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이슈 > 흐름
     
[Frost&Sullivan] VR가 만드는 새로운 세상
가상현실(VR) 혁명 어디까지 왔나
[76호] 2016년 08월 01일 (월) 배순한 economyinsight@hani.co.kr

최근 영화, 공연, 스포츠 중계, 게임, 학습 등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가상현실(VR)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홀로그램 등 시각 중심의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현실과 비현실의 구분이 힘든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은 너도나도 VR 기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 2016년 세계 VR 시장 규모는 38억달러(약 4조3천억원)지만, 5년 뒤인 2020년이면 15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배순한 프로스트앤드설리번 연구원

   
▲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왼쪽 두 번째)가 2016년 2월 독일 베를린에서 가상현실(VR) 체험을 하며 웃고 있다. 페이스북은 2014년 VR 기기 업체 오큘러스를 인수하고 VR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REUTERS
2016년 초 삼성경제연구소, KT경제경영연구소,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프로스트앤드설리번 등 국내외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연구기관 및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이 전망한 최대 화두는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이었다. 2016년 1월5~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가전박람회(CES)와 뒤이어 2월22~25일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의 최대 관심사 또한 VR와 그 관련 기술이었다.

CES에선 자동차 관련 VR 기술을 메인으로 다뤘다면, MWC에선 VR 기술 자체가 메인이었다. 스마트폰이나 자동차 같은 기기들이 보조 역할에 그칠 정도로 VR에 대한 관심이 아주 높아졌다. 특히 MWC에서 삼성의 ‘기어VR’를 착용하고 VR를 체험하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의 모습은 VR가 2016년 최대 이슈라는 사실을 한번에 설명해줬다.

이날 저커버그는 미디어를 통해 “VR는 차세대 소셜플랫폼이 될 것이며 VR를 통해 서로 다른 장소에 있어도 같은 광경과 경험을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커버그가 2014년 3월 23억달러(약 2조5천억원)에 인수한 VR 기기 업체 오큘러스가 2016년 3월28일 VR 기기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를 공식 시판하면서 그의 말이 실현될 가능성이 비쳤다. 현재 페이스북을 비롯한 삼성, LG,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부분의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앞다퉈 VR 기기 제작에 뛰어들고 있다. LG는 360도 VR를 선보였고 삼성은 갤럭시 홍보관에서 저커버그까지 등장시키며 기어 VR를 선전했다. 아마도 머지않은 시기에 우리는 여러 장소에서 각종 VR 기기를 쓴 사람들과 맞닥뜨리며 새롭고 낯선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줄 VR의 개념과 시장 현황 및 다양한 분야에서 VR를 적용할 가능성을 전망해보겠다.
 
2016년 VR 시장 규모 4조3천억원

VR란 실제 존재하지 않지만 컴퓨터 기술로 사용자의 시각이나 청각, 촉각 등을 자극해 마치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든 가상의 현실로, 인간과 기기 간 실시간 인터페이스상에 존재하는 세계다. VR란 말은 1989년 컴퓨터공학자 재런 러니어가 처음 사용한 뒤 언론에 의해 널리 알려졌다.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는 가짜 환경을 만들어서 현실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인공현실감(Artificial Reality), 가상환경시스템(Virtual Environment System) 같은 용어가 사용됐다.

최근 통용되는 VR는 AR(Augmented Reality·증강현실), MR(Mixed Reality·혼합현실)의 개념과 혼용돼 쓰인다. 하지만 VR와 AR는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으며, MR는 AR를 기반에 두고 VR에 가까운 것이다. AR가 현실을 인지할 수 있는 상태에서 가상 정보가 실시간 결합돼 실제 상황을 더 가치 있게 만드는 형태라면, VR는 현실세계가 완전히 대체된 가상세계에서의 사용자 경험에 더 가깝다. AR를 기반으로 VR에 가까운 홀로렌즈(Holo Lens·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 중인 홀로그램을 볼 수 있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편집자) 형태가 MR라고 할 수 있다.

쉽게 말해 VR는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완전한 가짜’이고, AR는 진짜와 그위에 덧씌워진 가짜 정보를 의미하며, MR는 진짜 현실에 가상의 객체가 혼합된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가상의 객체가 현실에 보이지만 현실에 존재하지 않으니 VR로 볼 수도 있다. 따라서 VR 개념은 AR와 VR가 최초에 각각 존재했으며, AR가 확장된 형태로 MR가 나타나고, 현재는 VR로 통합된 것으로 정의할 수 있겠다.

2014년 페이스북이 23억달러에 VR 전문업체 오큘러스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삼성·구글·소니·HTC 등 글로벌 IT 업체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어 VR 기기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2015년부터 VR 기기가 소개됐고, 2016년 들어 본격 보급됐다. 2016년 시장 규모는 약 38억달러(약 4조3천억원)에 달하며, VR 헤드셋의 경우 지난해보다 100% 이상 성장해 500만 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다. 업계에선 2020년 시장 규모가 15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초기 VR 시장은 HMD(Head Mounted Display) 디바이스와 게임 소프트웨어 시장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2017년 이후 다양한 콘텐츠와 소프트웨어가 확대되면서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시장이 전체 VR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까운 미래에 어지럼증 등 VR 기기의 기술적 문제점과 가격 대중화가 이뤄지면 충분히 폭발적인 판매량 증가가 일어날 수 있다.

VR는 HMD 기기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시공간상의 현실적 제약을 극복하게 해준다. 기존 경험을 증강하거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항공, 의료, 교육 및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것이다.

게임 분야는 이미 VR가 활발하게 상용화돼 있다. VR 콘텐츠 중 상당수가 게임이고, 사용자가 콘텐츠 내 주인공이 돼서 플레이하는 게임의 특성상 VR와 가장 잘 맞는 콘텐츠다. 가까운 미래에 후각과 촉각은 물론 몸 전체로 느끼는 이동성까지 모든 감각의 컨트롤이 가능한 게임이 등장할 것이다. 의료 분야의 사용 방안에 대해서도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활발히 논의되는 방안은 시뮬레이션에 의한 의료인력 훈련과 진단 및 외과수술에 VR 기기를 활용하는 것이다. 특히 고소공포증 같은 신경정신과 치료용으로 VR 콘텐츠를 활용할 전망이다.

무선 지원 등 해결 과제도 산적

   
▲ 2016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의 ‘기어VR’를 체험하며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삼성 등 글로벌 ICT(정보통신기술) 업체들은 너도나도 VR 기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 REUTERS
VR를 활용해 효과 높은 교육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교사는 VR를 통해 역사적 사건의 현장을 재현한 곳에서 역사교육을 할 수 있다. 태양계를 구현한 VR로 우주 교육도 가능할 것이다. 이외에 군사 부문에선 전투기 조종사를 위한 비행 시뮬레이션에 VR가 적용돼 체계적인 조종훈련을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시뮬레이션이 불가능했던 낙하훈련 등을 병사의 안전을 보장하면서 더 싼 비용으로 실시할 수 있다.

VR가 상용 기술로 일상생활에 정착하려면 극복해야 할 문제가 많다. 기술적 부분을 말하자면 끝도 없겠지만, 무엇보다 지금 나오는 1세대 VR 기기는 무선 지원이 되지 않아 유선으로 기기를 연결해야 한다. 부피도 크고 무겁다. 물론 360도 VR의 경우 그나마 낫지만 가격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 외부 환경과 완전 단절이 어렵다는 기술적 한계가 있다. VR에 오래 노출되면 건강에 무리가 온다는 우려도 있다. 특히 멀미 증상은 감상하는 사람에 따라 그 정도가 모두 제각각이다. 멀미를 심하게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장시간 콘텐츠를 즐겨도 멀쩡한 사람이 있어, 그 편차가 일정치 않다. 이를 극복하려면 VR를 포함한 모든 입체 영상의 기술과 표현력, 품질이 사람의 모든 감각기관을 완벽하게 속일 정도가 되어야 한다.

기술적 문제를 떠나 VR 상용화의 또 다른 장벽은 가격이다. 애초 저렴한 가격으로 VR 시대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오큘러스 리프트는 기본 세트만 599달러(약 75만원)에 달한다. 경쟁 상대로 떠오른 HTC의 ‘바이브’는 전용 컨트롤러와 센서가 799달러(약 99만원)로 책정됐다.

소니가 자사 콘솔 게임기용으로 개발하는 ‘플레이스테이션 VR’도 그와 비슷하거나 더 비쌀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새로 등장하는 거치형 VR 제품은 매우 높은 성능의 하드웨어(주로 개인용 컴퓨터)를 함께 요구한다. 각 제조사가 내세우는 권장 사양을 보면 현재 업계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고성능 스펙을 요구한다. 데스크톱컴퓨터를 기준으로 본체만 80만~100만원 정도 돼야 감당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스마트폰 기반 VR도 있지만, 초기 시장 확대라는 구실 외에 기대할 게 별로 없다.

현재 VR 시장은 상용화를 코앞에 두고 있다. 기존 하드웨어의 한계와 이용자의 기대감 사이를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이 기술 발전으로 점차 해소돼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 삼성·소니·구글 등 글로벌 IT 업체들이 VR 시장 선점을 위해 앞다퉈 관련 장비를 시장에 선보이면서 소비자에게 만족스러운 가격대와 성능을 갖춘 장비들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soonhan.bae@frost.com

* 프로스트앤드설리번(Frost & Sullivan)은 고객 성장의 가속화를 위해 협력하는 ‘성장 파트너’로서 팀리서치(TEAM Research), 그로스컨설팅(Growth Consulting), 그로스팀멤버십(Growth Team Membership)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이 효과적인 성장 전략을 수립·평가·실행할 수 있는 성장 위주의 문화를 창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50년 이상의 경험을 바탕으로 6대륙 40개 이상 사무소에서 1천여 개 글로벌 기업, 새로운 비즈니스 분야 및 투자계와 협력하고 있다.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배순한의 다른기사 보기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일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최우성 | 편집인 : 박종생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대표전화번호 : 02-710-0201 | 청소년보호 책임자 : 박종생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