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이슈 > 흐름
     
인간 위로하는 로봇이 온다
[Frost&Sullivan] 인간과 교감하는 ‘소셜로봇’
[81호] 2017년 01월 01일 (일) 배순한 soonhan.bae@frost.com

인간과 로봇은 어디까지 가까워질 수 있을까.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의 발달로 인간과 정서적 교감까지 하는 ‘소셜로봇’이 최근 각광받고 있다. 단순히 사람이 하기 힘든 육체 노동을 대신하는 기존 로봇과 달리, 소셜로봇은 사람과 대화하고 교감하는 감성 중심 로봇이다. 소프트뱅크의 로봇 ‘페퍼’가 대표 사례다. 급속한 인구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등 변화한 사회·문화 환경에서 소셜로봇의 몫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순한 프로스트앤드설리번 연구원

로봇(Robot)이란 용어는 1920년대 체코 극작가 카렐 차페크의 희곡 <로섬의 만능 로봇>(Rossum’s Universal Robots)에서 처음 사용됐다. 일제강점기 춘원 이광수가 국내 최초로 로봇을 소개했다. 그는 1923년 앞 책의 일본어 번역본 <룻삼이 발명한 유니버어살 로보트>를 읽고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것이며 로봇에 의한 새로운 문명이 도래할 것”이라고 평했다. 
 
그 시대에 거의 100년 뒤를 내다본 그들의 상상력과 통찰력이 놀랍지만, 체코어로 ‘노동’을 의미하는 robota에서 a를 빼고 robot이란 단어를 인간 대신 일하는 기계에 붙인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실제 로봇은 지난 50여 년간 인간 노동의 대체 수단으로 개발된 산업용 기계로 분류됐고 주로 공장 생산라인에 투입됐다. 하지만 현재 로봇은 교육·의료·실버사업·국방·건설·해양·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사람의 명령에 따라 피동적·반복적 작업을 수행하던 과거 로봇과 달리, 최근 로봇은 스스로 외부 환경을 인식(Perception)하고 상황을 판단(Cognition)하며 자율적으로 동작(Mobility & Manipulation)하는 지능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체로 진화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기술 등이 로봇과 접목해 인간과 정서적 교감까지 하는 ‘소셜로봇’(Social Robot)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소셜로봇은 인간과 대화하고 교감하며 입력된 규칙에 따라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인간의 욕구를 파악해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로봇을 의미한다. 소셜로봇에 인공지능 기술과 음성인식 및 감정표현 기능이 탑재돼 사용자 심리 상태를 분석하고 인간의 반응에 적절히 대응함으로써 감성적 교류에 성공했다. 특히 과거보다 수백 배 빠른 데이터 처리 기술과 다양한 감지기를 장착해 인간의 행동을 추적 관찰하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다. 또한 인간과 유사한 외모와 체형으로 애착관계를 형성해 인간에게 필요한 존재로 느끼게 해준다.
  
   
▲ 사람과 대화하고 정서적 교감까지 나누는 소셜로봇이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등 변화하는 사회·문화 환경에서 각광받고 있다. 소셜로봇 ‘페퍼’가 2016년 6월 벨기에 오스탕드의 한 병원에서 간병하고 있다. REUTERS
 
3대 소셜로봇 페퍼·지보·버디
최근 공개된 소셜로봇 가운데 가장 성공적으로 평가되는 로봇은 페퍼(Pepper), 지보(Jibo), 버디(Buddy)다. 페퍼는 2014년 6월 일본에서 소프트뱅크 산하 프랑스 개발업체 알데바란사(社)가 개발한 것으로 사람의 행동과 표정에 따라 반응하고 행동하는 감정인식 로봇이다. 특히 ‘감정 엔진’을 통해 인간의 느낌을 인식하고 흉내 내며, 다른 페퍼들과 클라우드로 연계됨에 따라 새로운 지식과 기능을 습득한다. 페퍼는 2015년 일본 최대 은행 미쓰비시도쿄UFJ은행과 미즈호은행에 설치돼 고객 안내를 시작했다. 같은 해 7월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 지바현 다테야마시가 도입했고, 프랑스 대형마트 카르푸가 시험운용을 했다.
 
페퍼가 감정인식 로봇이라면,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미디어랩 출신 로봇공학자 신시아 브리질 박사가 주도해 개발한 지보는 소셜 기능이 더 강화된 로봇이다. 지보는 2개의 고해상도 카메라로 사람 얼굴을 인식해 사진을 찍어주고, 촬영한 사진을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화상통화를 할 수 있다. 개인 비서 기능, 이야기 구연과 듣기 등 친구 역할도 충실히 수행한다.
 
페퍼·지보와 함께 3대 소셜로봇으로 불리는 것이 바로 버디다. 버디는 프랑스 로봇 스타트업 블루프로그로보틱스(Blue Frog Robotics)가 만든 소셜로봇으로 개인 비서, 집 안 감시, 요리법 등의 정보 제공, 아이들의 놀이 상대, 영상통화 등 다양한 기능이 있다. 
 
따로 판매하는 로봇팔을 장착하면 프로젝터 기능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버디는 아동과 상호작용하며 성장하는 로봇으로 장난감의 위치에서 벗어나 아동의 데이터를 학습해 그에 맞는 성격이 부여되고, 나이와 관심사에 맞춰 함께 성장한다.
 
지금까지 시판된 소셜로봇은 이전 로봇과 달리 물리적 도움뿐 아니라 정신적 도움도 주는 단계에 이르렀다. 사람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개인용·가정용 로봇이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한다. 자연어와 자연스러운 사용자 인터페이스(NUI·Natural User Interface)로 일상적으로 교류하며, 개인이나 가족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변 환경에서 획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인간과 부담스럽지 않고 편안한 사회관계를 형성한다. 로봇이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고 스마트하게 만들어주는 동반자가 된 것이다.
 
   
▲ 세계 소셜로봇 시장은 해마다 가파르게 성장해 2018년에는 45억7천만달러(약 5조3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2016년 6월 대만 타이베이 ‘컴퓨텍스 2016’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가정용 로봇 ‘젠보’를 보고 있다. REUTERS
 
2018년 시장 규모 5조3천억원
소셜로봇은 크게 하드웨어(HW), 소프트웨어(SW), 네트워크웨어(NW) 요소로 구성된다. 하드웨어 측면에선 로봇의 이동과 동작을 제어하는 범용모터와 소셜로봇의 교감·감정 등을 제어하는 페이스모터(Face Motor) 등이 들어간다. 소셜로봇의 하드웨어는 대화 상대를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센서 기능이 요구되고 이를 제어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소프트웨어 역량이 필수적이다. 필수 소프트웨어는 로봇의 주의 및 센서 기반의 프로세싱 엔진 외에 인지(Perception) 시스템, 주의(Attention) 시스템, 동기(Motivation) 시스템, 표현모터(Expressive Motor)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이 중 인지 시스템은 주변 환경 정보를 수집하고, 주의 시스템은 수집된 여러 정보를 인지해 정보를 걸러낸다. 
 
동기 시스템은 빅데이터를 이용한 소셜네트워크 연구로 비정형 데이터를 추출하고 의미 있는 값으로 변환해 적절한 언어표현을 선별하거나 행동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수집된 정보는 표현모터 시스템을 통해 로봇이 인간과 교감해 표정을 짓게 한다.
 
이처럼 소셜로봇은 인간의 다양한 감정표현값(초기 입력값)과 센싱(sensing)값을 매핑해 정보를 처리한다. 하지만 인간의 감성 등 소셜값은 관계 기반, 즉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란 측면에서 맥락 인지가 동반돼야 하지만 현재 로봇의 알고리즘에는 이런 정보처리 기능이 없다. 따라서 현재 소셜로봇의 처리 결과는 정밀하지 못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소셜네트워크 정보를 통해 행위 주체 간 위상 관계, 관계의 밀도와 거리 등을 파악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가까운 미래에는 더욱 인간의 감정에 공감하고 적절하게 반응하는 로봇의 탄생이 기대된다.
 
시장조사기관 트랙티카(Tractica)의 조사 결과를 보면 소셜로봇이 포함된 세계 개인 서비스용 로봇 시장 규모는 2013년 18억4200만달러(약 2조1500억원)에서 연평균 20%씩 성장해 2018년에는 45억7천만달러(약 5조3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시장에선 2013년 2680억원에서 연평균 15.4% 성장해 2018년 55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산업용 로봇에 비해 상당히 가파른 성장세로, 대중적 관심 증가와 실질적 시장 규모 확대를 이끌 주역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중국·일본 등 선진국 정부와 대기업들이 로봇산업에 적극적이고 대대적인 투자와 지원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음성·동작·얼굴 인식 등을 제공하는 스마트 인터랙션 기술과 운영체제, 인공지능,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의 인프라 기술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 
 
소셜로봇 시장의 성장은 기술 역량 확보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인구 고령화, 1인 가구 급증 등의 변화를 보이는 현대사회에서 소셜로봇이 가족 해체, 독거 노인, 육아 등 여러 사회문제에 대응하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소셜로봇은 노인을 돌보는 의료·실버 사업이나 아이 학습을 지원하는 교육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세계적 저성장 시대인 현재 차세대 비즈니스로서 시장을 형성할 소셜로봇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소셜로봇 시장을 주도하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먼저 소셜로봇에 요구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원천기술 확보가 시급하다. 협소한 국내시장을 벗어나 외국시장에서 경쟁하려면 기술표준 확보는 필수다. 또한 소셜로봇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개인정보 수집·활용·보호와 관련한 여러 정책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특히 로봇을 인간사회에 편입시키려면 윤리적 논의와 더불어 새로운 가치와 규범이 제시돼야 한다. 소셜로봇 기반 비즈니스 모델 발굴도 필요하다. 페퍼를 비롯해 최근 출시되는 소셜로봇이 원가 이하로 제공되고 수만, 수십만원에 해당하는 서비스 요금을 매월 부과하는 방식을 쓰고 있는데,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촉진할 요금 체계 개발과 수익모델 발굴이 필요하다. 
 
 
* 프로스트앤드설리번(Frost & Sullivan)은 고객 성장의 가속화를 위해 협력하는 ‘성장 파트너’로서 팀리서치(TEAM Research), 그로스컨설팅(Growth Consulting), 그로스팀멤버십(Growth Team Membership)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이 효과적인 성장 전략을 수립·평가·실행할 수 있는 성장 위주의 문화를 창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50년 이상의 경험을 바탕으로 6대륙 40개 이상 사무소에서 1천여 개 글로벌 기업, 새로운 비즈니스 분야 및 투자계와 협력하고 있다.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양상우 | 편집인 : 권태호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장철규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