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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백인 중산층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다
도널드 트럼프 현상의 이면
[73호] 2016년 05월 04일 (수) 하이케 부흐터 등 economyinsight@hani.co.kr

정치자금에 기댄 양당의 ‘부자 정치’에 신물…
트럼프의 거침없는 공약에 ‘솔깃’


설마하던 일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극우적 발언을 서슴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매직’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국 정가에선 민주당과 공화당 지도부가 오랫동안 부유층을 위한 정치를 해온 것이 포퓰리스트 도널드 트럼프 현상을 만든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트럼프는 표심을 잘 읽으며 영리하게 움직인다. 유권자 다수를 차지하는 백인 중산층을 자극한 것이다. 부자와 빈자, 이민자에 가려 정작 사회적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백인 중산층은 평소 마음에 담고도 차마 입 밖에 꺼내지 못하는 얘기를 속 시원하게 해주는 트럼프가 반갑다. 공화당 내에서도 거액의 정치자금을 쾌척하는 갑부들의 지지 후보가 분산되며 트럼프의 독주를 막지 못하고 있다.


하이케 부흐터 Heike Buchter
로만 플레터 Roman Pletter
<차이트> 기자

진통제 약발은 이제 떨어졌다. 진통제는 지난 30여 년간 미국인들의 통증을 완화시키는 데 기여해왔다.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은 강력한 국가는 나쁜 국가이며, 부자들이 세금을 덜 내는 것이 가난한 사람들의 상황 개선에 기여한다는 내용의 연설로 미국인의 머릿속에 진통제를 주입했다. 레이건은 이를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라고 지칭했다. 부가 상부로부터 사회계층을 따라 아래로 내려간다는 뜻이다.

낙수효과는 레이건 이후 모든 대통령의 선거공약이 됐다. 선거캠페인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부유한 기부자들의 돈이 절실했던 대선 후보들은 부유한 기부자들을 위해 세금 부담 경감과 기업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대선 후보들은 낙수효과 공약으로 중산층 유권자들의 환심도 사려 했지만, 중산층은 낙수효과의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아메리칸드림이라는 훨씬 그럴듯한 공약이 아직 존재한다. 아메리칸드림은 누구든지 자유시장에서 노력만 하면 부유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레이건의 다음다음 대통령인 자유주의 좌파 성향의 빌 클린턴 대통령조차 1990년대에 낙수효과를 바탕으로 한 ‘작은 국가가 국민에게 좋다’는 말로 유권자들의 환심을 샀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쳐왔다. 빌 클린턴의 후임인 조지 부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꿋꿋하게 낙수효과에 집착했다. 두 대통령이 국민의 세금으로 은행권에 구제금융을 지원했을 때 월가 출신 재무장관들은 은행권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은 모든 미국인에게 도움이 된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은행들은 수백만 미국인의 주택을 압류했다. 수많은 미국인들은 이를 결코 용납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낙수효과 공약은 미국인에게 더 이상 먹히지 않았고 트럼프는 이를 제대로 파고들었다.  

억만장자인 트럼프가 거의 모든 질문에 답하며 선거 구호처럼 늘어놓는 말이 있다. 바로 자칭, 타칭 자신과 경제적 패배자의 연대감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이기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 지고 있다. 무역과 국경에서 멕시코에 지고 있다. 우리는 모두에게 지고 있다.”

트럼프는 지지자들에게 진통제가 아닌 흥분제를 처방하고 있다. 그는 기존 정당들이 낙수효과로 정당화한 부유한 기부자와 자유무역, 해외의 저렴한 노동력, 대기업 특혜 등 모든 것을 공격하며 공화당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로 발돋움했다. 그는 수많은 시민들이 일상에서 겪는 현실을 대선 의제로 띄우고 있다. 돈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지 않으며, 누구나 계층 상승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전면에 내세운다. 수많은 미국인이 꽉 막힌 천장 밑에 살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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