 다른 기회로 꼽힌다. 외국 소비자들이 잘 구축된 국내 온라인쇼핑몰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이른바 ‘역직구’ 시장이 커지면서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해외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으로선 많은 자본과 인력을 투입하지 않아도 되는 온라인 유통망이 또 다른 해외 판로 개척 전략이 될 수 있다. 온라인 판로 확대를 위한 인프라 확충, 관련 중소기업 펀드 조성, 비관세 장벽 해결 등의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 최윤규 중소기업중앙회 산업지원본부장은 “IT 기술 발전에 따라 물품과 서비스가 모바일 네트워크 또는 온라인 장터 등을 통해 수요자가 원하는 형태로 즉각 제공되는 시스템인 ‘온디맨드 경제’가 확산되고 있다”며 “중소기업들은 이를 적극 활용하기 위한 준비를 서둘러야 하고, 동시에 관련 정책과 제도를 마련해주는 정부의 지원도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온라인 중심 판로 확대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업계의 자구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대책과 지원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최근 부각되는 4차 산업혁명을 선점하기 위한 미래 유망 기술을 개발할 수 있게 정부가 자금과 인력, 기술력을 지원하면 단순 IT 강국이 아닌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으로 또다시 한국의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다. 이는 미래 먹거리 육성이라는 국가 전체 차원의 전략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건실한 중소기업이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게 ‘기업활력제고법’ 을 활용해 내실경영을 통한 체질 개선을 지원하는 것도 뒤따라야 한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병행하는 수출 통로를 구축해 중소기업의 수출을 촉진하도록 O2O(온·오프라인 연계) 시장 진출 지원과 관련 법·제도를 정비하고, 글로벌 시장 개척 전문기업(GMD)과 수출바우처 제도 신설 등을 통해 정부의 수출 지원 프로그램의 내실화를 이루는 것 또한 필요하다. 
 
아시아 중소기업협의회 초대 사무총장인 김용진 서강대 교수는 “중소기업이 지속 성장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시장 친화적 기업 환경과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협동 모델을 구축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 등을 통해 자생력 있는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중소기업 자구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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