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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기획] 행복은 엄마의 직위순이 아니다
엄마가 돌아왔다?- ① 슈퍼맘 ‘No’, 전업주부 ‘OK’
[73호] 2016년 05월 01일 (일) 안나 클라우스 economyinsight@hani.co.kr

커리어우먼들이 고전적인 ‘엄마’의 자리를 찾아 하나둘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 변변한 사무실도, 높은 연봉도, 번드르르한 차도 싫다. 갓 태어난 아이의 눈망울은 엄마의 자기실현 욕구를 지워버렸다. 아이들은 마냥 좋지만, 몇 가지 불편한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여성해방운동이 오랫동안 여성의 사회적 권익 신장을 위해 벌여온 투쟁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물론 한창 일할 엘리트 여성들이 갑자기 ‘잠수’를 타면서 사회적 비용도 발생하게 된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아이들이 훌쩍 커 부모의 품을 떠났을 때, 남편이 갑자기 이별을 통보했을 때, 엄마는 먹고살 길이 없다는 점이다. _편집자

사회적 성공보다 가정의 행복 찾는 신여성 트렌드 도드라져…
전통적 여성상으로 회귀


여초현상은 단순히 ‘쪽수’가 많은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정부가 공무원을 뽑을 때도, 기업이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도 성적은 여성들이 월등히 앞선다. 사회에 진출해서도 마찬가지다. 탁월한 업무 능력으로 ‘벼슬’도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독일에선 출산 전후로 여성들의 삶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고 있다. 직업인으로서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음에도 선뜻 커리어를 포기하고 자녀를 위해 앞치마를 입는다. ‘전업주부’가 젊은 고학력 여성들의 새로운 삶의 모델로 대두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 여성들은 일과 가정을 동시에 가꿔나갈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욕심내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느니 가정을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성공한 여성보다는 따뜻한 엄마가 되고 싶다. 이들에게 행복의 최우선 순위는 ‘가정’이다.


안나 클라우스 Anna Clauß <슈피겔> 기자

사라 프레스텔레(31)는 케이크 만들기, 와이셔츠 다림질, 창문 청소를 싫어한다. 가녀린 체구의 프레스텔레는 귀여운 ‘아내’ 역에 어울리지 않는다. 그는 다른 종류의 재능을 갖고 있다. 프레스텔레는 요즘 그나마 한가한 오전 시간을 건축자재 판매점의 타일 코너와 페인트 코너 사이에서 물건을 고르며 분주히 보내고 있다. 그의 가족은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도심에 위치한 작고 오래된 낡은 연립주택을 직접 리모델링하는 중이다.

프레스텔레는 계산에도 능하다. 2009년 그는 경영경제학 디플롬(Diplom·석사에 준하는 독일 대학 졸업 학위 -편집자)을 따며 1.3(A-에 해당하는 점수 -편집자)의 우수한 성적을 받았고, 그 뒤에 세무사 직업 교육도 수료했다. 그런데 2012년 아들 루이스가 태어났다. 이후에도 끊임없이 헤드헌터들의 전화가 걸려왔다. 최근 아들과 함께 거실 바닥에 앉아 동물 퍼즐을 맞추고 있을 때도 휴대전화는 계속 울렸다. 사자, 코끼리 그리고 탄탄한 중소기업의 임원직 제의, 또다시 호랑이, 하마….

“물론 그 직업 제안들을 거절했다.” 프레스텔레는 언제나 육아와 직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둘 다 포기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면 불행해진다. 그는 일주일에 이틀 동안 독일 뮌헨의 감사회사에서 일하는데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어이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헤드헌터들만이 아니다. 이 시대에 ‘힘있는 여성’이란 말은 마법사의 주문과 같다. 그들을 위해 정부는 기업에 여성할당제를 도입했고, 수많은 어린이집을 세웠다. 독일 가족부 장관은 얼마 전 둘째아이를 출산했고, 독일 총리는 알다시피 여성이다. 레드카펫이 프레스텔레의 앞길에 이미 깔려 있지만, 그는 활동 무대를 자택으로 옮겼다.

지난 수십 년간 여성의 기회 균등을 보장받으려 투쟁해온 여성운동가들은 프레스텔레의 이야기를 들으면 좌절할지도 모른다. 여성운동가들의 노력이 프레스텔레 같은 여성에겐 오히려 반면교사가 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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