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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최은영과 현정은, ‘아마추어’의 실책
‘재벌가 대물림 경영’의 파탄
[74호] 2016년 06월 01일 (수) 이정훈 economyinsight@hani.co.kr

‘주부에서 회장으로’ 닮은꼴…
해운 판도 예측 못하고 방만경영 일삼다가 ‘나 몰라라’


한진그룹 창업주의 3남 조수호 회장의 부인으로 한진해운 회장을 했던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할 것이라는 내부 정보를 이용했다는 혐의가 있다. 그에겐 해운업 불황에 대처하지 못하고 방만하게 경영하다가 회사를 위기로 몰아갔다는 비난도 쏟아진다. 이른바 ‘재벌 대물림 경영’의 폐해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힐 만하다. 경영자로 나선 과정이 최 회장과 닮은꼴인 현정은 전 현대상선 회장도 비슷한 경영 행태로 비판받고 있다. 이런 재벌가의 가족 세습 경영의 실패는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오게 생겼다.


이정훈 <한겨레> 기자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전 한진해운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한진해운이 4월22일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을 신청하기로 이사회가 결의하기 전인 4월6~20일 최 회장과 두 딸 조유경·유홍씨가 18차례에 걸쳐 보유한 한진해운 주식(96만7927주)을 모두 팔았기 때문이다. 자율협약 신청 소식이 알려지면 주가가 폭락할 가능성이 큰데, 이에 앞서 주식을 팔아 더 큰 손실을 피한 행위가 자율협약을 신청할 것이라는 내부 정보를 이용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임의 제출 형식으로 받은 최 회장의 휴대전화 통화 목록을 조사한 결과, 주식을 팔기 전 한진해운 외부 컨설턴트와 통화한 흔적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를 넘겨받은 검찰은 최은영 회장의 자택을 비롯해 7~8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발 빠른 수사를 펼치고 있다.

향후 검찰에 참고인 혹은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가능성이 큰 최은영 회장은 2014년까지 한진해운 경영을 책임졌다. 이 때문에 보유 주식 매각은 위법행위 의혹과 함께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한진해운은 지난 3월 말 자율협약을 시작한 현대상선의 뒤를 따라 지난 5월4일 같은 신세가 됐다. 2015년 말 두 회사의 총부채는 각각 6조6402억원, 5조6604억원으로 나란히 용선료 협상과 부채 조정 등의 난관을 거쳐야 회생의 한 가닥 희망을 걸 수 있는 신세다.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의 지원을 받는 것도 필수조건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국적 선사 빅2’가 나란히 천덕꾸러기가 된 데는 유례없는 해운업 불황과 함께 능력 없는 경영진의 책임이 크다.

두 회사는 남편이 숨진 뒤 부인이 경영을 맡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은영 회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여동생 정숙씨의 장녀로, 1985년 한진그룹 창업주 고 조중훈 회장의 3남 조수호 회장과 결혼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상선의 모태인 신한해운 창업주인 현영원 전 현대상선 회장의 차녀로, 1975년 정몽헌 회장과 결혼했다. 수십 년간 전업주부로 지내던 최 회장은 2006년 남편 조수호 회장이 숨진 뒤, 현 회장은 2003년 정몽헌 회장이 숨진 뒤 경영권을 이었다. 그러다보니 경영수업을 받은 적도, 능력을 검증받을 기회도 없었다. 이후 성장 위주 경영을 펼치다 부채를 키웠고, 끝내 부채가 회사를 삼켜버린 모습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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