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 신은영

아시아 부호 증가세 뚜렷

전세계 억만장자들은 경제 불확실성으로 현금 보유량을 늘리며 투자를 관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의 억만장자들이 최근 급속히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자산정보회사 웰스엑스(Wealth-X)의 ‘2015~2016 억만장자 인구조사’ 자료를 보면, 2015년 현재 10억달러 이상을 보유한 전세계 억만장자는 2473명이며, 이들의 자산은 전년보다 5.4% 증가한 7조6830억달러(약 8601조원)다. 지역별로 보면, 유럽 억만장자가 806명(전체 중 32.6%)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의 총자산은 2조3300억달러(약 2608조원)에 이르렀다. 아시아는 645명으로 뒤를 이었다. 아시아의 억만장자는 2014년보다 15.2% 늘어나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였고, 이들의 총자산도 1조6860억달러(약 1887조원)로 전년보다 19.6% 많아졌다. 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의 억만장자들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북미는 628명(25.4%)으로 3위에 올랐으나 총자산은 2조5610억달러(약 2867조원)로 가장 많았다.

억만장자들은 최근 보유 자산 수단 중 현금 비중을 크게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전체 자산 가운데 22.2%에 해당하는 1조7천억달러(약 1903조원)를 현금으로 보유했다. 이는 웰스엑스가 전세계 억만장자 데이터 조사를 시작한 2010년 이후 최대 규모다. 웰스엑스는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이들의 현금 보유를 늘렸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 급격히 증가한 기업 인수·합병(M&A) 등으로 현금 보유량이 크게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현재는 투자를 자제하고 있으며 주가가 매력적 수준으로 돌아오면 본격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웰스엑스는 전망했다.

전세계 억만장자들은 부를 상속받은 ‘금수저’ 유형이 크게 줄어든 반면 ‘자수성가형’이 늘고 있다. 정보기술(IT) 등으로 짧은 기간에 부를 쌓은 젊은 억만장자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전세계 억만장자 중 자수성가형은 55%(1372명)이며, 상속 뒤 스스로 자산을 늘린 억만장자는 31%(778명)였다. 상속만으로 억만장자가 된 유형은 13%(323명)에 그쳤다.

전세계 억만장자 중 절반 이상은 자선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웰스엑스는 억만장자 56.3%가 자선사업을 하거나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억만장자들은 여행과 예술, 패션, 정치, 와인 등이 관심 분야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세계 억만장자 중 남성은 2179명, 여성은 294명이며, 학사는 70.1%, 석사는 22%, 박사는 9.5%다. 평균연령은 남성 63.2살, 여성 62.2살로 조사됐다.

김정필 부편집장
fermat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