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커버스토리 > 2010년
     
“고용없는 회복은 지속불가능”
[Cover Story]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교수 인터뷰
[6호] 2010년 10월 01일 (금) 정규석 economyinsight@hani.co.kr

정규석 미국 거버너스 주립대학 정책학 교수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금융학 석좌교수
‘그린스펀 풋’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이하 연준) 의장직 은퇴를 앞둔 앨런 그린스펀을 기리는 2005년 학술 발표회에서 한 눈치 없는 40대 소장학자가 조만간 금융위기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해 장내가 술렁거렸다. 당시 그의 발표를 듣고 있던 하버드대학 총장 로런스 서머스 등 내로라하는 경제학자들은 그의 위기설을 근거 없는 낭설로 일축했지만 그의 예측은 불과 3년 뒤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그가 바로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학 석좌교수다. 9월2일 오후 시카고대학 연구실에서 만난 라잔 교수는 “미국 경제위기의 근본 원인은 소득 불평등이며, 이는 교육 불평등으로 고착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미국 경제의 앞날에 대해서는 “경기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뿐,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은 높지 않으며 글로벌 리더로서 미국의 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는 11월에 열리는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글로벌 불균형 같은 본질적 문제는 다루지 못한 채 선언적으로 끝날 것이기 때문에 기대할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근 발간된 저서 <폴트 라인>(Fault Lines)에서 소득 불평등 현상을 현 경제위기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둘의 상관관계를 설명해달라.
소득격차가 늘면서 상대적인 박탈감이 커진 서민층에 부담을 느낀 정부가 ‘주택시장 활황 정책’을 펼친 게 이번 경제위기의 직접적 원인이다. 선거를 의식하는 정치인들이 지역 구민의 박탈감을 모를 리 없다. 하지만 진정한 개혁을 하자니 기득권층의 저항이 만만치 않은데다 개혁의 성과물이 가시화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선거를 앞두고 가장 손쉽게 표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대출을 확대하는 것이다. 대출 확대는 소비 확대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고용 확대를 가져와 이른 시간 내에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니, 정치인들이 여기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공화당과 민주당 가릴 것 없이 모든 의원이 저소득층 지역민에 대한 주택대출(모기지) 확대를 촉구했다. 이로 인해 서민 주택시장에 몰려드는 엄청난 자금을 은행과 전문 투자가들이 놓칠 리 만무하다.
소비 촉진을 위한 대출 확대가 비난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정치인들은 자신의 의도를 고상하게 포장한다. 바로 ‘아메리칸드림’이다. 서민들이 아메리칸드림을 이루도록 돕기 위해 주택 융자를 확대한다는 것에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산층과 저소득층 대상 주택 융자에 필수적인 신용 확대 정책이 손쉽게 입안되고 실행됐다. 이와 함께 소비도 권장됐다. 저소득층 신용 확대는 클린턴 정부의 ‘서민용 주택 확대’ 정책과 부시 정부의 ‘한 가정 한 집’ 정책으로 모습을 드러내 2008년 거품 붕괴 때까지 계속됐다. 확연한 노선 차이도 아랑곳없이 똑같은 정책을 이름만 다르게 붙여 두 당의 지지하에 시행해왔던 것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이처럼 양 당이 아무 불협화음 없이 추진한 정책은 주택 정책이 유일할 것이다. 이런 행태는 근본적으로 빈부격차에서 촉발된 것이다. 금융규제법처럼 정부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해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정책도 근시안적이다.

그렇다면 소득 불평등의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미국 사회엔 계층 간 교육 기회의 차이가 존재하며, 이런 불평등은 구조적이어서 쉽게 고칠 수 없다. 대학 교육의 프리미엄이 올라가면서 교육비도 계속 올라, 자녀를 빚지지 않고 대학에 보낼 수 있는 중산층이나 저소득층 가정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등록금만 연간 3천만~4천만원 하는 유명 사립대학에 자녀를 보낼 수 있는 중산층 가정이 얼마나 되겠는가? 사립대 등록금은 서민이 감당할 수준을 넘어선 지 오래다. 요즘은 주립대학도 각 주의 재정 악화로 등록금이 크게 올라 예전의 사립대 수준이 돼버렸다. 교육 기회의 불평등은 수입의 불평등을 낳고, 수입의 불평등은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낳는 악순환으로 이어져 계층 고착화로 귀결됐다. 그러다 보니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벌어지고 사회는 갈수록 양극화하고 있다. 양극화 현상은 한국 사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미국이 앞으로도 발전과 번영을 구가하려면 양극화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근본적인 해법은 지구촌 통합 경제 속에서 경쟁력을 갖춘 미국인들을 길러내도록 교육의 질을 높이고, 교육 기회를 전 국민에게 공평하게 주는 것이다. 물론 이는 단순한 신용 확대 정책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위기가 기회를 낳는다는 말처럼 지금이 해결책을 시행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동안 기고나 강연을 통해 연준 정책들을 비판해왔는데.
   
미국 샌프란시스코시의 실업센터를 찾은 한 여성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REUTERS/Robert Galbraith
연준 정책들이 이번 경제위기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믿는다. 무엇보다 저금리를 유지해 부동산 가격 폭등을 촉발했다. 연준이 정치인들처럼 행동할 때 어떤 결과가 오는지를 이번 사태가 증명한 셈이다. 두 번째는 ‘그리스펀 보증’이다. 앨런 그린스펀은 2002년 “부동산 거품을 막지는 못하더라도 거품 붕괴가 일어날 경우 연착륙을 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 1996년에 부동산 거품을 예견하고 경고도 했지만 실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그로서는 2002년 거품이 붕괴될 조짐을 보이자 뭔가 자기합리화를 펴야 했을 것이다. 부동산 거품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발표함으로써 부동산 가격을 천정부지로 치솟게 방치한 그가, 일이 잘못되면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즉, 금융계가 벌이는 어떤 도박에도 보증을 서겠다고 천명한 셈이다. ‘그린스펀 보증’으로 금융권이 서민주택대출이라는 큰 도박판에서 모두 같은 방향으로 베팅함으로써, 일이 잘못될 때 정부가 구제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게끔 만든 것이다.

금리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말인가.
당장은 아니지만 될 수 있으면 이른 시일 안에 금리를 올려야 한다. 지금 거의 제로에 가까운 금리는 경기를 부양해 파국을 막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편법은 지속 가능한 경제회복을 가져오지 못하고 또 다른 경제위기를 부를 가능성이 높다. 그린스펀은 닷컴 거품이 붕괴된 2002∼2004년에 이런 정책을 폈고,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2008년 이후 지금껏 제로 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제로 금리만으로는 고용을 회복할 수 없고 경기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그린스펀의 제로 금리가 ‘묻지마’ 대출을 낳아 이번 경제위기의 원인이 된 주택 가격의 터무니없는 상승을 가져온 것을 기억해야 한다. 지금의 고실업률은 흔히 보는 주기적인 것이라기보다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다. 다시 말해 경기가 침체된 어느 시점에 많은 사람들이 해고됐다가 경기가 풀리면서 이들이 다시 노동 현장에 복귀하는 식의 주기적인 실업 상태가 아니다. 예를 들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급속도로 냉각된 건축 분야의 인력 감축은 다른 분야와 비교할 수 없이 문제가 심각했다. 이 분야의 고용은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다시는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고용 없는 경제회복’(Jobless Recovery)이라고 불리는 상황에서 금리를 낮게 유지하면 고용이 늘 것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다. 더 늦기 전에 금리를 현실화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탱 가능한 경제 살리기’에 몰입하는 것이 순리다.

미국 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경제는 여러 분야에 걸쳐 바닥을 칠 만큼 쳤다. 그런데 경기부양을 위해 연방정부가 풀었던 돈다발의 효과가 사라지면서 성장을 거스르는 역풍이 불고 있다. 바닥을 친 뒤 빠른 속도로 반등할 것 같던 경제회복 속도가 더디다. 이제 경제회복은 민간 부문이 투자를 늘려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는 지금 당장 이뤄질 수 없고,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될 것으로 판단된다. 신용등급, 소비자 신뢰지수 등 경제지표가 향상되는 상황을 보면 큰 폭의 성장은 아니지만 경제가 회복하고 있다고 봐도 괜찮을 것이다. 더블딥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앞날에 대해 비관적으로 보는 것 같다. 아메리칸드림은커녕 이제 삼류 국가로 전락할 것이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미국 사회엔 계층 간 교육 기회의 차이로 불평등이 존재한다. 그렇더라도 미국이 삼류 국가로 전락할 것이라는 시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저변에 깔린 힘과 탄력이 있다. 그동안의 투자로 미국의 기술혁신 능력은 어느 나라도 따라올 수 없는 경지에 올라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과학·공학 분야의 특허는 그 수로 보나 이용 빈도로 나타나는 영향력에서 보나 다른 나라가 도저히 추월할 수 없는 수준이다. 최근 유럽연합과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나라들의 특허물을 모두 합쳐도 미국의 그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영향력이 큰 특허물은 거의 모두 미국에서 창출됐다. 최근 국내총생산(GDP)에서 일본을 추월한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인도도 곧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효율성에서 볼 때 국민 1인당 생산이 총생산보다 중요한데, 중국과 인도가 이것까지 추월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 미국이 쉽게 삼류 국가로 전락하지 않는 중요한 이유는 기술혁신·테크놀로지·리더십을 배양하는 고등교육 수준을 다른 나라가 쉽게 따라잡을 수 없다는 데 있다. 여러 나라의 다양한 기관에서 세계 대학의 랭킹을 해마다 발표하고 있는데, 미국 대학이 매년 상위권을 휩쓸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처럼 미국의 고등교육이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양질의 인력을 계속 양성한다면 미국의 ‘글로벌 리더’ 위상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최근 3년 동안 가장 큰 경제성장을 보였고, 인도도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한국도 국제통화기금(IMF)이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는 등 위기에 잘 대처해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다른 나라들도 예외 없이 침체에 빠졌는데 요즘은 그런 것 같지 않다. 이런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 현상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나?
세계경제는 커플링과 디커플링 사이를 왔다갔다 한다. 이런 과정은 벌써 두세 번 반복됐다. 그러나 세계가 거의 완벽하게 연결된 지구촌 경제 시대에 어떤 나라도 다른 나라의 경제 여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문제는 커플링의 원인이 무엇인가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 경제성장 추이는 다른 나라의 수출에 매우 중요하다. 개발도상국이 주로 선진국으로 상품을 수출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개도국이 어느 정도 변해야 미국의 경제 상황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을까? 개도국이 성공하려면 누군가가 소비를 늘려야 한다. 소비는 그들 국가가 투자만 늘린다고 느는 것이 아니다. 만일 한국이 투자를 늘린다면 누군가(다른 나라 국민이든 자국민이든)의 소비 확대를 예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하루아침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일부는 경기부양책으로 가능하지만, 가계 소비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키려면 여러 가지 부수적인 것이 따라줘야 한다. 예를 들어 중국의 경우 국내 소비를 부양하려면 가계 수입이 더 늘어야만 한다. 또한 국가의 엄청난 부가 좀더 많이 각 가정으로 귀속돼야 한다. 이것이 현실화하기 전에는 성장이 늦을 수밖에 없고 커플링 현상은 지속될 것이다.

금융개혁에 대해 많은 주장을 폈는데 지금 어떤 방안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첫째로는 온 국민에게 주택을 공급하는 것으로 모든 문제를 일거에 치유할 수 있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두 번째는 투자자에게도 투자 실패에 대한 책임을 엄격히 물어 그들 자신이 금융업계가 도박을 벌일 경우 제동을 걸도록 하는 방안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금융업계가 다시 한번 이런 사태로 구제를 요청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부담을 지도록 하는 장치를 확실히 마련해둬야 한다.

현재 시행되는 오바마 정부의 금융개혁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금융개혁법은 공화당과 민주당의 정부 규제 정도에 대한 첨예한 노선 대립 때문에 미흡한 상태로 법제화됐다. 예를 들면 새 법에는 연방정부가 보증하는 은행은 위험부담이 큰 투기성 투자를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은행이 고객의 의뢰로 투자한다고 할 때 이를 막을 근거가 없다. 이 법이 성공하려면 규제에 필요한 세부 사항들이 규정과 룰의 형태로 보강돼야 한다. 감독기관이 앞으로 어떻게 미흡한 점들을 보완해나가는지 지켜볼 문제다. 감독기관들이 2008년의 금융위기를 막지 못한 것처럼 아무리 좋은 법도 어떻게 시행되는가에 성공 여부가 달려 있는 것 아니겠는가?
   
지난 6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G20 정상회담이 11월 한국에서 열린다. 이 회의에서 세계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이나 금융 시스템을 개혁하려는 시도가 나올 수 있겠는가.
G20이 분야에 따라선 영향력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금융 규제 분야가 그렇다. 이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고, 어떤 형태로든 지금의 위기를 넘기고 또 다른 위기를 예방하기 위한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도출될 것이다. 그러나 지구촌 경제의 무역 불균형 같은 문제는 전혀 다루지 못할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결론이나 실제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이 모임이 가진 한계다. 이런 유의 회의가 상징적이고 선언적인 성격이 강함을 고려할 때 그렇다는 얘기다.

한국 경제의 앞날은 어떻게 보나.
한국의 높은 교육수준이 기술집약적 산업의 발전을 가져왔고, 고성장을 이뤄내는 원동력이 됐다.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인데도 경제위기 이후 수출 다변화로 위기를 잘 넘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수출 주력 상품인 전자제품·조선·자동차 분야 등의 소비가 다른 나라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한계를 지녔다. 지나친 수출주도형은 누군가의 소비가 전제돼야 하며, 경제위기가 닥쳐 국내외의 소비가 줄어들 경우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취약한 구조라 할 수 있다. 한국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뱅킹·디자인·유통 등 서비스 분야에도 투자를 늘리고 발전시켜야 한다. 다시 말해 미국 등 선진국형 경제모델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미래에는 이 부분에 부가가치가 있다. 또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 안전망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사회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지 않도록 정부가 제도를 고쳐나가야 한다. 미국의 교육 불평등 문제와는 달리, 다행히 한국은 훌륭한 교육 인프라가 있고 높은 교육열로 인해 정책적인 뒷받침만 있으면 양극화와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크게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잘 교육받은 인력을 활용해 환경산업·생명공학 등에 많은 투자를 하면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케인스에 대비되는 신자유주의 경제학파를 창시하고 시카고대학을 그 메카로 만든 밀턴 프리드먼 교수가 2006년 타계했다. 시카고대학 쪽은 지난해 그를 기념하기 위해 프리드먼 연구소를 설립했다. 학내에서 설립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이 일어나고 한동안 시끄러웠는데 당신의 입장은 무엇이었나.
대학이 어떤 이데올로기를 최고로 생각하고 그것만을 고집하는 것은 본연의 임무를 저버리는 것이다. 새로운 생각과 이론을 창출해내지 않는 대학은 존재 의미가 없다. 대학은 어떤 이론이나 생각에 대해서도 토론할 수 있어야 하고 반론을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 정립된 이론이라도 그것을 다듬고 바꿔나가는 것은 대학에 주어진 과제다. 프리드먼 연구소 설립을 반대하는 쪽은 이 연구소가 장차 프리드먼의 이론을 선전하는 수단으로, 혹은 비판을 방어하는 장으로 사용될 것을 우려했다. 프리드먼 연구소의 설립 목적이 실제 그렇다면 동의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연구소가 설립됨으로써 다른 여러 이론과 프리드먼의 이론을 비교·비판하는 토론의 장으로 사용되고 좀더 발전된 이론이나 대체 이론을 정립해갈 수 있다면 이것은 대학 본연의 임무와 궤를 같이하는 것이므로 반대할 이유가 없다.

라구람 라잔은
미국 시카고대학 금융학 석좌교수로 국제통화기금(IMF)의 수석경제학자를 지낸 금융 전문가다. 현재 미국 금융학회(American Finance Association) 회장이며 만모한 싱 인도 총리의 장관급 경제담당 특별보좌관으로 인도 금융개혁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미 금융학회가 금융경제학 분야의 40대 미만의 학자 중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업적을 이룬 사람에게 주는 ‘피셔 블랙상’(Fischer Black Prize)을 2003년에 받으면서 스타 학자로 떠올랐다. 미국 학술원 회원으로 <폴트 라인>(Fault Lines: How hidden fractures still threaten the world economy)이란 최근 저서에서 아직도 세계경제를 위협하는 숨겨진 균열이 존재한다고 주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양상우 | 편집인 : 고경태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윤종훈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