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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vironment] 중국 ‘스모그와의 전쟁’ 이번엔 효과 볼까
베이징·톈진·허베이성의 ‘석탄 줄이기’
[73호] 2016년 05월 04일 (수) 장옌 economyinsight@hani.co.kr

2017년까지 일부 지역 ‘무석탄화’ 목표…
막대한 비용에 주민 저항으로 실현 여부는 미지수

스모그로 골머리를 앓는 중국 대도시들이 스모그 발생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석탄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베이징을 비롯해 톈진과 허베이성은 2016년 한 해 동안 난방용 석탄 소비를 제한하고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내뿜는 공장 등에 대한 조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베이징이 가장 급진적이다. 베이징은 2017년까지 시내 6개 구에서 ‘무석탄화’를 실현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았다. 허베이성도 2017년 말까지 민간에서 사용하는 석탄의 90% 이상을 ‘청정형 석탄’으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주민들이 사용하는 난방용 석탄을 전기나 천연가스, 청정 석탄으로 대체할 경우 몇 배 이상 많은 비용을 내야 한다. 정부가 지원금을 주더라도 석탄을 쓰는 데 익숙한 주민들의 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힘들 것이다.

장옌 張嫣 <차이신주간> 기자

“경성에는 석탄이 있어 밥을 할 때 땔감으로 쓰네. 추위도 막아주니 걸핏하면 연기가 자욱하네.”(京師石炭, 炊煮當柴薪. 作禦寒用, 動輒生灰塵.)

중국 베이징 지역에 전해지는 민가(民歌)인 <죽지사>(竹枝詞)의 한 대목은 중국 북방 지역에서 한겨울 석탄으로 난방하던 모습을 생동감 있게 표현한다. 그런데 앞으로 몇 년 뒤면 ‘징진지’(京津冀·베이징과 톈진, 허베이성) 지역에선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스모그를 억제하기 위해서다.

   
▲ 강력한 스모그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의 대도시들이 ‘스모그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베이징 톈안먼 일대가 짙은 스모그로 뿌옇다. REUTERS
농가에서 겨울철 난방에 사용하는 석탄인 산탄(散煤)이 2015년 겨울부터 각별한 관심을 받았고 ‘토벌’의 대상이 됐다. 2015년 11월 말부터 12월까지 징진지 지역에서 고농도 스모그가 연속적으로 발생했고, 한 번 시작되면 4∼7일 동안 이어져 연평균 초미세먼지(PM2.5) 평균농도를 끌어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농촌과 도시 외곽 지역에서 사용하는 산탄이 스모그 발생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산탄은 소형 보일러나 가정용 난방, 취사용으로 널리 사용되는 석탄으로 가공을 거치지 않아 회분과 유황 함량이 높은 대신 값이 싸다. 지난 수백 년 동안 중국 북방 지역 주민들은 겨울철 난방을 위해 산탄을 사용해왔다.

2016년 1월 펑잉덩 국가도시환경오염통제기술연구센터 연구원은 석탄 사용량과 오염지수를 계산한 결과 베이징에서 매년 배출되는 PM2.5 오염물질 7만2천t 가운데 15%가 현지에서 사용하는 산탄에서 비롯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질소산화물의 10분의 1, 이산화유황의 3분의 1이 산탄에서 발생했다. 이 논문으로 전문가들의 일부 추측이 사실로 밝혀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산탄 문제가 갑자기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된 것은 다소 의외였다. 펑잉덩 연구원은 베이징 지역 PM2.5의 주요 오염원인 자동차와 산업시설, 화력발전소를 집중 단속한 결과 지금은 상황이 개선됐기 때문에 산탄의 오염 비중이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시 6개 구 “2017년까지 무석탄화”

자오잉민 환경보호부 조사부장이 제공한 연구 결과는 더욱 놀라웠다. 2016년 1월22일 열린 징진지 지역 산탄오염 통제 및 관리 기술 세미나에서 자오잉민 부장은 이렇게 지적했다. “징진지 지역에서 해마다 3600만t이 넘는 산탄이 사용되고 있는데 전체 석탄 사용량의 10분의 1을 차지하는 반면, 석탄 사용 과정에서 배출하는 오염 물질은 전체의 절반을 만들어낸다.”

2016년 1월4일 장가오리 국무원 부총리는 산탄 문제를 언급하며 스모그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겨울철 주요 오염원인 석탄을 관리해 대기오염 방지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징진지 지역 지방정부도 산탄 사용을 규제하기 시작했고 2017년 말까지 산탄을 다른 연료로 대체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베이징시가 가장 급진적이어서 2017년까지 베이징 시내 6개 구에서 ‘무석탄화’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농촌 지역의 산탄 사용 억제는 베이징시 청정공기행동계획 중 ‘2016년 3대 중점 업무’로 선정됐다. 2020년까지 베이징시 관내 평지 지역 농촌에서 난방용 석탄 사용을 금지하고 청정에너지를 사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베이징의 행정 부심인 퉁저우와 겨울올림픽 개최지 옌칭은 중점적으로 청정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허베이성도 2017년 말까지 민간에서 사용하는 석탄의 90% 이상을 ‘청정형 석탄’으로 바꾸고 나머지 부분은 무연탄과 반해탄 등 ‘청정 석탄’으로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겨울철 들어 대기오염이 악화되자 징진지 지역을 중심으로 산탄 섬멸전이 시작됐다.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였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들렸다. 전기나 천연가스, 청정 석탄으로 바꾸면 산탄을 사용할 때보다 몇 배 이상 많은 비용을 내야 한다. 정부가 지원금을 주더라도 산탄을 때는 데 익숙한 농민들의 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꾸긴 힘들다. 단 2년 만에 이처럼 막중한 임무를 달성할 수 있을까?

베이징 차오양구 가오베이뎬촌은 그야말로 있을 건 다 있는 ‘도시 속 농촌’의 전형이다. 원주민 3만 명과 유동인구 70만 명이 모이는 이 마을에는 무질서한 것처럼 보이지만 활기가 넘치는 시장이 생겨났다. 나란히 늘어선 단층 주택가에 새우튀김집과 동북식당, 국숫집, 대중목욕탕이 자리잡았다. 한겨울이었지만 인파로 북적거리는 시장에는 따뜻한 열기로 훈훈했다. 하지만 멀리서 바라보면 가오베이뎬촌 위로 시커먼 연기가 자욱했다. 주택과 상점 난로에서 타고 있는 산탄에서 나오는 연기와 먼지였다. 유황과 회분 함량이 매우 높았다.

가오베이뎬촌의 사례를 통해 석탄이 겨울철에 발생하는 스모그의 주요 원인임을 알 수 있다. 베이징 외곽과 ‘도시 속 농촌’에서 한 해 평균 300만~400만t의 산탄이 사용된다. 베이징과 톈진을 둘러싼 허베이성의 한 해 사용량은 2천만t이 넘는다. 산탄은 주로 겨울철 난방용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수만t에 달하는 오염 물질도 겨울철에 집중적으로 배출된다. 바람이 잔잔한 날이면 스스로 흩어질 힘이 없는 미세먼지가 베이징시 하늘에 모여 떠돌다가 단위당 미세먼지 함량이 높아지면 스모그를 만들어낸다.

산탄은 품질이 저급하고 낮은 상공으로 직접 연기를 배출하기 때문에 사용량에 비해 훨씬 많은 오염 물질을 배출한다. 환경부에서 계산한 결과 산탄은 일반 석탄보다 2배 많은 오염 물질을 만든다.

펑잉덩 연구원은 베이징 관내 농촌 지역에서 사용하는 산탄의 양이 베이징시 전역에서 사용하는 석탄 사용량의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석탄 사용으로 발생하는 오염 물질의 3분의 2를 만들어낸다고 지적했다. 특히 도심 지역에서 석탄 사용량이 줄어들면서 농촌에서 사용하는 산탄의 비중이 커졌다.

   
▲ 2015년 11월 중국 허베이성의 탄광에서 한 노동자가 석탄 더미를 나르고 있다. 허베이성은 2017년 말까지 민간에서 사용하는 석탄의 90% 이상을 청정 석탄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REUTERS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산탄은 산업폐가스나 자동차 매연만큼 주목받지 않았다. 일부 전문가는 자동차 배기가스에 비하면 농촌에서 사용하는 산탄은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오잉민 부장은 석탄이 심각한 대기오염의 주범이라고 판단했다. 일부 지역에선 석탄이 자동차나 산업시설보다 많은 오염 물질을 배출할 때도 있다고 했다.

즈궈루이 중국환경과학연구원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의견을 일부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공했다. 2015년 8월 발표한 논문에서 허베이성 바오딩시 농촌 지역에서 겨울철 난방용 석탄에서 배출된 석탄 분진과 이산화황이 산업폐가스와 생활 오염 물질 배출량보다 많았고 심지어 두 오염 물질을 합한 것보다 많았다고 지적했다.

즈궈루이 박사는 바오딩시 농촌 지역에서 2013년 겨울에 사용한 산탄이 <중국통계연감>에 나온 2012년 허베이성 농촌에서 사용한 전체 석탄보다 많았던 사실을 알아냈다. 이는 공개된 <에너지연감>이 농촌 지역의 산탄 사용량을 간과했거나 낮게 평가해 지금까지 산탄의 오염 물질 배출량을 낮게 잡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즈궈루이 박사는 논문에서 화력발전소와 자동차를 강도 높게 단속해 선진국 수준에 근접했기 때문에 농촌 지역 오염 물질 배출 관리를 강화하고 에너지 구조를 조정하면 심각한 대기오염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환경보호 당국도 이 의견을 받아들였다. “산탄 사용을 단속하면 겨울철 대기오염의 주범을 잡는 격이어서 가장 효과가 빠른 조처일 것이다.” 자오잉민 부장은 2016년 1월22일 열린 회의에서 “하지만 막상 시작하면 가장 힘든 조처일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시 정부 계획에 따르면 다음 겨울철부터 차오양구 가오베이뎬촌 굴뚝에서 시커먼 연기를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2017년 말까지 베이징시 전역에서 산탄은 종적을 감추게 된다. 환경보호 전문가들은 베이징시 농촌 지역에 전기난방기를 도입하면 휘발유로 굴러가는 택시 6만6천 대가 3년 동안 운행을 중단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3년 동안 석탄을 대량으로 사용하던 기업과 대규모 난방시설이 연료를 청정에너지로 바꾼 결과 베이징시의 석탄 사용량은 1200만t으로 줄었다. 2017년에는 1천만t 이내로 줄일 계획이다. 펑잉덩 연구원은 석탄 사용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동안 베이징시 농촌 지역의 산탄 사용량은 큰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430만t에서 300만t으로 줄었는데 대부분 도심 지역에서 사용하던 것이었다.

베이징, 2016년 대기오염 억제 3조원 투입

2015년 말 베이징시는 전통가옥 골목 ‘후퉁’(互通)에 거주하는 30만여 가구의 ‘무석탄화’ 사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92km² 면적의 이 지역에서 난방을 할 때 석탄 대신 청정에너지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사업에 착수한 지 16년 만에 거둔 성과였다. 곧이어 베이징 시정부는 5년 동안 6천km² 규모에 달하는 단층 주택단지 60만 가구를 대상으로 청정에너지 전환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 시정부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앞으로 5년 안에 지금 사용하는 산탄 300만t도 추방할 계획이다. 2013∼2015년 베이징시가 대기오염 억제를 위해 쏟아부은 자금이 27억9천만위안에서 134억위안(약 2조3800억원)으로 늘었다. 2016년에는 165억위안(약 2조9300억원)에 달한다.

   
▲ 마스크를 쓴 여성이 스모그로 뒤덮인 베이징 시내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REUTERS
석탄을 대체할 에너지로 전기를 선택했고 정부는 난방설비 교체에 소요되는 대부분의 비용을 부담하고 지원금도 제공했다. 중국인민대학교 환경대학에서 2014년 베이징 시내 단층 주택가 난방설비 교체 사업을 조사한 결과, 석탄 사용량 1t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9076위안(약 160만원)을 지출해 비용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 생산과 공급을 책임지는 국가전력망공사는 2015년 말 현재 베이징시에서 38만4500가구가 전기난방기로 교체해 겨울철 석탄 사용량 60만8천t을 줄였다고 밝혔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정부가 55억위안을 지출한 셈이다. 나머지 산탄 사용량 300만t을 모두 전기로 바꾸려면 270억위안(약 4조8천억원)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낙관적인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베이징시가 농촌 지역에서 산탄 사용을 억제하려는 것은 또 다른 구호에 불과하다.” 대대적으로 추진하는 산탄 섬멸전에 대해 쑹궈쥔 중국인민대학교 환경대학 교수는 찬물을 끼얹었다. 그는 정책 입안자들이 비용 대비 효과를 충분하게 고민하지 않아 재정 낭비를 초래했고 농촌의 복잡한 현실을 간과해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저항에 부닥쳤다고 지적했다.

석탄을 사용하는 화력발전소의 전력 생산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대체에너지로 전기를 선택하면 오히려 에너지 소모가 늘어난다. 쑹궈쥔 교수가 설명했다. “석탄을 투입해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열효율이 한 차례 손실되고 송전 과정에서 또다시 손실이 발생하며 전기를 열에너지로 바꾸는 난방 과정에서도 손실이 발생한다. 이런 손실이 비용 상승을 초래한다.”

쑹궈쥔 교수에 따르면 석탄 대신 전기를 사용할 경우 6배, 천연가스로 대체할 경우 3배나 비용이 늘어난다. 천연가스를 공급하기 위한 설비투자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말이다. 농민들은 난방비가 늘어나길 바라지 않고 감당할 경제적 능력도 없다. 쑹궈쥔 교수는 “농민들이 고기반찬을 줄여가며 늘어난 난방비를 부담한다면 행복지수가 상당히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현실적 우려는 점차 많은 사람들의 동의를 얻고 있다.

펑잉덩 연구원은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했다. 베이징시 순이구 뉴란진 동쪽 마을은 ‘난방용 에너지 전환 사업’ 시범지역이다. 주민들은 에너지 절감 효과가 뛰어난 공기를 열원으로 하는 열펌프 난방장치를 사용하는데 시간당 전기 소모량이 4~5kW 정도다. 그런데 환경보호국과 농촌공작위원회 관계자가 방문했을 때 집안에 있던 주민들은 두꺼운 외투를 껴입고 난방온도를 낮게 설정하고 있었다. 이렇게 아끼고 정부 지원금을 받아도 주민들은 하루 50위안(약 9천원)이 넘는 전기료를 부담해야 했다.

“농촌 주택은 면적이 넓어서 보통 100m² 이상이고 보온·단열이 좋지 않다. 도심 지역 평균 실내온도로 설정해도 전기를 훨씬 더 많이 소모한다.” 순이구에서 농촌 석탄 사용 자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의 말이다.

<경교일보>(京郊日報)는 2016년 1월 하순 열린 베이징시 자문회의에서 바이쥔궈 베이징시 다싱구 안딩진 쉬바오포촌 지부서기가 전기요금 고지서를 들고 쑤웨이둥 베이징시 농촌공작위원회 부주임을 찾아가 사업의 문제점을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2015년 11월23일 난방을 시작한 다음부터 바이쥔궈 지부서기 집에서 두 달 동안 사용한 전기요금이 3150위안(약 55만7천원)이었다. 정부에서 제공한 지원금을 제외해도 본인이 2150위안을 부담해야 했다. 그는 “한 달에 1천위안이 넘는 돈이다. 평범한 농민들에게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같은 마을에 사는 주민 225가구가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 바이쥔궈 지부서기는 마을에 설치한 직열식 난방기는 시간당 9kW를 소모한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이 아무리 아껴도 이번 겨울을 나려면 최소 4천위안이 넘는 전기요금을 부담해야 한다. 석탄을 사용했을 때는 산탄 4t을 구입하면 한겨울에도 봄날처럼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다.

베이징시는 앞으로 시간대별 차등요금제와 전기요금 보조를 통해 농민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매일 밤 9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9시간 동안 전기요금을 kW당 0.3위안(약 53원)으로 설정하고 정부에서 0.2위안을 지원하면 농민은 0.1위안만 부담하면 된다. 나머지 15시간 동안엔 전기요금이 kW당 0.49위안(약 86원)으로 올라가고 전액 농민이 부담해야 한다.

전기요금 보조로 농민 참여 유도

   
▲ 중국 정부가 석탄 사용 억제를 위해 지원금을 지급하더라도 석탄을 쓰는 데 익숙한 주민들의 습관을 당장 바꾸기는 어렵다. 베이징의 한 주택가에서 연탄을 나르고 있다. REUTERS
축열식 난방기 등 신형 난방기가 보급되면 주민들은 석탄을 사용할 때보다 3분의 1 비용으로 전기난방기를 사용할 수 있다. 축열식 난방기는 전기요금이 싼 심야에 전기를 충전했다가 전기요금이 원래 가격으로 돌아간 낮 시간에 난방을 공급한다. 물론 정부 지원금과 시간대별 차등전기요금제가 없는 상황에서는 전기난방기가 석탄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

일부 전문가들은 산탄 가격이 너무 저렴하기 때문에 순수하게 시장 시스템에 의해 사용을 억제하기 힘들고 정부의 역할이 결정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 지원금 때문에 시장이 왜곡되고 지나치게 지원금에 의존하면 산탄 사용을 억제하려는 조처가 ‘두더지잡기 게임’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2016년 1월8일 <북경만보>(北京萬報)는 얼마 전 ‘무석탄화’를 완수했다고 발표했던 베이징 둥청구와 시청구에 석탄난로가 다시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2003년 정부 지원금을 받아 구매한 전기난방기가 수명을 다했는데 새로운 난방기를 구입할 때는 지원금을 받을 수 없어 석탄난로를 사용하게 된 것이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리스샹 베이징시 상무부시장은 왕잉 재정국 부국장에게 다음주 월요일까지 대책을 보고하고 1월20일까지 필요한 자금을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허베이성은 2013년부터 청정형 석탄으로 산탄을 대체하는 사업을 추진했지만 일정한 가공을 거친 성형탄과 산탄은 가격이 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정부 지원금에 과도하게 의존했다. 2015년 청정 석탄을 보급하는 과정에서 허베이성의 추진 방식은 중앙정부의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도 상황이 개선되진 않았다.

허베이성 자오현에서 청정형 석탄 공장을 운영하는 리잉창 대표는 “2016년에는 전년보다 성형탄 매출이 3분의 1이나 늘었다”고 전했다. 정부에서 대량의 지원금을 지급해 성형탄 가격을 산탄 가격 이하로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3분의 2에 달하는 농민들은 여전히 산탄을 사용했다. 정부 지원금이 너무 늦게 지급돼 겨울이 오기 전 석탄을 비축하는 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다.

리잉창 대표가 판매하는 달걀형 조개탄은 연기와 먼지 배출량을 8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하지만 시중 판매가격이 1천위안(약 18만원)이 넘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성형탄 가격이 이렇게 높은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허베이성에서 생산하는 이 청정형 석탄은 사실 특수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고 연소효율 역시 연탄보다 높지 않다. 그럼에도 가격이 비싼 원인은 정부가 시장에 개입했기 때문이다.”(쑹궈쥔 교수) 양푸창 자연자원보호협회 고문은 현재 농촌 지역에서 보급하는 조개탄은 연소효율이 연탄보다 높지 않고 탈황 효과도 연탄에 못 미치는데 생산원가를 낮추기 쉽기 때문에 소규모 공장에서 선호한다고 전했다.

   
▲ 스모그의 주범인 석탄 사용을 억제하려면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육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허베이성의 태양광발전 시설. REUTERS
연료에 맞는 난로 보급도 문제에 부닥쳤다. 지역마다 다른 난로를 보급해 통일된 규격이 없고 연소효율에 대한 검증 장치나 표준이 없어 제조사가 말하는 연소효율이 실제와 달랐다. 양푸창 고문은 “공기청정기 광고에 등장하는 초미세먼지 제거 효율처럼 홍보 수단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청정형 석탄과 난로를 효과적으로 보급하려면 사용이 간편해야 했다. 농민들이 온종일 난로를 지키고 있을 순 없는 노릇이었다. 한번 석탄을 넣으면 밤새 따뜻한 난로를 선호했다. 이런 조건에 부합하지 못하면 아무리 연소효율이 훌륭해도 환영받지 못했다. 물론 단기간에 석탄난로 사용을 완전히 막을 순 없다. 산지 마을에선 특히 힘들 것이다. 근본적으로 산탄의 품질을 개선하고 청정 석탄으로 대체하며 난방기구의 연소효율을 높이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해결책이다. “그렇게 하려면 누군가 농촌에 직접 가서 상황을 파악한 뒤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 과거 경험을 기반으로 탁상공론에 그친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양푸창 고문)
 
주택 단열 기능 개선이 선결 과제

전문가들은 여러 문제점이 있지만 정부가 굳은 의지를 갖고 비용 지출을 감내하면서 석탄 사용을 억제한다면 성공의 희망이 절망보다 크다고 말했다. 베이징 지역의 산탄 사용 억제 비율이 20%에 불과하지만 펑잉덩 연구원은 목표 달성 가능성을 낙관했다. “과거에는 도심 지역에만 집중했다. 그런데 2016년부터 환경보호 노력의 초점이 도심과 농촌의 경계 및 농촌 지역으로 전환됐고 범위가 넓어지면서 정책 강도도 강화됐다. 중앙정부와 베이징 시정부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면 목표를 달성할 것이다.”

펑잉덩 연구원은 환경보호 비용과 오염에 따른 주민의 건강 문제를 고려하면 석탄 사용을 억제하고 전기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용을 정부에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는 지원금을 늘려야 한다. 농민은 비용을 부담하려 하지 않거나 부담할 능력이 없다.”

자금을 쏟아부은 베이징의 ‘깨끗한 공기 만들기 행동’은 주변 지역은 물론 산시성과 간쑤성에까지 전파됐다. 스자좡과 톈진, 타이위안, 란저우시 정책에도 비슷한 내용이 추가됐다. 도심 지역에선 중앙난방을 확대해 전기와 천연가스로 석탄 사용을 대체하고, 도시와 농촌이 만나는 지역과 농촌 지역에선 청정형 석탄으로 산탄을 대체해 최대한 오염을 줄이는 방법이다. 재정 부담 때문에 무조건 ‘무석탄화’를 고집할 순 없었다.

펑잉덩 연구원은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 허베이성은 농촌 지역에서 산탄 사용을 엄격하게 제한하지 않을 것이다. 에너지 사용 구조를 보면 현재 산탄이 89%를 차지해 청정에너지 비중을 80% 이상으로 늘리려면 적어도 10년은 걸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즈궈루이 환경과학원 박사의 의견은 이렇다. “더욱 청정한 석탄으로 오염 물질 배출량이 높은 유연탄을 대체하면 단기간 내에 가시적 성과를 얻게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농촌에도 청정에너지와 중앙난방을 도입해야 한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더 많은 농민이 도시로 이주해 중앙난방 공급 지역에 편입될 것이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2030년이면 10억 명이 넘는 중국 국민이 도시에서 생활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10여 년 동안 인류 역사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빠른 속도로 미국 인구만큼 많은 인구가 도시로 이주할 것이다. 인구가 도시로 유입됨에 따라 중국에는 인구 규모 100만 명 이상의 도시가 200개로 늘어나고 중소형 지방도시도 증가할 것이다.

앞으로 새롭게 조성될 중소형 지방도시는 회수한 폐열을 사용해 난방을 공급할 가능성이 크다. 1960~70년대에는 소도시 주변에 완벽한 산업 시스템을 구축했고 중소형 제철소와 시멘트공장 등 다양한 산업이 발전했다. 이러한 공장은 이미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했고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여열(餘熱)을 주변 지역 중앙난방에 사용할 수 있다.

2014년 난방기술교류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징진지 지역에 초대형 난방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논의했다. 베이징 주변 화력발전소와 제철소에서 발생한 폐열을 파이프로 수송해 난방에너지로 사용하면 30억m²가 넘는 지역에 난방을 공급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징진지 지역에서 난방이 필요한 실제 면적을 초과하는 규모다.

그렇지만 2030년이 되어도 중국 인구의 30%는 농촌에서 생활할 것이다. 그중에는 수송관을 설치하기 힘든 산악지역도 포함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지역에선 앞으로 액화석유가스(LPG)와 태양에너지 등 청정에너지를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렇게 되면 최근 문제가 된 ‘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을 포기’하는 현상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현지의 전력 수요가 적고 장거리 송전시설이 부족한 일부 농촌 지역은 신재생에너지를 포기하고 발전설비 가동을 중단하거나 발전량을 줄여 전력망 부하를 막아야 한다. 양푸창 고문은 이런 지역에선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한 온수난방을 도입하면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했다.

허베이성 농촌신에너지이용 시범지역인 구안현 주민들은 비 오는 날을 제외하면 태양에너지로 난방을 공급한다. 하루 전기요금이 2위안으로 실내 온도를 최저 17℃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고, 20℃ 이상 올릴 수도 있다. 주민의 부담을 크게 줄였지만 태양광발전을 위해 막대한 초기 투자가 필요했다. 현지 정부 관계자는 “방이 5개인 주택을 태양에너지로 개조하려면 약 4만위안(약 707만원)을 투자해야 하는데 정부 지원금을 1만7천위안(약 300만원) 지급하더라도 농민에겐 큰 부담이다”라고 말했다.

쑹궈쥔 교수는 현재 정부가 농촌 지역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산탄 사용 억제 정책은 성장 단계에 부합하지 않고 본말이 전도됐다고 지적했다. 여기저기 찬바람이 들어오는 주택을 보수하지 않는 한 농민들은 산탄을 땔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석탄 사용량을 줄이려면 먼저 주택의 보온·단열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

“청정형 석탄으로 대체하기 위해 필요한 차액을 보전하거나 전기요금, 천연가스 요금을 지원하기 전에 농민들이 살고 있는 주택을 보수해야 한다. 지원금을 주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지만 주택을 보수하면 평생 편하게 지낼 수 있다.”

양푸창 고문도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신농촌 건설 과정에서 농촌 주택의 보온·단열을 강화해야 한다. 보온과 단열이 잘되면 난방을 절반으로 줄여도 된다. 석탄 사용량이 줄면 오염 물질도 줄어들 것이다.”

ⓒ 財新週刊 2016년 9호
京津冀開打散煤殲滅戰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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