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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공인중개업도 결국 전문화할 것”
‘트러스트 부동산’ 공승배 대표
[76호] 2016년 08월 01일 (월) 김정필 economyinsight@hani.co.kr

변호사인 공승배 대표의 명함에는 회사명이 ‘트러스트 라이프스타일(주)’로 표기돼 있다. 공인중개사법은 공인중개사가 아닌 사람은 공인중개사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쓰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그는 2016년 1월 변호사로서 부동산 중개시장에 처음 진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쪽은 그를 고발했고, 검찰은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트러스트 부동산은, 중개 행위는 대가를 받지 않고 법률 자문 서비스에 대해서만 최대 99만원의 정액 자문수수료를 받는다. 공 대표는 부동산 법률 지식을 갖춘 변호사가 부동산 중개 서비스를 가장 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필 부편집장
 
부동산 중개시장에 진출한 계기가 궁금하다.
나 역시 부동산 중개시장에선 소비자다. 개인적으로 15년 동안 10차례 정도 부동산 거래를 했다. 그때마다 내 집을 거래해주는 공인중개사의 전문성에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았다. 소비자 처지에서 고민하다 어쩌면 부동산 중개 업무를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변호사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 업무의 초점은 무엇보다 소비자 만족이다.

머릿속 구상에서 실행까지 얼마나 걸렸나.
2015년 1월 하순 처음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같은 해 11월 세상에 알렸다. ‘트러스트 부동산’ 사업은 2016년 1월에 했다.

공인중개사들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큰 틀에서 보면 전문성 결여와 신뢰 부족, 고가의 중개수수료다. 첫째, 전문성과 관련해 부동산은 권리관계가 복잡해 중개 업무를 잘못하면 경제적 손실이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크다. 기업 인수·합병 전문 변호사를 하다보니 집을 거래할 때 몇 가지 꼭 짚어야 할 지점이 있는데, 공인중개사들한테 물어보면 너무 몰랐다. 이건 절대 모르면 안 되는 것들이다. 그나마 자격증 없이 ‘실장’이란 직함을 단 무자격자도 많았다. 우리가 생각하는 본질은 공인중개사가 중간에 끼어 있으면 이를 개선할 여지가 없고 변호사가 생태계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공인중개사들의 신뢰 부족은 무엇인가.
두 가지다. 영업과 가격 측면으로 나눠보자. 먼저 영업의 신뢰는 허위 매물 문제다. 부동산 앞에 매물 광고 붙여놓고 들어가보면 그건 나가고 없다며 다른 매물을 소개해준다. 이건 소비자를 낚는 행위다. 가격의 신뢰는, 공인중개사들이 제시하는 매물 가격을 과연 믿을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많이 들었다. 예를 들어 공인중개사가 매도자한테는 10억원짜리 매물을 10억2천만원에 팔아주겠다고 낚은 뒤 이를 9억8천만원에 내놓고는 매수자가 나타나면 양쪽 중간에서 줄다리기해 10억원으로 맞추려는 행태를 보인다. 소비자로선 수억원짜리 매물의 가격 정보를 정직하게 공유하지 못한 상태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셈이다.

현재 공인중개사의 중개수수료는 비싸다고 보는가.
그렇다. 현재 부동산 중개보수 요율체계는 상한요율을 책정해놓고 그 안에서 받도록 돼 있다. 문제는 상한요율로 적용된 한도액을 공정가처럼 받는다는 점이다. 공인중개사들은 상한액 수입을 당연한 권리로 생각한다. 요율체계 역시, 입법자의 취지는 거래액이 높아질수록 요율을 낮게 설정해 복비가 너무 오르지 않도록 했는데 실제는 불합리하게 운용되고 있다. 본질적으로 중개수수료가 과연 집값에 비례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한국 현실을 보면 아파트 등 매물 유형은 물론 권리관계가 상당히 정형화돼 있다. 그런데 똑같은 매물의 집값이 1억원 올랐다고 증액된 만큼 적용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공인중개사가 매도자와 매수자를 동시에 거래하는 것은 어떻게 보는가.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양쪽의 거래를 한 명이 동시에 대리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매도자는 고가에 팔고 싶고, 매수자는 싸게 사고 싶다. 공인중개사로 보면, 중개 행위를 하며 매수자 처지에 서서 거래 가격을 낮출 동기가 전혀 없다. 거래 가격에 비례해 중개수수료가 책정되기 때문이다. 외국처럼 아예 쌍방 대리를 못하도록 규제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중개수수료를 아예 중립적으로 하는 것이 맞다고 봤다. 우리가 수수료를 정액제로 운영하는 데는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

11억원 매물, 수수료 900만원 절감

   
▲ 공승배 트러스트 부동산 대표는 현재 부동산 중개시장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그는 자영업자로 머물고 있는 공인중개업이 향후 대형화·전문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겨레 류우종

트러스트 부동산은 공인중개사와 어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중개 업무의 전문성은 안전한 거래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 이는 중개 과정의 법률적 안전성을 의미한다. 안전 거래의 최고 적임자는 변호사란 점에서 우리만의 장점이 있다. 우리는 개별 매물마다 담당 변호사가 지정돼 모든 단계를 처리한다. 당연히 무자격자 문제도 완전히 해결할 수 있다.

일부 공인중개사의 경우 가격 담합이나 정보 독점 논란이 일기도 했다. 트러스트 부동산의 등장으로 중개시장의 거래 가격 형성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는가.
그럴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매물가 형성에 엄정 중립을 지킨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집주인이 공인중개사한테 전달한 가격 정보를 매수자가 모른다는 것은 문제 아닌가 싶다. 우리는 중개 과정에서 얻는 정보를 모두 공개해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에 자유롭게 정보가 유통되는 장터를 만들어 거래 투명성을 확립하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일부 공인중개사가 가격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우리는 매도자가 매물 정보와 원하는 가격을 온라인에 그대로 올려놓기 때문에 매수자 입장에서 가격에 대한 신뢰가 담보된다.

그동안 성사된 거래는 몇 건인가.
2016년 3월 첫 거래를 성사시켰다. 이후 매달 3건 안팎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거래가 성사되는 기간은 통상 한 달 정도로 보면 된다. 첫 거래 건은 서울 역삼동 한 연립주택 전세 매물이었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이미 전세가까지 합의를 본 상태였다. 우리가 계약서 작성부터 잔금 지급까지 모든 업무를 처리해주고 임차인한테 99만원을 받았다. 임대인은 오프닝 프로모션 기간이라 돈을 받지 않았다. 임차인으로선 공인중개사 중개수수료 120만원보다 21만원 절약한 셈이다.

매물 가격이 높을수록 중개수수료 절약 폭이 크겠다.
5월에 3건의 거래 중 2건이 11억원대였다. 수수료율 0.5%를 적용하면 양쪽 당사자 각각 중개수수료만 1천만원이 넘는다. 당시 트러스트 부동산을 이용해 양쪽 당사자가 각각 99만원의 중개수수료만 냈다. 거의 900만원씩 아낀 것이다.

어떤 사람들이 주로 트러스트 부동산을 찾았나.
부동산에 매물을 내놓고 우리한테 온 분이 많다. 소비자로선 매물 거래 통로가 하나 더 생긴 거다. 우리는 온라인에서 정보 유통을 하다보니 거래 범위가 개별 지역에서 전국으로 넓어져 확장성이 크다. 복비가 싸고 매수자 집단이 커지니 거래 성사율이 그만큼 높다.

기억나는 특이한 거래가 있다면.
6월 거래 중 1건은 매물을 내놓은 분이 외국에 거주하고 있었다. 국내에 자기 집이 있는데 해외에 머물다보니 귀국할 수 없어 우리를 통해 거래한 경우다. 또 다른 사례는, 매수자가 매물로 나온 아파트의 앞단지에 살고 있었는데, 인근 부동산에 가서 그 매물을 살펴본 뒤 우리 인터넷 사이트에 등록된 매물과 같은 것을 확인하고 거래를 의뢰해 성사됐다.

소비자 반응은 어떤가.
변호사는 법률 전문가이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 가장 많다. 또 거래 가격이나 중개수수료를 갖고 이른바 ‘장난’을 치지 않아 믿음이 간다는 얘기도 들었다.

현재 트러스트 부동산 규모는.
직원은 총 15명이다. 이 중 사시 출신 변호사 4명, 공인중개사 2명(1명은 감정평가사 자격증도 보유)이 있다. 아직 사업 초기라 투입 대비 산출을 생각하지 않고 발품 들여 뛰어다니고 있다. 나중에 좀더 생산적으로 바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뚜벅뚜벅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담당자별로 업무 프로세스를 설명해달라.
소비자가 내놓고 싶은 매물이 있으면 우리 홈페이지에 매물 등록 신청을 한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에서 매물 정보와 가격을 간단히 올리면 우리가 인지한다. 매물의 권리관계 등을 확인해 안전 매물인지 1차적으로 파악한다. 이어 인사를 드릴 겸 집주인에게 전화해 질의응답으로 다시 확인하고, 변호사와 직원 각 한 명으로 구성된 팀을 배정해 방문한다. 매물을 360도로 찍는 특수카메라로 현장 사진을 확보해 우리 홈페이지에 올린다. 누군가 매물을 보고 매수 희망을 우리한테 알려오면 담당 팀은 집주인과 일정을 조율해 날짜를 정한 뒤 집구경을 시켜준다. 이후 양쪽이 가격을 조율하고 합의하면 계약서 작성, 실거래 신고, 잔금 처리, 등기까지 일련의 절차를 전부 맡아준다.
 
공인중개업 개선에 외부 자극 필요

   
▲ 공승배 트러스트 부동산 대표가 회사 로고 앞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공 대표는 공인중개사보다 훨씬 저렴한 정액제 중개수수료로 업계 관심을 끌고 있다. 한겨레 류우종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공인중개사협회 쪽 고발 요지는 결국 변호사가 부동산 중개 업무를 하는 건 법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우리 생각은 이렇다. 공인중개사 업무는 중개 행위와 법률사무가 있다. 법률사무는 변호사 고유의 업무이기 때문에 당연히 허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중개 행위는 수수료를 받지 않고 법률사무에 대해서만 돈을 받는다. 공인중개사법도 중개 행위 자체는 금지하지 않는다.

법적으로 변호사의 부동산 중개 업무가 보장되면 시장의 서비스 형태는 어떻게 바뀔 것으로 전망하는가.
공인중개사 스스로는 소비자가 생각하는 공인중개업권 문제를 고칠 의향이 없다고 본다. 누군가 외부에서 나서야 한다면 적임자는 변호사라고 생각했다. 철저히 소비자 처지에서 접근하며 훨씬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가 등장하는 셈이다. 변호사의 부동산중개업 진입이 법적으로 보장되면, 공인중개업도 개인 사업에 머물지 않고 로펌처럼 대형화·전문화할 것이다. 그러면 체계적으로 공인중개사를 훈련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전국 단위로 조직을 만들어 균질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여건이 마련된다. 개인적 전망으로는, 변호사나 공인중개사가 나서 만든 전문화된 대형 공인중개업 법인과, 대기업이나 외국기업이 만든 부동산 관련 업체가 소비자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본다.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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