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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vironment] 환경 죽이는 도시? 환경 살리는 도시!
도시는 어떻게 환경을 파괴하고 살리는가
[79호] 2016년 11월 01일 (화) 앙투안 드 라비냥 economyinsight@hani.co.kr
   
▲ 지구 생태계를 보존하려면 신축 주택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등 친환경 도시개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싱가포르의 빌딩숲 앞에 나무 한 그루가 외롭게 서 있다. REUTERS

도시는 어떻게 환경을 파괴하고 살리는가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꼽히는 온실가스는 대부분 도시에서 배출된다. 따라서 지구 생태계를 보존하려면 친환경 도시개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우선 도시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려면 자동차를 대체할 교통수단을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선 주민들의 도시 내 이동 거리를 최소화하는 콤팩트·다기능 도시가 필요하다. 신축 주택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두 목표가 2016년 10월 에콰도르 키토에서 열린 ‘제3차 주택 및 지속 가능한 도시개발에 대한 유엔회의(Habitat III)’의 주요한 주제로 다뤄졌다.

앙투안 드 라비냥 Antoine de Ravignan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도시 면적은 전세계 육지의 3%에 불과하지만 세계 인구의 54%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또한 전세계 온실가스의 70%가 도시에서 배출된다. 따라서 지구와 생태계를 보존하려면 도시 차원의 환경정책이 필요하다. 더구나 도시는 환경파괴의 주범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할 잠재력이 있다. 
 
환경문제를 해결하려면 막대한 자금과 기술력이 필요하다. 전세계 모든 도시의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GDP의 80%를 차지하며, 각종 혁신 기술도 도시에 집중돼 있다. 도시에서는 높은 인구밀도 덕분에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
 
도시 인구 증가를 주도할 지역은 개발도상국이나 가난한 나라가 될 것이다. 예상대로 2030년까지 도시 인구가 지금보다 10억 명 늘어난다면 그중 58%는 아시아에서, 27%는 아프리카에서 일어날 도시 확장의 결과일 것이다. 게다가 도시 인구 증가는 모든 부가 집중된 거대 도시보다는 지방의 중심도시와 부나 자원이 대체로 부족한 중소도시와 관련이 깊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전체 도시 인구 중 빈민촌 거주 인구의 비중이 감소했다고는 하지만 빈민촌 인구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실제 2000년 8억 명에 달하던 도시 빈민촌 인구가 2030년에는 10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도시의 ‘생태 발자국’(한 사람이 살아가면서 사용하는 모든 자원의 생산 비용과 그 사람이 배출한 쓰레기 처리 비용을 단위면적으로 환산한 수치. 생태 발자국 지수가 클수록 환경파괴 정도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편집자)을 줄이기 위한 도시환경 정책과 소외계층의 사회 통합을 촉진하는 사회정책이 동시에 추구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두 목표를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가 10월17일부터 20일까지 에콰도르의 수도 키토에서 열린 ‘제3차 주택 및 지속 가능한 도시개발에 대한 유엔회의(Habitat III)’의 주제다.
 
다행인 것은, 환경과 발전이 반드시 양자택일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이다. 좀더 환경 친화적 도시정책을 추진하면서도 발전이 가능하다. 예로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미국 애틀랜타의 인구는 약 270만 명으로 비슷하지만 면적은 각각 162km²와 4280km²로, 바르셀로나가 애틀랜타보다 인구밀도가 훨씬 높다.
 
도시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 시급한 과제임을 알 수 있다. 물론 어떤 방법을 우선 고려해야 할지는 명백하다. 첫째, 교통 수요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도시 계획을 세워 주택 수요를 이른바 ‘콤팩트(compact) 도시’와 ‘다기능 도시’가 구축되도록 조정할 필요가 있다. 콤팩트·다기능 도시란 도시 팽창으로 인한 환경파괴, 도시 슬럼화 현상 등을 막기 위해 미국 등 선진국에서 도입하는 고밀도 도시개발 방식으로, 고층 건물을 짓고 그 안에 주거·상업·업무·행정 시설 등 다양한 시설을 집약해 주민들의 도시 내 이동 거리를 최소화한 도시이다. 콤팩트·다기능 도시의 건설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데, 2050년까지 새로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수만km²의 거주 가능 지역이 어디에 위치하느냐가 21세기를 훨씬 뛰어넘은 미래에까지 영향을 미칠 도시의 형태를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동의 필요성이 줄어들면 교통 수요도 그만큼 줄 것이다. 따라서 자동차 이용을 대체할 교통수단을 개발하는 일이 더 용이할 것이다. 이를 위해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모색할 수도 있지만, 이미 세계 곳곳에서 도입한 여러 실험적 방식을 체계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예컨대 1974년 브라질 쿠리치바에서 처음 도입된 뒤 개도국과 빈국의 190개 도시에서 도입한 간선급행버스(BRT·Bus Rapid Transit) 시스템은 주요 간선도로에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하고 급행으로 버스를 운행시키는 시스템으로 비용은 지하철 건설의 10분의 1, 노면전차 건설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지하철 못지않게 운행시간이 정확해 이용이 편리하다.
 
   
▲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왼쪽 두 번째)이 2016년 10월17일 에콰도르 키토에서 열린 ‘제3차 주택 및 지속 가능한 도시개발에 대한 유엔회의(Habitat III)’ 개막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REUTER
 
자동차 대체할 교통수단 확대
마찬가지로 1987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시작한 자동차대여제(지방자치단체, 협동조합, 회사, 기타 단체, 또는 동호회 차원에서 자동차를 여러 고객이나 회원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 이용자는 필요한 시간만큼만 돈을 내며 나머지 시간에 이 자동차는 다른 회원이 이용한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는 하루 중 상당 시간을 차고나 주차장에 머물러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개별적으로 자동차를 보유하느니 자동차대여제를 이용하면 여러모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편집자)는 현재 1천여 도시에서 시행 중이다.
 
교통정책 외에 에너지 소비가 낮은 주택을 건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제는 건축비도 저에너지 주택이 일반 주택보다 크게 비싸지 않다. 또한 기존 주택의 단열 시스템을 개·보수하는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각 가정에 개·보수 비용을 지원해주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주택 개·보수는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가정에서 배출하는 생활폐기물의 재활용률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생활폐기물은 에너지원인 동시에 원자재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이 모든 정책은 도시 인구밀도가 높을수록 사업비가 낮아진다.
 
도시가 담당해야 하는 이런 정책들은 환경보호, 도시 주민의 건강한 삶, 도시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자체의 수익성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다. ‘신 기후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자체는 환경정책 투자로 장기적으로 에너지 비용을 낮춤으로써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은 물론 이익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사업은 투자 회수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다. 예로 건물 단열 시스템 개·보수 사업의 투자 회수 기간은 20여 년이다. 따라서 지자체가 당면한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지자체가 동원할 자원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중앙정부와 지자체 사이에 행정 및 조세 권한의 이양 문제가 제기된다. 지방분권제의 실효성 강화는 어느 국가에서나 중요한 문제이지만 특히 개도국에서 더 중요하다.
 
현재 각국의 지자체 장들은 저탄소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 많은 이익을 창출한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다. 2015년 말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기후변화협약 유엔 당사국 총회 이후, 세계 40대 대도시 모임인 도시기후리더십그룹(C40), 에너지·기후변화 세계시장 협의회 주도로 6900개 도시의 시장들이 서명한 에너지·기후변화 선언, 1500여 곳의 지자체를 회원으로 거느린 자치단체국제환경협의회(ICLEI·이클레이) 같은 국제협력 공동체를 통해 친환경 도시 정책을 표방하는 도시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 세르주 알루 도시정책 전문가 인터뷰
“키토 회의의 큰 성과는 ‘액션플랜’ 채택한 것”
 
20년을 주기로 열리는 ‘주택 및 지속 가능한 도시개발 유엔회의’(Habitat III)는 1976년 캐나다 밴쿠버, 1996년 터키 이스탄불에 이어 2016년에는 에콰도르 키토에서 열렸다. 1차 회의 이후 40년이나 지났음에도 회의 주제는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안타깝게도 도시 주민의 권리 인정 같은 주제는 예나 지금이나 핵심 논의 사항이다. 그중에서도 개도국이나 저발전국 도시의 가난한 주민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들, 예컨대 상하수도, 전기, 교통 등 기본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와 대체 주거 수단 제시 없는 강제 퇴거를 당하지 않을 권리는 1차 회의 때부터 꾸준히 논의된 주제다. 이번 키토 회의에서는 밴쿠버 회의는 물론 이스탄불 회의에서 그다지 다뤄지지 않았던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 소비 관리, 도시의 기후변화 대응 탄력성 제고 같은 주제를 논의했다.
 
키토 회의의 성과는 무엇인가.
이스탄불 회의에서는 너무 일반적인 선언문이 채택됐다. 사실 현 상황에 대한 진단은 더 이상 할 게 없다. 키토 회의에서는 명확하고 측정 가능하며 검증된 목표가 가미된 ‘액션플랜’이 채택됐다. 바로 이 점이 상당히 고무적이다.
 
개도국 도시들이 키토 회의 권고 사항을 실행하는 데 활용할 수단으로 무엇이 있나.
지자체의 자원 문제는 도시개발 정책의 핵심 사안이다. 지자체가 직면하는 어려움은 1990년대에 시작된 지방분권화 과정이 매우 부분적이라는 사실에 기인한다. 각 도시는 20여 년 전부터 중앙정부에 도시 관리의 완전한 권한을 인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주택 및 지속 가능한 도시개발에 대한 유엔회의는 여전히 각국 중앙정부가 주도하고 있다. 우리가 분석한 아프리카 54개국 중 단 4개국만 지자체 주도의 도시개발 정책에 유리한 제도적 틀을 마련했을 뿐이다.
 
각국의 지방분권법도 대부분 유명무실하다. 여전히 많은 국가에서 중앙정부는 도시가 책임을 다하는 데 필요한 재정적 수단을 이전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정부가 지자체에 일방적으로 의무만 부여하고 수단은 알아서 마련하라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지자체가 이런 사업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지방세를 거두는 것을 할 수 없게 규제한다. 금융시장에서 돈을 빌리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하다. 도시 주민들이 그야말로 알아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아프리카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가 채권을 발행해 사업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유일한 도시다. 결론적으로 도시는 정책 수행 수단을 확보해야 하며 이는 제도 개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16년 10월호(제361호)
Il y a urgence àverdir les villes
번역 박수현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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