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 이병곤

WEF 보고서 발표… 아이슬란드가 가장 평등

한국의 양성평등 수준이 전세계 115위로 하위권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 여성이 남성과 같은 일을 할 때 임금이 남성의 55%에 그쳤다.

세계경제포럼(WEF)이 2016년 6월19일 남녀의 경제적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4년부터 한국·터키·멕시코·일본과 연계해 운영해온 양성평등 태스크포스(TF) 활동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경제 부문 성 격차 감소를 목표로 양성평등 TF를 운영하는 WEF는 2006년부터 경제활동 참여와 기회, 교육, 건강, 정치 권한 등 4개 분야에서 성별 격차를 수치화해 145개국의 순위를 매기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성평등 지수는 0.651(1에 가까울수록 평등)로 145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115위였다. 분야별로는 경제활동 참여와 기회 순위가 125위로 가장 낮았다. 교육(102위)과 정치 권한(101위) 부문도 하위권에 머물렀다. 건강 수준은 79위였다.

세계에서 양성평등이 가장 잘 실현된 나라는 아이슬란드(0.881)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노르웨이(0.850), 핀란드(0.849), 스웨덴(0.823), 아일랜드(0.807), 르완다(0.794), 필리핀(0.790), 스위스(0.785), 슬로베니아(0.784), 뉴질랜드(0.782)가 10위권에 올랐다. 독일은 11위(0.779), 프랑스와 영국은 각각 15위(0.761)와 18위(0.758)였다. 미국은 28위(0.740), 중국과 일본은 각각 91위(0.682)와 101위(0.670)로 순위가 낮은 편이었다.

한국보다 순위가 낮은 나라는 주로 쿠웨이트(117위), 카타르(122위), 바레인(123위), 사우디아라비아(134위), 이란(141위) 등 중동 국가였다. 조사 대상국 가운데 양성 차별이 가장 극심한 나라는 예멘이며 파키스탄(144위), 시리아(143위)도 낮은 점수를 보였다.

한편 전문직·기술직 노동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45%에 머문 반면, 파트타임 노동자 중 여성의 비율은 15%로 남성(7%)의 2배에 달했다. 국회의원·정부 고위층·경영자의 여성 비율은 11%로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 여성의 경제적 참여 및 기회는 남성의 56%로, 성 격차는 44%를 기록했다. 여성이 남성과 비슷하거나 같은 일을 할 경우 받는 임금도 남성의 55%였다. 추정 소득 역시 여성이 남성의 56%로 격차가 컸다. WEF는 “여성의 능력 관련 격차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 노력해야 한다”며 “남녀 노동 참여율이 비슷한 상태로 20년 이상 지속되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5%포인트 이상 증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김연기 부편집장
yk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