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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Ⅱ] 마이너스 금리가 은행주 폭락 불렀다?
바닥 드러낸 ECB의 통화정책- ③ 유럽 은행주가 폭락한 이유는?
[73호] 2016년 05월 04일 (수) 크리스티앙 샤바뇌 economyinsight@hani.co.kr

ECB의 통화정책보다 취약한 은행 시스템이 은행주 폭락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

2016년 들어 유럽 주식시장에서 은행주들이 폭락했다. 일부에선 은행주 폭락의 원인을 유럽중앙은행(ECB)의 초저금리 정책과 엄격해진 은행 규제 탓으로 돌린다. 하지만 상황은 단순하지 않다. 유럽 은행주는 중국을 비롯한 세계적인 경기 둔화와 저유가가 이어지면서 2015년 여름 이후 투자자로부터 불신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저유가와 중국의 경기 둔화만으로 은행주의 폭락을 설명할 수는 없다. 그보다는 유럽 은행 시스템의 취약성이 근본적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 은행들보다 상대적으로 차입금의존도는 높고 자기자본비율은 낮다. 따라서 최근의 유럽 은행주 폭락을 단순히 ECB 정책 탓으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크리스티앙 샤바뇌 Christian Chavagneux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2016년 2월 프랑스 및 유럽 은행들은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1월부터 하락세를 기록하던 은행주가 2월 중순 갑자기 폭락한 것이다. 실제로 유럽 증시의 은행업종 지수(Stoxx Europe 600 Banks)는 한 달 반 동안 30%나 하락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금융업계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제공하는 수조달러의 지원금을 반겼다. ECB 자금을 업계의 미래를 보장해주는 굉장한 선물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2월의 은행주 폭락 사태를 거치면서 금융계에서 ECB를 바라보는 시각이 변했다. ECB가 은행권에 초저금리와 엄격한 규제를 강제해서 은행이 손실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ECB가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은행주를 폭락시킨 주범이라는 주장이다. 그런데 상황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주식시장을 면밀히 관찰하면, 이미 2015년 여름부터 유럽 은행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확산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불신 기조를 설명하기 위해 제시된 이유들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우선 세계경제의 성장 둔화 전망이 원인이라는 설명이 있다. 중국 경기가 둔화하고, 미국은 경기 사이클상으로 성장의 고점에 다다랐을 수 있으며, 유로 지역의 경제성장률은 지극히 보잘것없는 수준이다. 그렇지만 은행 부문에서 경기 관련 요소는 최악의 경우라도 주가 상승을 막을 뿐이지, 이 정도의 주가 폭락을 초래할 수는 없다.

저유가가 은행주 폭락의 원인이라는 설명도 있다. 저유가가 석유산업을 약화시켜 이 부문에 제공된 은행 차입이 쉽게 상환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역시 충분한 설명이 아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 은행은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석유기업 대출이 총대출의 3%를 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2016년 2월 폭락한 은행주 중에서도 소시에테제네랄 주식의 폭락이 특히 컸다.

다른 원인을 찾아야 했다. 금융계가 이상 현상을 보일 때마다 흔히 그러하듯, 비난의 화살은 통화 당국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ECB가 문제다. ECB가 초저금리를 강제하는 바람에 은행의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은행은 투자할 현금이 있어도 저금리 때문에 투자수익률이 낮고, 역시 저금리 때문에 대출이자 수익이 적다. 게다가 새로 도입된 규제 때문에 은행은 총자본 중 부채 비중을 줄이고 자기자본비율(BIS)을 늘려야 한다. 은행이 부채로 자금을 조달하면 이자를 내지만 자기자본으로 조달할 경우엔 배당금을 지급해야 한다. 그런데 저금리 때문에 배당금이 이자보다 더 비싸다. 이 모든 것이 은행의 수익성을 떨어뜨림으로써 투자자들도 은행주를 외면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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