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국제 > 환경
     
생물다양성 파괴 vs 식량안보 기여
[Environment] 지속 가능한 연어 양식업을 위한 고민
[81호] 2017년 01월 01일 (일) 뱅상 그리모 economyinsight@hani.co.kr

“지구 생태계 훼손” 지적에 노르웨이 업체들 양식 방법 개선 노력

지속 가능한 연어 양식업을 위해 세계 최대 연어 수출국 노르웨이가 고민에 빠졌다. 해마다 연어 120만t을 생산하는 노르웨이는 세계 연어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한다. 그러나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연어 양식이 생물다양성을 악화하는 등 지구 생태계를 훼손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이에 따라 노르웨이 대형 연어 양식 업체들은 지속 가능한 연어 양식업을 위해 양식 방법을 바꾸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수산 양식업이야말로 인류의 식량안보를 위해 중요한 산업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지속 가능한 양식업이 되려면 인류가 다양하면서도 더 적은 양의 수산물을 섭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뱅상 그리모 Vincent Grimault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노르웨이 오슬로 북쪽 600km 떨어진 곳에 히트라(Hitra)라는 아름다운 섬이 있다. 바다는 잔잔하고 피오르(Fjord·간빙기 때 녹아내린 빙하로 산이 깎여 형성된 지형 -편집자) 해안을 따라 늘어선 산에는 점점이 눈이 덮여 있다. 사진작가들에게는 보물 같은 섬이다. 
 
그러나 히트라섬에는 아름다운 전경과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 요소가 있다. 바로 세계 2위 노르웨이산 연어 양식기업 레뢰위(Lerøy)가 소유한 가두리 연어 양식장이다. 각각의 연어 양식장에는 지름 50m의 가두리 15~16개가 펼쳐져 있고, 가두리마다 12만 마리, 즉 양식장 한 곳당 약 1800만 마리가 양식된다. 레뢰위는 양식장마다 가두리 안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커다란 플랫폼을 띄워놓았다. 양식장에는 매일 배가 들어와 70t의 사료를 풀어놓는다.
 
노르웨이는 북해 유전이 개발되기 전부터 수산업 강국이었고 지금은 연어 수출국으로 유명하다. 해마다 연어 120만t을 생산하는 노르웨이는 세계 연어 공급량의 53%를 담당한다. 수요 급증, 높은 수익률, 해류로부터 양식장을 보호해주는 천연 방벽 기능을 하기에 연어 양식에 필수적인, 해안을 따라 수천km 펼쳐진 피오르 지형까지, 노르웨이는 연어 양식·가공업 성장을 위한 모든 조건을 갖췄다. 자연산 연어는 거의 없다. 오늘날 프랑스에서 소비되는 연어의 98%는 양식장에서 자란 것이다.
 
노르웨이 연어 양식업에는 부정적 측면이 있다. 연어가 삼킨 항생제, 독성물질, 기생충은 체내에 남기 때문에 이 연어를 먹는 사람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많은 프랑스 소비자가 2013년 11월 프랑스 제2텔레비전에서 방송된 시사고발 프로그램 덕분에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노르웨이 연어 양식 업계는 아직도 당시 상황을 잊지 않고 있다. “방송 직후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방송에 나온 내용은 많이 과장된 것이다. 그래도 방송 덕분에 더 잘해야 한다는 인식이 업계에 확산됐다.” 레뢰위 프랑스 지사 앙리 라페이레르 대표의 설명이다. 
 
레뢰위는 프랑스에 2만5천t의 연어를 수출한다. 프랑스가 수입하는 연어 총량이 21만t이므로, 그중 약 12%가 이 회사의 연어인 셈이다. 레뢰위가 프랑스 소비자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 세계 최대 연어 수출국 노르웨이가 지속 가능한 연어 양식업을 위해 친환경 양식 방법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르웨이 오슬로 인근 연어 양식장에서 어부들이 연어를 그물로 걷어올리고 있다. REUTERS
 
양식 연어가 삼키는 항생제와 기생충 
따라서 레뢰위는 세계자연기금(WWF)이 2010년 지속 가능한 양식업을 위해 도입한 양식관리협회(ASC) 인증을 최대한 획득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이 회사가 보유한 양식장 120곳 중 30곳과 부화 뒤 9개월까지 자란 치어가 관리되는 10곳의 치어양식센터 중 한 곳이 ASC 인증을 받았다. 라페이레르 대표는 ASC 인증을 받은 치어양식센터가 엄격한 수질 관리, 치어 배설물 회수와 재활용, 바다에서 끌어낸 ‘열’을 이용한 온수 장치로 유명한 첨단 기술의 결정체라고 설명한다. 이 센터에서 자란 수백만 마리의 치어는 가두리양식장으로 보내진다. 
 
라페이레르 대표는 “치어양식센터를 구축하는 데 3500만유로(약 433억원)라는 거액이 들었지만 치어가 자라는 환경을 보호해야 했다”며 “이는 회사가 ASC 인증을 받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연어라는 어종이 오염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라페이레르 대표는 자사가 여전히 환경 기준에 훨씬 못 미치는, ASC 인증을 받지 못한 치어양식센터를 운영한다는 것을 인정했다.
 
레뢰위가 ASC 인증 획득에 회사의 운명을 건 또 다른 이유는 위생 규제 강화와 관련 있다. 노르웨이 수산 당국은 연어에 기생하는 작은 갑각류 해충 ‘바닷니’ 확산을 이유로 새 양식장에 적용할 위생 규준을 강화했다. 연어 양식업자들은 바닷니 퇴치와 기타 질병 방지를 목적으로 연어에 많은 항생제를 투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ASC 인증은 항생제 사용을 크게 제한한다. 따라서 기존 연어 양식 방법을 바꿔야 했다. 성어가 아닌 치어에게 항생제를 먹이는 것이다. 라페이레르 대표는 이렇게 하면 연어가 순조롭게 자라서 가두리양식장으로 옮겨진 뒤 2년에 한 번 정도 항생제를 먹이면 되기 때문에 항생제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노르웨이 연어 양식업의 급성장이 증명하듯 양식업은 30년 전부터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다. 심지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조사에 따르면, 2014년 세계 인구는 사상 처음으로 양식 생선을 자연산 생선보다 더 많이 소비했다. 그러나 양식업 발달은 단순히 항생제·기생충 문제를 넘어 환경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쳤다.
 
첫째, 양식장을 탈출한 물고기가 문제다. 세계자연기금 프랑스 지부 ‘지속 가능어업 프로젝트’ 팀장 셀림 아지는 “양식 연어가 가두리를 탈출하는 일이 흔하다”며 “이런 사고는 생물다양성 균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경고한다. 왜냐하면 연어는 해양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에 속하기 때문이다.
 
둘째, 양식장 물고기 배설물은 부영양화와 녹조 현상을 유발한다. 라페이레르 대표도 양식장 한 곳에서 연어 약 200만 마리가 자라는데 그것이 환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할 수 없음을 인정한다. “그래서 우리 회사는 한 세대 양식 사이클이 끝나면 바닷가 양식장에서 흘러나온 배설물을 충분한 시간을 두고 분해할 수 있도록 양식장 120곳 중 87곳만 동시에 가동하는 윤번제를 적용하고 있다.”
  
생물다양성 훼손하는 ‘사료용 어업’
프랑스 농업아카데미 회원으로 양식업 유형 비교연구를 수행한 제롬 라자르는 한정된 공간에서 다량의 물고기가 자라는 집약적 양식장의 배설물이 의외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집약적 양식장에선 배설물 관리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에 조방 양식보다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양식업종 전문 컨설턴트 제롬 위스노도 비슷한 결론을 냈다. 위스노는 물고기가 삼키는 사료의 4분의 3이 체외로 배설되는데 암모니아나 탄소가스, 황 같은 물질을 폐쇄 공간에서 분리해 추출한 다음 재활용하는 것은 그다지 복잡한 일이 아니라고 한다. 이렇게 추출한 탄소나 황을 사용해 식용 가능 해조류를 생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접근 방식은 현재 기본적으로 이론 단계에 그치고 있다. 실제 프랑스에서 이 방식을 적용한 양식장은 한 곳에 불과하다.
 
셋째, 양식장 물고기 사료는 논쟁의 대상이다. 특히 연어처럼 육식성 포식자 사료가 문제다. 연어 양식장에서는 ‘사료용 어업’으로 생산한 사료를 사용한다. 사료용 어업이란 식용 어업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페루산 멸치처럼 순전히 사료 생산을 위한 어업을 말한다. 이렇게 포획된 물고기는 어분이나 어유(魚油) 형태로 가공돼 양식장 사료로 공급된다. 프랑수아 샤르티에 그린피스 대양 캠페인 팀장은 비록 10여 년 전부터 사료용 어업의 포획량이 감소하고 있지만, 이런 종류의 어업은 해양생물 다양성을 악화한다고 설명한다.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식용 외 목적을 위한 어획량은 1994년 3420만t에서 2014년 2090만t으로 크게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이제 양식장 사료로 콩 같은 식물성 성분이 널리 사용된다. 라페이레르 대표는 레뢰위가 쓰는 사료의 전체 성분 중 어분이나 어유의 비율은 33%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나 소비자가 좋아하는 오메가3 같은 연어의 핵심 영양성분을 보존하려면 이 비율을 더 낮출 수 없다. “여기서 어분이나 어유 함유량을 더 낮추면 연어가 아니라 닭을 키우는 거나 다름없다.”
 
양식업이 인류의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까? 라페이레르 대표는 그렇다고 확신한다. “연어 1kg을 생산하려면 약 1.4kg의 야생 어종이 필요하다. 반면 쇠고기 생태발자국은 사료용 콩을 경작하려고 아마존 삼림을 훼손하는 것까지 고려하면 연어 양식의 생태발자국보다 훨씬 더 크다.” 
 
생태발자국(Ecological Footprint)이란 인간이 지구에서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자원의 생산·폐기 비용을 면적으로 환산한 수치다. 그린피스의 프랑수아 샤르티에는 이렇게 반박한다. “최근 양식업 성장은 예전엔 일부 부유층만 먹던 연어를 대량생산 덕분에 서민도 먹는 음식으로 바꿔놓았다. 양식업 옹호자들은 식량안보를 내세워 연어 양식을 찬양하지만 적어도 유럽에서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너무 많이 먹고 있다는 게 문제다.”
 
세계자연기금도 비록 지속 가능 양식업 인증제를 지원하지만 그린피스와 유사한 태도를 견지한다. 세계자연기금 쪽 셀림 아지의 주장을 들어보자. “양식업은 이제 수산업의 중심이 됐다. 이는 세계자연기금이 지속 가능 양식업을 지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우리가 더 적은 양의 생선을 먹되, 다양한 어종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 환경단체들은 대규모 연어 양식이 생물다양성 파괴 등 환경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고 경고한다. 칠레 아이센 인근 연어 양식장에서 작업자들이 연어를 손질하고 있다. REUTERS
 
양식 물고기가 다 자라면, 이 물고기는 다른 곳으로 운송되고 유통 과정을 통해 구매자에게 전달되며 많은 경우 가공 과정을 거친다. 생산물 이력제를 보장하려면 이 모든 단계도 인증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대형 유통업체가 가장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세계자연기금 프랑스 지부의 언론 담당 책임자 테오 시제롱은 “300~500개 기업이 세계 유통의 70%를 장악하고 있다”며 “이 대형 유통기업 중 어느 한 곳이 ASC 인증을 받기로 결정할 때마다 시장을 변화시킬 강력한 파급 효과가 창출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예로 카르푸는 이미 ASC 인증 양식 수산물을 판매하는데, 2016년 6월 파리 지역 33개 점포에서 판매되는 생물 생선도 인증받기로 결정했다. 세계 전체로 보면 현재 ASC 인증을 받은 수산물은 총 양식 수산물의 2%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양식 연어의 인증 비율은 28.6%까지 올라갔다. 
 

대기업에 유리한 양식업 ‘친환경 라벨’
예방 목적의 항생제 사용 금지, 엄격한 수질 관리, 사료 중 어분·어유 함유량 통제 등 2010년 세계자연기금(WWF)이 도입한 양식관리협회(ASC) 인증은 양식업체에 많은 노력을 요구한다. 이에 대해 양식관리협회 직원 바바라 양케르는 인증 조항을 애초 업계 종사자들과 공동으로 채택했다며 현실적이고 달성 가능한 것이라고 한다. 협회는 합의된 규칙에 따라 인증을 승인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협회가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소비자가 먹을 수 있는 인증 생선량이 너무 적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ASC 인증은 역시 세계자연기금이 지속 가능 어업을 지원하기 위해 ASC보다 훨씬 앞선 1997년에 도입한 해양관리협회(MSC) 인증이 받았던 것과 동일한 비판 대상이 되고 있다. ASC 인증이 충분히 엄격하지 않고 특히 ASC 인증을 받기 위한 여러 제약을 감당할 여력이 있는 대형 양식업체만 유리한 상황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바바라 양케르는 이 비판에 동의하지 않는다. “물론 인증을 받으려면 돈이 많이 든다는 건 협회도 알고 있다. 처음 인증받을 때도 그렇지만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협회 심사를 받아야 하니까. 그래서 협회는 영세업체들이 인증 비용을 나눌 수 있도록 개별 인증을 받지 말고 단체로 받도록 권장한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16년 12월호(제363호)
Votre saumon est-il durable?
번역 민지은 위원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양상우 | 편집인 : 고경태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윤종훈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