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 이병곤

세계 10위권 중 9개가 아시아에 위치

아시아의 초고층 빌딩 경쟁이 뜨겁다. 한국도 2016년 말 롯데월드타워 완공을 앞두고 있어 그동안 중국과 중동 국가들이 주도하던 초고층 빌딩 경쟁이 주변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CTBUH)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에 있는 부르즈할리파다. 2010년 완공된 부르즈할리파는 163층 규모로 높이는 828m다. 실질적인 소유자는 두바이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막툼이다. 그러나 2019년이면 세계 최고층 빌딩이라는 타이틀을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타워에 넘겨줘야 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거부 알왈리드 빈 탈랄 알사우드 왕자가 항구도시 제다에 건설 중인 제다타워의 예상 높이는 1007m(167층)다. 최고층을 향한 중동 통치자들의 자존심 싸움이라 부를 만하다.

현재 두 번째로 높은 빌딩도 아시아에 있다. 중국 상하이의 상하이타워는 2014년에 완공됐으며 높이는 632m(128층)다. 세 번째는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 위치한 알베이트타워로 601m(120층) 규모다. 2012년에 완공됐다. 이어서 나란히 2016년 완공 예정인 중국 선전의 핑안파이낸스타워(599m·115층)와 서울의 롯데월드타워(555m·123층)가 4, 5위에 올랐다.

미국 뉴욕의 원월드트레이드센터((541m·94층), 중국 광저우의 CTF금융센터(530m·111층·2016년 완공 예정), 대만 타이베이의 타이베이금융센터(509m·101층), 상하이의 상하이금융센터(492m·101층), 중국 홍콩의 ICC타워(484m·108층)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상위 10곳 가운데 9곳이 아시아 지역에 몰려 있는 데서 알 수 있듯, 아시아 국가들의 초고층 빌딩 경쟁이 치열하다.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전세계를 통틀어 300m 이상 초고층 빌딩은 101개다.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는 높이 300m 이상을 초고층 빌딩으로 분류한다. 이 가운데 중국이 33개로 가장 많다. 초고층 빌딩은 중국 경제의 위상을 전세계에 과시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중동 지역도 27개에 달한다.

아시아 지역의 초고층 빌딩 경쟁은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현재 건설 중인 초고층 빌딩도 대부분 아시아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킹덤타워를 비롯해 중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아랍에미리트연합 등에서 현재 초고층 빌딩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한국의 경우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에 2022년 완공을 목표로 571m 높이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D)를 짓고 있다. 반면 선진국은 초고층 빌딩에 집착하지 않는다. 러시아(2개)를 제외하면 유럽에서 건설 중인 초고층 빌딩은 없다.

김연기 부편집장
yk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