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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은 어떻게 코끼리를 집어삼켰나
[Special Report I] 세계 농화학업계 지각변동- ② 중국화공-신젠타 인수·합병 게임
[80호] 2016년 12월 01일 (목) 우훙위란, 왕쑤 economyinsight@hani.co.kr
세계 농화학업계 패러다임 변화 몰고 온 중국화공의 신젠타 인수 막전막후 추적
 
국유기업 중국화공이 2016년 초 세계 최대 농화학기업 신젠타를 430억달러(약 50조2천억원) 이상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을 때 글로벌 업계는 깜작 놀랐다. 430억달러는 중국 기업의 외국 기업 인수 사례로는 최대 규모이다. 업계에선 ‘뱀이 코끼리를 집어삼키는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곧바로 세계 농화학 분야 공룡 기업들이 추진하던 인수·합병 구도가 크게 흔들렸다. 동시에 세계 농화학업계의 패러다임 변화마저 예고되는 상황이다.
 
우훙위란 吳紅毓然, 왕쑤 汪蘇 <차이신주간> 기자
 
2016년 9월20일 미국 상원 사법위원회에서 주최하는 청문회가 열렸다. 최근 농업 분야에서 잇달아 추진된 대형 인수·합병 사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미국 종자 및 농화학 시장의 합병과 경쟁’이란 주제로 열린 청문회에는 다우케미컬과 듀폰, 신젠타, 바이엘, 몬샌토 등 인수·합병에 참여한 5개 회사 대표와 상원의원, 미국반독점협회, 미국농민연맹 등 관련 기관 대표가 참여했다. 인수·합병 거래 3건의 당사자인 6개 기업 가운데 유독 중국화공그룹(Chemchina·中國化工集團)만 초대받지 못했다.
 
국유 기업인 중국화공이 뛰어들자 세계 농업 분야 공룡들이 추진하던 인수·합병 구도에 큰 영향을 가져왔다. 세계 농화학·종자 산업은 6대 기업이 대결하는 구도를 유지해왔다. 몬샌토·신젠타·바이엘·다우케미컬·듀폰·바스프다. 그중 미국 미주리주에 본사를 둔 몬샌토와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 기업 듀폰은 종자 시장에서 각각 20%와 15%를 점유해 1위와 2위를 차지했고 나머지 기업은 한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했다. 스위스 기업인 신젠타, 독일 기업 바이엘·바스프, 미국 기업 다우케미컬은 세계 농화학 시장에서 1~4위 자리를 차지한다.
 
2015년 12월11일 다우케미컬과 듀폰이 먼저 합병을 선언했다. 첫 번째 ‘도미노’가 넘어가자 대기업 사이에서 위태롭게 유지되던 균형이 깨졌다. 2012년부터 국제 농산품 시장이 침체돼 대기업들은 기한 만료를 앞둔 특허와 기존에 확보한 시장점유율로는 실적을 늘리기 힘들어졌다. 그러자 2015년부터 서로 추파를 던지며 함께 모여 혹한을 이겨낼 기회를 엿봤다. 논리는 대부분 비슷했다.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고 비용을 낮추며 종자와 농화학사업을 통합해 더 많은 시장을 차지하는 것이었다.
 
2014년 몬샌토가 신젠타와 접촉했다. 종자와 농화학 분야에서 각자 1위를 차지하던 두 회사가 손잡으면 최강의 진영을 꾸릴 것이 분명했다. 2015년 몬샌토가 신젠타에 정식으로 인수를 제안했다. 그러나 사업을 쪼개고 경영에 깊숙이 개입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이 제안은 신젠타 경영진의 반대에 부딪쳤다. 2015년 5월8일 신젠타는 몬샌토의 제안을 거절했고 같은 날 런젠신 중국화공 회장이 신젠타에 ‘러브콜’을 보냈다.
 
그 후 중국화공은 세 차례 인수가격을 제시했고 양보를 거듭한 끝에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고 기존 경영진을 유지하며 순수 자본투자만 하겠다고 약속해 신젠타 이사회의 찬성을 끌어냈다. 2016년 2월3일 중국화공이 공개적으로 신젠타에 인수를 제안하자 전세계 시장은 들썩였다.
 
몬샌토는 민첩하게 움직여 농화학 시장점유율이 신젠타 대비 약 2%포인트 낮은 바이엘을 인수 대상으로 바꿨지만 결국 바이엘이 몬샌토를 인수하게 됐다. 2016년 9월14일 바이엘은 세 차례의 가격 협상 결과 전액 현금으로 몬샌토를 인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거래 규모는 660억달러(약 76조원)였다.
 
전세계 농업 시장의 구도를 바꿀 3건의 인수·합병 거래는 미국 법무부와 연방무역위원회, 상원 사법위원회 및 반독점위원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로저 존슨 미국농민연맹 의장은 2016년 9월20일 열린 청문회에서 “새롭게 설립될 회사들이 미국 옥수수 종자 시장의 80%, 세계 농약 시장의 70%를 차지할 것”이라며 “이는 농민의 선택권이 줄고 제품 가격이 상승하며 혁신과 연구·개발이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은 대기업 합병으로 인한 시장독점을 우려하면서 중국화공이 신젠타를 통제해 미국 농민과 소비자의 이익을 침해하려는 것이 아닌지 주시한다. 이에 대해 에릭 피어월드 신젠타 최고경영자는 청문회에서 “중국화공은 장기적 재무투자자”라고 거듭 강조했다.
 
중국의 종자·농화학 산업은 세계적인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 두 분야 모두 규모가 작고 분산되어 있으며 연구·개발 수준이 낮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중국화공이 나선 것은 단순 재무투자가 아니라고 판단한다. 중국화공은 종자사업을 거의 취급하지 않았고 농화학사업도 2011년 이스라엘 농약회사 막테심아간 그룹의 지분 60%를 24억달러에 인수하면서 현재 세계 농약사업 시장점유율 순위 7위에 불과하다.
 
런젠신 중국화공 회장은 국내외 인수·합병 경험이 풍부하다. 그가 이끌어온 중국화공은 보통의 국유 기업과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다. 32년 전 당시 화공부 화학기계연구원 서기였던 런젠신 회장은 란저우에서 근무하던 시절 연구원에서 나와 산업세정업체인 ‘블루스타’(藍星·Bluestar)를 설립했다. 1995년 블루스타는 A주(중국 내국인 전용 주식) 시장에 상장됐고 100여 개의 화학 분야 국유 기업을 인수해 2004년 중국화공그룹으로 이름을 바꿨다. 10여 년 뒤 300억위안이던 총자산이 3700억위안으로 늘었다. 그는 약자가 강자를 합병하는 ‘병든 양 이론’을 기반으로 해당 분야에서 세계 선두 기업을 차례로 인수해 국내 자본시장으로 가져왔다. 하지만 인수 기업에 대해 재무투자자 신분을 유지했고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2015년 초 중국화공은 이사회를 다시 조직했고 런젠신은 총경리에서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후 1년 넘게 중국화공의 외국 기업 인수는 최고조에 달했다. 2015년 3월 이탈리아 타이어 제조사 피렐리(Pirelli)를 71억유로에 인수했고 2016년 1월에는 독일의 고무, 플라스틱 제조기계 제조사 크라우스마페이(KraussMaffei)의 지분을 인수했다. 또 스위스 에너지·원자재 업체 메르쿠리아(Mercuria)에 전략적 투자를 선언했다. 신젠타 인수는 런젠신 회장이 주도하는 또 하나의 ‘뱀이 코끼리를 삼킨’ 사례였다.
 
중국화공의 신젠타 인수 논란도 적지 않았다. 전체 규모가 504억달러에 이르는 거래에서 중국화공은 국내외에서 복잡한 자금조달구조를 구축했고 6개 특수목적회사를 설립했다. 자체 자본은 거의 투입하지 않을 예정이다. 인수 후 감당하게 될 재무 부담과 두 회사의 업무 통합 과정의 불투명성 때문에 시장의 우려가 커졌다. 부채비율이 80%에 이르는 기업이 그것도 해당 분야 기업도 아닌데 이처럼 큰 거래를 추진한 것은 분명 보기 드문 사례다.
 
중국화공 경영진은 연내에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한다. 2016년 8월22일에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허가도 받았다. 이 대형 인수·합병 거래를 허가해야 할지, 허가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는 중국 정책 결정자들과 감독당국 앞에 놓인 난제다.
 
   
▲ 중국화공이 스위스의 세계 최대 농화학기업 신젠타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농업기업들이 추진하던 인수·합병 구도가 크게 흔들렸다. 베이징의 중국화공 본사. REUTERS
 
삼고초려 끝에 인수 합의
 
2015년 5월8일, 신젠타가 몬샌토 제안을 거절한 날 런젠신 회장은 첫 번째 접촉을 시도했다. 신젠타는 세계 농약 분야 1위, 종자 분야 3위를 지키고 있다. 농약쪽은 완벽한 제품라인을 구성했고 유명한 제품이 많다. 2015년 신젠타의 총매출 134억달러 가운데 농약 매출이 100억달러로 세계시장의 20%다. 종자 분야 매출은 28억3800만달러로 세계시장의 6%다.
 
신젠타는 농업 분야 대기업들이 눈독 들이는 사냥감이다. 시장 침체와 환율 등의 영향으로 2015년 신젠타 실적은 하락세를 보였다. 순이익이 13억달러로 한 해 전보다 17% 하락했다.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은 5% 하락한 27억달러를 기록했다.
 
농업 분야 주요 대기업이 아닌 중국화공이 인수를 제안한 것은 뜻밖이었다. 이 때문에 런젠신 회장이 마이클 맥 당시 신젠타 최고경영자에게 “전략적 협력을 논의하고 싶다”고 제안했을 때 단칼에 거절당했다. 맥은 “전략적 협력에 관심 없다”고 답했다. 얼마 뒤 런 회장은 자신의 목적을 직접적으로 알렸다. 인수가격은 몬샌토가 제시한 가격과 비슷했지만 전액 현금으로 지급한다는 ‘당근’을 추가했다. 맥은 “신젠타를 매각할 생각이 없다”며 다시 거절했다.
 
8월10일 중국화공은 신젠타 이사회에 두 방안을 제시했다. 첫째, 주당 449스위스프랑(약 53만원)으로 보통주 66.7%를 현금 매수하고 나머지 지분은 주식시장에서 공개 거래하되 주식을 보유한 사람이 거래 종료부터 3년 이내에 주당 449스위스프랑으로 매각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둘째, 주당 449스위스프랑으로 보통주 100%를 사는 것이었다. 신젠타 이사회는 두 방안 모두 거절했다.
 
2015년 8월26일 몬샌토가 신젠타 인수 포기를 선언하자 신젠타의 태도가 달라졌다. 신젠타는 독립 성장을 거듭 강조하면서 지분 투자자와 협력하는 방안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중국화공과 협력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3주 뒤 협상 테이블이 중국 베이징으로 옮겨졌다. 9월18일 마이클 맥 최고경영자와 미셸 드마레 신젠타 이사회 의장이 중국화공을 방문했다. 3일 뒤 런젠신 회장은 “가격을 더 이상 올릴 수 없다”는 태도를 분명하게 밝혔다.
 
몬샌토의 인수 제안을 거절한 것에 주주의 불만이 쌓이자 같은 해 10월 마이클 맥은 회사를 떠났다. 신임 이사회의 압박으로 인해 12월3일 런 회장은 다시 주당 460스위스프랑에 보통주 66.7%를 매수하거나 기존대로 주당 449스위스프랑에 지분 100%를 현금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전체 인수가격이 415억달러(약 48조4천억원)로 늘었다.
 
1주일 뒤 신젠타는 중국화공에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제안을 거절하겠다고 밝혔다. 중국화공은 인수 제안을 조정해 465스위스프랑에 보통주 66.7%를 인수하되 나머지 보통주의 선택권 조항을 취소하는 안을 제시했다. 지분 100%를 인수하는 방안도 460스위스프랑으로 인상해 전체 인수가격이 425억달러로 늘었다.
 
신젠타는 여전히 만족하지 않았고 주당 475스위스프랑까지 올려줄 것을 요구했다. 12월15일 중국화공은 세 번째 가격을 제시했다. 두 인수 방안 모두 가격을 올려 각각 470스위스프랑과 465스위스프랑을 제시했다. 이로써 전체 인수가격이 430억달러로 늘었고 인수 뒤 신젠타 주주에게 추가 배당금을 주당 5스위스프랑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2015년을 2주 남겨놓고 런 회장은 드마레 의장 및 존 램지 임시 최고경영자와 긴밀하게 연락했고 중국화공의 제안이 받아들여졌다. 두 회사는 인수 조건과 자금조달, 행정당국의 심사와 허가를 보장하는 중국화공의 약속, 회사의 지배구조 등 구체적인 내용을 협상했다.
 
신젠타는 행정당국의 허가 문제와 인수가 무산됐을 때 손해배상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16년 1월30일 드마레 의장은 런젠신에게 보낸 전자우편에서 인수가 무산되면 지급할 손해배상금을 11억달러에서 30억달러로 늘리도록 요구했다. 런 회장은 다음날 즉시 회신을 보내 동의했다. 중국화공이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는 조건을 추가해 반독점 부서와 중국 정부 부처의 허가를 받지 못해 계약이 무산될 경우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와 기타 외국 정부 부처의 반대로 무산되면 손해배상금을 주지 않는다는 조건이 붙었다.
 
 
인수자금 504억달러는 어디서 나오나
 
9개월 동안 지속된 협상 끝에 스위스 시각 기준 2016년 2월2일 중국화공 경영진과 신젠타 이사진이 스위스 취히리에서 계약을 체결했다. 3월8일 중국화공이 공개한 인수제안서를 보면, 신젠타 지분 100%를 주당 465스위스프랑에 매수하되 인수가 완료된 후 주당 특별배당금 5스위스프랑을 지급하기로 해 전체 인수가격을 430억달러로 확정했다.
 
인수제안서 발표 당시 신젠타의 시가총액은 380억달러였다. 인수 대상의 가치를 비교하기 위해 보통 거래가격과 직전 12개월 EBITDA(세금 등 차감 전 영업이익)의 비율을 참고한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거래가격은 신젠타 EBITDA의 19.28배로 몬샌토가 제시한 18.26배보다 약간 높고 바이엘이 몬샌토를 인수할 때의 20.57배보다 낮았다. 듀폰과 다우케미컬은 대등합병으로 이 비율이 13.33배였다.
 
중국화공이 제시한 가격은 인수를 발표하기 직전 거래일 주가에 프리미엄 20%가 추가된 수준이다. 이후 신젠타 주가는 계속 내려 인수가격인 주식예탁증서(ADS) 기준 주당 93달러에 미치지 못했고 7월에는 75달러 부근까지 떨어졌다. 몬샌토가 2015년 상반기에 인수 의향을 제시했을 때는 주당 98달러까지 상승했다.
 
주가가 저조한 것은 투자자들이 이 ‘결혼’의 성사 가능성을 낮게 본다는 방증이다. 8월22일부터 신젠타의 주식이 상승해 ADS 주당 80~90달러 구간을 유지하고 있다. 거래가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를 통과한 데다 경쟁사인 바이엘과 몬샌토의 합병 발표에 자극받은 면도 있다.
 
시장이 중국화공에 의구심을 갖게 된 것은 우선 재무 타당성에서 비롯됐다. 중국화공은 인수 의향을 제시한 뒤 가격 협상 과정에서 전액 현금 지급 방안을 고집했다. 다국적 인수·합병 거래에서 자주 등장하는 ‘지분+현금’ 방식을 선택하지 않았다. 인수가격을 430억달러로 묶었지만 실질적으로 필요한 자금은 504억달러에 이른다. 그 가운데 250억달러 규모의 자기자본조달(지분금융)과 254억달러 규모의 타인자본조달(부채금융)이 포함된다.
 
250억달러 규모의 자기자본은 150억달러의 전용사업자금과 50억달러의 선순위자금, 50억달러 상당의 보통주로 구성된다. 자기자본조달은 주로 각 특수목적회사(SPV·이익 창출이 아니라 자금 조달을 위해 만드는 한시적 회사 -편집자)의 자본금으로 쓰일 전망이다.
 
254억달러 규모의 타인자본 조달은 중신그룹(中信集團·CITIC)이 주도하는 125억달러 규모의 신디케이트론(기업이 필요한 자금을 다수의 금융회사가 공동으로 출자해 빌려주는 대출 방식 -편집자)과 영국계 투자은행 HSBC가 주도하는 75억달러 규모의 신디케이트론, 신젠타의 채무조정 지원 대출 50억달러, 두 신디케이트론에서 각각 2억달러씩 제공하는 유동자금대출이다.
 
HSBC은행은 산하 신탁회사(HSBC Corporate Trustee Company) 주도로 크레디트스위스그룹과 네덜란드 라보방크그룹, 이탈리아 최대 은행 우니크레디토이탈리아노와 함께 신디케이트론을 조성했다. 신젠타 인수보고서와 금융기관 분석보고서 정보를 종합하면 HSBC 신디케이트론의 대출 기한은 12개월이고 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 금리는 ‘런던 은행 간 금리’(Ribor)에 신용등급에 따른 금리 차이를 적용해 결정한다.
 
국제 3대 신용평가 기관은 아직 중국화공그룹의 신용등급을 내놓지 않았다. 중국 신용평가 기관 차이나리엔허(聯合資信·China Lianhe Credit Rating)와 다공국제(大公國際·Dagong Credit)는 모두 AAA로 평가했다. 그러나 국제적 인수·합병에서 국내 신용등급을 그대로 적용할 순 없어 별도 평가가 필요하다.
 
중신은행은 300억달러 규모의 자금조달구조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1차와 2차 모집이 끝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규모는 확실하지 않다. 이 자금은 1년에서 2년 기한의 ‘브리지론’(단기대출)으로 제공한 후 채권이나 유상증자를 통해 치환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직 은행 직원은 이렇게 하면 많은 문제를 피해갈 수 있어 자금조달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6월8일 중신은행은 127억달러의 신디케이트론(신디케이트론 125억달러와 유동자금대출 2억달러 포함)을 제공하고 6월3일 첫 모집을 완료해 목표치보다 20% 이상 초과한 자금을 조달했다고 밝혔다. 이미 152억달러가 넘는 자금을 확보한 셈이다. 은행 관계자들은 중신은행의 신디케이트론은 대출 기한이 12개월이고 최장 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신디케이트론은 8개 은행에서 15억달러씩 모집할 계획이었다. 한 관계자는 자금조달 초기에 건설은행과 초상은행 등 실력 있는 은행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참여하진 않았다고 전했다. 최종적으로 7개 국내외 은행이 참여했다. 중국 국내 은행으로는 중신은행과 흥업은행, 푸둥발전은행이 참여했다. 외국 은행으로는 프랑스계 BNP파리바와 크레디에그리콜(Credit Egricole), 크레디트스위스 싱가포르 지점, 프랑스 투자은행 나틱시스(Natixis) 홍콩 지점, 이탈리아 은행 유니크레디트(UniCredit SpA)가 참여했다. 라보방크는 주관사 자격으로 참여했다.
 
   
▲ 스위스 뮌히빌렌의 신젠타 공장. REUTERS
 
복잡한 구조의 자금조달
 
인수제안서와 다른 관련 문서를 종합하면 중국화공은 신젠타를 인수하기 위해 3단 구조의 6개 특수목적회사를 자회사로 설립했다. 이처럼 구조가 복잡한 이유는 중국화공이 자본금 요건을 충족시키는 한편 절대적 지배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원인은 간단하다. 중국화공이 손에 쥔 자금이 없기 때문이다. 관련 자료를 보면 중국화공의 자본금은 110억위안으로 약 16억5천만달러다. 2016년도 1분기 보고서로 보면 그룹 총자산 2780억위안, 총부채 3080억위안으로 자산부채비율이 80.68%, 순이익은 2억6천만위안,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마이너스 116억위안이다.
 
자금조달의 1단계는 중국화공의 국내 자회사가 맡았다. 그룹에서 농화학 사업을 담당하는 전액 출자 자회사 중국화공농화총공사(中國化工農化總公司)다. 2단계는 홍콩에 설립한 특수목적회사다. 2016년 2월17일 중국화공은 4개의 특수목적회사를 등록했다. 등록지는 모두 홍콩 싱리빌딩 17층으로 되어 있다. 이들은 1호 중국화공홍콩지주유한공사, 2호 중국화공홍콩투자유한공사, 3호 중국농화세기홍콩유한공사, 4호 중국농화새턴홍콩유한공사다. 3단계는 유럽에 기반을 둔다. 룩셈부르크에 설립한 5호 럭스코와 프로젝트를 집행할 네덜란드의 6호 새턴BVS다. 5호 회사가 6호 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한다.
 
신디케이트론 관계자는 중국 정부로부터 확보하게 될 전용사업자금 150억달러를 1호 회사의 자본금으로 투입하면 다단계 자금조달 구조가 가동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자금이 도착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1호는 자본금 150억달러와 중신은행이 제공하는 선순위 자금 50억달러를 포함한 200억달러를 2호의 자본금으로 투입할 것이다. 중국화공은 1호를 통해 2호의 지분 75%를 확보하게 된다.
 
2호는 이를 기반으로 50억달러의 보통주를 발행한 뒤 250억달러를 3호에 투입할 예정이다. 중신은행의 신디케이트론 125억달러도 3호 자본금으로 들어간다. 3호는 총 375억달러의 자금을 4호에 투입하고 5호와 6호까지 순차적으로 지분을 통제하는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6호 특수목적회사는 HSBC 신디케이트론이 제공한 75억달러를 사용할 예정이다.
 
이렇게 6개 특수목적회사가 마련한 450억달러 규모의 지분과 타인자본은 신젠타의 인수대금 430억달러와 재무비용 20억달러로 쓰이게 된다. 인수 후 HSBC 신디케이트론은 신젠타그룹의 채무조정을 위해 50억달러를 별도로 제공할 예정이다.
 
중국화공은 2016년 6월14일 자금조달 구조를 조정해 6호 회사의 일부 대출을 자기자본조달로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화공은 공시를 통해 자기자본조달이 끝나면 타인자본 비율이 스위스 정부의 제한 기준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준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 은행감독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인수거래에서 대출금 비중이 60%를 넘을 수 없다.
 
이렇게 복잡한 자본조달 구조를 설계한 것은 다양한 대출기관의 자기자본 요건과 자금조달 비용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서다. 최상단에 있는 자기자본조달(이 자금 역시 중국화공이 빌린 자금일 것이다)이 가장 많은 위험을 부담해야 하고 유럽 은행들이 제공한 대출이 가장 안전하다.
 
 
커지는 중국화공의 차입 리스크
 
복잡한 자금조달 구조를 통해 중국화공은 자금을 한 푼도 내지 않고 500억달러를 조달하게 된다. 그러나 이 회사는 이미 3천억위안(약 450억 달러)이 넘는 부채를 갖고 있다. “정상적인 조건에서 레버리지 비율이 이렇게 높은 기업이 천문학적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 관계자는 이로 인한 도덕적 해이 문제를 우려했다. 여러 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함으로써 중국화공은 지배권을 유지하면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그에 따른 위험도 감당해야 한다.
 
신디케이트론의 담보 방식은 단순하다. HSBC 신디케이트론의 담보는 5호와 6호 특수목적회사인데, 이 둘은 인수 예정인 신젠타 지분을 담보자산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중신은행 신디케이트론의 담보는 중국화공과 중국농화(中國農化)다. 두 회사의 부채비율이 높은 것을 감안하면 신용담보에 가까워 ‘리스크 위험도’가 거의 100%에 이른다.
 
최근 국유기업의 부도 사태가 발생하자 중신은행은 재무 상황이 취약한 중국화공의 채무 불이행 리스크를 우려하기 시작했다. 일부 은행은 중국화공에 대한 신규 대출을 엄격히 제한했다. 국가개발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은행과 5개 국유 상업은행이 중국화공의 일상 경영을 위한 대출을 제공한 상태다. 국가개발은행의 대출잔액은 200억위안, 건설은행 180억위안, 수출입은행과 중국은행이 각각 150억위안, 교통은행이 80억위안, 농업은행이 70억위안, 공상은행이 60억위안이다.
 
2016년 2월 인수 소식이 알려진 뒤 무디스는 중국화공의 해외 지사인 차이나내셔널블루스타(China National Bluestar)의 채권 등급을 하향 조정 대상으로 분류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는 아직까지 부정적인 평가를 하지 않았다.
 
중국화공의 2016년 1분기 재무보고서를 보면 그룹의 부채비율은 80.68%,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116억위안 적자로 회사의 기초 여건이 좋지 않다. 중국 신용평가사 다공국제는 최근 보고서에서 2015년 말 중국화공의 부채 규모가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주로 유동성 부채 중심이었고 유이자 부채 비중이 높고 담보비율도 높아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2016년 3월 현재 중국화공의 유이자 부채(금리를 지불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부채 -편집자)는 2160억위안으로 총부채의 70%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대규모 채권을 발행하는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미지급 채권이 305억위안에 달해 한 해 전 같은 기간에 비해 40% 가깝게 늘었다. 해당 채무는 은행대출 상환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피렐리를 인수하면서 장기채무도 크게 늘었다.
 
그러나 중국화공은 2016년 3월 발표한 인수제안서에서 “중국화공과 자회사의 재무 상황은 해당 인수와 관련이 없다. 지분 100%와 주식예탁증서를 현금으로 인수하기 때문이며 해당 인수·합병은 중국화공의 자금조달 상황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은행으로서는 대출로 제공한 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위험도 있다. 일부 대형 국유은행이 참여하지 않는 이유다. 업계 분석가들은 중신은행 신디케이트론은 장기 대출로 바꾸거나 상장하는 방법으로 자금을 회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254억달러 규모의 타인자본은 10년 이상 장기채무로 바꿀 수 있다. 구체 계획은 중국화공의 능력에 달려 있다. 250억달러 규모의 자기자본 조달은 신젠타를 인수한 후 다시 상장해야 회수할 수 있다.
 
인수 완료 뒤 신젠타의 상장이 폐지되면 언제쯤 다시 상장할 수 있을까? 은행권에선 5년 뒤로 예상한다. HSBC 신디케이트론은 신젠타의 채무 조정을 위해 50억달러를 별도로 제공함으로써 신젠타의 주주가 되어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중신은행 신디케이트론은 직접 투자한 것이 아니어서 배당을 못 받는다.
 
신젠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인수 거래는 분명 장기적으로 이익이 되겠지만 언제쯤 수익을 거둘지 예측하기 어려워 순수한 상업기관은 감당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상업적 측면에서는 몬샌토가 시너지 효과를 통해 재무적 균형을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인수자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미 지난 일이다.
 
ⓒ 財新週刊 2016년 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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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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