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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머니’ 끌어들이는 이스라엘 벤처
[ Business] 중국 자본이 눈독 들이는 이스라엘의 혁신문화
[81호] 2017년 01월 01일 (일) 궈셴중 economyinsight@hani.co.kr

군대와 대학에서 싹튼 혁신문화에 매료돼 중국 벤처투자 해마다 50% 이상 증가

‘차이나머니’가 이스라엘을 접수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중국 자본은 스타트업부터 벤처캐피털까지 이스라엘의 혁신산업 분야에 집중 투자하기 시작했다. 2015년에만 투자 규모가 6천억원에 이른다. 중국 투자자들이 이스라엘로 시선을 돌린 배경에는 혁신기업 육성에 최적화된 토양이 자리한다. 이스라엘 고유의 혁신문화는 군대와 대학에서 비롯됐다. 대다수 젊은이들이 군 복무 기간에 창업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제대 뒤 군에서 얻은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에 도전한다. 정부는 국방비 다음으로 많은 예산을 교육 분야에 투입해 대학생 창업을 적극 돕는다. 그 결과 혁신산업은 이스라엘 국내총생산(GDP)의 90%에 이르러 나라를 지탱하는 버팀목으로 자리잡았고, 중국 자본을 끌어들이는 동력이 됐다.
 
궈셴중 郭現中 <차이신주간> 기자
 
2016년 9월 말 지중해 동해안에 자리잡은 이스라엘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텔아비브는 가을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푸른 해변으로 습기를 가득 머금은 바닷바람이 불어왔고 도심은 열기를 뿜어냈다.
 
텔아비브는 이스라엘에서 과학기술 기업과 벤처캐피털이 가장 많고 활발한 지역이다. 2016년 9월24~26일 ‘제2회 중국·이스라엘 혁신투자대회’가 텔아비브 해변 인터콘티넨털호텔에서 열렸다. 넓은 회의장이 검은 머리의 중국 투자자로 북적였다. 잔용신 주이스라엘 중국 대사는 개막식 연설에서 이스라엘 근무 1년여 만에 가장 많은 중국인이 모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음성인식 기술을 연구하는 아이플라이텍(科大訊飛·iFLY TEK)의 두란 부총재는 “인공지능 분야 협력사를 찾으려 처음 이스라엘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로드쇼를 경청한 한 중국 벤처투자펀드 관계자는 의료 분야 투자 대상을 찾고 있다.
 
   
▲ 류옌둥 중국 국무원 과학기술교육담당 부총리(왼쪽)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016년 3월 예루살렘에서 투자협력 조인식을 한 뒤 악수하고 있다. 중국 자본은 최근 이스라엘의 혁신산업 분야에 집중 투자하기 시작했다. REUTERS
 
2년 전부터 중국 투자자들 사이에 이스라엘 출장이 유행이다. 기술이 필요한 기업부터 벤처캐피털까지 이스라엘로 시선을 돌렸다. 이스라엘은 미국 실리콘밸리 다음으로 창업이 활발한 지역이다. 국토 면적 2만2천km², 인구는 베이징 인구의 3분의 1인 800만 명에 불과한 이스라엘에서 5천 개 넘는 첨단 과학기술 분야 기업이 활약한다. 과학기술은 이스라엘 국내총생산(GDP)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정보보안, 정밀농업, 바이오의료,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술을 보유해 중국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스라엘 산업통상부 자료를 보면 2015년 벤처투자 자금의 40%가 중국에서 날아왔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중국의 이스라엘 벤처투자는 300% 이상 늘었고 2015년에만 5억달러(약 5900억원)를 기록했다. 중국 투자자들은 지중해 동쪽 끝에 위치한 이 작은 나라가 이처럼 대단한 혁신 역량을 키운 것에 감탄했다. 이스라엘 혁신산업에서 중국 투자자는 어떤 기회를 찾을까?
  
군대는 스타트업 창업 교육의 요람
“이스라엘에서는 군 정보기관 8200부대에서 복무를 마치고 사회로 나올 때 본인이 창업한 스타트업이 없으면 ‘패잔병’으로 간주된다.” 이스라엘 유대인 청년 에이탄 셀라(28)는 간단명료하게 설명했다. 셀라는 텔아비브에 있는 창업보육회사 ‘더 하이브리드’(The Hybrid) 사장이다. 그는 이미 스타트업 3곳과 비정부기구(NGO) 1곳의 창업자다. 이스라엘 인구 2천 명당 1명이 회사를 창업하고 8시간마다 스타트업 1개가 생긴다. 2015년 한 해에 스타트업 1400개가 탄생했다. 셀라는 자신의 창업 인생이 군대에서 시작됐다며 군부대에서 만들어진 창업자라고 했다.
 
제2차 세계대전 포화 속에서 탄생한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이후 복잡한 지정학적 환경에서 생존했고 끝없이 전쟁을 치렀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의무병역제를 실시했다. 만 18살 이상 이스라엘 국민(일부 종교인과 아랍계 등 소수민족 제외)은 남녀 불문하고 입대해 남성은 3년, 여성은 2년 동안 복무해야 한다.
 
입대하면 부대 배치 전 시험을 치르고 원하는 부서와 직무를 신청한다. 부대는 신청자의 성적과 기타 자료를 기준으로 병사를 배치한다. 셀라가 말했다. “가장 훌륭한 부대인 8200부대에 배치되면 영국 케임브리지나 옥스퍼드 같은 명문 대학에 입학한 것과 같다.” 부대에 배치되면 엄격한 체력 훈련, 애국 교육, 직무 수행 교육을 받아야 한다. 직업전문학교에 다니는 것과 같다. 한 이스라엘 주민은 “8200부대를 비롯한 정보부서나 과학부서에 근무하면 정보보안이나 정보통신 등 최첨단 기술을 접할 기회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렇게 독특한 병역제도는 이스라엘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쳤고, 군대는 혁신적 인재를 육성하고 과학기술 기업을 보육하는 인큐베이터가 됐다.
 
이스라엘은 해마다 국방 분야 첨단기술 연구에 거액을 투자한다. 이스라엘 국방군은 정보보안과 정보통신, 데이터분석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연구 성과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지 않아 과학기술을 군에서 민간으로 이전할 수 있는 ‘회전문’을 열어뒀다. “많은 사람이 복무 기간에 창업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제대 뒤 군에서 창업에 도전한다. 국방·안보와 직접 관련 없는 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해 창업을 지원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다.” 셀라의 설명이다.
 
이스라엘 군부대에서 시작된 창업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유명한 이스라엘 정보보안 업체 체크포인트(Check Point)의 창업자 길 슈웨드는 군 복무 기간에 컴퓨터 네트워크 보안 업무를 담당했다. 제대 뒤 대학 진학 대신 창업을 선택해 체크포인트를 세계적 정보보안 업체로 만들었다. 2015년 마이크로소프트가 2억5천만달러에 인수한 이스라엘 클라우드 보안업체 아달롬(Adallom)은 2012년 설립된 기업으로 공동창업자 3명이 이스라엘 국방군 정보보안 부서에서 근무했다.
 
   
▲ 이스라엘의 대다수 젊은이들은 군대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얻어 제대 뒤 이를 바탕으로 회사를 설립한다. 이스라엘 군인 출신 엔지니어가 2015년 6월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에서 자신이 개발한 전투기 조종사 훈련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REUTERS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보면 이스라엘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국민은 46%에 달해 세계 10위를 기록했다. 많은 이스라엘 청년은 군 복무를 마치고 1년 정도 해외여행을 다녀온 뒤 대학에 진학한다. “제대 뒤 보통 22~23살에 대학에 입학한다. 다른 나라 대학생에 비하면 나이가 많은 편이다. 그 나이가 되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판단력이 생긴다.” 이스라엘 응용과학대학 아셰르 티슐레르 교수는 “많은 학생이 학부 때부터 스타트업을 창업한다. 군에 있을 때 창업 목표를 확실하게 결정했기 때문에 컴퓨터, 통신, 경영학 등 자신의 목표에 맞는 전공을 선택해 창업의 다음 단계를 계획 한다”고 소개했다.
 
군 복무 경험은 인맥 형성 기회도 된다. 셀라는 “8200부대 출신들이 이스라엘 정보기술 분야에 고르게 진출해 있어 끈끈한 ‘전우회’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8200부대 출신들이 만든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8200EISP’는 8200부대에서 제대한 창업자를 위해 자금 조달 등 다양한 지원을 한다.
 
이스라엘 군대는 계급 구분을 줄이고 단결과 협업을 강조해 젊은 군인들의 도전 정신을 키웠다. 여기서 이스라엘의 혁신문화가 나왔다. “종교의 영향으로 유대인의 성격과 문화는 권위에 도전하려는 의식이 있다. 군 복무를 통해 남들과 다른 것을 추구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직접 부딪혀 그 과정에서 교훈을 얻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됐다.” 이스라엘 최대 벤처캐피털 제미니투자(Gemini VC) 파트너 에란 와그너가 말했다.
 
와그너의 창업 경력은 8200부대 출신 창업자의 대표 사례다. 1991년 제대 뒤 텔아비브대학에서 수학과 컴퓨터를 전공한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시스템 솔루션 개발업체인 자신의 첫 번째 스타트업을 만들었다. 5년 뒤 통신제품을 만드는 두 번째 회사를 창업했고, 회사 매각 뒤 미국으로 건너가 여러 기업의 경영에 참여했다. 5년 전 다시 이스라엘로 돌아와 현지 벤처캐피털에 합류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기술혁신 버팀목 대학
‘제2회 중국·이스라엘 혁신투자대회’ 회의장에선 백발의 노교수가 무대에 올라 열정적으로 자신이 설립한 스타트업을 홍보했다. 이스라엘에선 과학 연구와 교육 현장을 지키는 대학교수가 기술형 스타트업을 창업하거나 지분을 보유하는 사례가 많다. 에란 와그너 제미니투자 파트너가 말했다. “대학은 이스라엘 기술혁신의 버팀목이자 인공지능, 바이오의약, 농업기술, 정보통신, 반도체 분야에서 우수한 스타트업의 출발점이다.”
 
와그너는 “해마다 설립되는 스타트업 수를 기준으로 보면 텔아비브대학이 미국 스탠퍼드대학을 추월했고,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 규모를 기준으로 보면 세계 10위”라고 소개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교육 분야에 중점을 둬서 해마다 국방비 다음으로 많은 예산인 GDP의 8% 규모를 지출한다. 
 
이스라엘 인구는 많지 않지만 히브리대학과 이스라엘 테크니온공과대학, 바이츠만과학연구소, 텔아비브대학, 네게브 벤구리온대학 등 세계적인 명문 대학과 연구기관이 있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수준 높은 테크니온공대는 설립 이후 지금까지 노벨상 수상자 3명을 배출했고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이스라엘 기업의 절반 이상을 이 학교 졸업생이 창업했다.
 
이스라엘의 대학과 연구기관은 기술 이전 시스템을 마련해 학술과 산업 사이에 ‘회전문’을 열어뒀다. 이로써 대학이 첨단 기술 스타트업을 보육하는 요람이 됐다. 이스라엘의 7개 주요 공립대학과 연구기관, 대형 병원은 기술이전센터를 설립했다. 테크니온공대의 T3와 히브리대학 이숨(Yissum), 바이츠만과학연구소의 예다(Yeda)가 대표 사례다. 이들 기관은 대학이 운영하지만 독립 법인이고 전문 인력을 외부에서 채용하며 영리 추구를 목적으로 한다. 전문 서비스를 제공해 교수와 연구생(학부 학생 제외)의 과학기술 성과를 시장에 접목하고 기술의 사업화를 추진하는 것이 목표다.
 
이스라엘 북부 도시 하이파에 있는 테크니온공대에서 만난 스타트업 실란틱스(Sealantics) 최고경영자(CEO) 토메르 푹스가 창업 스토리를 전했다. 이 회사는 테크니온공대 기술이전센터 T3에서 보육과정을 거치고 있다. 실란틱스는 조류를 이용한 생체조직접합제를 개발한다. 수술 뒤 상처 치유가 필요한 환자용 제품이다. 8년 전 테크니온공대 화학과 교수가 이 기술을 개발했다. T3는 교내 경영전문대학원(MBA) 과정 학생들을 조직해 해당 기술의 상용화 전망에 대한 시장조사를 했고 잠재력을 확인했다. 이후 T3는 해당 기술 특허를 출원했고, 2010년 스타트업을 설립해 T3의 액셀러레이터에 입주시켰다. 6년 뒤 회사 직원이 12명으로 늘었고 2015년 3월 시리즈A 자금조달을 완료했다. 투자사 4곳 가운데 T3와 이스라엘 정부, 중국 투자사도 포함됐다.
 
베냐민 소페르 T3 CEO는 인큐베이터 업무가 두 분야로 나뉜다고 소개했다. 먼저 T3 전문가가 정기적으로 과학연구 성과와 혁신기술을 평가한 뒤 필요한 기술특허를 출원하는 업무다. 또 다른 분야는 관심을 보인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아 특허권 사용계약을 체결하고 사용료를 받거나 투자자를 유치하여 기술특허 자산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을 창업해 신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T3의 협력 파트너는 대부분 외국에서 모집한다. 새 스타트업은 T3와 특허기술 개발자가 각각 지분 50%씩 보유하고 다른 투자자를 영입하면 투자 계약에 따라 지분을 나눈다. 베냐민 소페르 CEO는 “T3가 현재 80개 기업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보육과정 기업 가운데 6개사의 시가총액이 50억달러(약 5조9천억원)를 넘었다”고 소개했다. 2014년 T3의 매출은 3천만달러(약 350억원)였다.
 
이스라엘 각 대학의 기술이전센터는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지만 교수와 대학의 수익 배분 구조나 지분 비율은 서로 다르다. 기술 발명인과 회사 창업자의 신분을 갖게 된 교수는 회사의 일상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최고기술경영자(CTO)나 수석과학관 자격으로 참여한다. 이 때문에 교수가 여러 스타트업 창업에 참여하거나 지분을 보유하는 현상이 매우 흔하다. “이 제도의 목적은 기술의 산업화 장려이지만 교수들이 학교를 떠나 창업하는 대신 대학에 남아 새 기술을 연구하도록 붙잡는 효과도 있다.” 미국의 한 벤처캐피털 대표 나바 스웨르스키 소페르가 말했다. 그는 한때 히브리대학 기술이전센터 이숨의 최고경영자였다.
 
이스라엘 대학들이 지금처럼 과학기술 혁신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은 기술이전 시스템 덕분이다. 하지만 혁신의 근본 동력은 척박한 환경에서 나왔다. 이스라엘은 부존자원이 빈약하고 국토 면적의 3분의 2가 사막과 산지로 경작지가 많지 않다. 에너지와 담수자원이 부족해 도심 잔디밭에서 자라는 식물도 관개기술을 동원해 물을 공급해야 한다.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수준 높은 농업기술을 개발해야 했다. “이스라엘에서 대학은 국가 건설 책임이 있다. 기술과 혁신을 통해 사회를 바꾸고 지식을 성과로 전환해 사회에 유용하게 사용해야 한다.” 파울 페이긴 테크니온공대 전략사업부 부의장이 말했다. 이런 학교 설립 이념을 지켜온 이스라엘 대학은 실용주의 정신이 강하다. 아비 하손 이스라엘 산업통상부 수석과학관 겸 혁신국 의장은 “혁신은 취미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자금조달이나 시장환경 때문에 스타트업은 반드시 외국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외국자본을 이용해 기술을 키우거나 규모가 큰 외국 기업에 회사를 매각한다. 이것이 최근 학계에서 연구하는 ‘이스라엘 모델’이다. 이스라엘 혁신국에서 제공한 자료를 보면 2015년 이스라엘은 벤처자본 45억달러를 모집했는데 그중 85%가 외국자본이었다. “해외 투자자는 주로 유럽이나 미국 투자자다.” 하손 혁신국 의장은 “2015년부터 아시아, 특히 중국 투자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 이스라엘 대학은 인공지능, 바이오의약, 농업기술, 정보통신, 반도체 분야에서 우수 스타트업의 출발점이다. 텔아비브대학 연구원들이 3D프린터로 인공심장을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REUTERS
 
이스라엘 벤처투자 40%가 중국 자본
이스라엘 산업통상부 자료를 보면 중국 벤처투자펀드가 연평균 50% 속도로 증가했다. 2015년 이스라엘이 조달한 벤처투자펀드 가운데 중국 자본이 40%를 차지했다. 절반 넘는 이스라엘 현지 벤처캐피털에 중국 투자자가 참여하고 있다. 중국 자본은 정보보안, 반도체, 통신, 바이오의약, 의료기기 분야를 선호한다. 
 
하손 의장은 “이스라엘은 자금이 부족하진 않다. ‘스마트 자본’(Smart Money)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마트 자본’이란 단순하게 자금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더 큰 시장을 가져오고 전략적 차원에서 기업 성장을 촉진하는 자본을 말한다.
 
중국 투자자는 ‘스마트 자본’을 제공할 수 있다. 이스라엘 산업통상부 대외무역관리국 관계자는 과거에는 서구 지역 자본시장을 더 선호했지만 최근 두 요인 때문에 중국 투자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첫째는 중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고, 둘째는 미국 경제 침체 뒤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글로벌 자본시장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이스라엘에서 ‘중국 열풍’이 불었다. 예루살렘기자협회 관계자는 자신의 딸이 텔아비브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는데 부전공으로 동아시아 연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동아시아 연구가 최근 이스라엘 대학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분야라고 한다. 그는 “중국어를 조금만 할 줄 알면 취업 기회가 많고 연봉도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에 처음 진출한 중국 투자자들은 신중했다. 에란 와그너 제미니투자 파트너는 “중국 투자자들은 스타트업이 아니라 비교적 성숙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2년 전부터 이스라엘 프로젝트를 추진한 덩펑 노던라이트 벤처캐피털(北極光風險投資基金·Northern Light) 사장은 “이스라엘은 훌륭한 기술을 갖고 있지만 인터넷금융을 포함한 많은 기술을 서구 기준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중국에 도입하기 어렵다”면서 “중국 투자자들은 다양한 투자 기회를 주목하되 투자는 적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투자자가 현지 벤처캐피털이나 미국 벤처캐피털과 협력하는 방안을 추천했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우수한 기술 프로젝트는 자금이나 기술 이전 모두 서구 시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이다.”
 
중국 벤처캐피털이 이스라엘 스타트업에 대한 이해 부족과 투자금 회수 리스크 때문에 고민하는 사이 중국 산업자본은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2013년 알리바바그룹은 일본 소프트뱅크와 함께 이스라엘 모바일앱 검색엔진 퀵시(Quixey)의 자금조달에 참여했다. 2년 뒤 이스라엘 QR코드 기술 스타트업 비주얼리드(Visualead)의 자금조달에도 투자했다.
 
푸싱그룹(復興集團·FOSUN)도 활발하게 움직였다. 2013년 푸싱의약이 2억4천만달러에 의료기기 제조업체 알마레이저(Alma Lasers)의 지분 95.6%를 인수했고, 2014년 10월에는 의학진단업체 체크캡(Check-Cap)에 12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 기업은 자금조달 뒤 미국에서 상장됐다. 2015년에는 푸싱인터내셔널이 7700만달러를 투자해 이스라엘 유명 화장품 회사 아하바(Ahava)를 인수했다. 사해의 광물을 이용한 화장품으로 유명한 브랜드다.
 
중국 광밍그룹(光明集團)은 25억달러에 이스라엘 최대 유제품 제조사 트누바(Tnuva)를 인수했다. 이스라엘 유제품 시장의 70%를 점유한 대기업이다. 2016년 8월에는 베이징신웨이그룹(北京信威集團)이 이스라엘 통신위성 운영사 스페이스커뮤니케이션(Space Communication)을 2억8500만달러에 인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외교부 중국경제무역사무 담당관 힐라 엔겔하르드는 “이스라엘 현지 벤처캐피털과 협력하는 것이 중국 자본이 가장 안전하게 진출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2015년 알리바바그룹은 수천만달러를 투자해 이스라엘 벤처캐피털 JVP(Jerusalem Venture Partners)의 파트너가 됐다. JVP는 이스라엘 최대 벤처캐피털로 1993년 설립됐고 주로 정보보안 사업에 투자한다. 에란 와그너 제미니투자 파트너는 “앞으로 갈수록 많은 중국 투자자가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이스라엘 스타트업의 초기 자본 조달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財新週刊 2016년 40호
以色列的創新旋轉門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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