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에디터 > Editor\'s Column
     
올여름, 안녕하셨습니까?
Editor’s Letter
[77호] 2016년 09월 01일 (목) 신기섭 economyinsight@hani.co.kr

독자 여러분, 폭염에 건강 잃지 않고 안녕하십니까?

2016년 한국의 여름은 “덥다”는 말 한마디 외엔 달리 표현할 길을 찾지 못하겠습니다. 열대야가 며칠 계속됐다거나, 몇 년 만에 최고 기온이었다거나 하는 말 따위가 저는 사족처럼 느껴집니다. 폭염의 기억이 제 온몸에 차곡차곡 쌓인 까닭입니다.

8월 말이 되도록 여전히 덥지만, 더위가 물러간 뒤 찾아올 두 번째 고비가 또 걱정입니다. 저희 집엔 9월 말에 전기요금 고지서가 찾아올 예정입니다. 여름 내내 에어컨을 틀기는 올해가 처음이어서, 요금이 얼마나 나올지 짐작을 못하겠습니다. 짐작 못하겠는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에어컨도 없는 집이나 일터에서 이 더위를 맨몸으로 겪은 분들의 고통입니다. 같은 땅에서 똑같은 폭염을 겪었지만, 모두의 고통이 같지 않다는 사실을 새삼 되새기게 됩니다.

폭염은 고통을 주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는 깨달음도 얻습니다. 가끔 “이러다가 정말 더워서 죽을 수도 있겠다”고 느끼면서, 폭염은 사람 목숨까지 위협하는 재앙이라는 걸 배웠습니다. 하루빨리 불합리한 전기요금 누진제를 개선해서, 전기요금 때문에 냉방을 포기하는 이들을 최소로 줄여야 할 겁니다. 냉방시설도 없는 취약계층을 위한 폭염 대책은 특별히 따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걸로 끝이면 그나마 다행이라는 걱정도 듭니다.

이번 폭염은 결국 지나가겠지만, 어쩌면 예행연습에 불과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겠습니다. 지구온난화가 부를 이상기후가 어떤 모습으로 저를 위협할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두렵습니다. 이번 폭염이 온난화 탓이라고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건 전문가들이 냉정히 따져볼 문제일 겁니다.

저는 이번 더위를 겪으며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본 겁니다. 이번보다 더 지독한 폭염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겁니다. 강추위나 홍수로 우리 곁에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어떤 형태든, 삶과 일의 터전을 무너뜨리고 생명을 위협하기는 마찬가지일 겁니다.

온난화의 위험을 강조할 때 “지구 생명 전체의 문제다”라는 수사법이 동원되곤 합니다. 저는 “이건 당신 자신의 문제다”라고 고쳐서 말하고 싶습니다. 지구온난화의 충격은, 맨 먼저 에어컨도 없는 당신에게, 이어서 전기요금 걱정하며 에어컨을 끌 수밖에 없는 당신에게, 그리고 전기요금 따위 걱정하지 않고 사는 당신에게도 어김없이 찾아갈 겁니다. 처음엔 당장의 끼니를 걱정하는 당신에게, 그리고 비상식량을 충분히 비축할 여력이 없는 당신에게, 끝으로 비상식량을 쌓아둔 당신에게도 찾아갈 겁니다.

제가 더위에 지쳐서 너무 과민하게 생각하는 걸까요? 저도 그런 것이면 좋겠습니다.

두 가지 바로잡을 것이 있습니다.
1) 지난 8월호 41쪽 구춘권 교수의 글 ‘유럽 통합은 어디로 갈까’에 등장하는 영국의 전 총리 이름 ‘존 메이저’가 편집 실수로 ‘존 메이어’로 잘못 나갔습니다.
2) 같은 호 142쪽 ‘편집자에게 듣는 경제와 책’ 글에서 윤동주 시인의 시라고 표현된 ‘자화상’은 서정주 시인이 같은 제목으로 쓴 시입니다.(지적해주신 서울특별시의 한 독자님께 감사드립니다.)

신기섭 편집장
marishin@hani.co.kr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신기섭의 다른기사 보기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김현대 | 편집인 : 강대성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백기철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