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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유럽 철강업계 덮친 ‘차이나 쇼크’
위기의 유럽 철강산업
[73호] 2016년 05월 04일 (수) 로망 르니에 economyinsight@hani.co.kr

값싼 중국산 철강 무차별 유입에 업계 수익성 악화…
EU 보호무역 조처도 난망


값싼 중국 철강제품의 범람으로 유럽 철강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 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 건설 경기가 침체에 빠져 철강제품이 남아돌고 있다. 중국 정부는 사회불안 가능성 때문에 철강업계의 고용을 줄이는 대신 남아도는 제품을 해외에 싼값으로 처분하는 방법을 택했다. 유럽 철강산업이 고스란히 그 피해를 입었다. 유럽연합(EU)은 중국 제품에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반덤핑 관세를 매기는 등 국내시장 보호에 나서지만 이는 시대착오적 무역 방어 수단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로망 르니에 Romain Renier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2016년 2월 프랑스 의회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경제부 장관은 수개월 전부터 유럽 철강산업을 뿌리째 뒤흔들고 있는 위기를 타개할 대응책을 언급하며 “유럽이 생산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보호책을 강구하지 않을 어떤 이유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선언이 과연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이어질까?

문제는 명확하다. 유럽 철강산업은 수십 년 전부터 여러 차례 위기를 겪어왔고, 현재에도 유럽 시장에 값싼 중국 제품이 범람하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이번 위기는 유럽 철강산업에 치명적일 수 있다. 실제로 2013~2015년 유럽연합(EU)의 중국 철강제품 수입량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그런데도 기업이나 정치 지도자나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이렇다 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예전에 세계 최대 철강업체였던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이 프랑스 로렌 지방 플로랑주 제철소 폐쇄를 결정했을 때 반대 투쟁의 선봉에 섰던 에두아르 마르탱 유럽의회 의원은 “유럽 철강산업은 오래전부터 거의 정기적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지적하며 “철강산업은 자동차산업과 건설산업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경제성장이 둔화될 때마다 경기 침체의 여파를 정면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는 유럽의 철강 수요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수요 감소에 대응해 철강회사들은 수익 확보를 위해 노동자에게 큰 희생을 강요했다. 2008년 이후 업계는 생산량을 4천만t이나 감축했다. 그 결과 전체 철강노동자의 20%에 해당하는 3만 명 이상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그리고 2016년 조금씩 살아나는 건설 경기와 자동차산업에 힘입어 철강산업도 성장 모멘텀을 되찾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생겼다.

그런데 2008년의 상처가 아물지도 않은 판에 유럽 철강산업은 잠재적으로 훨씬 더 파괴적인 새 위기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에두아르 마르탱 의원은 “과거와 달리 현 위기는 수요 부진이 아니라 중국 주도의 지극히 공세적인 가격 전쟁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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