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 신은영

글로벌 영어교육기업 발표… “여성, 남성보다 높아”

한국이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지 않는 국가 중 영어를 가장 유창하게 구사하는 국가 순위 27위에 올랐다. 네덜란드와 덴마크는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영어교육 글로벌 기업 ‘에듀케이션 퍼스트’(EF)는 2016년 11월15일 성인 영어능력을 평가하는 세계적 기준인 ‘영어구사능력지수’(EPI·English Proficiency Index)를 발표했다. EF는 자사의 영어 표준화 시험 EFSET(EF Standard English Test)에 응시한 72개국 95만 명의 성적을 토대로 각국 EPI와 함께 순위를 매년 평가, 발표한다. EF는 1965년 스웨덴에서 설립된 업체로, 현재 112개국에 진출해 영어교육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의 EPI는 100을 만점으로 했을 때 54.87로 72개국 가운데 27위에 올랐다. 2015년에는 70개국 중 27위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인천의 EPI가 55.47로 한국 평균 EPI보다 높았고, 영남 54.04, 호남·충청 53.20, 경기도 52.82로 평가됐다. 성별로는 남성이 53.34, 여성이 57.53으로 여성이 더 높다.

1위 네덜란드의 EPI는 72.16이었고, 2위는 71.15를 받은 덴마크였다.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싱가포르, 룩셈부르크, 오스트리아, 독일, 폴란드가 3~10위를 차지했다. EF는 이와 관련해 “북유럽 국가는 문법 숙달보다 실질적 커뮤니케이션에 중점을 두고 외국어를 가르친다. 특히 텔레비전에 자막 없는 영어 프로그램을 자주 상영해 영어 사용 환경을 조성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영어 사용 빈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EF는 라틴계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들이 낮은 영어능력을 보였다고 밝혔다. 프랑스(29위)와 이탈리아(28위), 스페인(25위) 등 로망스어를 사용하는 유럽 국가들은 지역 평균보다 낮은 수준의 영어능력지수 등급을 보였다. EF는 프랑스의 지수가 정체된 현상과 관련해 “프랑스 교육제도는 의사소통의 기술적 학습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미국화 현상이 국가 정체성에 위협을 가한다는 감정적 담론도 외국어 교육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EPI 순위에서 유럽권 국가들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인 가운데 싱가포르는 아시아 국가로는 유일하게 10위권에 들었고 말레이시아(12위), 필리핀(13위), 인도(22위) 등도 한국보다 앞섰다. 반면 베트남(31위)과 일본(35위), 중국(39위)은 한국에 뒤졌다. 주요국의 순위는 러시아 34위, 브라질 40위, 사우디아라비아 68위 등이었다.

EF는 “국가와 연령대를 막론하고 대부분 여성의 영어 실력이 남성보다 우수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