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국제 > Global Insight
     
[글로벌 아이] 무너지는 세계 질서
[76호] 2016년 08월 01일 (월) 정의길 economyinsight@hani.co.kr

정의길 <한겨레> 선임기자

최근 미국에선 경찰을 향한 흑인들의 조준 사격 사건이 벌어졌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로 상징되는 우파 포퓰리즘과 무관하지 않다. 경제적 격차가 커지며 인종, 계급, 종교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피즘’이라 명명되는 미국의 우파 포퓰리즘은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해온 국제 질서를 부정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영국이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했다. 이 역시 유럽을 휩쓰는 우파 포퓰리즘의 결과이다. 2차 대전 이후 유럽의 질서였던 유럽 통합은 결정적 분기점을 맞았다.

   
▲ REUTERS
테러와 전쟁이 일상화한 중동에서는 기존 국가 체제와 국경선이 와해되고 있다. 터키에서는 쿠데타가 기도됐다가 진압됐다. 중동에서 세속주의와 국민국가 체제의 선도자이던 터키에서 세속주의와 근대화를 대표하던 군부와 사법부는 씨가 마를 상황이다. 이슬람국가(IS)로 상징되는 신정적 이슬람주의와 터키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사진)으로 상징되는 권위적 이슬람주의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 확실하다.

중남미에선 베네수엘라와 브라질이 거의 무정부 상태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의 뒷마당이기를 거부하며 독자 노선을 추구하던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과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구축했던 체제가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다.

무엇보다 아시아에서는 태평양전쟁의 전야를 방불케 하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유권을 부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남중국해 분쟁은 아시아에서 미국과 중국을 점점 무력 시위와 대결로 밀어넣고 있다. 이 와중에 한국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를 결정했다. 남중국해에서 발화하는 미·중 대결을 동아시아 전역으로 확장시키는 수순으로 우려된다.

현대 세계는 2차 대전의 종료로 시작됐고, 1990년을 전후한 소련과 사회주의권의 붕괴로 한 획을 그었다.

2차 대전 이후 4반세기가 지난 시점은 1970년 전후이다. 당시 미국은 베트남전에 허우적거렸고, 재정 적자가 늘어나며 달러 패권이 위기에 몰렸다. 60년대 민권운동과 진보적 자유주의에 대한 반동으로 백인 중산층 사이에서 공화당과 보수주의가 득세하기 시작했다. 유럽과 일본이 부흥하며 국제사회에 다시 등장했다. 소련과 중국은 국경분쟁으로 등을 돌렸다. 한마디로 미국과 소련 양극 시대의 균열이 오던 때였다.

1970년 전후의 세계를 지금과 비교해보자. 미국은 중동에서 베트남에서의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미 국내는 흑백갈등으로 상징되는 사회갈등을 다시 겪고 있고, 우파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린다. 70년대 중국과 소련은 등을 돌렸지만, 지금은 손잡고 있다. 70년대 유럽은 통합에 박차를 가하며 목소리를 내려고 했다. 지금 유럽에선 영국이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했고, 미국은 유럽에 대한 장악력을 잃고 있다. 1965년 이후 미국은 중국과 화해를 모색해 닉슨 독트린 등을 발표하며 아시아에서 철수를 꾀했다. 지금 미국은 아시아 회귀를 표방하고, 중국과 대결을 공식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1970년 전후의 세계경제는 자본주의의 황금기를 마감하고 있을 때였다. 지금 세계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를 낳은 신자유주의 경제 질서가 작동력을 잃고 있으나,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다.

1970년에서 20년이 지난 1990년을 전후해 사회주의권이 붕괴하는 대격변을 겪었다. 지금부터 20년이 지나며 세계는 어떻게 바뀔까? 연일 터지는 대형 국제뉴스는 현재의 국제 질서가 형해화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Egil@hani.co.kr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정의길의 다른기사 보기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양상우 | 편집인 : 고경태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윤종훈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